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 :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4)
의료진의 '소진'을 막아야 양질의 서비스와 진료가 가능해 코로나 극복을 잘할 수 있어, 멘토와 꼰대의 차이는 조언을 받는 사람의 요청 유무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는 2020년 9월 29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정신간호학 전문가인 주혜주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저도 몇 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날 방송을 계속 하다 보니, 교수님의 책 중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을 깨어 먹는 자신의 행동을 계기로 소진(burn out)에 대해 쓰신 부분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 특히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분들이나, 코로나 환자를 직접 돌보아야 하는 분들의 <소진>이 걱정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제가 병원을 그만둘 때의 이야기입니다. 20년 동안 근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많이 지쳐 있었고, 힘들다 보니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얼음을 씹어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약사를 하는 친구가 선풍기를 너무 오래 켜두고 있어 열이 나는 것을 얼음으로 식히려고 하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진단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정신과 근무 자체가 상당한 소진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 많고, 심리적인 스트레스 뿐 아니라,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던 것이지요.
- 미국의 심리학자 프로이덴 베르거가 지역정신보건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의욕을 잃고 환자에게 냉담해지는 현상을 보고 것이 결국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초래되는 신체적 정신적 소진 상태 때문이라고 보고, 이를 소진(burn out)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 우선은 소진되지 않도록, 근무 환경이나 업무 강도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감염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보아야 하는 의료인들은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하루에 봐야 할 환자를 줄여서 업무 강도를 낮추어 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이들이 일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고, 코로나를 잘 극복하는 수단이 됩니다.
- 소진된 사람은 무감동, 무응답, 적대 행위 등을 보입니다. 이들에게서 좋은 서비스와 진료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환자를 위해서도 그렇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사직을 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 현실적으로 당장 업무를 줄여줄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선 소진이 되지 않도록 동료들 간에 서로를 격려하고, 자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고, <칭찬 릴레이>나 <덕분에 챌린지>와 같이 사회적인 존경과 인정이 주어질 때 그나마 보람을 느끼고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해주면 이겨나갈 수 있는 존재니까요
○ (사회자) 교수님의 글중에서 <라떼는 말이야>라는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40여 년을 병원과 대학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으로, 세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십시오.
- 라떼는 말이야~는 영어로 " "Latte is horse" '라떼 이즈 홀스!"라고 표현하더군요. 처음 접하는분들은 이게 뭔소리인가 싶을 것입니다. '라떼는 커피 아닌가? 왜 라떼를 말이라고 하는거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 <라떼는 말이야>의 뜻은 사실 기성세대들이 많이 쓰는 "나때는 말이야~"를 희화화한 말입니다. 이른바 학교와 직장 등 사회에서 마주치는 일명 "꼰대"들을 비꼴 때 쓰는 말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꼰대질할 때 자주 사용한다고 해서 비꼬는 말로 사용됩니다.
- 새로운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생각의 차이는 구석기 시대 동굴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고, 로마시대 건축물에도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 저 역시 취업 준비를 하는 취준생이 아니라, 병원을 취직하자마자 1년만 근무하고 외국여행을 가거나, 2년 준비해서 공무원 등 다른 쪽으로 가겠다면서, 퇴직을 준비하는 퇴직 준비를 하는 <퇴준생> 이야기가 상상이 안 되고, 난감하기도 합니다.
-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느낀 세상이 우리와 다르고, 살아갈 시대가 우리와 다릅니다. 자꾸 옛날의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말하거나 판단하게 되면 결국 젊은이들과 멀어지고,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 식물에 비유하자면 우리 세대가 사랑초라면 젊은 사람들은 다육식물이라 할 수 있죠. 내가 물을 좋아한다고 다육식물인 후배들에게 똑같이 물을 많이 주면 썩을 겁니다.
- 꼰대와 멘토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꼰대는 후배가 청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내세우고 가르치려하는 반면 멘토는 가르치려하지 않고 후배가 조언을 청할 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거라 합니다.
- ‘혼밥’, ‘혼술’, 뭐든지 혼자 하는 것이 이상하기는커녕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고, 혼자서 하는 것을 더 편안해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소속감 (belonging)의 욕구가 있고, 신세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 연구결과에 의하면 신세대 또한 필요할 때 아낌없이 지지를 보내주는 멘토에 대한 갈망이 기성세대 못지않게 높다고 합니다.
