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2017년 대선을 위한 “새날”의 특별 기획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2부(1)
이상구 공동대표
2016-10-18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육지원 정책의 기반을 닦았지만 이후 정부에서 후퇴해,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보육교사의 정규직 채용과 급여 현실화로 해결 가능

□ 육아지원 정책의 역사와 평가

◯ 여기 계신 이상구 운영위원장님께서는 우리나라 보육 정책의 설계자라고 알고 있는데, 지금의 보육정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지금 현재는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정리해 주십시오.

-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현도꽃동네사회복지대학의 이태수 교수님께서 저출산 정책 중 보육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하시며 제안한 것이 단초가 되어 노무현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공약 슬로건은 “여러분은 놓으십시오. 키우는 것은 국가가 하겠습니다.”입니다.

▶ 각 가정의 보육료 절반을 국가가 지원하고 차등보육료제를 도입하겠습니다.
▶ 만 5세아 무상보육·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 장애아 및 영아를 위한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대하겠습니다.
▶ 방과후 보육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겠습니다.
▶ 야간보육, 24시간 보육, 휴일 보육, 시간제 보육 등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직장보육시설을 확대지원하고, 공동육아제도를 활성화하겠습니다.
▶ 평가인증제를 통해 우수보육시설을 지원하겠습니다.
▶ 보육교사의 처우개선과 양성제도 개편을 통해 보육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 보육정보네트워크의 구축과 지역사회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 육아휴직급여를 임금의 40%로 확대하여 직장·가정양립지원제도를 실질적으로 정착시키겠습니다.

- 2004년 4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서 육아정책 지원방안으로 대통령 보고했습니다. 시설별 지원을 아동별 지원으로 전환하고, 소득계층별로 보육료 차등 지원, 민간 시설 까지 평가인증제를 도입해 질관리를 하는 것 등 현재의 보육 및 유아교육지원 제도의 기초가 되는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 2004년 이후 매년 50%씩 예산이 증액되어 시행 초기 4개 부처(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유치원은 교육부, 직장 보육시설은 노동부, 농어촌보육시설은 행자부) 총예산이 4776억 원이던 것이 2014년 연간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서 총 14조원으로 확대됐습니다.

- 어린이집도 3만5000개에서 4만3000개로 늘었고, 종사하는 인력도 17만 명에서 27만명으로 증가함

- 현재의 육아지원 정책에 대한 평가
▶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음
▶ 이명박 대통령 시기와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어지면서 보육서비스 전달 체계나 질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엄청난 양적 팽창을 하면서 오늘의 문제가 야기됐습니다. 정책 대상이 되는 단체들의 압력에 밀려 정책 기획 단계에서 보육의 두 축으로 반영된 것 중 아동별 지원만 되고 평가인증제도는 본래의 뜻과 달리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것이 문제. 즉 정책 실패(policy failure) 보다는 행정실패(governance failure)의 사례임

□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본적인 해결책은?

최근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어린이 집에서의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호연 의장님, 보육교사인 당사자의 입자에서 볼 때 보육 현자의 실태가 어떤가요?

- 보육시설 내 CCTV 설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등하교 시간을 포함해 평균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무와 현재와 같은 살인적인 업무 강도로는 제대로 된 보육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아동 대 보육교사의 숫자가 3세 아동의 경우 OECD 평균이 교사 1인당 5명을 돌보는데, 한국은 정부의 기준이 교사 1인당 15명, 만 4세 이상 영유아는 20명을 돌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낮은 기준에도 불구하고 교사대비 아동 숫자가 기준을 넘는 초과보육도 전국 평균이 28%, 제주는 58%임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가요?

- 보육교사를 점차 확충하면서 단기적으로 아동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7시부터 출근하여 오후 3시까지 근무하는 오전 근무조와 12시부터 출근하여 아동들을 하교시키고 다음날 교재 준비를 담당하며 8시까지 근무하는 오후 근무조가 가장 바쁜 점심시간 등에 동시에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연구자들에 의해 이미 제안되어 있음

- 이러한 장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사의 평균 월급이 120만원(서울은 133만원)에 불과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무려 65%에 달하는 등 4년제 대학을 나온 1급 정교사가 근무할 수 없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 대책

- 현재의 27만 명에서 교사대 아동 비율을 점차 개선하면, 약 10만 명 정도의 추가 고용이 가능해지며, 이들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신분을 보장하고 급여가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만 정상화되어도 충분한 교사 확보가 가능해 짐

 

□ 누리과정 예산 문제, 근본적인 해결책은?

- 박근혜 대통령이 사기친 대표적인 정책 중의 하나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책임 부분임.

- 지난 총선 때도 각 당이 더 이상 국민들을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 해 놓고는 아직도 3개월분 밖에 없다느니, 연말이면 보육대란이 온다느니 하는 기사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

- 한시적인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하거나, 3000억 원은 예비비로 지원하도록 하고, 중앙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해 지방교육청이 받을 것 중에서 다른 것을 아껴서 나누어서 쓰도록 하여 반발을 사고 있는 것임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중앙정부와 대립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데, 왜 해결이 안 되고 있나요?

- 만일 지난 총선에서 어느 당이라도 확실하게 해결할 의지가 있었다면, 선거에 후보를 낸 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나와서 영유아 보육법과 유아교육법에 누리과정예산 4조원은 국가책임으로 한다는 법률 개정안에 사인을 하자고 했어야 하는 것이므로 여소야대인 지금이라도 관련 법률 개정을 여야 합의로 하면 되는데 어느 정당도 추진을 하지 않고 있음

- 이는 결국 4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해야 하는데, 고양이 목에 방울을 어느 당도 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정부와 지방 교육청 간의 핑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임

- 계속 -


▲ 새날(출처 : 유튜브 방송)
저작권자 © 파랑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관련 기사
참여정치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