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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주요국 영국‧독일‧프랑스 및 유럽연합(EU)의 국기 [출처=CIA][유럽] 유럽연합(EU),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화상회의 앱 팀즈 키워팔기’와 오픈 AI 투자 반독점법 위반 잠정 결론, 팀즈와 소프트웨어 앱 묶어 판매한 행위는 엄연한 경쟁 제한*MS, 시정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과장금 물 수 있어… 이에 MS 일부 제품군에 팀스 제외했으나 EU “반독점 우려 해소에 불충분하다”[영국]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 영국에 있는 2개의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공장 운영을 중단할 계획…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이 합작한 스텔란티스는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닷지, 오펠, 복스홀, 마세라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모기업*마리아 그라치아 다비노 스텔란티스 영국 CEO “영국 정부가 전기차(EV) 수요 진작을 위한 조치 취하지 않으면 영국 내 생산을 1년 이내에 중단할 수 있다”*스텔란티스, 英 엘즈미어포트 공장에서 전기 밴 제작 중이며 루턴 공장에서는 2025년부터 전기 밴 생산 예정이나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 영국 외 다른 생산지 검토할 것”*영국 정부, 당초 2030년까지 신형 휘발유차‧경유차 판매 금지하기로 목표했으나 5년 연기… 전기차 구매 비용이 여전히 너무 높아 소비자들 EV 전환에 시간 더 소요될 것으로 판단[영국] 英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Boots) CEO 세바스찬 제임스, 부츠 50억 파운드 매각 계획 중단되자 사임… 2018년부터 부츠 운영해온 제임스, 올 11월 CEO서 물러나 헬스케어 부문 맡기로*부츠 보유한 지주회사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WBA), 2년 만에 다시 부츠 매각과 주식 상장 보류… 2022년 당시 부츠 인수 후보 기업 부츠의 매각 희망가 70억 파운드 충족시키지 못해 매각 불발*175년 업력의 영국을 대표하는 드러그스토어 부츠, 2023년 영국 내 매장 650개 폐쇄 및 최대 1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 발표… 올 2월 기준 484개 매장 폐점하고 1900개 매장 남아[영국] 英 수련의 2만5000명 임금 35% 인상 요구하며 6월27일부터 파업 돌입… 2022년부터 의사 집단과 정부 임금 인상안 두고 갈등, 올 2월 5일간 파업 때 진료 예약 9만1000건 취소된 바 있어 의료 공백 우려*영국의사협회(BMA) “근 15년간 임금 사실상 25% 하락” 주장 vs 현 집권 보수당 정부 “2023년 의사 임금 최대 10.3% 인상됐다”… 차기 총리 유력 후보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만일 집권하더라고 의사들이 요구하는 35%까지 임금 인상할 계획은 없다”*올해로 의사 파업 11번째… 2022년부터 앞선 10차 의사 파업까지 140만 명의 외래환자들 진료 취소 및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의료계 혼란 최소화에 지출한 비용 17억 파운드(약 2조974억원)*영국 재정연구소(IFS) 2023년 말 공공 부문 실질 임금 2010년 대비 평균 2.5% 감소한 것으로 추정, 이 중 교사(10%↓)‧간호사(6.5%↓)‧의사(15%↓) 임금 감소폭 훨씬 커 6~15% 사이 추산… 반면 민간 부문 실질 임금은 4% 증가[독일] 獨 FTI투리스틱(FTI Touristik GmbH)의 지난달 파산 신청 후 소비자 및 자회사‧고객사도 줄줄이 파장… 유럽 3위 여행업체인 FTI투리스틱, 전 세계 40곳에서 운영하며 120개 지역의 여행 상품을 판매해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피해 우려*FTI그룹 중 FTI투리스틱이 올 6월3일 최초로 뮌헨 지방법원에 파산 신청함. 뒤이어 FTI투리스틱의 독일 자회사인 빅엑스트라(BigXtra Touristik GmbH)와 플라이트트레이딩(Flight Trading GmbH)도 파산- FTI의 호텔 전문업체 미팅포인트호텔매니지먼트(Meeting Point Hotelmanagement Holding GmbH)와 미팅포인트인터내셔널(Meeting Point International GmbH)는 6월24일 파산 신청- FTI의 스위스 법인 FTI Touristik AG와 BigXtra Touristik AG는 6월26일 파산 절차 개시 신청서 제출* 독일 FTI Touristik GmbH, 5vorFlug GmbH, BigXtra Touristik GmbH에서 여행상품을 예약한 FTI투리스틱 고객은 모두 취소해야 함… 단 패키지여행 예약자는 독일의 여행보장기금(DRSF)을 통해 보험이 적용되어 환불을 보장받을 수 있으나 개별여행(항공권, 호텔, 교통‧렌터카 등) 서비스는 보험 미적용 분야라 해당 고객의 피해가 예상됨*플라이트트레이딩은 독일 저가항공사 유로윙스(Eurowings)와 콘도르(Condor), 튀르키예-독일 합작 항공사 썬익스프레스(Sun Express) 3개 항공사와 전세 항공편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향후 재정적 피해 우려[독일] 폭스바겐(VW), 獨 작센주 츠비카우 공장 기간제 근로자 1000명 수개월 내 감원 예정 및 2025년말까지 인원 감축할 계획... 전기차에 대한 수요 여전히 약해 신규 주문 부진*2025년 계약 만료되는 기간제 근로자 계약 연장 여부, 향후 시장상황에 달려 있어… 츠비카우 공장 올 8월 중순부터 공장 3교대제 2교대로 축소할 예정[프랑스] 통계청(INSEE), 2023년 11월 시행된 인플레이션에 따라 2024년 재산세 3.9% 인상... 2023년 파리, 그르노블, 트루아 등 대도시는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재산세를 7.1% 부과[프랑스] 수소 에너지 선두업체 HDF 에너지(HDF Energy), 유럽연합(EU)으로부터 최대 1억7200만 유로의 지원금 받을 예정... EU는 에어버스, BMW, 미쉐린 등 유럽 7개국 소속의 11개 기업에 14억 유로의 에너지 관련 지원금 배분[이탈리아] 유틸리티 기업인 아이렌 그룹(Iren Group), 향후 7년 동안 2400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82억 유로를 투자해 2023년 대비 6억 유로의 매출을 확대할 방침[그리스] 재무부, 1~5월 재정 흑자 규모 24억 유로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2023년 소득세, 교통세 등이 기여... 1~5월 세금 부과의 정확성이 높아지며 부가가치세(VAT) 2억9600만 유로 및 3% 초과 ▲ 장은영 기자[출처=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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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아프리카 주요국 [출처=CIA] [아랍에미리트] 에너지인프라부(MOEI), 7월 휘발유 가격 6월 인하 후 2번째로 하향 조정... 7월1일부터 슈퍼 98 휘발유(Super 98 petrol) 가격 1리터당 2.99디르함으로 6월 3.14디르함 대비 인하[아랍에미리트] 국제신용기관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아랍에미리트 장기신용등급(IDR) AA-로 안정적으로 평가... 2024년 국내총생산(GDP) 3.1% 둔화 전망에도 2025년 4.9%로 회복할 것으로 판단[사우디아라비아] 독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 2022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천연가스회사인 사우디 아람코(Aramco) 석유 및 가스 보유 규모 예상치 2590억 배럴로 입증된 보유 규모 면에서 글로벌 1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이익 US$ 7162억 달러 창출[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거래소 모기업인 사우디 타다울 그룹 홀딩(Saudi Tadawul Group Holding), 두바이상업거래소(DME Holdings) 지분 32.6% 인수... 인수에 따라 DME에서 걸프상업거래소(GME)로 재브랜드할 계획[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 국제 자회사인 KPI(Kuwait Petroleum International), 이탈리아 연료기업인 폭스 페트롤리(Fox Petroli) 바이오연료 생산 자회사인 에코폭스(Ecofox) 지분 50% 인수 계약 체결... '에너지 전환 2050'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된 첫 번째 바이오연료 벤처 계약[나이지리아] 한국 전자제품 회사인 LG전자(LG Electronics), 나이지리아 내 2번째 트레이닝 센터인 B2B(Business to Business) 아카데미 개설... 국내 시장의 수요 충족과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무역 산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허브 시설로 확장 계획[나이지리아] 세정용품 회사인 PZ쿠손스 나이지리아(PZ Cussons Nigeria), 2024 회계연도 순손실 964억 나이라로 운영 손실은 1115억 나이라 기록... 2024 회계연도 매출 1522억 나이라로 전년 1140억 나이라 대비 33.5% 상승했음에도 환율 손실 1580억 나이라로 전년 대비 3090% 급증하며 운영 마진에 영향[남아공] 영국 컨설팅 기업인 크레스톤 글로벌(Kreston Global), 남아공 사업가의 66%가 해외 진출이 사업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 글로벌 평균 42%와 비교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며 선호하는 해외 진출지는 아프리카 이웃국(50%), 서유럽(47%), 북아메리카(43%), 북아시아(37%) 순으로 답변[케냐] 자동차산업협회(KMI), 1~5월 신규 자동차 판매 대수 4154대로 전년 동기 4803대 대비 13.51% 감소... 국내 신규 자동차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딜러 3곳의 신규 자동차 수요 하향세 기록[이집트] 정부, 여름 작물용 비료 수급을 목적으로 비료 공장 가동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시급... 6월 공개시장의 비료 가격 1톤(t)당 2만 파운드(US$ 416.57달러)로 전월 1만3000파운드(270.83달러) 대비 54%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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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서남아시아 주요국의 국기 [출처=CIA][싱가포르] 적십자(SRC), 전체 프로그램에서의 청년층 헌혈자 비율 현재 15%에서 2030년까지 25%로 상승 목표... 향후 아시아·태평양 청년 헌혈 마라톤과 봉사활동 등 프로그램 실시하며 적극 참여 도모[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 7월부터 창이공항그룹(CAG)과 셀레타르 공항의 고객 서비스 및 보안 수수료(PSSF) 25.9달러에서 41달러로 인상 발표... 이는 항공 허브 개발 자금으로 쓰이며 이외 항공세, 항공기 착륙·주차 비용 인상과 함께 항공기 조작자에게 최소 출발 비용 부과 도입[말레이시아] 중국 체리자동차의 상표 재쿠(Jaecoo), 550만 링깃 투자해 쿠알라룸푸르 글렌메리에 3S 대리점 개업... 향후 34곳을 추가로 설립해 오프로드 SUV 시장에서 고급 서비스 제공[필리핀] 개인 상해보험 푸르 라이프 UK(Pru Life UK), 연간 보험금의 5% 지급하는 가족 평생보호상품 푸르평생소득(PRULifetime Income) 출시... 200%의 보험 적용 범위 보장해 고객의 재정 불안 줄이려는 목적[베트남] 정부, 2024년 1분기 커피 수출량 60만 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지만 엘니뇨 현상으로 연간 커피 생산량은 감소 전망... 국제 커피가격의 상승으로 1분기 수출액은 US$ 1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증[베트남] 통계청(GSO), 2014년 1~6월 경제성장률 6.4%로 전년 동기 3.7%에서 대폭 확대... 산업생산은 7.5% 및 해외투자는 8.2% 각각 늘어나며 향후 경제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인도네시아] 정부,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 최대 200% 부과할 방침... 중국이 미국과 서유럽으로부터 수입 규제를 받으면 과잉 공급된 상품을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에 저렴하게 수출하며 국내 제조업체의 경쟁력 약화[인도] 세계은행(World Bank), 두 번째 저탄소 에너지 프로그램 개발정책 지원위해 녹색 금융 US$ 15억 달러 승인... 2023년 6월 녹색 수소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재생에너지 전달 관련해 녹색 금융 15억 달러 승인한 바 있으며 향후 민간 투자 늘리는 데 집중[인도]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전문기술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 우주 엑셀레이터:인도(Space Accelerator:India) 참여 스타트업 24곳 선발... 2023년 인도우주연구소(ISRO)와 인도 국가우주진흥인증센터(IN-SPACe)와 양해각서(MoU) 체결 결과로 최초의 국가 중심 프로그램[파키스탄] 세계은행(World Bank), 2023년 해외 거주 파키스탄인의 국내 송금액 US$ 2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5% 증가... 