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 :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3)
이상구 공동대표
2020-09-29
우울증이나 불안장래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증가,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 지름길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는 2020년 9월 29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정신간호학 전문가인 주혜주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코로나 우울증으로 정신과 환자가 증가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4월 의원급의 과목별 진료비를 산출한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는 5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2억 원에 비해 12.9%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간 다른 과목 진료비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4월은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던 때입니다. 올 4월 소아청소년과 진료비는 2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3억 원에 비해 67.3%, 이비인후과는 1,390억 원에서 756억 원으로 45.6% 감소했습니다. 이 기간엔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진료과목들은 환자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코로나19로 해외 수출길이 끊긴 한 사업체 50대 대표가 얼마 전 우울증으로 처음 병원에 왔었다”며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 (사회자) 그런데 코로나 블루를 공식적인 질병으로 지정하여 별도의 질병 코드를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효과가 있나요?

- 지난 9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하 윤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에게 여러 가지 정신건강 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통칭해 ‘코로나 우울’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조금 더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윤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 우울에 새로운 질병분류코드를 신설하는 부분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 우울에 개별 질병 분류 코드가 부여되면 코로나 우울은 질병으로 공식 인정됩니다.

- 한국이 코로나 우울에 질병 분류 코드를 부여할 경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질병 분류의 기준으로 삼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가 ICD를 기초로 하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사례로 KCD와 ICD의 관계는 지난해 게임중독 사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WHO는 지난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ICD’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게임중독을 정신·행동·신경발달 장애 부문의 하위 항목으로 공식 분류했습니다.

-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WHO 회원국에는 2022년부터 이 분류 기준이 적용되고,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도 게임중독에 대한 ICD의 분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 다만 통계청은 올해 7월 1일 KCD의 8차 개정판을 고시하면서 게임중독에 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는데, 국내 학계와 산업계 등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지를 놓고 논란이 컸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이 5년 주기로 KCD를 개정하는 만큼 국내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는 시점은 2026년부터가 될 전망입니다.

질병 코드가 생기면, 진단을 내릴 수 있고,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등 질병의 진단과 치료 등 관리가 공식화되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게 됩니다. 

○ (사회자) 그렇다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코로나 우울증,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첫째,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분의 침체, 불면증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원래 건강한 사람도 정신건강을 점검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먼저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얘기를 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병적 우울증이라면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를 통해서 빨리 개선될 기회가 있습니다.

둘째, 정확한 지식을 얻고,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지식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소문이나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TV 나 인터넷에는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데, 진위가 확실치 않은 것도 산재되어 있어 불안을 키우고 있으므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 신중해야 합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전광훈 목사 등 자신들의 잘못된 정보로 코로나19 재유행을 초래하고 자신들도 대규모로 감염되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전파하는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지만, 동시에 지금 잠복해 있거나, 숨어 있는 상태에서도 가짜 뉴스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어, 이 분들도 우울증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세번째는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불규칙한 생활에 따른 수면이 부족하다면 몸과 마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우울증은 일주기 리듬이라는 생체시계가 망가질 때 경과가 나빠집니다. 집에 틀어 박혀 햇빛을 받지 않으면 생체 시계의 리듬이 무너져, 낮에 머리가 멍하고 밤에는 얕은 잠 밖에 못 이루게 됩니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마지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나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한다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지만, 전화나 화상통화를 통해서라도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멀어져 있다고 마음까지 멀어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요즘은 카톡이나 다양한 메신저로 소통을 하고 있어 편리하긴 하지만 문자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통이 줄어든 시기에는 전화나 화상통화와 같은 직간접적인 대화의 기회를 늘려 보면 좋습니다. 

○ (사회자) 이번에 출간된 교수님의 책 ‘마음 극장, 그후’에 ‘무지개도 문화권에 따라 색깔의 숫자가 다르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상황 등 현상을 받아들이는 관점을 다르게 보라는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당연하게 무지개가 일곱 색깔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문화권에 따라 무지개의 색깔은 2-3개에서 6개 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빨강과 검정과 같이 무지개의 색깔은 2~3개로 표현합니다. 멕시코의 원주민은 흑, 백, 적, 황, 청의 5개로 표현하고 미국은 남색을 제외한 6가지로 무지개 색깔을 표현합니다. 이처럼 무지개는 무조건 빨, 주, 노, 초, 파, 남, 보라고 7가지 색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컵에 담긴 물을 보고, 반 밖에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과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르듯이 객관적인 사실이 있어도, 그 사실을 어떻게 보고 표현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입장과 마음이 달라집니다.

제가 책에도 썼습니다만, 근무하면서 일이 서툴러 여러 번 주의를 준 상급 간호사가 그날 저녁 회식자리에서 덜 익은 고기를 주자 자기를 미워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해 사표를 쓰겠다는 제자를 설득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상급 간호사가 덜 익은 고기를 준 것이 만에 하나 정말 후배 간호사인 제자를 미워해서 준 것일 수도 있지만, 덜 익은 고기를 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가죠. 예를 들면 상급간호사쪽에서 봤을 땐 불판 위의 고기가 다 익은 쪽만 보였을 수도 있고, 낮에 야단친 게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주느라고 덜 익은 고기를 줄 수도 있겠으며, 혹은 그 상급간호사가 고기는 생고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전남 함평 사람이어서 익기 전에 고기를 먹으라고 주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자가 자신의 판단만 믿고 사표를 썼다면 얼마나 큰 손해를 본 거겠습니까?

이렇듯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에 갇혀 그것이 진리인 양 믿게 되면 삶에서 사람과 좋은 기회를 잃는 등의 많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책 <구삐 씨의 행복 여행>에도 나오지만,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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