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무레크 SEEG(SEEG Mureck eGen),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에너지자립마을의 사회적기업 20191104
‘무어강 국경 마을’이라는 평범한 이름의 ‘무레크’가 평범하지 않은 이유
박동완 대기자
2024-04-11 오후 4:00:00


□ 연수내용

◇ ‘무어강 국경 마을’이라는 평범한 이름의 ‘무레크’가 평범하지 않은 이유

○ 오스트리아의 늦가을 비를 맞으며 연수단은 두 번째 목적지 무레크시에 도착하였다. 슈타이어마르크(시트리아) 주에 위치한 무레크는 슬로베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무레크라는 지명은 Mur 강과 국경(독일어 고어: ecke)의 합성어로 무어강이 흐리는 국경 마을이라는 뜻이다.


▲ 슈타이어마르크 주 무레크[출처=브레인파크]


○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고작 1,700여 명의 주민들이 사는 작은 농촌 마을에서 명성이 자자한 ‘신재생에너지 사총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한참이나 뒤처져 있는 자국의 현실을 떠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느끼게 된다. 미래산업이라 불리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농촌 지역 개발과 지자체 자립, 환경문제라는 난제를 단칼에 해결한 비법을 배워 우리나라와 간격을 메우는데 작을지라도 의미 있는 힘을 보태보자는 게 우리 연수단의 바람이었다.

○ 1980년대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두 사건의 여파는 무레크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로 오일쇼크와 곡물가격 폭락이다.

1989년 주민은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을에서 남아도는 농산물을 에너지로 바꾸고 더이상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30년이 지난 오늘날 무레크는 에너지 자립에 성공했음은 물론 세어나가는 재정을 주민생활과 신규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여 지역 경제발전을 이룩한 지방자치의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

◇ 마을 주민과 환경을 지키는 미래 산업 사총사

○ 무레크 마을에는 지역민이 설립한 에너지 기업이 4개 있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 ‘SEEG(SEEG Mureck)’, 마을 지역난방 기업 ‘나베르메(Nahwärme Mureck)’, 가축 분뇨로 전기를 생산하는 ‘외코스트롬(Ökostrom Mureck)’, 태양광 에너지 기업 ‘세바(Seba Mureck)’이다.

에너지기업 사총사가 마을 전체의 난방과 전기, 수송에너지를 책임지는 영웅이다. 이들은 수자원, 뉴스, 기술연구, 관광, 홍보 등 무레크시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 사총사가 탄생한 과정은 절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자연에서 나온 원료로 환경에 부담 없이 인간이 사용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순환경제를 선언한 이후 싸워야 할 대상이 있었다.

화석연료 수입업체와 기존 전기회사,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식품회사가 주민들의 에너지 자립 결정을 방해하는 치열한 로비전을 펼쳤다. 길거리 시위도 벌어졌다.

○ 이번 연수에서 견학을 안내해 준 칼 토트씨는 사총사 기업의 창립자로 사총사의 아버지격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지키는 사람은 원자력 발전소를 끄게 됩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순환은 막다른 골목길에 몰릴 수밖에 없고, 세상을 더욱 위기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디지털화로 치달아 가는 세계는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이 무레크를 견학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무레크는 몇 년이 지나도 계속 아이들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이할 것입니다. 무레크시는 유럽에서 가장 밝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에너지로 무레크시도 살리고 주민도 보호할 것입니다.”

○ 마을 주민 1인당 연간 에너지 사용료는 1,500유로(약 230만 원)이다. 1990년 이전에는 이 돈을 고스란히 석유와 천연가스 구입에 사용했다.

지금은 주민들이 투자한 에너지 회사에서 낮은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받고 이 돈을 지역 내에서 순환시킨다. 무레크 에너지 거리에 위치한 네 기업은 해마다 1,100만 유로(한화로 약 170억원)의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난방 부문에서만 석유 1,500만 리터를 대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이 4대 에너지 회사가 생산하는 에너지는 태양광 생산전력 3,000㎿를 포함, 연간 약 15만 2,000㎿에 이른다. 마을 에너지 자립률이 170%에 달하여 남는 전력은 오스트리아 전력공사 등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바이오디젤의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발생량은 일반 경유의 절반 수준이다. 전력 2,500㎾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는 연간 6만 톤인데 이를 저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만일 마을이 계속 석유를 소비했다면 그 필요량은 연간 20,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57,000톤의 이산화탄소 분량이다.