인도가 1200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으며 멕시코 660억 달러, 중국 500억 달러, 필리핀 390억 달러 등의 순으로 파키스탄은 5위[스리랑카] 인구통계국(The Census and Statistics), 6월 식품 가격의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1.7%로 전월 0.9%대비 대폭 상승... 중앙은행은 2024년 인플레이션이 5.0%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물가를 통제하라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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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아프리카 주요국 [출처=CIA] [아랍에미리트] 관공서인 아부다비문화관광부(DCT Abu Dhabi), 6월 푸자이라 관광유물부(Fujairah Tourism and Antiquities Department)와 관광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문화유산 및 역사 보호와 더불어 정보 교류와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국내외 관광객 대상의 마케팅 활동 협업 효과를 기대[사우디아라비아] 통계청(GASTAT), 4월 무역수지 414억1100만리얄(US$ 110억3000만 달러)로 전년 3월 304억4300만리얄(81억 달러) 대비 36% 증가... 국제무역 총 규모 1620억 리얄 중 상품수출은 1017억800만 리얄로 전체 무역의 63% 차지[카타르] 상공부(MOCI), 국내 무역업 개발과 투자 환경 구축을 목적으로 무역 관련 서비스 비용 최대 90%까지 인하 계획... 2030년 국내 개발전략 목표(Qatar National Vision 2030)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 지원으로 경제 성장 지지할 방침[바레인] 정보및e정부청(iGA Bahrain), 5월 국내산 비석유 제품 수출액 3억1600만 디나르(US$ 8억3830만 달러)로 전년 동월 3억6000만 디나르 대비 12% 감소... 국내산 제품 수출국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6400만디나르로 수출 비중의 20% 차지[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NGX), 1~5월 전체 거래량 2조3500억 나이라로 전년 동기 대비 115.40% 증가... 1~5월 국내 투자자 거래량은 1조7900억 나이라로 79.63% 점유했으며 해외 투자자 거래량은 4582억9000만 나이라로 20.37% 집계[나이지리아] 통신인공위성부(NIGCOMSAT), 인프라시설 및 통신기업인 인프라텔 아프리카(Infratel Africa)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농촌 지역의 통신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NIGCOMSAT 인공위성 플랫폼 수용 지역 100곳으로 확장 계획[남아공] 스위스 명품 손목시계 제조사인 롤렉스(Rolex), 2025년부터 남아공 지사에서 롤렉스 중고 제품 진품 인증(RCPO) 서비스 시작...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첫 번째로 시작하는 것으로 중고시장 가품으로부터 소비자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집트] 유엔 보조기관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2023년 이집트 해외직접투자(FDI) 유입 US$ 9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7% 감소... 2023년 FDI 유출 3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탄자니아] 축산수산부(Ministry of Livestock and Fisheries), 2023년 육류 수출량 1만4701.2톤(t)으로 2022년 1774.3t 대비 급증... 축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2024/2024 회계연도 축산 부문 정부 예산은 1120억 실링(US$ 4260만 달러)로 2021/2022 회계연도 321억 실링(1220만 달러) 대비 확장[보츠와나] 통계청(StatsBots), 1분기 국내총생산(GDP) 5.3%로 전년 대비 5.3% 축소... 다이아몬드 산업과 광업 및 채굴 산업의 실질 거래 가치가 46.8%와 24.8%로 각각 하락하며 1분기 GDP가 하향한 것으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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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숙 원광대학교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22대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계속 퇴행할지, 한걸음이라도 전진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미디어에서도 저마다 4.10 총선의 정치적 함의와 시대전환적 의미를 피력한다. 집권 중반의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일 수 밖에 없다.검찰 수장이 대한민국 최고권력을 잡은 후 우리는 그 권한이 얼마나 사유화될 수 있는지, 권력의 칼날이 어떻게 행사될 수 있는지를 목도하며, 입법 권력을 통해서라도 현 정권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갖게 되었다.그간 여러 희생과 고난을 감내하며 켜켜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근력이 얼마나 허약했는지, 이제 임계점을 넘어가버리기 전에, 더 많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것이다. 이제 그 때가 되었다. 욕망으로 점철된 정치로 갈 것인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익추구가 아닌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국민들은 진영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진정코 우리 공동체를 한 걸음 전진하게 해줄 정치인을 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권은 몇 해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말고는 직접 행사하는 정치적 주권이 사실상 없다.투표권 외에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권리도, 발의한 법률에 대해서 국민이 투표할 권리도, 공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허튼짓을 하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권리도 없지 않은가. “국민을 하늘같이 존중하고, 범같이 무서워하는” 정치인을 선출하자. 대한민국의 회복탄력성을 기대한다. 1. 안보와 외교! 대한민국이 불안하다 현 정권이 들어선 후, 하루하루가 우울한 뉴스로 장식되고 있다. 온갖 분야의 퇴행과 그로 인한 아우성이 도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가 해법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정권은 ‘입틀막’으로 대응하는데 급급하다.권력을 가진 소수의 섣부른 결정이나 독단으로 인해 국민 다수가 겪어야 할 고통의 크기는 비교 불가하다. 한반도 전쟁 발발 우려가 대표적이다. 물론 복잡한 국제적인 힘의 역학 구도가 맞물리는 사안이지만, 무엇보다도 연일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권력자들의 무모함이 위험천만하다.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합의한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북한도 사실상 그 합의를 파기하는데 이르렀고, 국지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자극은 그야말로 불필요하고 위험하다. 공멸로 가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 가자.출구 없는 압박은 파국으로 가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는 엄혹한 현실이 되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보복과 응징이 먼저가 아니다. 협상력이 아쉽다.먼저 평화와 화해를 위한 실력발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만보다 한반도에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니, 참으로 위험천만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그리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에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린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사회를 가라앉히고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관계, 외교가 불안하다. 이제 북한과 일본의 수교는 날을 잡아놓은 모양새다. 한-쿠바 수교로 인해 속도감이 붙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일본이 북한과 손을 잡는다면 북한의 방대한 지하자원 채굴권을 갖게 될 것이다.그간 한일 관계 복원을 핑계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해온 우리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패싱될 것이 예상된다.또한 미국 차기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북미 관계가 호전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패싱될 것 역시 확실해지지 않겠는가.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외교부 간에 선을 넘는 발언이 오가고 있다. 우리 국방 수장이 우크라이나 직접 군사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후 한러 외교관계도 충돌하게 되고,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편향되었다고 문제삼았다.러시아의 현대차 공장은 러시아 업체에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가 수반이나 장관의 말 한마디로 국익이 막대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 대통령이 반중외교를 공개 선언하면서 대중 수출은 급격히 줄고, 우리의 주 수출품목이던 반도체의 중국내 자급률은 무섭게 성장해서 연평균 3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2년 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중국과의 무역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미일 일변도 외교로 인해 우리 입지가 좁아지고, 결국 국익이 훼손될 일만 남은 것이다. 우리가 위임한 최고권력이 외교 마당에서 고립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2. 언론, 민생, 역사 왜곡! 대한민국이 아프다 언론은 또 어떤가? MB 정권 때부터 언론장악, 언론탄압 장본인으로 비판받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더니, 언론 분야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검찰 출신 대통령 선배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가족과 친지를 동원해서 현 정권을 비판했던 뉴스타파를 제거하기 위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사과 한마디 없다.그는 방심위를 사회적 해악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상식도, 염치도 무너진 세상이 되었다. 작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에 발표된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후퇴했다.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가 결정적이라고 한다. 과학 연구 분야에서 33년 만에 국가 R&D, 연구개발비를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래지향적 기초연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고, 미래 성장 동력을 꺾어버렸다는 평가로 우려가 깊다.태양광 대체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분야도 아우성이다. 부자 감세로 인해, 유리 지갑인 근로소득세는 늘었지만 세수는 바닥 나고, OECD 전망 경제성장률은 최하위권이다.게다가 물가는 천정부지다. 사과 한 개가 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과 가격 하나도 잡지 못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와중에 역사 왜곡까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이어 ‘건국전쟁’ 영화를 띄었다. 3.17의거와 4.19의거, 그리고 제주 4.3항쟁 피해자들의 응어리와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법살인한 죽산 조봉암 선생이 재평가되고 있지만, 국가보훈부에서는 아직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극명하게 대비되지 않은가? 3. 최후의 보루는 국민, 선거 혁명 ! 