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인의 생활실험3] 아들과 함께 하는
망원시장, 지난 5월 6일 전통시장 최초로 '용기내' 캠페인을 시작
오혜인 기자
2021-05-28

"용기내"는 물품을 구입할 때 일회용 비닐 대신 집에서 가지고 온 빈 용기(그릇)를 사용하는 친환경 활동이다. '용기(勇氣, courage)를 내서 용기(容器, container) 내(內, in)'에 식재료나 음식을 포장해 오는 운동으로 많은 제로웨이스터들의 생활방식이기도 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 또한 도전해 볼 수 있는 실천방식이다. 최근 몇몇 의식있는 연예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의 SNS를 통해 용기내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주변에(홍대, 연남동 등)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다, MBC예능 '나 혼자 산다'에 자주 등장하면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전통시장이지만 지하 3층까지 실내주차장도 구비하고 있어 이용인원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영수증을 지참하면 주차비를 30% 할인해주니 꼭 챙기시기를!).

2021년 지난 5월 6일, 바로 이 망원시장에서 전통시장 최초로 '용기내! 망원시장' 환경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돌았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지역신문 등을 통해 소문이 퍼졌고, 나의 귀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방문일이 금요일 오후였는데, 직장에 있느라 함께 할 수 없었던 신랑 대신, 미래 누군가의 남편이 될 둘째아들과 함께 망원시장 챌린지에 가보기로 했다.


▲ 망원시장 내부에 걸려있는 "용기내"캠페인 홍보 현수막

마트도 아닌데ㅋ 망원시장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사람이 북적였다. 특히...고로케 집, 돈가스 튀김집, 닭강정 가게 등 이미 유명세를 탄 곳들에선 사람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젊은이들도 상당히 눈에 많이 띄는 것이... 확실히 망원시장이 힙(hip)한 곳이구나를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한번 더 마스크 꼭꼭 눌러쓰기 ㅋ).


▲ 입구 곳곳에 보이는 홍보 현수막. 작은 안내책자와 망원시장 상인들의 모습이 보이는 엽서도 무료 배포중이다.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하고자 집에 있는 플라스틱 반찬통을 들고 나왔다. 나물을 담아볼까했는데 이미 담아놓고 파는 것들이 많아서 소심하게 실패... 감자는 용기를 내밀었지만 아주머니가 그냥 가져가라며 급하게(?) 검정비닐에 싸주셨고,  생선도 살짝 멍 때리고 있다가 순식간에 비닐에 겹겹이 담긴다 ㅜㅡㅜ 용기를 가지고 갔는데도 용기를 내서, 용기를 내미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 여섯살 아들과 용기내 챌린지에 함께 했다. 이벤트성이 아니라, 앞으로는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정말 큰 맘을 먹고 닭강정집 사장님께 용기를 내밀어봤다. 보통은 종이박스에 쿠킹호일, 비닐봉지로 포장했어야겠지만, 손잡이가 있는 반찬통을 아들이 내미니, 사장님께서 웃으며 흔쾌히 받아주신다. 결과는 성공~~!!  더불어, 사장님께서 격려의 말씀도 해주시고, 쿠폰도 주셨다~~ ㅎ 쿠폰 한장은 쓰레기 봉투 한 장과 교환이 가능하고 10장을 모으면 사은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 지금 망원시장에서는 쿠폰을 비롯해, 무료로 엽서도 배포하고 있고,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진행되고 있다. 자 모두 망원시장으로!

제로웨이스터 초보로서....즐겁고 기분좋은 실천이었다! 맞살림 차원에서 아들래미에게도 의미있고 좋은 첫경험을 하게 할 수 있어 좋았고,  이런 캠페인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시는 친정어머니께도 흥미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소비자의 노력과 마음먹기도 중요하지만, 판매하시는 분들의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망원시장 용기내 챌린지를 통해 '용기를 내밀어 귀찮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이렇게 작은 실천들이 하나하나 쌓여가면서,, 더 많은 곳에서 편하게 환경이야기를 나누고, 해결을 함께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활발히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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