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5회 :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교육 불평등 해소 방안2(2)
이상구 공동대표
2020-09-22
소득의 차이가 사교육의 차이로 이어져 신분이 대물림되는 원인으로 작용, 원격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자기 주도 학습법으로 학습 의욕 고취시켜야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5회는 2020년 9월 22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교육 불평등 해소 방안2 - 교육의 위기는 교육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사회자) 그런데 사교육비는 결국 소득계층별로 지출할 수 있는 능력에서 차이가 있게 되니, 사회적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 그렇습니다. ‘가구의 소득 수준별 전체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에 대한 통계 자료를 보면 그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만 원 미만의 가구 소득에서는 사교육비가 2018년 9.9만 원, 2019년 10.4만 원이었고, 800만 원 이상의 가구 소득에서 2018년과 2019년의 사교육비가 각각 50.5만 원과 53.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00만 원 미만의 소득을 가진 가구의 사교육비에 비해 8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가진 가구의 사교육비가 5배 이상 높습니다. 결국 이러한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의 차이가 대학 진학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고, 최근 의사들의 진료 거부 사태와 같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난 것입니다. 

○ (사회자) 소득의 차이는 사교육의 차이로 나타나고, 결국 이것이 특정 대학 진학을 통해 신분 고착으로 대물림된다는 것인가요?

- 그렇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유아대상 영어학원 → 사립초 → 국제중 → 영재학교・자사고・특목고 → SKY대학 → 전문직・대기업・고위공직’으로 이어지는 제도 내의 특권 트랙이 존재합니다.

- 그리고 이 트랙의 진입이 경제력・직업・학벌・거주지역에 의해 결정되는 현실을 다수 국민이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하도 심각하니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제작되어,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던 것입니다. 이 트랙에 진입하기 위해서 <군비경쟁> 수준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 과거에는 학력 자체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고 계층 간의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전국민의 대학 진학 기회가 늘어나면서, 학력보다는 “학벌”이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인정하고, 선호하는 <학벌>을 취득하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청년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가정환경, 부모의 경제력 등으로 인해 이런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대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지원하는 위한 대학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 (사회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코로나 시대의 교육 불평등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거나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 대유행이 종식되고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학교가 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 코로나19가 극우 보수 교회의 문제나 콜센터와 택배 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고 악화시킨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는 코로나19 자체가 유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이미 존재했고, 코로나19로 인해 그러한 문제가 더 극명하게 확대되어 나타나도록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 당장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을 해야 할 부분과 구조적인 문제와 구조 그 자체를 개혁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응 두 가지로 접근해야 합니다.

-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이미 지난 1학기 동안 진행된 원격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해법을 펼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원격 수업의 질을 담보하면서도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이 요구됩니다.

- 예를 들면 민간회사에서는 다양한 화상회의가 활성화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식당이나 커피숍에서도 칸막이 설치나 비접촉 대면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새날 방송에서도 간단하게 언급을 했지만, 좀 더 적극적인 교육 불평등 해소와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 온라인 학습 격차의 차이의 원인이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부모의 유무의 차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취약 아동들에게 학습 도우미 파견을 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여 2)전국의 지역아동센터나 읍 · 면 · 동 사무소를 통한 학습지원 센터를 개설하는 방안, 3)하루 종일 비우고 있는 학교의 교실을 활용해 시간대 별로 소수의 아동들을 나오게 하여 학습을 지원하는 비대면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물론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교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병행돼야 합니다. 이번에 초, 중, 고등학교가 등교 중지의 명령을 내리고, 학교 문을 닫은 반면, 어린이집은 확진자가 다녀갔는데도 모든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잘 써서 환자 발생이 한 명도 없었던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 (사회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학생들의 학습 격차를 악화시켰다면, 코로나19를 계기로 학교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에 소개해 주신 <자기 주도 학습법>은 어떤 것인가요?

- 이전 이명박 정부 시기에 잠시 유행하다가 지금은 시들해져 버린 <자기 주도 학습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 방안과 같은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 학생들이 주변의 도우미가 없어도 스스로 자신이 관심을 가진 문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찾아보거나 그룹을 만들어 대화와 토론을 하는 등 이미 교육계에서는 검증된 교수 방법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 아마 코로나19를 겪은 세대 내에서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심각한 학습능력의 격차가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베이비 붐 세대와 같이 <같은 시대 경험을 한 새로운 그룹>이 만들어질 것인데, 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부실 교육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거나 학습능력이 부실한 세대를 지칭할 때 부르는 용어>가 될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이들이 역으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경험해서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새로운 교육 세대가 되도록 하려면 <자기 주도 학습법의 전국 보급과 확대>를 추진해 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 자기주도 학습법은 일명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채득(採得)하도록 하는 것이고, 교사로부터 일방적으로 수업을 듣거나 주어진 동영상 강의를 주입식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하도록 하여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 보도록 하는 것을 핵심입니다. 즉 동기 부여를 통해 학생 개개인이 학습 의욕을 가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 (사회자) 학교 급식의 중지나,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이 사라진 문제 등도 코로나가 야기한 부작용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등교를 못하면서 발생하는 아동 방임이나 학교의 교육복지 양극화, 운동 부족 등의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 얼마 전에 서울시 전남 교육청과 서울시 교육청 등 몇 개 지방교육청에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급식 꾸러미를 보내서 학부모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 어차피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 배정된 예산인데, 사용하지 않으면 불용 처리를 해야 하고, 이로 인해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던 기업이나 농가가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가정집으로 친환경 급식 꾸러미를 보낸 것입니다.

- 바로 이러한 참신한 아이다어가 팔요합니다. 지금은 방치되고 있는 학생들의 정서 지원과 생활습관 교육 등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도록 할 것인지, 집에 있을 때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운동을 하도록 할 것인지, 아이들의 비대면 대화방을 개설해서 주제별로 토론을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 가서 수업과 방과 후 교실, 그리고 운동장과 복도에서 뛰어놀고 아이들과 만나는 것 모두가 학습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 지난 시간에도 언급했듯이 교사들은 조금 힘들겠지만, 한 학급을 나누어 수업을 소규모 단위로 나누어 실시하거나 단순 수업은 온라인으로 하고, 등교 시간을 정해 학생들이 토론이나 과제 발표를 하도록 하는 등 교사와 학교장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코로나 감염 위험을 낮추면서 수업의 질을 높이고,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법들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지금은 문을 닫고 있는 전국 초, 중 고등학교의 1만1,300여 개의 학교 도서관을 학생들이 책을 빌리는 곳이나,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독서실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 토론 수업을 소규모로 하는 곳이나 전문 사서들이 중심이 되어 독서 지원 서비스를 하고 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 현재의 단순 강의 학습 중심의 온라인 교육 외에도 이제는 학교가 다양하게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내하는 <교육지원 센터>가 되는 것이 코로나19 시대의 교훈을 활용하는 일이고, 앞으로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이 될 것입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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