검찰(정권)은 온갖 권력과 요직을 독점하고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이제 선거를 통해 바꾸고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4.10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이 좌우되는 절대절명의 선택이 될 것이다.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채찍과 경고를 주어야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불안과 무서운 권력의 사유화를 걷어내기 위해서 투표장에 가야 한다.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날로 양산되는 갈등과 불신과 증오를 걷어내기 위해서 지혜롭고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과연 대한민국 각 분야, 정치에서 지성은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것인가. 국제정세는 급변하는데 숙의하고 공론해야 할 많은 국가적 의제들은 어디로 갔는가.권력의 사유화로 인해 절박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하고, 에너지와 시간을 과도하게 소모적인 데 보내야 하는 현실에 조바심마저 든다. 대중적 소구력 있는 사안 만을 염두에 둔 채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이제 우리 공동체 요소요소에서 필수적인 분야와 의제를 다루는 정책 대결을 보고 싶다. 다양하게 열린 선거 지형에서 연대하고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이제 헬조선을 깨고 나가도록 선거혁명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리셋해야 한다.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했다. 영화 『길 위의 김대중』에서 그는 눈물로 국민을 위로한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국민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했다. 선거로 혁명을 일으키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고 끝에 결정한 통합형 비례정당을 통한 준연동형으로 비례성에 따라 각 소수정당에도 원내로 진입할 기회를 줄 수 있어 반갑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타협과 양보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을 타파하겠다고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발족한 ‘개혁신당’은 무엇이 개혁인지 그 철학과 방향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조국신당도 소수의 정치 검찰로부터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출범하였고, 민주화와 공동체 미래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기대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중에서 ‘리셋코리아행동’의 출범은 주목할 만하다. 각 분야 정책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현 정부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황을 꼼꼼히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재정립하는 정책 컨텐츠, 선명한 아젠다가 있어 반갑다. 4. 부디 정치에 철학과 윤리를 기대한다. 소위 보수냐, 진보냐 하는 진영의 문제는 사실상 본질이 아니다. 자칫 이편도 저편도 잘 한 것이 없다는 양비론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영화 『한산』에서 일본군 포로가 고문을 당하다가 이 싸움의 의미는 뭐냐고 이순신에게 절규하듯 묻는다.이순신은 왜적이 침범해오니 싸운다고 하지 않았다. “이건 불의와 의의 싸움이다”라고 말한다. 선명하지 않은가. 양측의 싸움이 아닌 불의와 의의 싸움이라고 임진왜란을 규정한다. 불의에 저항하자. 독일의 사상가 막스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이라는 널빤지 둘을 겹쳐서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만약 이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거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이는 역사적 경험에 의해 증명된 사실이다.최소한 기본 규범이 무너지는 나라는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균형잡힌 사고와 절제된 주장은 정치의 영역에서 핵심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빠른 속도로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를 재건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인기영합 정치보다 제발 컨텐츠가 있는 정책으로 회귀하게 해달라. 정치인들은 공부를 하기 바란다.역사를 그리고 공동체의 윤리와 공공선을……. 『펠로폰네서스 전쟁사』를 곁에 끼고 쇼를 하기보다 그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이제 더 이상 막말로 상대방을 비난하여 얻는 반사이익으로 표를 얻으려 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멈춰 달라. 정치인은 연예인이 아니다. 허영심으로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욕구를 만족하는 정치를 할 것인가. ‘대의’라고 하는 에토스(ethos, 정신)를 살려 공동체에 헌신을 목표로 할 것인가.대중 영합 정치를 지적하는 말이다. 선거를 통해 세우려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어루만지고, 억울함을 해소해서 정의를 세우고 민생을 일으키는 일이다. 하루가 급하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4월 10일,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 강경숙은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본회의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윈회 위원을 지냈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집행위원, 국무총리실 장애인정책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겸 교육복지위원장, 위기청소년을 위한 ‘한국청소년포럼 나다’ 대표,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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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섭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다가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예전처럼 조금 덜 나쁜 사람이나 이름값을 보고 뽑던 선거, 그래서 선거후 배신을 밥 먹듯 당했던 예전의 선거를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날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유전자를 가진 대한민국 K-시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중세 봉건체제로 전락해버린 이 나라를 원상 복구시킬 위대한 선택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억압과 불평등의 전제왕정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공화정을 세운 프랑스 파리의 혁명 시민들이 ‘바스티유감옥’을 점령한 것과 같은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추락하는 국격, 하락하는 경제, 활기 잃은 사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룬 유일한 나라, K-방역과 한류문화 신드롬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나라였다.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엊그제까지 그런 나라였다고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만큼 국격이 추락하고 경제가 하락하고 전쟁 위험이 높아가고 생기를 잃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그 와중에도 마치 절대왕정국가의 군주와 귀족들처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권력과 자유를 향유하는 특권집단이 국가기관 기관 곳곳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이런 권력에 순응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그 권력에 도전하거나 특권적 제도를 바꾸려는 자는 피아(彼我)를 불문하고 철저히 색출, 척결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감시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그의 또 다른 소설 「동물농장」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자신들을 수탈하던 존스 농장의 주인을 쫒아내고 새로운 권력자가 된 돼지는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로 자신들만의 특권과 탐욕의 기반을 만들고 합리화 하였다. ◇ 정의(正義)가 제대로 정의(定義)되지 않는 사회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이는 선동과 구호로 다른 동물들을 속여 권력을 잡은 지도자 돼지가 자신들의 거대한 욕망추구를 합리화하려는 말일 뿐이다.소위 나라의 지도자들이라고 하는 권력자들이 쏟아내는 그런 언어유희들을 우리는 매일 눈 아프게 보고 귀 아프게 듣고 있다. 그들은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나 「동물농장」의 돼지들이 만든 특권적 질서를 ‘공정’이라고 부르고, 그런 체제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다.그들만이 누리는 무제한적 권력을 ‘자유’라고 정의하고, 그런 사회를 비판하는 자들을 ‘법치’라는 이름으로 응징한다. 그런 사회가 정의(正義)로운 사회라고 강변한다.공정, 상식, 자유, 법치, 정의라는 오래 전에 확립된 개념들조차 그들에 의해 왜곡된 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를 강요당하는 전근대적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 잦은 루머, 국가 공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 많은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과 비전이 무엇인지, 국가발전 전략은 무엇인지 정권 출범 2년이 지난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더구나 국가의 근간을 흔들만한 외교, 국방, 교육, 노동 정책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채 뜬금없이 제시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나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철회되기도 한다.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고 국가안보와 재난시스템이 마비될 위험이 따를 수도 있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격 실행되었다. 그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이 분분하다.국제적, 국내적으로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 취임도하기 전에 대통령실 이전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은 모르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루머들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그런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자료들이 유튜브나 신문지상에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왕(王)자가 쓰인 손바닥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이 결정적 심증을 갖게 만들었다.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루머가 국정수행과 관련하여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국정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불신과 리더십의 하락, 국정에 대한 국민적 기대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정책 사안들이 이런 불확실한 출처와 불투명한 정책결정과정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한두 가지 정책의 잘못이나 국정운영의 실패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국정의 방향과 전략내용, 의사결정 체계와 결정과정, 정책에 대한 책임 소재 등 국정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이 국민들 사이에 가득하다.