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의 생활실험11]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페어플레이는 올림픽에만?
2021-08-03
공정한 세상은 공정한 룰부터

공평하고 정당하다는 뜻의 공정은 요즘시대에 커다란 화두가 된지 오래이다. 권력형 부동산비리와 고위공직자의 내로남불 논란이 주 원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것 같다. 촛불로 하나되었던 민심이 MZ세대들로부터 돌아서게 만든것도 '공정하지 못한 공정'  때문이라는데 공감 할 것이다. 어쩌면 빵 하나를 훔치면 좀도둑이 되고, 나라를 훔치면 영웅이 된다는 옛말에서부터 공정은 이미 흠집이 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횡령이나 뇌물포함 각종 사건들로 구속 된 대기업 총수들중 상당수는 경제 재건이라는 미명 아래 형을 감면받거나 대통령 특사로 석방되는 모습들을 우리는 일상으로 보아 왔다. 경제살리기라는 명분앞에 공정하지 않은걸 알면서도 눈뜨고 바라 보아야만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격수업등 등교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초학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일정 부분 예견 되어 있어 색다를게 없다고 여겨질 수 도 있는데, 여기에도 공정하지 못한 부분들이 숨겨져 있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대신 과외나 학원가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이다. 

스타강사,고액과외, 족집게 특강, 많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속에서 굳건한 입시학원 업종을 기뻐해야 하는지, 형평성을 잃었다고 슬퍼 해야 하는지?

교무부장으로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 쌍둥이 자녀가 입학하여, 삐뚤어진 자식사랑이 정점을 찍은 숙명여고 시험지유출 비리사건을 들추지 않더라도, 스펙품앗이 하는 사회지도층들의 자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지 공정하게 경쟁하는게 어렵고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 페어플레이 하게 해주세요

기자의 4자녀중 2명은 사회초년생이거나 대학생이고, 절반인 둘은 고교생과 초등학생이다.

고교 2학년인 아들은  사교육비를 줄여보겠다는 취지로 EBS포함 인터넷 강의를 통해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시적 학원수업이 줌으로 전환되길 반복하던 연초쯤 부터인데, 현저한 학력저하나 등급하락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중이다.  수학과목은 1등급을 놓치지 않고 있어 틈만나면 칭찬해 주는 중이다.  

자녀들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아이들의 공통적인 말은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룰, 보다 정확히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 되는 불공정한 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극히 일부인 특정인들 때문에  대다수 공정한 경쟁자들이 맥빠지고 기운없게 만드는 사건들은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는 말들을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 

올림픽 정신 올림픽 감동


태권도 이다빈이 7월27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67kg급 여자 태권도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패배한 뒤 상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스포츠는 때로 우리에게 적지 않은 감동과 가슴울림을 전해 준다. 정해진 규칙으로 누구나 실력으로만 겨루어 승자를  가리는  점이 사람들이 올림픽 뿐만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드물게 금지약물 사건으로 눈살 찌푸리게는 하여도 반칙이 허용되지 않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은 찾아 볼 수 없다는게 스포츠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물론, 프로스포츠등에서는 일부 승부조작이나 잡음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올림픽에서 만큼은 전세계가 열광하기에 충분히 공정하다. 2016 리우올림픽 페어플레이상 을 수상한 두선수에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페어플레이위원회(CIFP)는 "두선수는 승부를 넘어 올림픽 정신을 보여 줬다"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 사진설명=경기 중 서로 충돌한 뉴질랜드 니키 햄블린(왼쪽)과 미국 애비 디아고스티노가16일 2016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5000m 예선을 마치고 진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AP/뉴시스)

경기도중 넘어졌으나 상대를 부축하여 일으켜 주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후 서로를 격려하며 뜨겁게 포옹하는 두선수는 전세계가 박수와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불공정을 넘어 공정한 세상으로

코로나19는 가뜩이나 불공정한 여성들의 삶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고 생각 한다.

방학에만 집에 머물던 초,중,고 학생들을  연중방학으로  만들고, 직장인들 또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으니,  맞벌이가 되었던 외벌이가 되었던 가사노동과 가정의 일이 부쩍 늘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을것이다. 과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만큼 가사노동과 가정의 일들은 공정하게  분배되었는가?  가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여성의 전유물에서 상당부분 남성들에게도 전이가 된것은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그렇다치더라도 여기서 주목해야할것은 남성이 가사일을 하면 '돕는다'는 표현을 쓴다는 데에 있다.

'도와줘서 고마워 ','당신 없으면 어쩔뻔 했어',당신이 도와줘서 다행이야'

행복한 우리집

가정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가족공동체가 같이 해 결 해 나가야할 공동의 일이다. 적어도 맞벌이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밥벌이 또한 당연하게 여겨져야 옳지 않은가?

밥벌이인 가사의 일은 남녀가, 가족구성원들끼리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누어서 분담해야 한다.

똒같이 나누자는 의미는 아니다. 각자가 할수 있는 일들을 각자가 스스로 맡아서 공평하게 나누어서 실행하자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가정에서의 공정  사회에서의 공정, 양성평등으로의 공정이다.  그동안 여성의 일로만 당연하게 여겨지던것을 수면위로 꺼내는 순간부터 불공정은 사라지고 공정이 시작되는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판단할때 직장인 남성과 가정주부로서의 여성이 다르게 측정 되어서는 안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많은 곳에서 공정한 룰을 새로 만들고, 지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한 룰이 자체로써 잘 지켜지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 지도층이나 고위층들이  솔선수범하며 공정을 훼손하지 않는 사회. 건강한 사회는 여성들이 편해지고 여성들이 공정해질 수록 빨리 다가온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눈물보다 엄지척

여성들이 맘놓고 밤길을 다니고, 여성들이 육아로부터 가사일로부터 자유로워 질때,

여성들이 대다수가 공정한 세상이라고 외치고 다닐때, 그때에서야 비로소 우리사회는 진정한 공정사회가 되어 있을것이다.  결승전에서 안타깝게 패하여 '눈물'을 쏟아내던 모습에서, 

상대를 향해 "엄지척"을 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하기 까지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했듯이 완전히 공정한 세상이 오기까지 더딜 수도 있을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을것이다. 

메달을 딴 선수도 그렇지 못한 선수도 또다시 4년뒤 올림픽을 준비하듯이 우리에게도 내일이 있고, 공정한 세상을 향해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모든 여성들이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눈물 말고 엄지척을 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다음편은 엄돕프가 뮈지? 편을 기고 예정입니다.

 

이찬우 기자 ycw200507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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