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드 퀘벨(De Ceuvel), 폐선을 모아서 만든 산업공간_23
폐조선소 부지를 활용한 시민 주도 도시재생 사례
박동완 대기자
2024-03-21 오후 8:50:54
□ 드 퀘벨 : 폐선을 모아서 만든 산업공간


▲ 네덜란드 드 퀘벨(De Ceuvel) 로고.
   

▲ 드 퀘벨을 소개하는 표지판.


□ 기관소개

○ 민간기업들이 폐조선소 부지에 폐선을 모아 놓고 내부를 개조해 만든 복합시설을 만드는데 성공한 시민 주도적 도시재생 사례

○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해 공급하고, 남은 에너지를 사무실별로 거래하고 암호화폐로 전환해 공용 카페에서 사용

○ 오염된 토양과 오수는 정화 기능을 가진 특수 식물과 친환경 기술로 처리되고, 공용 카페와 화장실에서 수집된 소변은 카페 2층의 식물들을 키우는 데 사용

□ 연수내용

◇ 재활용 자원으로 만든 드 퀘벨의 시작

○ 연수단의 첫 번째 방문지는 드 퀘벨 였다. 연수단은 7월 6일 오전 11시에 도착했다. 우리 연수단의 담당자인 리사(Liza Vos)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 폐선을 활용한 드 퀘벨 건축에 직접 참여한 건축가 엠버(Amber)가 연수단을 안내했다. 엠버는 가장 먼저 건축 폐자재와 재활용 자원들을 활용해 지은 카페 건물을 소개해주며 오늘의 연수 일정을 안내했다.

○ 드 퀘벨이란 우리로 치면 "용가네"처럼 이 산업부지를 이용하던 이전 토지주 선박건조회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이전 선박건조회사 사장의 성이 퀘벨(Ceuvel)이며 회사 이름도 그 성을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 드 퀘벨은 민간기업들이 폐조선소 부지에 폐선 17척을 개조해 복합시설을 만드는 데 성공한 시민 주도적 도시재생 사례이다.

◇ 폐조선소 부지를 활용한 시민 주도 도시재생 사례

○ 2014년 문을 연 드 퀘벨은 민간기업들이 폐조선소 부지 1250m²에 폐선 17척을 모아 놓고 폐선 내부를 개조해 만든 사무실 등 복합시설을 만드는 데 성공한 시민 주도적 도시재생 사례이다.

○ 드 퀘벨 부지는 과거 북암스테르담 지역의 조선소였으나 2000년 조선소가 문을 닫았고 조선소 건물은 2002년 철거되었다.

○ 이후 2012년 정부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지역을 정화하고 창조적 작업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내걸고 10년간 380여 평을 무상 임대하고 20만5000유로를 지원한다는 조건을 발표하였다.

◇ 버려진 배 위에 지어진 선상 사무실

○ 건축회사 스페이스앤매터와 친환경기술 경영컨설팅 업체인 메타볼릭이 버려진 배 위에 사무실을 꾸미는 ‘선상 사무실’ 아이디어로 도시재생에 도전했으며 입찰에 참여해 10년 임대 계약을 따냈다.

○ 2023년이 10년 임대 계약의 마지막 해로 투자한 시설들에 대한 가치를 보존하고자 힘을 모아서 노력 중이다. 현재 어떻게 개발할지 논의를 마친 상황이다. 주요 계획은 드 퀘벨 부지 주변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큰 빌딩을 세우는 것이다.

○ 부지 개발을 시작했을 때, 지속가능성·재활용·자원 보존·토양정화와 예술가들의 참여·공동체 의식 강화로 이어지는 것이 목표였다. 미래위원회에 위원으로 등록된 엠버는 새로운 빌딩에 드 퀘벨의 목표가 그대로 이어지는지 심사할 예정이다.

○ 건축가, 조경사, 지속가능성 전문가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팀은 기존의 낡고 버려진 공간을 신생 기업·예술가·기업가를 위한 창의적이고 기능적인 작업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 드 퀘벨의 프로젝트는 순환 경제와 도시 재개발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조선소를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작업 공간, 문화공간, 카페 등으로 활용되는 복합 공간


▲ 드 퀘벨 내의 카페는 건축 폐자재와 재활용 자원들을 활용해 지었다.

○ 드 퀘벨은 작업 공간, 문화공간, 지속가능한 카페, 임대 공간, 수상 B&B(Bed and Breakfast)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카페는 건축 폐자재와 재활용 자원들을 활용해 지어졌다.

○ 드 퀘벨 카페에서 파는 음식들은 모두 지역 생산자들이 만든 직거래 재료들과 환경친화적인 유기농 재료를 활용해 만들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드 퀘벨에서는 지역 맥주 축제, 문화행사, 환경 관련 행사 등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환경 행사들이 열리기도 한다.