윤석열 정부에 대한 이런 의혹과 불안의 정도는 국정수행 평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국정의 판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대한민국을 그야말로 리셋 해야 한다. ◇ 국정수행평가가 낮은 이유, 국정수행 체제가 전근대적이기 때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30%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취임 초반부터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국정수행 평가가 낮았던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다.특히 대통령 취임 초반에는 긍정 평가가 통상 60~70%를 보인다. 심지어 80%를 넘는 대통령도 있었다. 그게 정상이다. 한두 가지 정책을 잘못 입안했거나 국정수행 과정의 부실이 때문이라면 일시적으로 평가가 떨어지다가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국민들에게 인기는 없으나 반드시 해야 할 국가발전 비전을 담대하게 추진하다가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구조 개편이나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개발 억제나, 친환경적 생태 규제에 전력하고 있지도 않다. 그런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국가 재정을 축내면서까지 초대기업에 과감한 감세혜택을 주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범죄 집단처럼 대하고 있다. 비판적인 언론사들을 꼭 집어서 적대시하고, 시장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사설 교육기관이나 강사들을 악의 카르텔로 단정하기도 한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세력을 친 북한 공산주의자로 매도한다. 국민들을 끝없이 편 가른다. 그렇게 지지층의 결집을 통한 지지율 상승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음에도 결과는 이렇게 초라하다.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은 물론이고 지지했던 국민들 상당수조차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체제 전반에 깔려있는 비근대성이 근본적 원인이 아닐까 한다. 조금 과한 평가일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몇 가지 점에서 마치 공화정이 수립되기 전 중세 유럽의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이 이 정부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 민주공화국에서 전제왕정 체제로 회귀하고 있는가? 첫째, 주권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있던 전제군주와 같이,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사나 의혹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으며,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야당 국회의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심지어 입·틀·막으로 배제해버린다. 신년 연두 기자회견을 녹화 대담으로 대체하고, 형식적으로나마 몇 달간 시행하던 도어 스테핑도 사소한 이유를 들어 중단해버렸다.대통령의 저속어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대통령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와 사주에 대한 압수수색과 영장청구가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집권 여당보다 많은 지지를 받아 다수당이 된 야당 대표와는 단 한 차례의 공식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 모든 주권이 전제 군주에게 소속된 절대왕정 체제 하에서나 가능한 국정운영 방식이다. 둘째, 경제적, 정치적, 사법적 특권을 가진 소수의 신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 봉건 신분제 사회에는 세 가지 신분층이 있었다.그 중 1%의 인구를 차지하는 제1신분인 성직자와, 2%의 인구에 해당하는 제2신분인 왕족과 귀족이 상층부 특권층을 이루었다. 그들은 국가의 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납세의 의무는 면제받았다.국가 재정이 어려워지는 경우 그들의 땅을 빌어 농사를 짓는 제3신분의 평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을 받았다.따라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권 신분의 존재에 따른 불평등한 세제와 수탈적 국정운영은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 검찰, 중세 귀족처럼 정치·경제에 더해 사법적 특권까지 누려 중세 귀족들은 경제적, 정치적 특권에 더하여 사법적 특권까지 누렸다. 먼저, 귀족들은 일반 법정이 아닌 귀족들만의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이러한 사법제도는 귀족들에게 더 관대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높여주었으며 때로는 법의 엄격한 적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지 내에서 사법권을 직접 행사할 권한이 있었다.따라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법을 해석하여 집행하곤 하였다. 마지막으로, 귀족들은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 자체가 면제되었다.성직자나 귀족들의 사법적 특권은 이들 특권층의 불공정, 불법행위를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제3신분인 평민들에게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위협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부의 대물림에 따른 유사 신분계급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 제도에 의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제한 없이 행사하는 신분이 허용될 수는 없다.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찰이라는 특수한 신분은(물론 일부이기는 하지만) 어떤 권력에도 통제받지 않는 특수계급이 된 지 오래다.특별히, 특수부 출신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통령이 된 윤석열 정부에서는 정부기관과 산하기관, 심지어 정당의 요직까지 검찰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행정부, 입법부, 언론까지 통제하고 사법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최고 권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때로는 선택적 수사와 기소로 정치검찰의 역할을 자처하여 국민들의 불신과 원성을 사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특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수사하여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기도 한다.마치 중세시대 귀족들과 같이 사법처리 특권자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거리낌 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나아가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로 한 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수임한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나기도 한다.또한 이들을 고 연봉 비상임 자문역으로 두고 유사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기업이나 사업가들이 넘쳐난다. 전 현직 검찰이나 그 가족들은 어떤 경우에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였기에 벌어지는 불의한 병리적 현상들이다. 국민들, 특별히 정의롭고 열정 있는 젊은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 국회와 언론의 견제, 감시기능 사실상 무력화 시켜 마지막으로, 삼권분립이 헌법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형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의 절대왕정국가에서는 입법, 사법, 행정의 세 권력을 모두 전제 군주가 갖고 있었다.그러나 민주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삼권분립으로 국가권력의 분산과 상호견제를 통해 권력자의 국정 농단과 국민주권 침해의 위험을 막고 있다. 국민들의 자유와 평등과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증하려면 국가권력이 집중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입법부의 주요 기능의 하나인 행정부 견제와 감시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이 없던 전제 왕정 시대와 닮아 있다.여당 대표 선출에 대통령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국정 파트너인 야당의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도무지 권력행사 외에 국정운영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야당이 발의하여 통과시킨 민생관련 법안들을 그 필요성과 긴급성 여부와 관계없이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무산시키고 있다.대통령과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불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언론은 따져 묻지도 않는다. 제4부인 언론의 자유는 찾기 어렵다. 과거 어떤 대통령, 어떤 정부에서도 이렇게 대놓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킨 적이 없었다. 정부의 주요 개혁정책들은 국회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그런데 야당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것은 집권 5년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 정책들을 일체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모든 국가들이 치열하게 국익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이 때에 윤 정부가 5년 동안 현상유지만 하고 보낸다면 우리나라는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실제로 외교, 안보, 언론, 민생 등 거의 모든 국정 분야에서 퇴행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압수수색과 영장청구 남발로 비판언론을 길들이는 일이 계속된다면 국민주권주의와 민주공화국의 정체를 잃어버리고 후진국 체제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 4.10 총선,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는 출발점이 되야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려면 가장 먼저 검찰 ‘캐비넷’을 떠올리며 두려워해야 하는 공포 정치가 나라의 모든 활기를 잠식시키고 있다.전제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봉건적 구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며 민주공화주의 정체의 기본가치를 져버리는 것이다. 국민주권주의가 위협받고 있다.이제 우리 모두가 각성하고, 이 땅에 민주공화주의 회복을 위해 결연히 나서야 할 때이다.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시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한다면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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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 엔젤스헤이븐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I. 희망보다는 절망이 큰 사회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여 왔다. 경제는 성장했고 국민의 삶은 좋아졌다.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 중진국으로 이제 선진국이 되었다.1955년 1인당 GDP는 64불이었지만, 2021년 3만5000달러로 늘었고, 인구가 5,000만 이상의 나라 중에서는 일본을 넘어 6번째인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고대하던 선진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넘을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일본까지 넘어선 나라가 되었다.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좋을 것이고 더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경제는 성장하여 선진국이 되었지만 선진국 중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어두운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나라였고, 가장 모범적인 발전을 이루어 다른 나라의 본이 되는 나라로 여겨졌다. 