◇ 자동차도 채소와 꽃을 먹고 달린다, ‘SEEG Mureck’

○ 1989년 유채씨유를 착즙하여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510명의 농부들이 조직한 협동조합 형태였다. 조합원들은 유채꽃 공급량에 비례하여 바이오디젤과 생산 부산물(유채 케이크)를 나눠 갖는다. 유채씨, 폐식용류 등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연료를 생산하는 회사가 사총사 중 하나인 ‘SEEG Mureck’이다.


▲ 무레크 시 유채꽃[출처=브레인파크]


○ 1993년 이후 그라츠대학과 기술 협력을 통해 Stringent PM 14 to 14 fuel quality의 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1994년 마을에 세계 최초 바이오디젤 주유소가 세워지면서 무레크 트럭과 트렉터, 자가용은 화석연료에서 해방되었다.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생산량이 충분해지고 역내를 넘어 주변 지자체에도 바이오디젤을 공급한다. 현재 70개 이상의 지자체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30㎞ 떨어진 그라츠시는 시영 버스 전체를 무라크에서 생산하는 바이오디젤로 운영한다. 바이오디젤 차량은 국경 넘어 헝가리, 슬로베니아까지 전파되었다.

◇ 지자체와 사회적기업 주민 협력의 상징, ‘에코서비스’

○ SEEG는 무레크시와 주변 그라츠시와 협력하여 폐식용류 공급망을 개발하였다. 시는 ‘From the frying fan into the tank’이라는 캠페인를 통해 가정과 식당, 기업에서 사용하고 버리는 식용유를 특수용기에 모으고 SEEG에 공급한다.

이 일을 위해 에코서비스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SEEG는 이렇게 공급된 유채와 폐식용유를 이용해 연간 1,000만 리터의 식물 연료와 바이오디젤을 만든다.

○ SEEG가 개발한 수거 시스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각 가정에 3~5L짜리 폐식용유 수거 용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시민들이 폐식용유를 모아 마을 공동 폐유 수거장에 내놓으면 에코서비스가 전량 수거해 SEEG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 폐목재로 난방열을 공급하는 ‘나베르메(Nahwärme Mureck)’

○ 1998년 근거리 지역난방 에너지 기업 ‘나베르메’가 설립되었다. 시 공동체 위원들은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바이오매스로 난방을 해결하는데 만장일치로 동의하였다. 나베르메는 현재 무레크의 모든 학교, 교회, 공공기관, 기업체와 총 285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한다.

○ 귀싱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바이오매스 난방 발전소 근경 14㎞의 모든 도로에 파이프를 설치하여 온수를 운반하며, 파이프라인은 각 가정의 방열기와 보일러로 연결된다.

가정 또는 기업마다 사용하는 전략량과 사용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 연초에 정액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한 후 연말에 사용량을 정산하여 초과사용분은 추가로 요금을 지불하고 적게 사용한 만큼 쿠폰으로 돌려받는다.

○ 나베르메의 발전시설은 추워져야 가동이 시작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서 가동율이 낮아졌다. 물은 보통 80-90℃를 유지하고, 추워지면 100℃로 가열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열은 에너지 수요량의 40%를 차지하며, 연중 가동하고 있다. 통제실은 낮에는 1-2명 정도가 근무하고, 밤에는 자동으로 작동된다.

○ 주 연료는 우드칩이다. 농장과 목재를 사용하는 공장 폐목재를 우드칩으로 만들고 우드칩은 에너지가 된다. 열전환기를 통해 나베르메의 히팅 시스템으로 온수를 만드는 구조이다.

○ 질 좋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소각로에서 태운 재가 아래로 떨어지면 뒤쪽에 있는 조직 필터가 알갱이와 불순물을 거른다. 기본적으로 1㎥ 당 10㎎ 정도의 불순물이 발생한다.



