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98회 : 외국인 노동자들의 코로나19(2)
이상구 공동대표
2021-03-09
난민의 생활을 지원할 예산이 부족해 불법취업으로 이어져, 공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되고 있지만 통제 어려워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98회는 2021년 3월 9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외국인 이주민 지원센터의 박혜원 목사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코로나19'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아프리카 이주 노동자 이야기를 좀 해 주세요.


- 제가 만나는 아프리카 난민들은 아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계십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샤머니즘을 강하게 믿는 가족들이 자신의 딸에게 여성할례를 강요하고 개종을 강요하고 이들 거부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을 했기에 멀리 타국 땅인 한국으로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 자신의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고위급의 정치인이었는데 정적에게 살해당하고 자신까지 살해하려고 해서 한국으로 도망친 분도 계십니다. 정부 군대가 정부를 반대하는 자신의 부족들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걸 몰래 휴대폰으로 동영상으로 찍어 간직하고 있다가 살해의 위험때문에 도망쳐 온 사람도 있습니다.

- 회사의 회계부정을 폭로하는 내부고발자가 되어서 자신이 고발한 회사의 임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껴 한국으로 온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돈을 벌려고 난민인 척 신분을 위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주 다양한 이유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난민이라고 다 선하지도 않고 난민이라고 다 악하지도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똑 같은 사람입니다.

- 이 난민 신청자들이 한국에 오면 6개월 동안은 취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가에서 취업을 엄격하게 통제합니다. 대신 이들에게 생활보조금 40만원 정도를 그 기간 동안 지불합니다. 그런데 이 생활지원금 예산이 10억 미만이기 때문에 3월에서 4월이 되면 자금이 바닥을 드러냅니다. 심사를 해서 만점을 받아도 지원금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취업은 국가에서 금하니까 이때부터 불법취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아주 싼 임금으로 이들을 착취하는 기업주들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사회자) 특별하게 기억이 남는 아프리카 난민이 있습니까?

- 우간다 부부인데요, 실수로 세 들어 살던 집에 불을 내어 전소를 시켰던 분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집에서 닭을 튀겨주다가 그만 잠이 들어서 기름이 가열이 되어 유증기로 올라 가면서 천장에서부터 불이 시작되어 살던 집을 모두 태웠습니다.

- 다행히 집에 있던 아이가 엄마를 깨워서 아이 둘을 데리고 엄마는 탈출했지만 왼쪽 팔이 화상으로 살갗이 다 벗겨졌습니다. 이 가정의 재활을 위해서 집을 마련해 주고 살림살이를 마련해 주고 보상금과 검찰 벌금까지 일련의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 일년 동안 함께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안정이 되어서 잘 살고 있습니다.

- 또 한분은 지금도 신장투석을 도와드리는 가나 사람입니다. 한국에서 일하다가 고혈압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그냥 무시했다가 신장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막투석을 하는데 적십자병원에서 5년이 넘게 무상으로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하루에 2시간씩 4번 총 8시간을 투석을 해야 합니다.

-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이 지원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미등록이주민이어서 의료보험도 안되고 병으로 인하여 일도 할 수가 없어서 너무나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동두천에서 병원을 하시고 제가 모시고 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시는 원장님이 계신데, 교회 장로님이세요. 그분께 사정을 이야기하고 후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도와드리고 있는데요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어서 기억에 꽤 많이 남습니다. 

○ (사회자) 이번에 목사님이 목회활동을 하시는 동두천 지역에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었는데, 얼마나 많이 발생한 것인가요?

- 8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외국인 대상 선제검사를 진행한 뒤 2주간 발생한 동두천시 확진자는 모두 220명입니다. 이 기간 확진자 220명 중 68.6%인 151명이 선제검사에서 확진된 외국인이고요.

- 동두천시는 인접 시·군에서 외국인 확진자가 늘어나자 지난달 23일부터 무증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진행했어요. 

- 선제검사 이후 지난달 26일 6명, 27일 8명, 이달 1일 79명, 2일 11명, 3일 7명, 4일 9명, 5일 16명, 6일 10명, 7일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 28일 하루를 제외하고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동두천 거주 등록 외국인은 모두 3966명으로, 동두천시는 최근 외국인 확진자가 급증하자 오는 10일까지 지역 내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진단검사 행정 명령을 내린 상태로, 지난달 23일부터 지금까지 1742명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외국인 확진자는 대부분 무증상으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선제검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며, 거주지는 동두천시이고, 직장 등 주 생활권은 양주, 포천, 남양주, 인천 등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사회자) 우리 방역에, 특히 외국인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높아져 있습니다. 왜 그렇게 외국인 감염자가 많은 것인가요?

- 올해 1월 말 기준 동두천시 인구가 9만4000명이 좀 넘는데요. 이들 가운데 주한미군을 제외한 등록 외국인이 한 4000명에 달합니다. 실제 거주하거나 일하는 외국인들은 이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즉, 외국인 숫자 자체가 많고 비율도 높다 보니, 이들에게서 발생할 확률도 높은 것입니다.

-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중이라 대량 발생의 원인을 아직은 단정하기가 이르지만, 다른 집단감염 사례들과 유사한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즉 공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의 밀집, 밀폐라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또한 이들이 만나고, 생활하는 커뮤니티들의 지역 간 교류가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 공장에 5명, 저 장소에서 6명 이렇게 산발적으로 있다가 이분들이 어떤 커뮤니티에서 모여서 식사하고, 생활하면서 갑자기 확산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에 코로나 확진자의 감염자들을 보면 한 아프리카 국가가 다른 나라 국가들보다 월등하게 많은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그 나라 사람들이 보산동에서 가장 많은 이유도 있고 또 가장 활발한 커뮤니티의 모임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 미등록 이주민들을 포함하여, 지역사회 외국인 커뮤니티들이 방역에서 배제되다 보니까 조기에 대응이 불가능해지면서, 대량 발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사회자)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보건의료와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분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직장과 숙소의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인가요?

- 그렇습니다. 남양주나 타 지역 이주 노동자들 사례에서 보듯이, 좁은 숙소에서 밀접해 생활하는 기숙사 환경은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고용주들의 이동통제가 굉장히 심해지면서, 역으로 확산을 촉진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들 공간 내부에서 환자가 한 번 발생하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특히 집단생활하시는 분들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주변에 환자가 발생한 경우 자가 격리를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자가 격리에 대한 부담을 본인이 해야 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디 기숙사 밖에 새롭게 단기라도 월세를 얻어야하거나, 모텔을 장기투숙을 하는지 방법을 본인이 다 알아서 짜내야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 자가 격리를 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기숙사 생활하는 사람들이 따로 숙소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방역지침을 따르기 어렵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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