그런데 현재는 출산율이 사상 첫 0.65대의 초저출산 국가이고, 그에 따른 초고령사회로의 이행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되었고, 태어난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왜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대한민국은 목표를 향해서 나아갔다. ‘하면된다’는 신념으로 나라를 발전시켰고, 선진국이 되었다. 선진국이 빠르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중요한 가치들을 “선진국이 된 다음”으로 미루었다.행복하기 위해서 행복을 미루었다. 경제가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모든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단 될 사람, 될 기업을 밀어주는 것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동력이었다.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을 향해 나아갈 때, 교육은 개인에게는 계층상승의 도구였고, 국가와 기업에게는 양질의 노동력과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기능을 충실히 담당해왔다.학교와 가정, 사회, 국가의 경쟁과 성장중심의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는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를 발전시켜왔던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시스템,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구조와 시스템은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기제이다.선진국이 되기 위해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법과 제도 시스템(교육과 복지시스템)등을 열심히 들여와 형식은 거의 모두 갖춘 나라가 되었다.그러나 선진국이 100년 이상을 거쳐 사회적 합의와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 낸 여러 가지 가치와 철학은 우리 사회에 제도와 시스템을 움직이는 내적 가치로 스며들지 못하였다. 특히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통한 시민의식의 성장이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서 선진적인 제도와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유럽의 가치가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인 양 이념 안에서만 머물고 기계적으로 수용되었을 뿐이다.우리 사회가 이제 기존의 권위주의 시스템과는 다른 가치와 철학에 기초한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나타났지만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그리고 그러한 사회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은 사실 최근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10년 이상 쌓이고 쌓여서 분출하는 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교실붕괴’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다. 체벌이 제도적으로 금지된 이후 학생에 대한 규율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방식은 없었다.학생에 대한 지도는 교사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일 뿐, 교사를 가르치는 교대와 사범대에서 교사의 자질로서 길러질 공식적인 내용이 된 적이 없다. 다시 말해서 권위주의 사회를 벗어난 민주국가에서 체벌이 아닌 민주적인 규율과 훈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교육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다.학생인권헌장 이전에 민주적 교육이 무엇이고, 민주적 규율과 훈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지침, 혹은 공감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교육개혁은 없었다.서울대를 누가 갈 것인가를 정하는 수시, 정시 논쟁만 있었을 뿐 학교가 무엇을 해야하고, 우리의 아이들, 소년들, 청년들은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그를 위한 교육개혁의 논의는 없었다.그러는 동안 70%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학교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었다. 필자는 학교의 실패와 가정의 실패로 인한 희생자들에게 관심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 느린학습자, ADHD를 가진 아동 및 청소년의 증가, 학교폭력, 아동학대, 청소년 자살율의 증가, 도박과 마약의 증가, 묻지마 범죄, 자립준비청년....과거와는 다른, 적어도 2000년 이전, 20세기의 한국과는 다른 사회적 문제가 우리의 아이들, 청소년들,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한국사회의 핵심적 문제로 만성화되었다. 2. 대한민국이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풀어간다. 첫째는 처벌강화이다. 학교폭력이나 묻지마 범죄, 촉법소년 등 다양한 자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처벌이 되었느냐에만 관심을 갖는다.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정인이 사건)이 난 후 우리 사회는 가해자인 양부모에 대한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 후 다른 아이가 학대로 사망하면 정인이에게 주었던 관심의 수십 분의 1로 줄어들고, 또다시 몇 달이 지나 사망하면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다. 누구의 죽음이 자극적인가 아닌가에만 관심을 갖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쓰면 그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치부한다. 제대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고 그에 기초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담당자를 만들고,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등으로 재정을 투입한다. 예를 들어 학교현장에 학교폭력의 문제, 학부모와의 갈등이 심화되자 교육청에서 내어놓은 해결책은 학교마다 담당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이다.상근 변호사는 아니지만 댓가를 받고 법률적인 자문과 상담 등을 해주는 방식으로 답을 찾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원인을 찾아서 그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라는 수단으로 교육 재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항상 문제가 생기면 모든 언론이 나서서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그리고 희생양을 찾아서 조리돌림을 하고 난 뒤, 모두가 잊는 과정을 반복한다.여론이 대중적으로 분노를 일으키고, 또 공감을 일으키게 되면 바로 해답을 찾아야 하므로 가해자의 처벌에 집중하고, 재정 지출을 통해서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3. 성장 중심의 사회가 낳은 희생양 생각해보자. 은둔형외톨이, 느린 학습자 문제, 묻지마 범죄, 아동학대, 학교 폭력, 그리고 저출산, 고령사회 등 우리의 현재 문제 중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필자는 우리 사회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미루어왔던 과제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넘어왔기에 현재의 문제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대한민국은 성장, 성과, 경쟁을 통해 사회를 빠르게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을 위해 희생시킨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선진국이 되어 기쁜 우리는 글을 쓰는 50대(또다른 의미의 586)가 가장 수혜를 입은 세대이고, 청년세대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으로 체념하는 사회가 되었다.좋은 일자리도 없고, 미래가 더 좋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한다.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한국 경제가 더 성장해서 3만 5천 불에서 7만 불이 되는 길일까?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위의 문제는 돈이 없어서 생긴 것일까? 돈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해결 방안이 아님을 이미 지난 10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만 더 쓰면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계속한다.물론 돈을 쓰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하지 못하고, 상관관계에 따른 부수적인 부분에 돈을 쓰고, 미봉책만 남발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우울한 미래를 그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밖에 없다. 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렇게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고 전에 없던 문제들이 나오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사회이다. 공부를 왜 하는가? 왜 열심히 사는가? 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이다.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가? 남보다 잘 살기 위해서이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재정적으로 풍부해서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지향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바꾸어 보자.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삶은 무엇인가? 답을 할 수 없다. 다시 돈에 대한 질문으로 회귀한다.최저생계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들로 모든 것이 정리된다. “돈”이 문제의 시작이자 해결책이다. 경쟁과 성공, 서열, 낙수효과, 부정적 의미로는 각자도생! 이러한 개념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기본적인 담론이다.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고, 국민들 모두의 목적이 되었다. 돈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임에도 그 수단이 목적이 된 사회가 되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행복하지 않은 사회가 된 것이다.GDP를 올리는 것이 최고선인 사회에서 그것과 연결되지 않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고,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고, 돈을 써서 해결하면 되는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졌다.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고, 힘들다고 여러 신호를 보냈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제, 하찮은 문제로 여겨지고, 일탈이나 혹은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어 왔다.은둔하고 고립되고, 고독사하고, 자살하고, 아니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고, 그것이 쌓여서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행복도가 가장 낮은 나라, 초고령, 초저출산의 국가가 된 것이다. 4. 경쟁과 의존 그사이에 살 자리 만들기- 한국 교육의 방향 전환 문제의 근원을 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경쟁이 중요한 사회원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경쟁시스템은 필요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핵심 원리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경쟁만이 최고의 선이 되는 사회, 경쟁을 통한 부의 획득이 최고선이 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민해야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성공과 경쟁과 함께 협력과 연대,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는,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담론의 형성이 만들어져야 문제는 해결된다.