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2016 선진 재난안전 학교시설 조사, 연구
안전관리 정보의 접근성과 지속적 업데이트
박동완 대기자
2024-06-13 오후 3:17:36
◇ 실험환경 변화에 따른 자율규제체계의 강화

○ 유럽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법 규정의 준수와 벌칙, 보상 제도와 같은 전통적인 법 규제로는 이미 복잡화된 재난 및 산업안전을 따라가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모든 신기술과 실험환경의 변화, 새로운 위험에 대한 안전기준을 사전에 예측하고 제정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책임자(사업주)들이 스스로(주체적으로) 안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화한 것이다.

○ 그러나 안전문제를 전적으로 책임자(사업주)에게 맡겨둘 경우, 근로자 및 실험수행자가 위험상황에 방치될 수 있으므로 책임자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법 규제로써 더욱 강조하되 안전을 '달성하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자율규제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 이로써 수동적인 법 규제에서 벗어나 개별 사업장, 작업장들이 그 환경변화에 맞춰 기술혁신과 위험요인의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효과적인 피해 예방을 위한 '자율규제체계 또는 규제된 자율'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 대학 간 안전관리 협력을 통한 시스템 구축 및 성과 확산

○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보았듯이 네덜란드 내 14개 대학이 연합한 VSNU라는 조직이 대학들을 대표하여 정부와 안전관리 등을 논의하고 실험실 안전 가이드라인, 좋은 가이드라인 사례 공유 등 공동 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헨공대에도 지역 대학 연합 기구인 '대학감시위원' 조직이 있어 24시간 긴급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

○ 그래서 자유대학교는 학교 내에 안전관리 전담부서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보였지만 각 학부별로 VSNU의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및 원칙이 배포되고 타 대학의 좋은 안전관리 매뉴얼 등을 공유하면서 각 실험실이 자율적으로 활발한 안전관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이처럼 네덜란드․독일의 대학들은 인근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정보를 공유뿐 아니라 안전관리에 대한 공동대응, 나아가 비상상황 대처 시스템까지 구축해놓고 있어 단일 대학에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안전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하고 개별 성과를 연합 대학으로까지 확산시키는데 기여함을 알 수 있었다.

◇ 수요와 산출근거에 기반한 안전보건 전문인력 고용과 배치

○ 독일에서는 작업장마다 필요한 안전관리 전문 인력의 숫자를 계산하는 원칙이 있어 작업장에 적절한 수의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전체 직원 수 뿐 아니라 학생 수까지 모두 계산해야 하며 1인의 안전관리를 위해 1분씩 소요된다고 보고 이 계산법에 위험등급(3단계)을 반영, 적용하여 필요한 안전관리 인력의 수를 도출한다. 이러한 규정은 독일 전체에 적용되며 그 기준은 개별 산업별 노조 및 보험 관련 조직에서 만들어진다.

○ 본 대학에서는 위 규정과 별도로 각 학과마다 필요시 안전관리 전담 인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여 실험이나 위험요소가 많은 학과의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 있었다.

○ 앞으로 안전관리에 있어 안전관리 전문인력을 고용하고 배치하는 문제는 단순히 '고용' 여부에서 나아가 얼마나 적절하게, 수요를 반영하여 배치하였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 실험참여자(근로자)의 책임 및 의무 강화로 사전예방 효과 제고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럽 전체적으로 사용주,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고 있지만 근로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그에 상응하게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안전관리 과정에서 무엇보다 근로자의 참여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네덜란드에서는 근로자가 안전규정에 대해 주의하지 않았을 경우, 근로자에게 형법적인 책임까지 지게 하고 있고, 본 대학에서는 교육 및 연구 책임자들이 그 임기동안 안전 규정을 따를 것을 명시하여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특히 자유대학교에서는 선임의 인솔하에 연구실 안전관리는 교육받는데 안전관리 매뉴얼을 숙지하지 않은 인력은 실험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사업주 및 사용주가 안전관리 환경을 구축하고 사전에 근로자에게 인지시켰을 때 처음부터 안전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자율규제의 실재적 효과와 사전예방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 안전관리 정보의 접근성과 지속적 업데이트

○ 네덜란드와 독일 모두 공통적으로 모든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근하여 읽을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정보는 성분, 제조과정, 취급회사, 조제방법, 위험가능성, 사고시 응급처치 방법, 화재시 처리방안, 취급 및 보관법, 폐기방법 등 물질과 관련된 전 과정을 담고 있다.

○ VSNU에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이 매년 제공되고 자유대에서는 이를 참고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작업공간의 모든 컴퓨터에 PDF 형식으로 저장되어 있다.

또 아헨공대에서는 규정들이 매년 새롭게 업데이트되어 작업현장에 제공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본 대학의 방사선 안전과 관련해서는 매번 방사선 작업 전과 후를 측정하여 개별적인 방사선 노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 이와 같이 안전관리와 관련된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고 제공되는 정보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정보 활용도를 제고함으로써 연구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나갈 수 있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안전관리 정보 관리가 가능하며, 자율적 규제를 활성화시키는 기초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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