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인의 생활실험5] 맞돌봄, 맞살림 교육과정 들어보세요!
건강가정진흥원의 온라인 교육
2021-06-22
건강가정진흥원에는  "맞돌봄, 맞살림"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많은 매스컴에서 홍보를 하고 있기도 하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 맞살림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만큼, 과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냉큼 건강가정진흥원 사이트에 접속, 맞돌봄, 맞살림 과정을 열어본다. 대국민(!) 교육이기 때문에 휴대폰 인증만 하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는 사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맞살림 파트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한다.


▲ 건강가정진흥원 사이트 https://www.ffsb.kr/education/onlineEducationRqn.do

맞살림은 맞벌이와 반대(?)되는 지점에 있는 개념이다. 학계를 비롯해 여러 현장에서는 2019년부터 관련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것 같다. 


▲ 송다영 교수 “맞벌이에서 맞돌봄, 맞살림 공존하는 사회 돼야”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62100

교육내용은 "몇주동안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면?" "몇 주동안 빨래를 하지 않는다면?" 이라는 질문으로 도입부를 연다. 그리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가사노동(살림)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자잘하고, 월급도 받지 않고, 해도 티 안나는 가사노동이 지닌 특징 때문에 가치절하되어 왔지만, 실상 가정+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활동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혼 초기에 아무 가사분담을 하지 않다가 막상 아이가 생기니 어마어마한 가사일이 늘어나게 되어 그때부터 갈등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다고 하는 남편이 "여보 그거 어딨어?" "이거 어디다 놔?" 하는 식으로 계속 부인을 불러대니... 왜 처음부터 가사분담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나!! 하며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화였다. ?비록 만화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확실히 현실감이 있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신혼부부일땐, 살림이 뭐... 그냥 잼있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 나만의 무언가를 갖는다는게 나도 참 좋았으니까. 그래서 신랑에게는 청소만 허락(!)하고 많은걸 내가 주도적으로 했던것 같다(생각해보면... 집에서... 보쌈고기 삶고... 청국장도 띄우고.... 두부도 만들어먹었던 기억들..-_-).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내 몸이 피곤해지면서 한차례 폭풍 갈등을 한번 겪고난 뒤, 좀 더 신랑에게 많은 것들을 이양(!)했던 것 같다. 지금은 밥짓는 것과 육아의 상당부분을 내가 맡고, 나머지는 신랑이 하는 상황(쓰레기. 청소. 빨래. 설거지....)이다. 인간의 생애주기에 있어 "출산과 육아"는 정말 중요하고 결정적인 전환점임을 여기서 또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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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맞살림 TIP>

?1. 수습기간을 만들어 경험해보기

: 집안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반적인 구조 익히기.

: 같이 하고, 헤매고, 익혀가기

경험을 해본 사람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래도 매우 다르다고 설명하며 일단 모든 살림을 한번씩 경험해보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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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무분석 해보기

: 나의 소요시간 vs 배우자의 소요시간

: 적성과 흥미에 따라 담당을 달리 할 수 있음.

집안일이라는 것이 "설거지"가 하나의 과업인것 같아도 사실 (설거지 + 물기말리기 + 그릇정리 + 싱크대와 가스렌지 정리 및 청소)까지 연결되어 있는 과업이고, "빨래"라고 단순하게 생각해도 실상은 (세탁물 분류 + 속옷 세탁망에 넣기 + 세제넣기 + 세탁기 구동 + 널어말리기 + 접기 + 정리하기)까지 이어지는 상당한 과업이기때문에, 각 집안일의 직무(!)를 분석해보고 각자의 적성이나 흥미에 맞는 과업을 담당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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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준 정하기

: 완벽하기보다는 편안한 집 만들기 위한 기준이 필요함 (ex.더러움의 기준;;)

: 규칙을 간단히 만들어야 집안일이 쉬워짐.

교육내용에도 나오지만 보통은 여성인 경우 기준이 더 높아서 (남자들은 대충 이정도면 되었다 생각하지만, 여자 눈엔 더러워보인다거나...) 기준이 높은 사람이 집안일을 좀 더 주도적으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신랑이 훨씬 깔끔한 편인데.... 그래서 "당신의 기준과 의지대로 하세요~"하며 많은 부분을 자연스럽게 이양했다. 가령, 침대와 소파를 다 들어내고 밑에까지 청소를 한다거나... 매일같이 청소기를 돌린다거나.... 하루에 한번씩 빨래를 한다거나... 특히, 내가 접어놓은 수건을 다시 다... 펴서 새롭게 자기 방식으로 접는 그를 보며.. 그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걍 모든걸 놔버렸더다 (개인적으로 난 참 좋으나;; 가끔 안쓰러울때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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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불필요한 살림을 줄이기

: 미니멀, 살림이 줄어들면 집안일이 쉬워짐. 미니멀 = 진리

 

?5. 아이를 정리에 참여시키기

: 놀이를 제안하듯, 어릴때부터 집안일을 함께 하도록 훈련(!)

: 청소타임을 설정해 제한된 시간안에 집안일을 하기 (한정된 시간에 일을 수행하면 우선순위가 더 명확히 보임)

: 가족대화시간 만들기 (토요일에 뭐할까, 다음주 청소는 어떻게 할까... )

미처 아이를 Join 시킬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요거 하나 얻어가는 것 같다. 아빠가 청소하면 시끄러워서 장난감 노는게 불편하다고 싫어하는데 직접 참여시키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독려해서 아이들 생활습관도 잡고, 인적자원(!)도 잘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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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맞살림에 대해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의식의 각성을 해주고, 소소한 팁도 알려주는 의미있는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들이 추가적으로 더 제시되고, 관련 교육들도 많아지면 좋겠다.

오혜인 기자 dazu3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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