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2000년대 중반 ‘창조도시(Creative City)'로 변신을 적극적으로 시도 2019
‘창조적 계급’에 의한 ‘창조산업’ 주도해 성공
박동완 대기자
2024-04-05 오후 12:17:40
□ 토론토 도시재생의 특징()


캐나다 토론토의 ‘화려한 변신’

◇ 금융산업 중심의 지역경제 정책

○ 토론토는 인구 250만 명의 캐나다 최대의 도시이자 온타리오주의 중심지이다. 토론토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하나의 대도시권으로 보면, 그 인구는 510만 명이 넘는다.

○ 토론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다민족성’에 있다. 2000년대 이후 캐나다 이민자의 약 60% 이상이 토론토에 집중해 있으며 시내에는 80개 이상의 이민자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 토론토는 캐나다 경제 전체를 주도하고 있는 그야말로 ‘경제수도’이기도 하다. 나아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증권거래소도 위치하고 있는 캐나다 경제의 중심지이자 북미 경제의 핵심 축 중 한 곳이다.

○ 토론토는 그간 이른바 ‘금융도시’를 지향하면서 금융산업을 주요 동력으로 하는 지역경제 정책을 펼쳐온 탓에 도시의 문화예술 부문과 관련해서는 몬트리올을 비롯한 캐나다의 타 도시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

◇ ‘경제우선주의’에서 ‘창조도시’로의 적극 변신

○ 캐나다 국내 금융기관, 외국의 금융기관을 아무리 많이 유치해도 이들에 의한 고용효과 및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미미하고 도시 전체의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면서 토론토의 도시정책 기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 도시정책 기조로서의 ‘경제우선주의’를 접고 문화예술, 인간성, 환경, 그리고 시민 생활의 질에 초점을 맞춘 도시경영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토론토는 2000년대 중반 ‘창조도시(Creative City)'로 변신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 지금 토론토에 있어 ‘창조도시’는 모든 정책 영역에서 최우선시하는 절대적인 개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 대학을 거점으로 하는 ‘화려한 변신’

○ 토론토의 이와 같은 새로운 바람은 2007년 온타리오주정부의 주도로 지역거점 대학인 토론토대학에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언하는 연구소(Martin Prosperity Institute)를 새로 설립하여 그 소장으로 창조도시론의 세계적 선봉장인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를 초빙한 것이 계기가 되어 불기 시작했다.

○ 플로리다는 이전부터 도시 내부의 이른바 ‘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 즉 디자이너, 작가, 예술가, 음악가, 과학자, 기술자, 건축가 등의 새로운 사회집단에 주목하여 이들의 창조적인 활동이 도시 내에 새로운 산업을 파급하는 원동력이 됨을 강조해왔던 인물이다.

○ 그는 토론토대학에 부임한 이후 다양한 영역의 도시정책이 이와 같은 ’창조적 계급‘의 양성과 그 재생산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했고 또 이러한 정책 기조야말로 후기산업사회의 지식경제로 들어선 현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 이런 전제에 입각하여 플로리다는 ’인적능력(Talent)', '기술(Techno- logy)', '관용성(Tolerance)'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3개의 T'로 불리는 지표를 고안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요 도시가 갖는 ‘창조성’을 측정하여 이를 비교한 바 있다.

○ 특히 ‘관용성’을 중시해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담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은 물론이거와 동성애자의 인권과 그 활동의 자유마저 철저하게 보장하는 도시에서야말로 문화예술을 동력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동성애자를 포함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 그리고 이민 등이 가져다주는 문화적 다양성에 활짝 열려있는 도시가 지역 전체의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 ‘창조적 계급’에 의한 ‘창조산업’ 주도

○ 토론토 대학을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뉴미디어, 영화, 출판 산업을 비롯한 이른바 ‘창조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고용 역시 토론토에서 가장 급속히 늘고 있다.

토론토 대도시권 총노동인구 성장률에 비해 3배 이상이다. 그 중 특히 편집자, 작가, 공연예술 종사자들의 경우 연 평균 8.8%, 8.2%, 6.5%씩이나 늘어나고 있다.

