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앙비연맹( Fédération Envie), 빈곤 실업자의 재활을 돕는 사회적기업
실직한 빈곤계층의 사회통합을 목표로 활동
박동완 대기자
2023-07-10

▲ 프랑스 앙비연맹(Fédération Envie) 로고
 

□ 기관소개

○ 1985년 6명이 재활용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출발해 40개의 지역기업과 5개의 지역본부에 약1,000여 명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

○ 실직한 빈곤계층의 사회통합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앙비의 실무자는 6명, 자활사업 참여자는 30여 명으로 대부분 이민자로 학력이 초등학교 수준이며 1인 가구가 대부분

○ 국가가 1년간 1인당 9,600유로를 지원, 나머지는 폐가전을 분해해서 기업에 납품하는 수익사업으로 충당

□ 연수내용

◇ 연맹 회장의 환영을 받은 연수단

○ 앙비연맹에 대한 연수는 7월10일 오후에 시작되었다. 회장 장 폴 하야드(Jean-Paul Raillard)와 담당자 네스린 다니(Nesrine DANI)가 연수단을 반갑게 맞이했다.

바쁜 와중에도 회장이 직접 나와 연수단을 친절하게 환영하며 안내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연수단과 참석자들은 서로를 소개하며 인사하고, 다니는 앙비연맹에 대한 현장 견학, 브리핑 순으로 진행될 것을 알렸다.


▲ 일상생활에서 나온 폐기물이 최대한 없도록 지은 앙비 랩(Envie Le Labo).

○ 연수단은 2021년 3월 설립된 앙비 랩(Envie Le Labo, 이하 앙비 랩으로 나타낸다.)에 방문했다. 다니는 “앙비 랩은 일상생활에서 나온 폐기물이 최대한 없도록 지은 건물이다”라고 알렸다.

건물은 나무로 짓고, 가천장, 파이프 가리개 등 건축자재를 일부만 사용해서 낭비를 줄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수단을 1층부터 이끌면서 3층까지 브리핑이 진행됐다.

수리한 가전제품을 전시하는 1층, 파리 시민에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낭비하는 습관을 없애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벤트홀이 있는 2층을 보여줬다. 3층에는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붕이 있는 꼭대기 층은 식물을 키우면서 환경 조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가구, 벽돌, 나무판처럼 사람들이 버린 폐기물을 활용해서 앙비 랩을 꾸몄다고 한다. 연수단은 예전에 패션쇼에서 사용하고 남은 나무를 이용한 가구들과 드럼세탁기 뚜껑을 활용한 문고리, 플라스틱 뚜껑을 활용해서 만든 판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폐기물들을 재활용하면서, 건축에 사용되는 20톤 양의 자제를 줄일 수 있었다.


▲ 앙비연맹의 3가지 운영 원리.

◇ 재생을 키워드로 운영 중

○ 앙비연맹은 52개의 기업과 협력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앙비연맹에 가입된 비영리 기업이며 1984년 앙비 회사가 문을 열었다. 1986년 확장하면서 1989년 앙비연맹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 연맹은 △사회적기업, △환경관리, △비영리라는 3가지 원리로 운영된다. 사회적기업에 걸맞게 회원들은 주주가 아니며 수익은 회사로 환원되어 사용하고 있다.

○ 앙비연맹은 ‘재생’의 키워드로 운영되는데, 이 키워드는 2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먼저, △다양한 이유로 직업을 찾지 못한 실업자에게 노동을 통해 가치를 실현하고 새로운 능력을 발굴해 주는 목적으로 인간적 측면에서의 재생 △사용하다가 버려진 제품들을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환경적 측면에서의 재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재활용하기 위한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은 먼저 사람들이 버린 가전제품 중 재사용 가능한 제품들을 골라내거나 개인들이 이곳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는 가전업체가 판매 후 수거한 중고가전제품과 망가진 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병원 측에서도 중고 의료용 침대, 의자를 지원한다.

이런 제품들을 수리해서 원래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2022년 15만 개의 가전용품들과 2500개의 의료 기구를 수리해 판매했다.




▲ 재활용 센터의 업무 과정.

