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84회 : 미국 대선 이후 국제 관계의 변화(2)
이상구 공동대표
2020-11-2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금융시스템의 허점 드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군사력의 절대적 우위도 무너져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84회는 2020년 11월 24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미국 대선 이후 국제관계의 변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그렇게 서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의 여부나 집권당의 변화에 상관없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것 또한 <경제적 이유>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시대>라는 핵심적인 자부심은 공산주의를 분쇄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미국 경제시스템에 있었습니다.

-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된 이후에도, 번창하는 미국의 경제는 지구상에 뛰어난 모든 재능을 불러 모으고 혁신을 지속하면서, 1990년대의 인터넷 붐과 2000년대의 4차 산업혁명 등을 주도해왔습니다.

- 1980년대에 안착한 워싱턴-컨센서스는 1989년 이후 동유럽과 러시아의 재건에 청사진을 제시하며 자유시장경제를 이끌어 왔습니다.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이라는 간접적 기구를 활용해 세계무역의 장벽을 낮추고, 공기업을 민영화하며, 자본의 국제적 흐름을 위해 금융시장을 개방하도록 압력을 가했습니다.

- 러시아를 위시한 몇 개 국가들은 이런 미국의 정책에 심각하게 손상을 당했습니다. 미국의 엄청난 경제력은 모든 국가에게 다른 대안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다만 중국은 대상에서 예외가 되었습니다.

- 최근 20년 간 중국의 경제발전이 미국의 지배력을 잠식할 정도로 엄청나게 성장했고, 월가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업만 살아남고 미국은 무기수출을 제외한 전체 제조업이 붕괴될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그 동안 달러를 마음껏 찍어내어 중국산의 싼 물건을 마음대로 사 놓고, 그로 인해 촉발된 실업자 양산과 경기 침체를 중국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입니다.

- 그러나 미국의 경제력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2008∼2009년 간의 글로벌 금융위기였습니다, 지난 수년간 미국의 투자자들의 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굳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국가부채와 부실채권이 언제쯤 중국을 붕괴시킬 것인가?”

- 그러나 실상은 중국의 은행들이 아니라 미국의 은행들이 ‘문제 투성’이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금융의 문제는 세계적인 재앙이 되었습니다. 또 다시 달러를 찍어내서 메꾸는 미국 정부의 구제조치로 금융시스템은 회복됐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명성과 경제의 위력은 형편없이 망가졌습니다. 

○ (사회자) 미국이 가진 일방적인 군사적 패권이 무너진 것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요?

- 그렇습니다. 세계 지배라는 미국의 패권을 받쳐주는 데는 3가지 기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첫째, 세계 국방비 총액의 40%를 지출하는 강력한 물리적 군사력 및 전 세계 800여 군데 배치돼 있는 해외 주둔 미군기지 등 강력한 군사력입니다.

- 둘째,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금융네트워크 그리고 ICT 기술이 결합된 경제력입다. 셋째, 미국의 통제 하에 있는 국제기구들과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미국적 가치로서 민주주의와 개인적 자유주의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들 중 미국의 시대를 받쳐온 첫번째 기둥으로 무너진 것은 군사력입니다. 그런데 9·11사태 이후,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개입은 알카에다와 빈-라덴의 근거지인 탈레반에 대해 <정당한 응징>을 행한 것으로 국제사회에 지지를 받았습니다,

- 그러나 뒤이어 2003년 봄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국제여론을 악화시켰고, 서투른 점령정책과 십수 년에 걸친 게릴라들과의 맥없는 전투는 베트남 전쟁을 연상시키면서 수렁에 빠졌습니다. 2008년까지 미국이 이라크에 잔류하면서 보여준 온갖 혼란상은 미국의 위상을 규모와 능력 모든 면에서 심각하게 훼손시켰습니다.

- 첫 단추를 잘못 채운 이라크와 관타나모에서 자행된 고문과 제재는 문제를 크게 확대시켰고, 이에 더하여 국가안보와 테러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국내 감시 행위는 ‘미국은 위대하다’라는 경건한 믿음을 배반했습니다. 대의와 명분을 상실한 미국은 더 이상 세계 패권 국가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도청하다가 발각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민주주의에 위반된 행위를 자행하면서, 미국의 권위가 떨어지도록 자초를 한 것입니다.