이런 고민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면 빠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은 지금과는 다른 행복한 사회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의사, 변호사, 공무원, 교사, 대기업 회사원...이러한 직업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얻을 수 있는 20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일자리로 여겨졌고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가 부러워했던 한국식 교육으로 가능한 것이었다.제조업을 통한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공으로 한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21세기가 되어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AI와 로봇의 시대에서도 한국산업은 세계적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대한민국은 국가 간 경쟁, 개인 간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기에 경제성장과 산업혁명에 맞는 ‘창의적 사고’를 해야하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교육의 과제라고 한다.그러나 ‘시험’이라는 경쟁을 통해서 서열이 정해지고 그에 따른 사회적 지위를 정당화해주는 교육의 사회적 기능은 이제 수명을 다 했다. 필자는 국가나 산업의 필요에 따른 인력양성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는 현재의 교육체제가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해야 현재의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기존의 경쟁시스템을 해체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시스템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경쟁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이기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경쟁에서 성공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이라면, 경쟁하지 않고 사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교육목표가 경쟁을 통해 산업과 사회구조에 필요한 인력양성만을 두는 것에서 벗어나 모두를 위한 교육, 즉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는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능력이 있는 학생이든, 능력이 없는 학생이든, 느린 학습자이든,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교육으로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경쟁하지 않고도 자신의 건강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가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머리가 좋은 학생, 노력하는 학생,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 부모에 의해서 항상 준비된 학생만 학교의 교육 대상이 되어야 할까?일방적 강의 – 시험 – 성적을 통한 서열정하기는 현재 실패한 한국 학교 교육의 기본틀이다. 누가 시험문제를 많이 맞추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적 경험은 무엇이고 교육을 통한 개인의 성장은 무엇인가는 현재 한국 교육의 관심사가 아니다.오히려 느린 학습자, 경계선, ADHD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문제아동(청소년)”으로 낙인 찍히고, 교육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오히려 더 많은 교육적 과제가 있음에도 공식적 교육에서는 배제되고 격리되고 열패감과 부정적 감정, 잘못된 상호작용으로 가득 차 학교를 떠나거나 억지로 졸업하게 된다.적어도 학생 중 40%는 학교에서 아무런 교육적 경험을 하지 못한다. 즉 자신을 성장시키지 못한 채 학령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는 것이다. 존중받지 못하고, 서열을 정하는 공부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학교에서 사회성을 배우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의 아동과 청소년기라고 할 수 있다.느린 학습자에 대한 고민을 왜 학부모가 해야하는가? ADHD의 문제를 갖고 있는 아동의 문제를 부모가 치료해야 하는 것이 맞는가? ADHD로 학생이 가진 어려움이 판정되면 학교 교사는 더 이상 자신의 교육대상이 되지 않는 것처럼 아이들을 다룬다.논쟁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사회의 장애학생의 비율은 1.7%이다. OECD 국가의 장애학생의 비율은 8~15%이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 모두를 학습장애로 보고 지원한다.초등학교 때부터 칼을 든 아이에게 교육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95조의 예산이 과거보다 1/4로 줄어든 학생들에게 쓰이는 데, 돈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란 대학 입학이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교육을 받는 학생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의미한다.학생의 성장이란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를 행복을 경험하면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과 청소년기에 사랑받고 존중받고 성장한 후 성인이 된 대학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청소년기는 행복하면 안된다는 전제 하에 학교 교육이 만들어져 왔다. 경쟁상대가 같은 학급의 친구이고, 놀면 안 되고, 잠도 많이 자면 안 되고, 행복과 여유는 대학에 들어간 후에 경험하라는 것이 학교 교육의 기본 담론이었다. 시험과 성적을 통한 서열 정하기와 지식 중심, 과목 중심의 학교 교육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행복하지 않은 사회이기에 자신의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된다고 본다.행복을 미루다보니,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것을 미루고 살라는 사회시스템은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가 3만5000달러의 선진국에서는 다른 가치를 미루고 오로지 경쟁과 성장 중심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은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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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석 / 평화인권센터 선임연구원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사회적가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사회문제는 ‘개인 행복의 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팔레스타 양민피해 지속,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긴장 그리고 심심찮게 언급되는 한반도 위기설 등 국제적인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인들의 취약성과 불안 또한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1. 고조되는 국내외의 위기상황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국제질서는 자국이익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파편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국가는 국제사회 안에서, 개인은 국가 안에서 오직 자국과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경쟁에 내몰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무한경쟁 컨베이어벨트에 떠밀려 올려지고 있다.이와 같은 국가나 개인의 생존 위협은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일어난 국제공급망 교란 현상, 국제기구의 기능 약화, 강대국의 자국이익 중심주의 강화, 국내 정치상황의 비이성적 우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특히 국내 정치 상황의 경우 집권 정부여당의 이해할 수 없는 외교, 안보, 경제, 교육, 문화 등 국가의 모든 측면의 정책결정과 집행의 모습은 작정을 하고 그 동안의 성과를 퇴행시키려는 것 같은 괴이함을 지울 수가 없다. 아울러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라는 일극 중심 국제질서가 형성되는 듯 했으나, 작금의 경우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축,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축, 그리고 중간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하는 축 등으로 크게 삼분되어 가고 있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국제 정세 지각 판이 움직이고 있는 와중에 특히 중요한 힘의 대결 관계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가운데 우리 현 집권세력은 미국에 이른바 ‘몰빵’을 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일차원적 외교행태로 인해 대중수교 이래 없었던 대중 무역적자와 기업투자 손실은 물론 외교에서 불이익 초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연 집권정부의 이러한 선택을 용감하다고 해야 할까? 무모하고 무지한 맹목이라고 해야할까? 또한 남북관계는 과잉 대북강경 태도로 인하여 힘들게 몇 개 가지고 있는 9.19.남북합의 등 그 동안의 성과와 열매마저 한 순간에 날려버리고 있다.평화프로세스 붕괴 유발 행위로 인해 국내 안보지형은 연일 불안징조가 높아지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주도권 내지 발언권을 자발적으로 내던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접국가 일본의 재무장의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이는 마치 현 한일정부가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패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제정세는 국제정세 대로 곳곳에서 군사영역의 충돌이든 경제영역의 충돌이든 또는 외교영역에서의 충돌이든 갈수록 긴장의 정도는 높아지고 있다.국내정세는 사실상 검찰정권의 형식적 법치주의에 의한 반역사적 권위주의로 회귀, 극단적 무책임정치의 만연, 수구언론의 본연의 기능 폐기 등에 따른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 그래도 개인의 행복에 관심을 가져야 나라 안팎으로 전대미문의 위기와 위험이 지뢰밭처럼 깔려 있는 가운데 기술측면에서는 2023.3.에 생성형 인공지능 Chat GPT-4가 출시되었다. 그야말로 위기와 급진적 발전 영역이 동시 공존하고 있다.위기와 발전이 공존하고 있는 공간에서 국가와 사회는 총체적 문제에 대한 대응에 몰입하느라 자칫 개인의 안위를 간과할 수 있다. 사실 2020년 이후 사회적 양극화와 집값 불안정이 주요 문제로 부각되었다.이후 코로나 위기가 길어지면서 사회적 불신과 불안이 증가했다는 여러 측면의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개인들의 취약성은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2022년에는 세대별, 성별, 지역 간 인식 격차와 갈등이 확대되었고, 2023년에는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전반의 불안정성이 '불안사회'로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가 잦아지고 있는 모습을 국가통계포털(KOSIS)의 몇몇 지표만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예컨대 인구구성 비율에서 중위연령의 변화 같은 경우 1960년대 남녀 평균19.0세에서 2024년 현재 46.1세 그리고 2072년에는 중위연령이 무려 63.4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사회가 향후 직면하게 될 다양한 사회문제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성별, 연령 등 특성별로 체감하거나 인식하는 심각한 사회문제의 분야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즉 2~30대 남성의 경우 소득 및 주거불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2~30대 여성의 경우 사회통합 약화에 따른 어려움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하여 40대 이상 여성과 남성은 각각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고용 및 노동불안정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문제는 충분하지 못한 사회적 자본과 정부의 무관심한 태도로 인하여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각자의 몫으로 전가되는 모습이다.