[독일] 미니어처 분더란트(Miniatur-Wunderland), 독일 산업기술의 축소판으로 세계 최대 미니어처 전시관
미니어처 전시관으로 재탄생한 부둣가 창고가 최고 관광 지역으로 부상
박동완 대기자
2009-12-17
Miniatur-Wunderland Hamburg GmbH 
 
Kehrwieder 2-4, Block D
20457 Hamburg – Speicherstadt 
Tel : +49 40 300 6800
www.miniatur-wunderland.com 
 
독일 12월 17일 10:00 함부르크


□ 문화시설 견학 내용



○ Small World in Germany


▲ 미니어처로 재현된 시가지. 관람객은 마치 소인국에 침투한 거인같은 모습이다[출처=브레인파크]



미니어처 분더란트(Miniatur-Wunderland)는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디오라마(Diorama)라 불리는 일종의 미니 도시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미니어처 전시관이다.

미니어처 분더란트는 개인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회사 설립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디스코텍을 운영하던 설립자는 어느 날 밤의 생활을 청산하고 어릴 적부터 자신의 꿈이었던 미니어처 전시관을 설립하고자 결심을 하게 된다.

이런 아이디어를 정리한 서류를 가지고 은행을 찾아가 사업 계획을 설명한 뒤 150만 유로를 대출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계획은 300㎡ 정도로 잡았는데 은행에서 기적적으로 융자를 해 주었다.

설립 당시부터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아이디어를 살려 보겠다는 순수한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개장 즉시 엄청난 매출을 올렸으나 매년 100만 유로를 지속적으로 재투자하고 이윤을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경영을 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자아실현을 동기로 시작했던 사업이 이제 세계 최고 미니어처 시설을 낳게 된 것이다.

2002년 문을 열었으며 이메일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사람이 24만 명에 이르고 전체 관람객의 3분의 1이 인터넷을 통해 전시관 입장티켓을 예약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설립 때부터 워낙 화제가 되어 언론에서 경쟁력으로 취재에 나서는 바람에 별다른 홍보 전략이 필요 없었다. 첨단 기술을 결합한 '미니어처'라는 아이템과 디스코텍을 운영하던 설립자의 이력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개장 전부터 TV 3회, 신문 500회 이상 노출이 되었으며 설립자는 독일에서 유명한 스타가 되었다. 해외 언론의 취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창조는 열정과 성실의 열매


▲ 실제로 운행되는 미니어처 자동차들. 사진 속 레일 위로는 미니어처 기차가 빠르게 지나간다[출처=브레인파크]



현재 미니어처 분더란트에는 180명이 일하고 있는데 90명이 정규직이고 그 중 20명이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직원들이 모두 한 식구처럼 일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중요시 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직원의 창의성 향상을 위해 과업지시는 대략적인 틀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직원에게 위임하고 있다. 창립자들은 교육적인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미니어처로 된 도시와 자연을 관람하면서 꿈을 키우게 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된다고 보고 있다. 개인기업의 영리를 목적으로 한 박물관으로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 전시구성은 독일 남부의 시골 풍경, 스칸디나비아, 미국 네바다 주 등 세계 주요 명소를 모형으로 만들었다. 기차역, 고층 빌딩, 심지어 관중이 가득 들어 찬 축구장까지 미니어처로 표현한 기술은 놀라울 정도다.

총 연장 26km의 철도, 1만 량 이상의 기차, 4,000대의 자동차, 16만5000그루에 달하는 나무, 1,000개가 넘는 주택, 250만 개의 조명 장치가 동원되었다. 미니어처 건설에만 총 11만5000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2014년까지 6개의 미니어처 도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전시관의 특징 중 하나가 유리 칸막이가 없다는 점이다. 유리 칸막이가 없으면 정밀한 미니어처를 훼손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므로 칸막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창립자는 결국 유리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았다. 당시 모델 열차를 공급하는 회사 사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설립자들은 실감 있게 관람하려는 고객의 요구를 우선했다.

고객은 유리 칸막이 안의 박제된 전시물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잡힐 듯한 현장감 있는 미니어처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유리 칸막이 없이 8년이 흘렀지만 특별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미니어처 분더란트가 함부르크 문화관광의 중심지인 엘베강 하구 함부르크 항구의 옛 창고건물에 들어선 것은 다른 문화관광시설과 연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설립자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이곳에 마침 비어 있는 창고 건물이 있어 지체 없이 이곳을 택했다"고 말한다. 홀로 떨어진 곳에 입지하는 것보다는 다른 문화관광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 미니어처 전시관으로 재탄생한 부둣가 창고

최초 건립 당시에는 300㎡ 면적으로 출발했지만 호응이 너무 좋아 개관 즉시 220㎡에 이르는 스위스 존을 만들기 시작했다. 방문객은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새로운 전시관이 개관되면 6개월 동안 30~35% 정도가 재방문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방문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평상시 20~25%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전시관이 개관하면 재방문율은 30% 이상으로 올라간다.

