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혁신을 위한 풀뿌리 마을대학 운동
21세기 마을대학을 위하여
김영철 (마을대학협동조합 이사장)
2024-01-15
한국사회 혁신을 위한 풀뿌리 마을대학 운동

 


▲ 김영철 대표

김영철
(마을대학협동조합 이사장)

  

 

진보적인 교육감이 다수 당선된 이후지난 10년 동안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이 확대되고 있다이제 교육은 학교라는 제도의 울타리에만 갇히지 않고일상의 시·공간인 마을에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삶을 배우고 역량을 기르는 마을교육공동체운동으로 교육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이미 전국적으로 교육청-기초지방자치단체-시민들이 협력하여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마을교육공동체를 조성하는 혁신교육지구사업이 전개되고 있다전국의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무려 191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이에 함께하고 있다.

 

마을이 배움의 주제가 되고마을 사람들과 기관들이 학교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고아동·청소년들이 마을의 구성원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상호 소통하고협력하고 연대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적 역량을 기르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한 단계 높여 새롭게 전개할 마을대학운동이 함께 일어나고 있다.

 

 

풀뿌리에서 시작하는 마을대학운동

 

작년 10월에 <마을대학 협동조합>이 창립되었다마을대학은 아동·청소년 교육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전개해 나가자는 것이다마을대학은 국가와 시장이 배제해왔던 마을과 지역에 기초한 지식사람과 사람 사이의 지혜에 중심을 두고 지난 시대의 가치있는 것들을 복원하고 또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 풀뿌리 운동이다각자가 살고 있는 곳에서 마을대학을 통해 삶과 지혜의 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90년대 말 광명 등 기초지자체로부터 시작된 평생학습은 성과도 있었지만지역사회의 자산으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밖으로는 제대로 된 민관거버넌스를 형성하지 못했고안으로는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에 접근하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때문에 평생학습도시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본격화한 지 4반세기가 되었지만제대로 된 평생학습의 지역모델은 나오지 않고 있다여전히 시민중심의 학습이 아니라행정 중심의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탓이 크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행정중심에서 벗어나 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고,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를 바탕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시민 주도의 혁신적인 평생학습공동체을 지향하는 마을대학을 통해 시민의 역량이 지역사회에 축적되고다른 지역에 파급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지역정당지역학시민의회 등 이전에 진행해보지 못한 혁신적인 사업과 내용을 통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현재까지 전국에 30여개 지역에서 마을대학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고실제로 17개 기초지역이 협동조합에 출자를 했다교육사업과 함께 지역특산물 공동구매를 통해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물적 기반을 구축하고지역내 선순환경제를 위한 모델구축도 준비하고 있다마을대학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 연대를 통해 시민평생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핵심은 좋은 시민을 많이 양성하지 못했다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토크빌의 말처럼결국 모든 문제는 시민들의 문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적극적으로 좋은 시민을 양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측면이 강한 국가와 정부가 문제지만좋은 정부를 만들고 국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시민들과 시민사회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풀뿌리부터 다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세 번의 민주개혁정부를 경험했지만시민들의 삶이 바뀌지 않는 것은 근본적인 변화없이 포장만 바꾸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지역에서부터 혁신적인 평생교육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상장의 과정을 통해 좋은 시민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다시 이를 전국적으로 연결하고 확산해야만 제대로 된 사회혁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뜻이 있는 지자체는 행정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인식하고평생학습의 주도권을 지역주민들에게 양도하고 지원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그래야만 학습의 성과물들이 지역사회에 축적되고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이다.

 

위기의 대한민국풀뿌리부터 시민과 함께 혁신을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위기에 대해 지역의 평생학습차원에서 공론장이 형성되도록 하고행정기관과 지방정부는 겸허하게 이를 경청해야 한다문재인 정부윤석열 정부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좌파와 우파진보와 보수의 시민들의 지역평생학습원 강당에 모여 차분하게 토론하며 미래의 대안을 찾는 모습을 우리는 시도할 수 없는가상대방대과의 토론없이 극좌극우 유투버들의 말만 듣다보니 사회는 점점 극단화되고 심지어는 정치테러와 같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모두의 파멸파국적인 상황만이 남겨질 것이다.

 

마을대학은 지역사회가 자체가 하나의 큰 학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한다지역사회만큼 좋은 대학이 어디에 있겠는가살고 있는 주민들은 한 사람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책이며공간은 그 자체가 학문과 실험의 대상이며수많은 지역사회 자원은 훌륭한 교보재다이런 지역사회를 놔두고엉뚱한 곳에서 교육과 학습을 찾았기에 지금의 한국 사회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뒤죽박죽 얽혀버린 한국사회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마을대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난 112일에 인천지역의 <부평마을대학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올해는 출자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지역기반 마을대학 협동조합의 설립이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다상반기에 3~5하반기에는 10개 이상 지역에서 마을대학협동조합이 설립되기를 기대해 본다지역사회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마을대학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고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maeulu.com)  참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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