청년층만이 아니라 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존엄과 가치 행복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헌법은 명백히 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헌법 제10조). 그런데 헌법의 이와 같은 선언이 실효적이기 위해서는 국가는 적절한 보호 시스템을 마련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즉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연령별 성별 사회문제의 주된 관심분야가 다양화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사회문제에만 전력할 수 없다.모든 연령층, 좀 더 적극적으로는 모든 개인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국가는 헌법의 명령에 따라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대응책 마련에 생성형인공지능인 Chat GPT 즉, AI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3. 분절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UN 2011년 총회 결의에도 있었듯이, 행복은 인간의 근본적 목표이자 보편적인 열망이다. 이와 같은 보편적 열망은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사회 경제적 발전과 그 과정에서 환경보전과 사회경제적 발전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생태계의 보존을 통해 채워야 한다.왜냐하면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사회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사회문제는 다른 사회문제의 요인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로 하나의 사회문제 해결은 여타의 사회문제를 선순환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및 환경적 생태계의 보존은 필수적 전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사회문제는 해결되는 속도보다 발생하는 속도가 언제나 앞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문제의 속성을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마침 4년마다 치러지는 홍역과도 같은 정치판 재구성의 시기가 도래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종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해 유능한 개개인이 그 역량을 사회적으로 결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인의 역량 결집을 형해화 시킬 수 있는 무능한 정치세력을 퇴출시키고, 새롭게 등장하는 것을 막는 일이라고 본다.정치꾼 선별작업만이라도 좀더 이성적으로, 좀더 합리적으로 하게 된다면 적어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듣도 보도 못한 황망한 이 상황에서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복무하라는 주권자의 명령은 훨씬 더 영이 설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대중과 사회는 총체적인 지혜와 용기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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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원꿔주기’, ‘꼼수제명’, ‘위성정당’, ‘비례대표 셀프공천’, ‘친명횡재 비명횡사’, ‘윤핵관’ 등 우리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고 보게 되는 말들이다.요즘 정치를 보면 그야말로 요지경이요,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후보등록 5일을 앞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정당 기호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위성정당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뚝딱뚝딱 창당이 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인데 선거의 본 취지와는 무관한 말들만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공직선거법상 '선거 1년 전까지는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이 법을 만든 국회는 수십 년간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뿐만이 아니다.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선 정작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법 자체를 형해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규칙을 만든 선수가 제 손으로 그 규칙을 농락하는데 앞장선 꼴이 됐다. 대놓고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표명한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위성정당을 그토록 비판했던 이재명 대표와 소수정당,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온갖 명분을 가져다 붙이면서 위성정당을 버젓이 창당하고 셀프공천하는 모습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현재 정치권, 언론계, 시민사회 모두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 지역소멸 대응, 지역주의 완화, 다양성을 증진하는 선거제도로 바꿔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선거제도 개혁은 국민의 명령이지만 안타깝게도 선수가 게임의 룰을 만드는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국민의 명령을 들을 리 만무하다. 지난 해 4월에는 20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려 더불어민주당 54명, 국민의힘 38명, 비교섭단체 8명으로 총 100명 의원이 선거제도 관련 발언에 나섰다.그리고 이후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를 개최했고 KBS 생중계도 진행했다. 500명의 시민참여단 투표결과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질문에 숙의 전 27%에서 숙의 후 70%로 43%포인트 증가했고, ‘국회의원 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숙의 전 65%에서 숙의 후 37%로 하락했다.국민 집단지성에 의한 결정은 국회의원 300명이 결정하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탁월한 결과를 도출해내면서도 사회적 갈등을 원활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실제로 스위스, 대만은 국민투표를 통해서 매년 평균 1% 화력발전량 감축, 화력발전소 신설 및 확장 중지, 일본 후쿠시마 및 4개 지역 농산물 수입금지 유지, 민법을 통해 동성 간 혼인 관계 보장, 원자력발전소 운영 중단 규정한 ‘전기법’ 조항 폐지(탈원전 정책 중단) 문제 등을 결정한다. 스위스는 1년에 4회 정기적으로 국민투표가 진행되고 6개월 정도 충분한 토론과 숙의 기간을 거친 후 투표에 들어간다. 대만 국민투표법은 만 18세 이상 유권자 수 0.01%가 모이면 투표에 상정할 안건에 대해 서명을 시작할 수 있고, 1.5%의 서명을 얻으면 국민투표에 부쳐진다.비용 등 효율성 측면을 고려하여 선거가 치러질 때 함께 진행되고, 이 때 결정된 안건에 대해서는 2년간 반하는 정책을 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직접민주주의 헌법개정을 하자는 적극적인 요구들이 분출되고 있다. 헌법 1조에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 등을 중요한 개념으로 추가하자는 주장도 있고, 헌법 40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헌법 40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를 "입법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직접 또는 그 대표자를 통하여 입법권을 행사한다"로 개정하자는 것이다. 선거, 헌법개정, 공직선거법, 연간 예산, 기타 주요한 법령 등은 국민투표를 통해서 결정하고 그 외의 것들은 지금과 같이 대의정치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몇 명을 뽑을지와 같은 중요사안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한 보수, 진보, 중도를 아우르는 범시민사회계에서는 정치개혁과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움직임과 목소리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민의회’는 기존의 지방의회, 국회와 별개로 존재하는 제도로 선거가 아니라 추첨에 의해 뽑힌 시민대표들로 구성된다.무작위로 뽑혔기 때문에 어떠한 이익집단들로부터도 자유로운 수백 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자치단체와 국가의 중대한 현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활발한 토의와 충분한 숙의를 통해서 결론을 내리는 시스템이다.유럽 여러 나라들에서 법으로 제도화되어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시민의회 등 정치개혁을 위한 국회토론회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직접민주주의’, ‘지역정당’, ‘지역자치’의 가치에 동의하는 전국의 지역정당들이 연합하는 ‘직접민주지역자치당’이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이들은 대한민국 최초로 '직접민주주의'와 '지역정당'을 새로운 정치 아젠다로 내놓고 있으며, 중앙이 아닌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최초의 정당, 직접민주주의로 운영하는 최초의 정당이 되어 정치문화를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회가 작동하지 못하면 주권자로서 국민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 시민의회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도입은 국민주권과 국회의 신뢰 회복,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개헌과제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많은 정당과 후보자들이 직접민주주의 아젠다에 관심 갖고 관련 정책을 내놓기를 바라며 선거 이후 구체적인 개헌, 법제화 논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세력이라면 이번 총선에서 직접민주주제와 현재의 대의민주제를 적절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민주주의를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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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도영인 전)우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작년 몇 달 동안 나는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 있는 고층 아파트를 팔고 제주시의 신축 빌라로 이사하게 되었다.부동산 시세의 하락과 건축업계의 재정난 때문에 원래 공지되었던 날짜보다 몇 달씩 입주일이 지연된 것이다. 임시거처에서 새 빌라의 완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지인들이 내게 자주 물었다.은퇴 후 삶의 터전으로 비교적 살기 좋은 지역에 잘 정착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왜 번거롭게 다시 이사를 결정했냐고 의아해했다. 그것도 차로 왕래하기 어려운 제주도까지 꼭 이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내 응답은 간단했다. 자연의 품 가까이 살겠다고. 일 위주로 살아온 내가 은퇴할 때까지의 바쁜 생활을 돌아다보니 집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큰 행복을 누렸었던 기억이 뚜렷했다.나는 미국 동부의 아름다운 해변마을에서 만끽했던 지구 어머니의 평온한 생명 에너지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제주도의 푸근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누리려고 내 생애 마지막 이사를 감행한 것이다. ◇ 인간이라는 섬, 사회적 동물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1938~), ‘섬’ 인간(人間)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고 살아야 한다. 