○ 현재 303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대부분 실직한 빈곤계층, 이민자, 장애인과 같이 직업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곳을 거친 사람들은 제품 수리와 같은 기술을 배워서 직업을 찾는다.

○ 이들은 폐전기전자제품(WEEE)의 장치 수리와 개조와 같은 기술교육을 받으며 프랑스 최저임금을 받는다. 50%는 정규직을 갖고 20%는 심화 교육과정을 거친다.

○ 프랑스의 기간제 노동 계약인 CDD(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로 근무하다가 본 직업이 생기면 바로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거리를 쉽게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능력과 기술을 가르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 순환경제에 주목하는 앙비연맹

○ 프랑스의 친환경 사무처에서 순환경제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레오나 뷔흐(Leonard brudur)는 앙비연맹에서 주목하는 순환경제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의류와 가전제품은 프랑스 정부에서 주목하고 있는 순환경제 요소 중 하나이다. 순환경제와 사회복지는 긴밀한 연관이 있어서 프랑스 정부는 앙비연맹에 지원을 요구했다.


▲ 순환경제 시스템

○ 순환경제란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을 말한다. 순환경제는 ‘자원채취(take)-대량생산(make)-폐기(dispose)’가 중심인 기존 ‘선형경제’의 대안으로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 프랑스에서는 2020년 순환경제를 위한 낭비방지법(Loi anti-gaspillage pour une économie circulaire)에 이어서 의류, 신발과 같은 재고품 폐기금지법이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정부는 순환경제가 사회복지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면서 저소득층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연결하는 사회 협력을 중점에 둔다.

□ 순환경제 입장에서 가전제품을 제작할 때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이는 수리, 판매 직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 낭비방지법 중 하나는 팔지 못한 제품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몇 해 전,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의류, 향수와 같은 2860만 파운드(약 420억 원) 규모의 재고 상품을 불태웠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판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낭비방지법이 제정되었다. 과거에는 의류에만 국한되어 있던 제품들을 현재는 전반적인 모든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 연대적 경제를 위해 친환경적 생산체계를 확대하고 있어서 이 체계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자금의 출처를 찾아야 한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업에 세금을 부여해, 재활용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게끔 되어 있다.

환경 오염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의류,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장난감 같은 제조 제품 기업에 세금을 부여한다. 이 자금으로 물건을 수리하거나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직업과 일자리가 창출된다.

○ 현재 이 법안으로 모이는 기금은 60억 유로 정도로 기금으로 어떤 기업을 지원할지 정부에서 결정하고 있다. 재활용에 힘쓰는 앙비연맹은 15%의 정부지원금과 85%의 판매 수익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레오나씨는 이 운영 방식을 한국에 있는 재정관리위원회를 모델로 삼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순환경제에 관심을 표명했다.

◇ 앙비연맹에서 추진하는 사업 목표


▲ 앙비연맹은 에코 디자인(Eco Conception)을 활용하고 있다.

○ 앙비연맹은 순환경제 일부로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쉽게 고칠 수 있는 에코 디자인(Eco Conception)을 활용하고 있다.

전체 사용시간 동안 미치게 되는 환경적인 오염을 감소하며 친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진 제품의 디자인으로 그 제품의 생명 기간은 조달, 제작, 처분으로 나뉜다.

○ 하나의 가전제품을 새로 만들 때 1톤의 암석을 소비한다. 따라서 재활용하는 방법이 환경에 도움이 되고 가전제품을 살리는 게 동시에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 중고 제품의 수리·판매와 함께 작년부터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는 제품의 부속품만 별도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고 기존 가전제품에서 부속품만 교체하면서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 협약으로 정해져 있는 가전제품들은 일반 상점의 제품들의 50% 이상으로 책정할 수 없다. 800유로에 팔리는 세탁기라면 400유로 이상으로는 판매는 금지된다.

◇ 환경보호를 위한 워크샵과 행사 개최


▲ 새로운 제품 사용을 없애 낭비를 줄이자는 캠페인.