- 수돗물이 여의치 않았던 예전엔 마당에 펌프가 있는 집이 많았습니다. 땅속에 있는 물을 길어 올리려면 펌프에 물 한 바가지 부어야만 하는데, 이름하여 ‘마중물’입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 한 바가지 가득 마중물을 남겨 놓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을 떠올리며 마중물 같은 선배이고 싶습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자꾸 입에 올리게 되는 <라떼는 말이야~>를 더 줄여야겠다는 결심을 해 봅니다.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는 2020년 9월 29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정신간호학 전문가인 주혜주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저도 몇 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날 방송을 계속 하다 보니, 교수님의 책 중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을 깨어 먹는 자신의 행동을 계기로 소진(burn out)에 대해 쓰신 부분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 특히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분들이나, 코로나 환자를 직접 돌보아야 하는 분들의 <소진>이 걱정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제가 병원을 그만둘 때의 이야기입니다. 20년 동안 근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많이 지쳐 있었고, 힘들다 보니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얼음을 씹어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약사를 하는 친구가 선풍기를 너무 오래 켜두고 있어 열이 나는 것을 얼음으로 식히려고 하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진단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정신과 근무 자체가 상당한 소진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 많고, 심리적인 스트레스 뿐 아니라,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던 것이지요.
- 미국의 심리학자 프로이덴 베르거가 지역정신보건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의욕을 잃고 환자에게 냉담해지는 현상을 보고 것이 결국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초래되는 신체적 정신적 소진 상태 때문이라고 보고, 이를 소진(burn out)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 우선은 소진되지 않도록, 근무 환경이나 업무 강도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감염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보아야 하는 의료인들은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하루에 봐야 할 환자를 줄여서 업무 강도를 낮추어 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이들이 일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고, 코로나를 잘 극복하는 수단이 됩니다.
- 소진된 사람은 무감동, 무응답, 적대 행위 등을 보입니다. 이들에게서 좋은 서비스와 진료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환자를 위해서도 그렇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사직을 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 현실적으로 당장 업무를 줄여줄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선 소진이 되지 않도록 동료들 간에 서로를 격려하고, 자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고, <칭찬 릴레이>나 <덕분에 챌린지>와 같이 사회적인 존경과 인정이 주어질 때 그나마 보람을 느끼고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해주면 이겨나갈 수 있는 존재니까요
○ (사회자) 교수님의 글중에서 <라떼는 말이야>라는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40여 년을 병원과 대학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으로, 세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십시오.
- 라떼는 말이야~는 영어로 " "Latte is horse" '라떼 이즈 홀스!"라고 표현하더군요. 처음 접하는분들은 이게 뭔소리인가 싶을 것입니다. '라떼는 커피 아닌가? 왜 라떼를 말이라고 하는거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 <라떼는 말이야>의 뜻은 사실 기성세대들이 많이 쓰는 "나때는 말이야~"를 희화화한 말입니다. 이른바 학교와 직장 등 사회에서 마주치는 일명 "꼰대"들을 비꼴 때 쓰는 말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꼰대질할 때 자주 사용한다고 해서 비꼬는 말로 사용됩니다.
- 새로운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생각의 차이는 구석기 시대 동굴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고, 로마시대 건축물에도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 저 역시 취업 준비를 하는 취준생이 아니라, 병원을 취직하자마자 1년만 근무하고 외국여행을 가거나, 2년 준비해서 공무원 등 다른 쪽으로 가겠다면서, 퇴직을 준비하는 퇴직 준비를 하는 <퇴준생> 이야기가 상상이 안 되고, 난감하기도 합니다.
-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느낀 세상이 우리와 다르고, 살아갈 시대가 우리와 다릅니다. 자꾸 옛날의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말하거나 판단하게 되면 결국 젊은이들과 멀어지고,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 식물에 비유하자면 우리 세대가 사랑초라면 젊은 사람들은 다육식물이라 할 수 있죠. 내가 물을 좋아한다고 다육식물인 후배들에게 똑같이 물을 많이 주면 썩을 겁니다.
- 꼰대와 멘토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꼰대는 후배가 청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내세우고 가르치려하는 반면 멘토는 가르치려하지 않고 후배가 조언을 청할 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거라 합니다.
- ‘혼밥’, ‘혼술’, 뭐든지 혼자 하는 것이 이상하기는커녕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고, 혼자서 하는 것을 더 편안해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소속감 (belonging)의 욕구가 있고, 신세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 연구결과에 의하면 신세대 또한 필요할 때 아낌없이 지지를 보내주는 멘토에 대한 갈망이 기성세대 못지않게 높다고 합니다.
- 수돗물이 여의치 않았던 예전엔 마당에 펌프가 있는 집이 많았습니다. 땅속에 있는 물을 길어 올리려면 펌프에 물 한 바가지 부어야만 하는데, 이름하여 ‘마중물’입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 한 바가지 가득 마중물을 남겨 놓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을 떠올리며 마중물 같은 선배이고 싶습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자꾸 입에 올리게 되는 <라떼는 말이야~>를 더 줄여야겠다는 결심을 해 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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