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지몬스발트(Simonswald), 농가에서 민박을 체험하다
1960년대 후반 남부의 산악지대로 농업 조건이 불리했던 바이에른주부터 시작
박동완 대기자
2009-08-26
○ 지속가능한 농촌관광

쯔바이퇼러란트군은 관광산업 발전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역 주민은 농촌관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휴양객들도 이런 지역 주민의 노력에 공동으로 참여할 것을 설득한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은 지역민 뿐 아니라 방문객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농촌관광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 프랑스와 독일이다. 이 중 독일은 국민소득 1만 달러 시절에 이미 농업유지와 경관보존, 환경보호와 농촌문화보호, 그리고 청소년 인격형성을 위해 농촌관광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농촌관광은 1960년대 후반 남부의 산악지대로 농업 조건이 불리했던 바이에른주부터 시작되었다. 바이에른주는 오스트리아에 인접한 알프스의 산악지역으로서 농업환경이 불리한 인구 과소지역이었다.

다른 주와 달리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농업정책에서 벗어나 소규모 가족 농업 중심으로 농업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비탈의 낙농·축산농가와 관광을 연결하는 방안으로 농촌관광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어 지몬스발트가 있는 흑림과 프라이부르크가 속해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 인접한 주가 참여하게 되면서 '농가에서 휴가를!'이라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 'DLG 인증 민박' 육성

농촌관광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은 독일농업협회(DLG), 식량농업부 정보서비스협회(AID), 독일농민연맹, 농업신용은행 등이 있다. 독일농업협회는 1885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농촌관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가민박의 시설 운영이나 품질 기준을 점검하는 일을 주로 한다. 1965년부터 농가민박에 관심을 갖고 민박상품의 규격과 품질을 통일시켜 1972년부터 'DLG 인증 민박'을 육성하고 있다.

DLG는 3년마다 민박 등급을 심사한다. 농업상담소, 농업종사자, 금융기관, 호텔․음식점협회, 소비자단체 대표로 구성된 위원들이 등급을 심사한다. 객실, 라운지, 급식시설, 화장실, 안전성, 전체적 인상, 휴양시설, 일반 관광객용 시설, 주위 환경의 쾌적성 등이 평가항목이다.

○ 독일 농가민박의 지역적 현황

독일 농가 민박의 지역적 현황을 보면, 독일에서 농촌의 고유한 어메니티가 살아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잘 알 수 있다.


농가 민박을 보유한 침대수로 보면 바이에른주가 5만3,194개로 1위, 흑림지역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가 1만7,239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에른은 바이에른 국립공원 지역의 경관이 매우 뛰어나 국립자연공원 지역이 많고, 바덴뷔르템베르크지역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흑림이 농촌관광의 자산이 되고 있다.

독일 전체 농가민박의 지역별 분포에서도 바이에른이 독일 전체 농가민박의 23.9%로 1위, 바덴뷔르템베르크가 13.2%를 차지하여 2위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농가민박을 안내하는 홈페이지는 www.bauernhofferien.de이다.

[독일 농가민박의 지역별 현황]
지역 농업인 민박인 비율(%) 침대수 농가당
(a) (b) (b/a) 침대수
Baden-Württemberg 75,850 2,510 3.31 17,239 6.9
Bayern 154,189 7,131 4.62 53,194 7.5
Bradenberg 7,008 206 2.94 1,836 8.9
Hessen 29,669 200 0.67 933 4.7
Mechlenburg 5,176 178 3.44 1,360 7.6
Niedersachsen 65,650 1,071 1.63 6,450 6
Nordrhein-Westfalen 56,366 287 0.51 1,382 4.8
Rheinland-Pfalz 35,475 1,410 3.97 7,922 5.6
Saarland 2,066 24 1.16 266 11.1
Sachsen 7,968 220 2.76 1,507 6.9
Sachsen-Anhalt 5,100 45 0.88 331 7.4
Schleswig-Holstein 20,706 1,343 6.49 12,716 9.5
Thüringen 5,150 114 2.23 673 5.9
Berlin, Hamburg, Bremen  1,617 7 0.43 34 4.9
471,960 14,746 3.12 105,843 7.2


○ 농가민박 경영학교에서 정기 교육


농촌관광을 하는 농가 민박시설에는 우리 돈으로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물론 그냥 주지는 않고 사전 교육과 사후 점검을 분명히 한다.