기업의 로고를 활용하는 스폰서링(Sponsoring)은 관람객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미니어처 시설물에 로고를 부착하지 않았으나, 일부 적은 규모로 로고를 부착하면서 후원을 받고 있다.

전 세계 500여 곳에서 합작 사업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오지만 아직 능력이 부족하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양하고 있다.

창립자의 말을 종합하면 투자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구상에 하나뿐인 시설이라는 점이 주는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하나뿐인 인프라의 경쟁력에 대한 예리한 분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수익 창출에서부터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분더란트의 재방문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복지사업에 환원하는 활동도 한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기부금 마련을 위해 기념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전액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창립자들은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로 전기, 전자,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전문 엔지니어들이 아니라 미니어처를 취미로 만들던 사람들이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아마추어 작품이지만 기술적 수준은 상당하다. 전기, 전자, 컴퓨터 기술에 고도의 제어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 전자회사에서 비슷한 컨셉으로 미니어처를 제작했는데 자동차 5대를 동시에 운행하는 정도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한편 지방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아 특별한 아이템을 제작해서 한시적으로 전시하는 특별전도 열고 있다. 항상 오늘 다녀간 사람들을 내일 다시 오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분더란트는 12개월 또는 18개월마다 새로운 전시구역을 확장해 왔다. 또한, 환경과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환경교육을 위해 바이오가스, 수소 자동차, 풍력발전기 등과 관련된 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수립해 두었다. 독자적으로도 운영이 잘 되기 때문에 다른 전시시설과 연계한 콤비티켓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는 운영철학

이 박물관은 여전히 철저한 아마추어리즘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박물관 설립 시 전문기술자들이 아닌 취미 수준의 동호인들이 미니어처 전시물을 만들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이런 과정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경비절감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왔다. 이 회사는 지금도 전문가들을 고용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겪고 더디더라도 직원들이 직접 모든 전시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중앙제어실(편집자주 : 각종 전시관을 스크린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작하는 장소)과 작업실을 공개함으로써 관람객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기술적 호기심을 유도하고 있다.

제어실은 전시관 사이 뻥 뚫린 공간에 벽도 없이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바로 옆에서 제어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신관 작업실도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새로운 전시실을 공개하는 것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인터넷 분트란트 팬클럽은 현재 1만5000명을 돌파하고 있다. 이들이 분트란트의 운영과 전시에 관한 가장 중요한 평가위원인 셈이다.

회원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2011년까지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 '내 생각에는 이렇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한다. 

○ IT 기술과 정밀기계 산업의 전시장

미니어처 분더란트의 디오라마(Diorama : 박물관의 입체모형)에 설치되어 있는 미니어처는 첨단 IT 기술과 정밀기계공업 등 최첨단 산업의 전시장으로서 독일의 산업기술 수준을 홍보하고 있다.

이 작은 미니어처 도시에서는 기차가 운행을 하고 자동차가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가 하면, 어떤 건물에 화재가 발생(연출)하자 미니어처 소방차가 출동, 물을 뿌려 진압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효과인지는 모르나 함부르크의 관광객이 2001년까지는 서서히 증가하다 분더란트 개관 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연간 20회 이상 분더란트와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이 나가면서 함부르크 전체를 홍보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우선 관광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함부르크는 인구 170만 명으로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관광지나 볼거리가 부족했다.

그러나 분더란트의 개관으로 함부르크에서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였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미니어처 분더란트가 자주 언론에 홍보되면서 덩달아 함부르크도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어 지역마케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미니어처 분더란트를 찾는 관람객들은 입장료만 남기고 가는 것이 아니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디오라마 하나 하나를 감격스러운 눈으로 관찰한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출구 쪽에 있는 미니어처 관련 신간 가이드북, 컬렉션북, 기술 관련 책, 새로 나온 미니어처 제작 재료 등을 구입해간다.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높다.

청소년들에게는 산업기술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청소년은 미니어처를 보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전시품은 자연·지리·인문적 환경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그 특징만을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설립자에 따르면 '박물관의 가장 큰 목적은 관람객들이 1~2시간 정도 관람을 통해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펴고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
저작권자 © 파랑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관련 기사
Special Report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