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엘츠탈박물관,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한 오르간 박물관 사례
지역의 전통산업이었던 오르간 제작업과 오르간 축제를 관광상품으로 활용
박동완 대기자
2009-08-27
 
방문일시 2009.08.27 14:00
방문기관 Elztalmuseum Waldkirch
연락처 Regionalgeschichte und Orgelbau 
Kirchplatz 14 
D-79183 Waldkirch 
Tel : +49 7681 4785 30 
Fax : +49 7681 255 62 
info@elztalmuseum.de 
www.elztalmuseum.de 
장소 엘츠탈박물관(오르간박물관)
안내 Michael Hiss Dipl.-ing(Orgelbauer)



○ 정식 명칭은 발트키르히 엘츠탈박물관

발트키르히가 속한 쯔비아퇼러란트군의 최대 관광자원은 자연과 생활이다. 숙소는 농가민박과 자동차 야영장 정도를 제공하고 있고 승마와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다.

특별히 새롭게 만든 인공적인 구조물 대신 그냥 농사짓고 목축하는 모습을 손님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은 박물관들이다.

쯔바이퇼러란트군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 민속촌 등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한 소규모 문화시설들을 연계해서 자칫 무료해지기 쉬운 손님들에게 작은 규모지만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작은 박물관들이 흑림 지역 농촌관광의 중요한 자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박물관이 우리가 찾은 오르간 박물관이다.

오르간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발트키르히 에르탈박물관(Elztalmuseum Waldkirch)’이다. 그런데 전시품이 오르간 중심이고 오르간 때문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대부분이라 ‘오르간 박물관(Orgel Museum)’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슬로시티를 주제로 한 오전 브리핑과 견학이 끝나고 연수단은 발트키르히 시내에서 식사를 한 뒤 잠시 휴식을 취한 연수단은 소화도 시킬 겸 시내 중심가에 있는 오르간 박물관까지 ‘슬로시티’를 산책했다.

○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재미있는 해설


▲ 오르간 기술자 히스씨와 이환 화백[출처=브레인파크]



박물관에서는 오르간 기술자인 미카엘 히스(Michael Hiss)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히스씨는 평상시에는 오르간 제작회사에서 일하다가 중요한 손님이 오면 이 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그는 지역의 전통산업이었던 오르간 제작업과 오르간 축제를 계기로 한 지역마케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의 설명은 매우 재미 있었고 오르간을 작동하면서 오르간에 얽힌 시대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해 관람객의 흥미를 자아냈다.

안내원이 직접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오르간이 탄생했던 시대적 배경과 다양한 스토리들을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작은 박물관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다.

오르간 박물관은 뻐꾸기시계로부터 펀치카드로 조종하는 악기를 거쳐 21세기의 컴퓨터와 로봇까지 오르간 제작의 전통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오르간 제작 기술자의 안내를 받으며 환상적인 휴대용 오르간, 오케스트라용 오르간, 모델 오르간과 회전 오르간 등 귀중한 보물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도 있다.

복도에 전시되어 있는 현대적 감각의 오르간은 발트키르히에서 오르간이 제작된 지 200주년을 기념해 이 지역 출신 예술가 오트마 알트(Otmar Alt) 가 설계하고 발트키르히 오르간 공장에서 만든 오케스트라 오르간이다.

정식 이름은 ‘알토벨라 푸리오자(Altobella Furiosa)’라고 한다. 이 오르간은 각종 축제 때 거리로 나가 연주를 하고 특별한 공연이나 축제에도 대여된다.


▲ 오르간 제작 200주년을 기념해서 제작한 오르간은 발트키르히시의 로고가 되었다[출처=브레인파크]


○ 200년간 이어온 수공예 오르간의 전통

앞서 살펴보았듯이 치타슬로 연맹에 가입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특산품의 존재이다.

