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230회 : 유대인의 공부법과 글로벌 인재 양성(2)
이상구 공동대표
2021-03-30
우수한 교재 못지 않게 교사의 능력도 배양해야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 역사교육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공부의 목적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230회는 2021년 3월 30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전 한국신학대학원대학교 정효제 총장이 패널로 참여했으며 '유대인의 공부법과 글로벌 인재 양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우리나라서도 대화식 교육법을 추구했던 시도들이 여러 번 있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이스라엘에서는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잘되지 않았을까요?

- 우선 한 가지 이유는 이스라엘에서는 수천 년 간의 역사적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서 만든 교재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크로마 학교를 운영할 때는 우리 학교의 또 다른 자랑으로 이스라엘 교육기관에서 거액을 투자해 제작한 교재(Time to Know)를 활용했습니다. 탈무드를 교재로 만든 것이지요.

- 물론 저희는 기독교 학교를 지향했기 때문에 신앙적으로 올바른 가르침과 학문적 탁월성을 함께 추구하는 목적에 맞춰진 이 교재는 크리스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거듭 확신합니다. 하지만 종교적인 목적 외에도 이 교재는 그 자체로서 매우 우수합니다. 내용의 예문을 조금만 변경하면 얼마든지 종교적인 색채를 띄지 않고 교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물론 교재만 가져온다고 그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 교제를 활용하여 수업을 할 수 있는 토론 교육에 경험이 있는 교사들도 필요합니다. 한국은 교대나 사대의 입학점수가 높고, 여기에서 힘들게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교사들의 자질이 세계적으로 우수합니다.

- 다만 올바르고 효율적인 교육방법을 몰라서, 학생도 힘들고, 부모도 답답하고, 교사들도 불행하다고 느끼고, 많은 재정을 투입하는데도 효과가 낮은 것입니다. 

○ (사회자) 교사 양성에도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정된 교재와 준비된 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할 교사입니다. 제가 설립하여 운영한 크로마 국제학교에서는 철저한 교사훈련 시스템을 통해 영어로 전 수업 진행은 물론이고,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교사 배양에도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 CCIS 교사는 원어민 교사와 석·박사 이상의 교육전문가들로 구성했습니다. 4세와 5세 유치반 각 15명을 제외하면 각 학년의 정원은 20명에 불과합니다. 특화교육을 통해 수준에 맞는 교과과정을 지도하며 미국 고교나 대학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겐 SAT 및 TOEFL을 지도해 주었습니다.

- 영어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 수업을 실시하여 정규 영어 수업에 따라가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학력이나 교육에 대한 전문성 뿐 아니라, 열정과 사명감이 있는 분들을 선발하고, 끊임없이 재교육과 평가를 통해 자질이 우수한 교사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비결입니다. 

○ (사회자) 교재를 번역하고, 연수교육을 통해 교사를 양성한다고 해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대인들만큼의 교육 성과를 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 단순히 한 두 가지를 가지고 온다고 해서,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유대인들이 가진 독특한 역사가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인시켜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토론 교육을 유도해야 합니다.

- 이런 점에서 제가 만들었던 CCIS는 제도적으로 철저한 말씀의 가르침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의 정체성과 인성 양성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교육이란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결론이 마지막에 와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한국의 공교육에서는 이러한 근본적인 정체성 교육에 전혀 비중을 두고 있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이 정체성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기 때문에 기계적인 성적 위주의 학생들이 배출되고 10대 우울증과 자살률이 적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교육과 사회가 고치고 가야 할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 수업을 통해 자신들이 누구인지, 정체성(Identity)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역사 시간이 가장 재미있고, 진지하고, 흥미로운 시간이 됩니다.

- 실제로 이스라엘 학교에서는 <오전 시간>에는 민족의 정신과 역사교육을 하고, <오후 시간>에는 수학, 과학 등의 지식수업을 진행합니다. 계속된 역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민족정신과 뿌리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수천 년이 지나도 그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세계 강대국 미국을 움직이고 세계를 움직이는 이스라엘의 힘의 근원이라 할 것입니다. 

○ (사회자) 이스라엘에서는 도서관에서조차 시끄러울정도로 소리 높여 토론을 한다는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교육은 토론형식을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 번 강조하고 있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스라엘식 교육법을 소개하는 많은 분들이 <토론 형식 교육>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와서 가르치니 제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다른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고,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의견으로 사회와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남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남들이 가진 생각을 제대로 경청하고 듣는 훈련도 필요합니다.

- 그리고 이런 내용들이 철저히 훈련되고, 체득되어 습관화되어 몸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즉 문화와 언어 습득력, 확고한 정체성이 있어야 다른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것은 공동체와 사회발전을 위한 좋은 교육이 아닙니다. 남의 의견을 잘 듣고, 자신의 의견을 국가를 초월해 전달할 수 있는 능력과 다른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토론형식의 교육방법입니다. 

○ (사회자) 이스라엘은 교육 자체에 부모가 많은 시간과 돈을 쓴다고 하는데, 그러면 부모의 과도한 기대가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나요?

- 이스라엘에서 자녀 교육은 <부모의 의무>로 인식됩니다. 반면 부모는 장차 자녀에게 신세를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자식을 통해 자신이 덕을 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 또한 돈을 물려주거나 고가의 사교육을 시키기 보다 머리를 활용해서 가르치며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을 반복합니다. 배움 자체가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계속 반복 체험시켜 믿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공부 자체가 재미있고 유익한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결국 오래 남고, 효과가 있습니다.

-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이스라엘 사회에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확고하게 존중되고 지켜지는 중심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주다이즘(Judaism)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규범이나 사회질서, 그리고 이념이나 사상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시간과 세대를 초월해 모든 이스라엘인을 하나로 통합시켜주는 강력한 사슬입니다.

- 최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간 아동이 유대인 가정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대인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그 문화와 전통이 얼마나 강력하고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교육 목표는 그들의 종교와 전통을 잘 지키면서 세계시민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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