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 :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1)
이상구 공동대표
2020-09-29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불안과 공포로 코로나 블루 현상 나타나, 언론에서 나쁜 소식을 과도하게 전달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늘어나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6회는 2020년 9월 29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와 정신간호학 전문가인 주혜주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마음극장과 코로나 블루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코로나 19가 8개월을 넘어서면서, 우리 사회 곳곳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신간호학을 전공하신 주혜주 교수님을 모시고 어떻게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운영위원장님, 주혜주 교수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주혜주 교수님은 1977년 서울대 간호대를 졸업하시고, 주로 정신간호 분야에서 일을 해 오셨습니다. 18년 동안 서울대 병원의 정신과 병동(성인 정신과 병동과 소아정신과 병동)에서 임상간호사로 일하시면서, 정신과 간호사들을 위해 정신간호 분야회(現 정신간호사회 전신)를 조직해 초대 회장직을 맡는 등 우리나라의 정신간호학을 이끌어 오신 분 중의 한 분입니다.

- 1997년부터는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에 재직하면서 23년 동안 간호사들을 양성하시다 올해 정년퇴임을 하셨습니다. 교수로 계실 때는 학교 민주화 과정에서 총장직무대행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마음 극장」, 「여성은 어떻게 이혼을 결정하는가」, 「성찰을 통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공저)」 등 여러 권을 책을 내셨고, 최근에는 「마음 극장, 그 후」라는 에세이집을 출판하신 심리학과 정신간호학 전문 작가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마음극장 심리코칭 연구소’ 대표로 일하고 계십니다. 

○ (사회자) <마음극장>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 '마음극장’은 모두가 꺼리고 두려워하기 마련인 정신과 병동을 뜻하는 말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를 마음극장의 배우로, 의료진은 스태프로 유쾌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 실제로 정신과에서는 심리치료의 일환으로 심리극인 사이코드라마가 행해지고 있어요. 환자들이 배우가 되어 연극을 통해 자신의 심리상태를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하거나 대사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치료기법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 혹은 활동요법의 하나로 심청전, 춘향전, 별주부전 같은 연극을 시행하기도 해요. 환자는 물론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도 연극에 출연하기도 하죠. 연극이 활동요법으로 시행되었던 이유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하게 외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자신에게로만 고착되어 있는 환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현실세계로 이끌어 내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면 연극을 하다 보면 대사를 외우고 다른 역을 맡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 제가 마음 극장에 대해 책을 쓴 것은 정신과 병동의 환경과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일반적으로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바로 잡겠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 『마음 극장』을 통해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조금이라도 해소됐으면 하고, 또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하지만 망설이는 이들이 용기를 내고 도움을 구하는 데 일조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습니다.

- 사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는 물론 우리 모두는 각자의 <마음극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정신과 병동에 있는 환자들만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한’ 더 많은 정상인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마음 극장에 사는 ‘그들’이 바로 ‘우리’임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 소통과 치유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마음극장은 별개의 세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모두 마음극장입니다. 

○ (사회자) 코로나 블루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지속 되면서, 불필요한 외출이나 출근 자체도 제한을 받은 등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코로나 우울증으로 명칭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 우울증은 정확한 의학 용어는 아닙니다. 신조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입니다. 산후 우울증을 'postpartum blue'라고 하는데, 이를 따서 코로나 블루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불안과 공포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일반적인 우울증의 진단 기준으로 2주 이상의 ‘우울한 기분의 지속’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2주 이상>이라는 기간은 병적 반응으로 볼 수 있는 기준 중 하나인데, 코로나로 인해 기분 저하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주의를 기울여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가장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증상 중의 하나가 ‘흥미의 저하’입니다. 우울증이 발생하면 그 동안 재미있던 여러 일들에 대한 <흥미>가 갑자기 낮아집니다. 가장 쉽게 흥미 저하를 쉽게 평가해 볼 수 기준은 텔레비전 시청이나 유튜브 시청입니다. 예전과 달리 좋아하던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동영상(유튜브 등) 보는 것이 영 재미가 없다면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사회자) 코로나 블루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요? 

- 코로나 블루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명확한 발생 원인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구별됩니다. <코로나 감염 확산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 첫 번째는 자신이나 가족이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입니다. 감염될 경우에도 80% 정도가 경증이나 무증상으로 별 탈 없이 지나간다지만 어떤 사람이 중증으로 발전할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실제 사망자도 적지 않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어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 두 번째는 지금 우리는 그동안 당연히 여기던 일상들이 여기저기서 멈춘 것으로 인한 불안감이 아주 큽니다. 학생들은 당연히 가야하던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은 자동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회사에 나갈 수 없는 채 재택근무라는 상상도 못하던 변화를 겪고 있으며, 실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일생일대의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식이나 친지의 장례식조차 참석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고 요양병원에 모신 부모님을 멀리서만 바라봐야 합니다. 이렇듯 생활의 전방위적인 제약으로부터 오는 어려움이 큽니다.


- 또한 수입 감소와 영업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 간접적인 불안감이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이전에 비해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진 매출에 비명을 지르고 있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인 어려움이 단시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코로나 블루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 세 번째 불안은 제한된 일상생활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뉴스나 신문,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내용의 보도로 인한 불안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는 ‘거울뉴런’이 있어 꼭 자기가 직접 겪는 게 아니어도 다른 사람의 처지에 공감하게 되는(하품의 전염) ‘공감 능력’으로 인해 좋은 이야기에는 기분이 좋아지지만 나쁜 소식에는 모두를 불편하게 됩니다.

- 요즘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 넘치고 있는 코로나 관련 나쁜, 우울한 뉴스들이 과도하게 전달됩니다. 실제로 집에서 격리되어 요양 중인 우울증 환자가 텔레비전에서 어두운 소식을 듣고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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