발트키르히는 치타슬로에 가입할 때 이 조건에서 만큼은 다른 치타슬로를 압도했을 것이다. 그것은 이 마을이 세계적인 수공예 오르간의 전통을 200년 이상 계승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히스씨가 준 자료에 따르면, 발트키르히에서 오르간이 처음 제작된 것은 1799년이다. 마티아스 마르틴이라는 사람이 발트키르히를 거점으로 오르간 제작을 시작했다. 그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발트키르히가 오르간의 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1834년 휴대용 오르간의 창시자로 유명한 이그나스 블라시우스 형제가 지몬스발트에서 발트키르히로 옮겨온 이후로 유럽에서 거의 독보적인 오르간 제작의 메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예술적으로 만들어져 세계로 공급되는 악기들은 발트키르히를 세계적인 악기제조 마을로 만들었다.

교회 오르간, 회전 오르간, 오케스트리온, 휴대용 오르간, 7현 오르간 등이 발트키르히에서 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파리, 페테스부르크, 런던, 암스테르담과 로마에서 발트키르히의 오르간들이 그 다양한 음색을 뽐내기 시작했고 댄스 살롱과 레스토랑, 바자회와 노천시장에서 음악을 대중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오르간의 왕국’ 발트키르헤에서 만들어진 오르간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오르간 회사를 통해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도 남아 있는 4개의 오르간 제작공장에서는 오래된 악기들을 수리하고 복원하고 매일 새로운 수공예품 오르간을 선보이고 있다.

○ 3년에 한번 국제오르간 축제 개최

발트키르히는 오르간으로 지역마케팅을 하고 있다. 발트키르히에서는 오르간의 음률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듯하다. 지금도 매일 12시에는 시청 광장에서 오르간 연주가 있다. 오르간 박물관에 소장된 오르간들도 방문객이 찾아오면 열성적인 가이드가 아름다운 연주를 한다.

발트키르히에서 제작된 오르간의 역사를 보전하고 있는 오르간박물관은 세계 오르간의 명소가 된지 오래다. 이 박물관은 발트키르히 오르간재단과 2개의 오르간 지원 단체와 함께 오르간 축제를 주관하고 있다.

발트키르히는 3년에 한 번 6월 달에 국제 오르간 축제를 개최하고 매년 10월 미식주간에는 오르간 음악과 요리를 연계하는 축제를 개최한다. 오르간 연주는 음식 맛을 더욱 돋궈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최근의 국제오르간 축제는 2008년 열렸다. 다음에는 2011년에 오르간 박물관과 시청 광장을 비롯해 모든 거리에서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지는 축제가 열릴 것이다.

오르간 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유일무이한 축제이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손으로 돌리는 오르간과 오케스트리온의 소리는 관광하는 젊은 사람들과 나이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한다.

축제가 열리는 3일 동안에는 도시의 모든 거리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수 만 명의 방문객들이 오르간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한 교회 오르간으로부터 7현 오르간까지, 오케스트라 오르간에서 휴대용 오르간과 회전 오르간까지 전 세계에서 출품된 대형 오르간 20개와 소형 오르간 200개가 전시된다.

미국 프랑스 등지의 오르간 애호가들이 오래된 오르간을 가지고 수백 명씩 축제에 참석하는데 칠레와 쿠바에서도 출품될 정도로 오르간 애호가들에게는 발트키르히가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출품된 오르간들은 박물관과 공장에 전시되며, 축제기간 동안 거리에서 공연을 하며 먹고 마시고 춤을 추고, 오르간을 테마로 한 야외극과 연극이 계속된다.

각자 출품한 자신의 오르간 소리를 뽐내는 전시회도 구경할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발트키르히에 있는 오르간 공장 4개를 모두 공개하며 전통 오르간을 소장하려는 사람들에게 주문을 받기도 한다.

○ 발트키르히 오르간 거리 지정

한편, 오르간의 역사가 어린 스위스 제벤으로 발트키르히를 지나 네덜란드 우트레흐트까지, 발트키르히 오르간의 신화를 쫓는 ‘발트키르히 오르간 거리’가 지정되어 있다. 지역의 역사와 자원을 발굴해 스토리텔링의 기반으로 삼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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