- 특히 미국은 군사적으로는 유럽과 갈등을 초래하면서 NATO를 뇌사상태에 빠지게 만들었고, 한국 등 동맹 국가들에게 미군의 주둔 부담을 전가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한국과도 그동안의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 폼페이오가 중심이 되어 “십자군 전쟁” 운운하며 철 지난 대중봉쇄전략으로 소위 QUAD동맹(quadrangle, 미국-일본- 호주- 인도의 4자 동맹)을 강화하려 하고, 당장의 이해와 압력으로 현재로서는 QUAD에 어쩔 수없이 참여하는 일본과 호주 그리고 인도 역시 상황이 급변하면 자신의 이해에 따라 언제라도 손을 털고 나올 것입니다.

- 반면에 러시아의 <극초음속 및 불규칙 궤적 미사일> 개발 성공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 MD 체계가 무력화되면서 일방적 군사 우위가 붕괴됐습니다. 중국 역시 둥펑(東風)으로 불리는 <초정밀의 현대적 중장거리 미사일>을 대대적으로 증강하고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의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제 더 이상의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우위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 (사회자)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보면, 과연 세계 제1의 패권 국가가 맞는가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미국이 이렇게 권위가 떨어지고, 위상이 추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달러라는 기축통화와 금융체계의 우위와 더불어 ICT 분야에서 아직은 세계적 우위를 차지하고 왔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특히 양적완화라는 이름의 달러화 무제한 찍어내기(남발)와 미국경제의 부정적 전망으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습니다.

- 지난 80~90년 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ICT 기술을 거대한 기업들이 독점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면서 미국의 산업생산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극심한 양극화와 궁립화를 초래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의 하나일 것입니다.

- 패권국가로서 미국이 쇄락의 과정에 들어선 책임을 트럼프와 팬데믹에게 돌릴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를 <역사적 순환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일 것 같습니다.

- ‘Ocean rises Empire Falls – 바닷물이 차오르면 제국은 붕괴한다’라는 서양의 속담을 예를 들어, 변화의 과정과 상황에 자신의 조건을 적응해가며 재조정과 타협을 통해 극복해갈 것을 조언합니다.

- 하지만 트럼프의 패착은 그러나 상황의 변화와 실재의 조건을 무시한 채, 일방주의, 예외주의,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기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깡패 국가의 면모를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미국의 패권의 조락(凋落)을 재촉한 점에 있을 것입니다.

- 트럼프는 이러한 국내적 위기에 대한 돌파구로 중국을 희생양을 삼아 국제관례를 무시한 관세 및 입국 정책을 시행하고, 화웨이, TikTok 그리고 WeChat의 경우에서 보듯이 중국의 미래 산업군에 대해 무차별적인 공격과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 일시적으로 중국에게 어려움을 가해 단기적인 효과와 정치적인 이해를 취할 수는 모르겠지만, 이는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일부 전략 품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한 것과 동일한 선상의 꼼수적 조치로 결국 미국의 약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 이러한 미국의 사회적 상황이 정치적으로 반영되어 11월 대선에서 말로 안되는 혼란과 내전을 연상시키는 상황을 초래하는 등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고, 이런 혼란 자체가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키고, 국제적인 영향력을 감속시키게 될 것입니다. 

○ (사회자) 그럼 미국의 대중 경제 제재(制裁) 조치는 실효성이 있을까요?

- 사실 미국의 대중무역제재는 실효성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국경제에 있어 무역이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1.0% 수준이며, 미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15% 수준이어서, 승수효과를 제한 산술적 계산으로는 대중무역 압박이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0.15%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됩니다.

- 실제로 중요한 것은 미래전략산업을 누가 주도하고 선점하는 것에 달려 있고,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반도체를 포함 ICT 분야 등 첨단산업에 단기적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중국 당국은 미래기술산업에 1.4조 달러 이상을 투입하면서 조만간에 독자적인 자급체계를 갖출 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AI, 로봇, 양자컴퓨터, 신세대 반도체, 디지털 화폐(eRMB) 분야 등 핵심기술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이렇게 되면, 트럼프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정치적 대결 구도가 지속되는 한 미중 양국 간의 명암은 분명합니다. <미국의 완패!>로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게다가 팬데믹의 타격으로 미국은 국력이 쇠진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지도 국가적 위상이 여지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적으로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수천 만 명이 생계의 위기에 내몰리면서 내란 혹은 내전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반면에 중국은 3사 분기의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4.9%를 시현(示現)함으로써 코로나 이전의 성장률 6.0%에 거의 근접하는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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