○ 드 퀘벨에서는 폐선 한 대 당 컨테이너 하나를 올려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있는데, 스튜디오 하나 당 월세는 약 120만원이다.

스튜디오를 5~6개의 공간으로 나눠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에 입주한 예술가나 업체들은 20~30만원 대로 저렴한 월세를 부담하고 있다.

◇ 창업 보조금과 은행 대출로 프로젝트 자금 조달

 드 퀘벨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은 25만 유로의 창업 보조금과 20만 유로의 은행 대출을 통해 조달되었다.

 창업 보조금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공간 조성에 지원하는 ‘창조산업 공간’이라는 보조금을 활용했다. 또한 네덜란드 예술가 협회 차원에서 예술가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임대료를 보조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은행대출은 지속가능한 사업을 지원하는 트리오도스 은행(Triodos Bank)으로부터 받았고, 자원봉사자와 개발 파트너도 직접 작업에 참여해 인건비를 아끼며 투자 비용을 줄였다.

 프로젝트 팀이 직접 공간 보수

 연수단을 안내한 엠버는 드 퀘벨의 건물들이 낡아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값싼 가격에 판매된 폐선 위에 컨테이너를 올려 지어진 것이라고 소개하며 “구매한 폐선은 크레인으로 옮기는 운송 비용이 뱃값보다 더 비쌌을 정도로 저렴했다” 고 전했다.

 배를 개보수하는 것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직접 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신축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축 활동에 붙는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공간을 보수 과정에는 초기부터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프로젝트팀의 공간에 대한 애착과 팀원들 간의 공동체 의식이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임대기간 종료 후 계획

 프로젝트팀이 노력과 애정을 쏟은 공간의 임대 기간이 올해인 2023년에 끝나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이 시설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친화적 시스템, 예술가들의 참여와 공동체 의식이라는 드 퀘벨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년간의 임대 기간이 만료된 후 이 부지에는 자전거도로와 건물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건물을 건설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시가 부지를 공모하고 다양한 시행사들이 경쟁 입찰에 참여하게 되는데 프로젝트팀의 일부 인원은 시행사와 협력해 드 퀘벨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개발안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연수단을 안내한 엠버는 드 퀘벨이 지향하는 가치가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도 이어지는지 심사하는 역할을 하는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다. 새로 지어질 건물에서 재생에너지를 쓰고 순환자원을 활용하는지 등을 감시할 예정이다.

 오염물질 정화하는 친환경 조경


▲ 드 퀘벨의 정화공원은 토양의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식물들을 선별해 조성되었다.

 드 퀘벨의 디자인은 많은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과거 조선소에서 발생한 물질들로 오염된 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 퀘벨에 심어진 식물들은 단순히 조경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화공원’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드 퀘벨의 정화공원은 토양의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식물들을 선별해 조성되었다.

 공원 조성을 위해 위해서 델파(Delfa)라고 하는 조경 전문 사무소가 참여했고 조경 설계에 있어서 그리고 데프트와 베기에 있는 대학들과도 협력했다.

 드 퀘벨의 조경부분을 전문 회사인 델파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땅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거나 땅에 남겨진 금속을 흡수하기 위해 잔디, 파이어, 디기탈리스, 검은 버드나무 및 동부 미루나무를 드 퀘벨에 도입했다고 한다.

 정원에 심어진 식물들은 3가지 기능을 하는데, 첫 번째는 ‘토양 안정화’로, 식물들이 지표면을 안정화시킴으로써 중금속이 빗물에 쓸려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는 ‘추출’로 식물들이 토양 속의 중금속을 빨아들여서 이 식물들을 태우거나 베어버릴 때 중금속도 함께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분해’인데 토양에 남아있는 중금속 오염물질들을 식물 뿌리가 분해한다. 엠버는 "저는 우리가 심은 식물들이 토양을 정화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단순히 땅을 재생하고 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환경에 해를 가했던 것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봅니다.”라며 드 퀘벨의 가치를 다시 한번 전했다.

 10년 전에 비해 토양 산성화 70% 이상 복구

 드 퀘벨에서는 방사선 측정 기구를 보유하고 있어 특정 구역에서 측정 지점을 고정시켜 놓고 정기적으로 오염도 측정을 하고 있다.

 측정 지표는 토양의 깊이별로 다르고, 이러한 샘플을 취합해 측정값을 입력하면 10년에 걸쳐서 화학 성분별로 오염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토양의 산성화는 70% 이상 복구되었으며 중금속은 분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복구가 어렵지만 계속해서 중금속 분해를 위한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드 퀘벨을 친환경 공간으로 남기기 위한 노력

 드 퀘벨의 프로젝트팀은 토양정화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임대기간 만료 후에도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암스테르담시는 드 퀘벨 구역의 개발안을 구상하고 있는데, 개발을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라는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따라서 시에서도 이 지역의 토양 오염도를 계측하는데 프로젝트팀에서는 이미 토양 오염을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 지도를 근거로 시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시는 자체적으로 수행한 환경영향평가 조사와 프로젝트팀에서 제시한 의견을 취합해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게 된다.