※ 사진출처: http://www.nahwaermemureck.at/?Fotogalerie:Leitungsbau_2012

◇ 무레크 돼지는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외코스트롬(Ökostrom Mureck)’

○ 2004년에 설립된 외코스트롬은 축산 분뇨를 옥수숫대, 볏짚, 유채대 등 농업 부산물과 섞어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에너지자원의 10%는 축분, 65%는 바이오매스 부산물, 25%는 곡식알, 옥수수알이다.

○ 에너지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초록색 원통형 컨테이너이다. 에너지 관광명소가 된 무라크의 명물 중 하나이다.

녹색 소화조 안에서 혐기성 박테리아와 효모균에 의해 축분, 옥수숫대, 볏짚 등이 40℃ 환경에서 발효되어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찌꺼기는 재활용 퇴비로 사용한다.


▲ 바이오가스 혐기성 소화조[출처=브레인파크]


○ 바이오가스는 열병합발전소로 보내져 전기를 생산하는데, 연간 생산량은 약 8,400㎿ 수준이다. 이는 주민들이 1년 동안 사용하고도 남는 양이다.

◇ 태양광 에너지와 유기농 야채의 만남, ‘세바(Seba Mureck)’

○ 2008년 무레크 태양광 발전에 선구자, ÖkR Karl Totter씨는 세바 창립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였고 2010년 시의 승인을 받았다. 무한한 청정에너지인 태양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태양광 시설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8년 3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하였다. 2011년 이후 현재까지 250가구에 가정용 태양광 발전소를 공급하였다. 전 세계에 공평하게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는 세바 시스템은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

○ 태양광발전소는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 확장단계에서 1,050kWp 용량 개방형 공간을 개발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950kWp 용량 온실에 지붕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한다. 세 번째 단계는 확장 단계로 500kWp급 지붕 패널을 설치한다.

○ 12,400㎡ 온실로 조성된 태양광 발전시설에는 유기농 채소를 키운다. 샐러드 채소와 과일, 꽃, 관목, 약초 등 작물경작을 통해 농가소득을 창출한다. 전기도 생산하고 농경도 하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래쪽에는 물을 뿌리는 호스가 있고 위쪽에도 물을 정교하게 뿌려주는 시스템이 있어 농사에 이용한다.

바이오가스 시설에 설치된 물탱크에 1,000㎥의 물을 비축할 수 있어 화재 시 소화 용수로도 사용한다. 농장을 소유한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시설과 유기농 야채를 생산으로 전환하였다. 태양광발전 에너지 온실과 유기농 야채 마케팅을 연계하여 지역 경제와 기후변화에 기여한다.



※사진출처:http://www.sebamureck.at/?Fotogalerie

※온실경작사진출처:http://www.riebenbauer.at/eng/Projects/Photovoltaic/Communal-solar-energy-system-SEBA-Mureck 

□ 질의응답

가까운 조합원의 집은 100도의 물이 들어가고, 가장 멀리 있는 조합원의 집에는 더 낮은 온도의 물이 들어갈 텐데, 각자 집에 있는 열 교환기에서 온도를 다시 올려서 공급하는지.

"지금 예를 들어서 80도이다. 보통 겨울에는 90-100도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는 70-75도의 온수가 간다. 집 자체에서 열 교환기를 통해 더 뜨겁게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전혀 문제 없다. 각 집에 필요한 정도의 온수가 간다. 연결되는 집이 더 많아지면서 추가로 케파를 올리고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등 계속해서 보완한다."

집을 보니까 창문, 벽이 모두 단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집을 신축할 때 조합이나 정부에서 지원하는지.

"그건 에너지 절약형 집이다. 기존 건물을 보수할 때, 건물을 신축할 때 시가 아니라 도에서 지원한다. 32년 전에 시작할 때는 에너지 절약형 집이 없었다. 지금은 제로 에너지 집이라고도 한다.

집 자체 태양광 패널이 있으면 에너지를 끌어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축할 때 지역난방이 없어도 된다. 자체 태양광 시설이 있거나 지열을 끌어올려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 바이오 디젤 차를 타고 다니는지.

"맨 처음엔 트랙터로 시작해서 역에서 내일 가실 그라츠 대중교통공사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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