○ 2014년도 토론토의 문화예술 부문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산업’이 전체 지역경제에 파급한 부가가치 총액은 100억 캐나다 달러(약 9조1000억 원)가 넘을 정도다. 도시의 전체 경제가 이와 같은 ‘창조산업’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중요한 것은 플로리다의 정책 제언은 토론토에 ‘창조적 계급’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고, 또 이러한 인재들이 지역경제 전반과 또 지역의 새로운 산업이 파급될 수 있도록 탄탄하고 높은 수준의 수요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 결국 인재들이 많이 모인 토론토의 문화예술 산업은 그 고유의 고용효과와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각 인재들이 상호융합적으로 작용하여 보다 새로운 문화예술 산업을 만들어냈고 또 이로 인해 새로운 고용과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도시경제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메커니즘을 구축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이른바 ‘다문화주의’를 국가 정책의 최상위 패러다임으로 설정해왔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특히 토론토는 전 세계 각국에서부터 수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 온 그 실적과 ‘관용성’을 자랑하는 세계 유수의 다문화도시이기도 하다.

토론토는 이와 같은 ‘창조산업’을 위한 도시의 인프라적 비교우위와 문화적 다양성, 즉 플로리다가 강조하는 도시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살려나가면서 ‘창조도시’를 확대재생산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 문화 예술이 중심이 되는 ‘창조도시’ 실험

○ 토론토의 ‘창조도시’ 실험의 출발점은 2000년 2월에 시민사회의 요청으로 토론토 시의회가 향후 10년 간 시의 문화예술 발전을 꾀하는 문화예술 계획을 세우기 위해 시의원, 문화예술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설치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 이를 계기로 시의회에 ‘창조도시 발전방안’이 제출되었는데 그 요지는 문화, 예술, 도시의 역사적 자산이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어 불가결한 요인일 뿐만 아니라 토론토 전체의 지역경제 발전에 있어서 중추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 이 방안을 받아들인 토론토 시의회는 ‘창조도시’ 개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2003년 ‘창조도시 토론토를 위한 문화계획’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 이를 통해 첫째, 토론토 시민 전체가 다양성이 넘치는 도시 커뮤니티를 사회적, 경제적으로 건전하게 구축하고 또 유지해나가는데 있어서 문화예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공동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토론토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소외된 시민을 지역사회가 포섭하고 또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셋째,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문화예술 인프라 및 상품의 공공성을 확대해 토론토 시민들의 문화예술 이벤트에 대한 참여를 늘이는 것을 관련 정책에 있어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 구체적으로는 문화자원에 대한 예산 규모의 확대, 역사적 건조물의 보존 및 활용, 공공예술(Public Art)의 촉진, 문화예술 시설의 쇄신과 충실화, 그리고 커뮤니티 아트의 보급 등, 총 63개의 정책을 제안했다.

○ 그 중 10번째 제안, ‘토론토 시는 NGO 및 사회적 경제조직 등과 같은 민간 및 비영리섹터, 그리고 정부의 각 부처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시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을 활성화할 것’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토론토의 ‘창조도시’ 정책은 관련된 각 주체 및 각 조직 간 거버넌스를 중시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음을 알 수 있다.

행정기관과 다양한 주체들 간의 제도화된 협력과 연대야말로 사실 토론토의 ‘창조도시’ 실험을 성공하게 한 가장 중요한 이유다.

◇ 사회적 연대와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창조도시’

○ 이와 같이 설정된 ‘창조도시’ 정책의 기조에 의거하여 토론토 시는 ‘창조산업집적지구(거점)’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NGO조직 아트스케이프(Artscape)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또 이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이들에 의해 시민사회가 토론토의 창조산업 클러스터 정책을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 아트스케이프는 문화예술 관련 스튜디오 및 갤러리 조성, 지역 공간의 재생 및 제공 사업을 주관하면서 문화예술 부문의 아티스트 및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또 토론토시와 토론토대학이 상호 연대, 정기적으로 ‘Creative Places+ Spaces’로 불리는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 캐나다 최대의 비정부계 공적 재단인 ‘토론토 커뮤니티 재단(Toronto Community Foundation)’은 기업, 단체, 개인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이를 토대로 다양한 커뮤니티 운동단체 및 그 활동의 자금수요에 대응하는 이른바 ‘사회적 금융’의 주체이다.

○ 이 재단은 공공적인 장소를 문화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도시의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예술 활동 및 원주민 국제영화제, 다문화 시민 페스티벌 등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금융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토론토의 ‘창조도시’로의 변신은 시정부뿐만 아니라 NGO, 사회적 경제 조직, 대학, 공적재단 등 매우 다양한 주체들 간의 연대와 협력 그리고 그 제도화된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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