 엠버는 암스테르담시에 필지를 큰 단위로 한꺼번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위로 구분해서 작은 규모의 다양한 건물들이 들어설 수 있는 개발안을 제안하고 있다.

 개발지역을 작은 건물들로 구성하게 되면 건물들 사이로 작은 도로들이 생기면서 조경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부 구역에서는 식물들이 오염된 땅을 계속 정화할 수 있도록 남겨두고 프로젝트 팀이 진행해온 정화공원 실험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엠버는 “이 공간이 생태적으로 재생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포용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안내를 이어갔다.

 드 퀘벨은 자전거 도로를 통해 반대 구역과 이어질 예정이다. 공간이 연결되면 일상적으로 이 공간을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더 개방적이고 공공성을 지닌 공간이 될 것이다.

 바이오 필터 시스템과 자체 정화 시스템 운영

 드 퀘벨의 지붕에는 태양열 패널이 설치되어 있고, 주방과 화장실에서 나오는 폐수를 정화하기 위해 바이오 필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각 보트에는 퇴비화 변기가 장착되어 도시 하수 시스템과는 독립적으로 자체 정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드 퀘벨의 프로젝트팀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구역의 토양을 훼손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따라서 상하수도 관을 지하로 설치할 수 없어서 친환경 시스템과 자연 정화법으로 하수시설을 대체하고 있다.

 친환경 필터는 모래와 자갈, 박테리아를 층으로 겹겹이 쌓으면 오물이 분해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공용 화장실에서 수집된 소변은 친환경 필터를 통해 정화되어 카페 2층의 식물들을 키우는 데 사용한다.

 이처럼 드 퀘벨에서는 정화 시설과 하수시설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 분해가 가능한 비누만 사용하거나, 대변을 퇴비로 만드는 시설을 방법 등을 활용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자급자족 시스템

 드 퀘벨에서는 태양열 패널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중 창문을 설치해 단열효과를 높이고 있다.

 난방 또한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난방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 회사인 푸지에서 만든 특수한 필터를 사용해 환기를 할 때도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빗물을 정화해서 식수로 활용하기도 했었는데, 네덜란드의 수도법이 엄격해지면서 빗물을 식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충족하는 정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정화된 빗물을 식물에게 물 주는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지만 정화된 빗물은 식수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수질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드 퀘벨은 높은 수준으로 드 퀘벨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자원을 자급자족하며,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고 있었다.

 17개 폐선 중 입주 기업사례

 도시 인테리어 디자인(Urban Interior Design)


▲ 도시 인테리어 디자인(Urban Interior Design) 로고.

 드 퀘벨에 입주한 기업인 도시 인테리어 디자인은 야외 가구와 공공 공간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포함하는 도시영역을 위한 디자인 컨셉을 제시하는 회사이다.

 최초로 드 퀘벨을 기획할 당시 일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 함께하였으며 과거와 현재의 발전이 기대되어 입주해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건축 디자이너인 마르셀 반 위즈(Marcel van Wees)는 소매 디자인과 공공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20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재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운하에 가라앉아 있는 배나 체인과 밧줄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배를 발견하여 의미있는 가구로 만드는 것이다. 운하를 따라 있는 도시 가구와 암스테르담의 변형된 부두로서의 새로운 삶을 주고 있다.

 김 필름(KIM FILMS)


▲ 킴 필름(KIM FILMS) 로고.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킴 반 하스터(Kim van Haaster)가 설립한 곳으로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 외에도 홍보, 정보제공 및 교육 목적의 단편 영화, 비디오 제작 및 편집도 담당하고 있다.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비디오 워크숍을 열고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접근이 더 쉽도록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프 프로덕션(IF Productions)


▲ 이프 프로덕션(IF Productions) 로고.

 이프프로덕션의 대표인 쌍둥이 자매 일세(Ilse)와 펨케(Femke van Velzen)은 어릴 때부터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지역 사회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일세와 펨케는 수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일하면서 강간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부패한 사법제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 결과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제작을 하게 되었으며 ‘남수단에 관한 잊혀지지 않는 역사(A Haunting History)’rk 황금 송아지상 2번째 후보로 선정되었다.

 이프프로덕션의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 페스티벌과 영화관에서 상영했으며 모바일 시네마 임팩트 캠페인을 통해 다시 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파랑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관련 기사
Special Report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