○ 프랑스의 젊은 층들은 빈티지,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자신의 작은 행동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사고가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전환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서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새 제품 구매에 대한 대안을 알리는 “새로운 것을 없애자(Rien de neuf)”라는 챌린지를 진행했다. 먼저 사람들에게 세탁기를 만드는데 강철 37kg, 콘크리트 18kg, 플라스틱 13kg가 필요하다. 청바지를 만드는데 1만리터(L)가 필요하다고 알려주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 그린 프라이데이 팜플렛

○ △직접 수리하기, △중고물품을 구매하기, △오래된 옷을 리폼하기, △물물교환하기와 같은 방법을 알려주며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진짜로 필요한 것인지, 환경에 오염을 시키지는 않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 2017년 시작된 그린 프라이데이(Green Friday) 이벤트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같은 시기에 개최된다.

○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이벤트로 11월 마지막 금요일인 연말 축하를 위한 할인 판매를 하는 행사다. 불과 몇 년 만에 블랙 프라이데이는 대부분의 나라에 들어왔고 자유분방한 소비의 상징이다.

○ 앙비연맹은 블랙 프라이데이 시기에 일어나는 과소비와 환경 오염에 주목했다. 보다 책임 있고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그린 프라이데이를 진행했다.

○ 시민이 자신의 소비 패턴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하고 앙비연맹의 그린 프라이데이 당일 매출의 10%를 지속가능한 개발에 전념하는 협회에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임 있는 소비에 대한 프랑스인의 인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질의응답

- 직원이 되는 방법은.

"서류를 제출해서 지원하거나 모집한다. 또는 정부 기관의 직업소개소나 장애인협회에서 인력을 보내주거나, 청소년 보호단체에서 구직 활동 하는 학생들이 이곳에 온다. 연맹에 가입된 52개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각자의 직원들을 뽑아 보내기도 한다."

- 여기서 70%가 직업을 찾았다고 하는데 이곳은 교육기관의 역할도 하는지.

"그렇다.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의 직원들은 영구적인 직장을 찾는다. 우리는 앞서 설명했듯이 비정규직으로 직원을 고용하면서,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교육으로 일거리를 찾을 수 있는 완벽한 기술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만족해하고 있는 것 같다. 직원들에게 2년 정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90%~92%가 교육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앙비연맹이 지역과 사회 발전에 기여 하는지에 대한 설문에도 상당히 호의적으로 대답을 했다. 우리는 가전제품과 물건들을 고치면서 동시에 인성과 사람을 고친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 순환경제 정책이 잘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대기업에 재고를 남기지 않는 생산을 하라고 하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도 순환경제와 자본주의 기본 구조와의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손실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책을 통해서 재활용 기업은 좋은 효과를 냈고 프랑스 대기업들은 법령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지침을 따랐고 다른 불만은 없었다.

정부에서는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재활용을 통한 직업 창출의 기회가 더 쉽다고 판단이 되어 기회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수입으로 경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신제품 생산을 들여오지 않는 방법이 환경을 보호하는데 더 쉽다. 소비구매력이 올라 근접 경제(주변에 가까운 지역에 있는 경제)를 살릴 수 있다."

- 수리하고 판매되지 않은 제품들은 어떻게 되는지.

"예를 들어 100개 정도가 수거되면 20개 정도 수리가 가능하고 나머지는 수리 불가능하다. 수리를 못 할 정도로 파손된 것들은 폐기물 공장에 보내고 수리를 완성한 제품들은 100% 판매돼서 재고가 남지 않는다."

-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같은 교육을 듣는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특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2002년 기준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회사에서는 적어도 6%는 어떤 분야의 장애든지 간에 장애 직원들을 뽑아야 한다고 법으로 지정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사실 여기서 교육을 받고 다른 데 직장을 찾아서 갈 때 현재로서는 3% 정도만 일자리를 구하는 상황이라 안타까운 부분이다."

- 왜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것을 정했는지.

"앙비연맹 창립자의 부모님이 가전제품을 판매하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가전제품 분야에 일하고 있어서, 더 관심이 갔다고 한다. 이제 영역을 넓혀서 가구, 건축 현장 자재, 태양열 에너지, 목공 기계, 킥보드 수리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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