농업전문학교에서 농가민박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경영부기와 접객방법, 외국인 접객방법에 대한 현장 연수를 받아야 한다. 민박 주인들이 최소한 호텔 종업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교육하는 것이다. 교육과 지원을 연계하는 전략으로 농촌관광의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은 우리도 하루속히 정비해야 할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독일 농가민박의 지역별 분포]

주명칭 비율
Schleswig-Holstein 8.10%
Hamburg 1.10%
Bremen 0.30%
Niedersachsen 11.00%
Sachsen-Anhalt 1.30%
Nordrhein-Westfalen 11.80%
Hessen 8.30%
Rheinland-Pfalz 7.20%
Saarland 0.60%
Baden-Württemberg 13.20%
Bayern 24.90%
Thüringen 2.40%
Sachsen 2.60%
Bradenberg 1.70%
Berlin 2.10%
Mechlenburg-Vorpommern 3.30%
100%



○ 1인 평균 4.4일 체류


쯔바이퇼러란트에는 모두 250농가가 민박을 하고 있고 4,500여개의 침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연간 9만 명이 연 40일 정도 숙박을 하고 간다. 한 사람이 평균 4.4일 정도 머무르고 있으며 한 농가에 일 년 평균 1,600명의 손님이 숙박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숙박 손님을 포함한 전체 관광객은 연 200만 명 정도이며 관광수입은 연간 6000만 유로로 추산하고 있다. 민박 이외의 숙박시설은 호텔, 게스트하우스, 인, 민박, 휴가기간 중 임대할 수 있는 아파트, 농가 숙박, 캠핑장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쯔바이퇼러란트는 또한 다양한 자연을 이용한 레크리에이션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330km에 달하는 산악자전거 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자전거도로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하이킹 또는 노르딕 워킹용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지역의 전통적인 숙박시설과 레스토랑에서는 이 지역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다.

○ 연간 807명 숙박, 재방문율 70%

연수단이 민박을 한 흑림의 지몬스발트는 지몬스발트 계곡(Simonswaeldertal)을 따라 형성된 조용한 마을로 6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연수단은 이 마을 고트(Ruth)씨 댁에서 숙박을 했다. 연수단이 도착하자 고트씨 부부와 아들인 시몬이 모두 마당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고트씨에 따르면 민박농가는 분기마다 숙박 현황을 군청 관광과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연수단이 숙박한 고트씨 농가가 군 관광과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2007년 1년간 이 농가에서 숙박한 연 인원은 모두 807명이다. 이 중 독일인이 586명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인이 219명, 벨기에인이 2명으로 집계돼 있다.

특별히 고트씨 농가는 네덜란드에 단골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재방문율을 조사한 통계는 없지만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2회 이상 방문한 손님들로 대략 70% 이상은 2회 이상 방문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한다.

독일인 중에서는 헤센주(Hessen)주가 2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몬스발트가 속한 바덴 뷔르템베르크(Baden-Wuertemberg)주는 19명, 바덴 뷔르템베르크에서 가까운 바이에른주(Bayern)는 22명으로 매우 적다. 인근 지역 보다는 먼 지역에서 휴양차 오는 손님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은 최근 농촌관광을 한 단계 더 혁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의 중심에 농촌이라는 공간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어메니티인 '인정'이 강조된다.

휴가 때 농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족적인 유대의 강화 △조용한 농촌 △친환경적 어린이 놀이터 △체육시설 △인적교류 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향토음식 판매와 농산물 직거래와 연계하는 것은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다.

□ 호텔급 서비스와 넘치는 인정이 경쟁력

연수단을 고트씨 가족과 함께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한 과일주를 마셔가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밤늦도록 대화가 계속되는데도 손님들과 함께 정을 나누는 모습에서 지몬스발트가 흑림 중에서도 농촌관광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와 시설, 그리고 인정어린 접대가 지몬스발트 농촌관광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정 넘치는 공동체였던 우리 농촌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해외에 나가보면 지금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독일이나 프랑스 농촌이 더욱 인정이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뜻한 공동체가 주는 훈훈한 인정이 사라진다면 농촌관광은 거대한 숙박촌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공동체성 회복이 농촌관광에 있어서 핵심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옆집에 온 손님이 아니라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저녁 때 찾아가 전통주를 놓고 담소라도 나눌 수 있는 곳이 경쟁력 있는 농촌체험마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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