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84회 : 미국 대선 이후 국제 관계의 변화(3)
이상구 공동대표
2020-11-24
중국은 거대한 내수소비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미국의 견제 이겨낼 가능성 높아, 한국정부도 새로운 시각으로 국제질서 파악하는 것이 남북 긴장완화에 도움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84회는 2020년 11월 24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미국 대선 이후 국제관계의 변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중국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요?

- 그 해답은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의 미래전략인 ‘쌍순환-이중고리’를 소개하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내부 순환 고리와 외부 순환 고리의 2개의 쌍순환 고리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이겨내자는 전략입니다.

- 우선 “내부순환고리”형성의 핵심은 1)혁신적인 제조기법의 활성화 2)개인소비의 진작(振作)에 있습니다. 1-1)1.4조 달러 상당 투자를 향후 5년간 선도적인 반도체와 첨단기술 개발에 집중해 내수의 공급사슬 구조를 형성하고 기술적 자립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 동시에 1-2)현대적 도시화를 추진하여 현재의 5억 명에 달하는 도시주민에 더하여, 이주노동자들을 안착시키면 전체 가계의 소득이 늘어날 것이고 자연히 개인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경제이론입니다.

- 과거에는 내부의 순환고리가 외부의 순환고리의 지원을 받아 첨단 기술분야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외부의 기업들에게 제품을 공급해주는 공급사슬을 강화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2021년부터 5년간 시행될 “이중순환고리” 전략은 역으로 중국 내부의 문제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전략입니다.

- 예를 들어 1-3)서구경제권의 내수 규모는 GDP 대비 70% 수준인데 반하여 중국의 내수규모는 4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내수를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상당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 (사회자) 중국이 자체적인 기술력이 약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달러 발권 국가도 아닌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해서 조달할 수 있을까요?

- 중국의 1)가계 저축은 가처분 소득의 25% 수준으로 거대한 규모이며, 미국과 달리 2)가계 부채와 국가 부채의 수준도 아주 양호합니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형성하고 지원하는 3)화상 경제계는 미국의 경제 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중국과의 교류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그 위력이 이미 증명되고 있습니다.

- 중국 정부에서 소비세를 낮추거나 투자를 진작하는 등 적정한 동기를 부여한다면, 14억에 달하는 소비자들은 지갑을 활짝 열어 소비를 학대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 1)중국 농촌인민들이 도시 거주민으로 전환하면 개인소비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늘어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농촌에 머물던 시절처럼 더 이상 자체 소비용으로 농사를 짓지 않고 의복을 만들거나 생활용품을 스스로 만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에 더해 2)지역의 거점도시들이 형성되면, 이 자체가 지역의 경제발전을 가져다 주면서, 건설수요와 가전제품의 생산, 물류 수송, 의료시설 그리고 부수적인 산업에 투자를 촉진할 것입니다. 산업활동과 고용이 늘어나면서, 가계의 소득 역시 증가하면서 소비 주체인 중산층이 확대된다는 전략입니다. 이른바 <중국판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3)신규로 투자되는 1.4조 달러가 혁신 분야에 맞춤형으로 투자되면, 선진적 반도체의 생산과 개발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분야 역시 자급자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중국 내부에서 자체 조달을 통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총명한 과학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 것이며, 매년 수백 만 명의 대학졸업생들이 첨단기술의 노동시장에 투입될 것입니다.

- 이렇게 투입되는 대규모 인력 중에는 소수이겠지만 창의적이고 뛰어난 인물들이 배출될 것이고, 이에 따라 연구개발 분야에 양적 질적으로 인재들이 충원되면서, 이건희가 말하는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들이 양성되고, 활약하게 될 것이라는 정책입니다. 

○ (사회자) 외부 순환 고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 “외부순환고리”이라는 견지에서 보면, 중국의 발전을 촉진하는 해외시장이 이미 광범하게 존재하며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일대일로 BRI 사업(일대일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 BRI) )은 팬데믹과 미국의 악선전에도 불구하고 확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베이징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138개 국가들과 30여 개의 국제기구들을 포함해 사회 인프라와 문화 분야 등 광범한 지역과 분야에서 이미 200개가 넘는 협약이 체결됐습니다. 최근에 채결된 RCEP도 그 일환입니다. 미국이 주도한 IBRD에 맞서, 중국이 설립한 AIIB도 이미 가동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미국의 확고한 동맹이라고 알려진 국가들도 일대일로 BRI라는 역마차에 몸을 실었는데, 이는 경제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이익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당연한 것입니다.

- 일대일로 BRI에 참여하는 국가들과 중국 간의 쌍방향적 교역과 투자는 2019년 한 해에 1.9조 달러에 달했고, 이러한 수치는 2020년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전세계에서 중국만이 양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의 악의에 찬 선전에도 불구하고 점점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 (사회자) 그렇다면,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과거와 같이 미국이 중국을 압도적인 우위로 제압하는 것은 쉽지 않겠군요?

- 이미 상황은 그렇게 되었습니다. 물론 부침과 강약이 있겠지만, 이미 세계는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중 국교 정상화 40년 그리고 중국의 WTO 가입 30년이 지난 2019년 기준 중국은 공식 GDP로는 15조 달러, 구매력 기준으로는 22~23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의 20조 달러에 맞서는 유일한 경쟁국가로 우뚝 선 것입니다. 권위있는 국제기구들의 예측으로는 2030년 이후에는 미국을 완연히 따돌리고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견실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이에 따라 팍스-아메리카로 세계 지배를 영원히 지속하고자 하는 패권국가 미국과의 갈등과 충돌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 (사회자)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사용했는지 FP(Forein Policy)가 선도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의 기존적 전략을 설명하는 Containment(봉쇄전략)라는 용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단절이라는 의미의 De-coupling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한 배경에는 분명한 까닭이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봉쇄를 뜻하는 Containment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비에트를 종주국으로 삼아 동유럽과 동북아 그리고 제3의 신생국가에 퍼져나가는 사회주의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차단하고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미국의 대소전략 개념입니다. Containmen가 주로 군사정치(외교)적 성격에 머문다면, 탈동조 또는 단절을 뜻하는 De-coupling은 군사정치를 넘어서 사회경제(산업)문화 등 전방위적 영역으로 확대되는 특징을 지닙니다.

- 더 이상 미국 <일방주의>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와 세계사적인 전환을 사실 그대로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60~70년대 수준의 국제 관계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 중국과 전쟁을 경험했던 당사자들이 살아 계시기 때문에, 중국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파부침주>를 해야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지 못하는 것은 또다른 역사적 비극을 초래할 뿐입니다.

- 북미 관계가 개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독자적인 활로를 열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UN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제재 조치를 직접적으로 우리가 풀 수는 없지만, 코로나 공동 방역이나 방역 물품 지원 등 간접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서, 남북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무엇보다 이제는 미국이 우리의 삶을 책임져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을 직시하고미국에 대한 불필요한 기대와 근거없는 환상을 깨는 것이 필요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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