인간의 사전적인 의미는 ‘언어를 사용하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이라고 정의된다.우리는 각자 다른 이와 분리된 몸으로 섬에 비유될 수 있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산다. 동시에 다른 인간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내면의 욕구가 있다. 의식주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자 다른 모습의 몸을 생산적으로 쓰는 가운데 자기 피부의 안팎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창조한다.아직 미성숙한 사춘기이거나 외모만 돌보기에 바쁜 경우에 눈에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자신인 줄로 아는 사람도 많다. 자기 몸의 모양새가 진정한 자신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동안 사용하는 삶의 임시도구일 뿐이라는 걸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인 걸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인간은 겉모습보다는 자기만의 은밀한 내면 정체성이 훨씬 더 중요한 동물이다. 표층적인 동물의식을 갖고 먹고사는 욕구에만 집중하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다른 점이다. ‘단세포적인’ 인간이라든가 의식 수준이 낮은 ‘파충류’ 인간이라는 표현은 단연코 모욕적인 언사일 수밖에 없다. 인간 욕구는 생존의 차원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의 몸이 홀로 선 섬과 같다면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의식세계라는 미묘한 섬을 각자 만들어낸다.사람은 자기만의 의식세계를 보전하기 위한 서로의 거리가 필요한 존재이다. 보통 인간은 혼자만의 심리세계와 동기부여의 방향에 따라 감성적 특성을 가진 내면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정현종의 시적 표현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자면, 개인은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를 가진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를 가진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정현종 시인의 마음에서 나는 섬이 주는 물리적인 거리감보다는 심리적인 고립을 먼저 읽는다.언어라는 개념 도구를 가진 고등한 존재로서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섬 (즉 물리적 정체성)과 또 다른 서로 다른 내면세계를 이해하려는 욕구가 있다.미국의 한 유행가 가사 구절인 “Bridge over troubled water”에서처럼 섬을 잇는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우리 인간은 모두가 하나라는 인류의식을 가져야 한다.서로 떨어져 있는 신체적인 정체성을 넘어 각기 다른 내면의 존재감을 존중하는 배려심과 상대방을 돌보려는 마음 자세가 있어야 한다. 오랜 타국 생활 후에 내가 2010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보고 느낀 바에 의하면 한국 사회는 지난 수 십년 동안 개인주의 체제로 무지막지하게 변화했다. 이제 일인 가구가 거의 25%에 달한다.한국전쟁 이후 너도나도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경제 시스템 속에서 매우 열정적으로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경쟁 위주의 일상패턴에 빠져 ‘나 몰라라’ 하는 개인 중심적 인간관계는 신자유주의 사회경제체제가 낳은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통계조사 결과들을 보면, 한국인 대부분은 고립되어 정서적으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급히 연락할만한 지인이 있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보다 아무도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한국인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고립성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등 거시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지역공동체 삶의 방식에서 다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기본적으로 홀로 선 섬과 같은 존재이면서도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연계되어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 서로를 돌보는 ‘돌봄 공동체’가 가능한가? 화상회의와 SNS 소통방식으로 상징되는 비대면 인간관계가 점점 더 보편화 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제 기술적인 방식으로나마 사회적인 연대감을 유지하고 산다.이미 ‘가상공동체’라는 현실이 일반인들에게도 점점 더 익숙해진 세상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각자 처한 시간과 공간이 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코로나 사태 이후에 글로벌 차원의 가상공동체인 시공간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화상회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내 경우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한국시간으로 밤 12시부터 전 세계 지구인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논하는 이라는 웨비나 토론에 참여한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증가하는 기술적 교류로 인해 인간관계의 질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지 않나 우려하기도 한다. 현란한 속도의 정보교환에 의존하는 가운데 개인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화상회의 방식의 학술대회나 소그룹 모임이 증가함에 따라 친분 있는 동료와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 악수하고 미소짓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현시대의 비대면 생활패턴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좀 더 인간적인 관심이나 배려심을 나누는 시간을 없애고 있다. 기계화되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에서조차 사회적 효과성보다는 기회비용, 가성비 혹은 시간 효율성에 더 신경 쓰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인간이 홀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공감과 연대감을 나누기를 원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를 잊고 사는 개인 중심 일상에 갇히게 되었다.기계화된 체제 속에서 인구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외로운 느낌과 삭막한 고립감의 늪에 빠진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이제 사람들이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성과 영성적 존재감을 깊이 인식하는 사회체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다행히 일부 지식층과 깨어있는 시민들 중심으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중위기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 현재 직접민주주의연대, 상생돌봄공부방, 마을공화국, 지역자치당, 시민사회위원회 등 온갖 유형의 시민연대를 증대시키려는 사회활동이 활발하다.집단협력을 통해 개인이 느끼는 위기감에서 벗어나고 더 안정된 사회생활을 실현하려는 지혜로운 집단지성이 왕성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국 사회를 밝히는 희망의 촛불들이 많이 있다. 전통 방식대로 반찬을 따로 자기 접시에 담지 않고 한 상에서 나누어 먹는 식습관이 아직 건재하다. 개인들 사이의 거리감을 함께 나누는 음식문화로 좁혀온 한국인의 오랜 집단의식을 엿볼 수 있다.코로나 사태 후로 바뀐 면이 있지만, 한국 사회에는 나눔과 돌봄의 문화가 아직 진하게 남아있다. 나라 전체의 빡빡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5개월 전에 제주도로 이사 온 후 한국문화 속 풍요로운 연대감과 푸근한 인간관계를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 꿈속의 내 고향이 제주도는 아니다 연약한 날개로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는 나비들과 고향 땅에 두고 온 둥지를 잊지 않고 찾아 돌아가는 황새와 같은 생명은 고귀한 존재들이다.위험을 무릅쓰고 표출하는 끈질긴 사랑 에너지와 생명 존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일상의 삶 속에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우주적 힘이 존재한다고 느낀다.고등 동물이 아닌 생명체들조차도 사랑과 생명의 보금자리를 보전하려는 본능이 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은 신비한 우주적 원리에 기반하여 타고난 생명 에너지를 발휘하면서 고유한 존재의미를 창조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서울이나 육지의 큰 도시에서 살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제주도민들을 지난 몇 달 사이에 여럿 알게 되었다. 내가 제주도에 안착한 것은 태어난 고향이 제주도이기 때문은 아니다.돌아보건대 30년이라는 타국 생활 동안에 여러 번 직장을 옮긴 건 마음의 고향을 찾으려는 매우 인간적인 본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사람에게 있어서 출생한 지역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정붙이고 살만한 마음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나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얼마간만 살아 보려는 생각으로 임시로 귀국했었다. 그리고 결국 퇴직 후에 한국에 정착하기로 하고 미국 집을 팔았었다.생각해보면 내가 끊임없이 중요시해 온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며 살만한 지역공동체를 찾으려는 무의식적 욕구(needs)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 1960년대 한국이 너무 가난했던 시절에 더 나은 삶을 찾아서, 미국식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서 이민행을 감행하는 인구가 많았다.군사독재와 국가폭력을 피해서 1980년대에도 줄줄이 이민 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2024년 현재 ‘헬조선 신계급사회’를 탈출하려는 젊은 청장년층이 느는 추세다.최근에 카이스트 연구원을 포함하는 최고급 기술인력이 R&D 예산을 삭감한 권위주의 정부의 무도한 정책에 실망하여 미련 없이 이민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지난 이삼십 년 동안의 역이민 추세를 역행하며, 불안정한 교육정책을 포함한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인구절벽 시대에 제주도 인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 제주도는 희망의 섬 은퇴자의 천국이라 할만한 제주도에서의 내 개인 생활은 여러모로 매우 만족스럽다. 검소한 채식 생활이지만 도심의 나쁜 공기와 불쾌한 인구 조밀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다.나는 가까이 해변에서 건강에 최고라는 맨발 걷기도 하고 숲속 산책도 하는 호강을 누리고 산다. 도시개발로 많이 훼손되기는 했어도 제주도에서는 아직 풍성한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나는 제주도 특유의 자연환경의 고귀함을 실감하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영어소통이 가능하므로 사실 나는 지구 어느 곳에 살더라도 새 지역사회에 적응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기본적인 자신감이 있다.작년에 2개월 가까이 칠순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두 여성 친구와 함께 유럽여행을 했을 때 그 자신감이 허황한 오만함이 아니었음을 체험한 바 있다.그러나 나는 한국사회의 못남과 자랑스러움을 모두 함께 사랑하는 한국인이자 세계인이다. 판소리와 고전무용을 포함하여 한국문화를 즐기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본래부터 내게는 딱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일종의 ‘한국사랑’ 같은 의식이 내재해 있다. 그러나 나는 좁은 의미의 민족주의 정신을 추종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인류 하나됨’을 추구하는 지구인이다. 영성 면에서 ‘하나됨 의식’으로 무장되어 있기에 형이상학적으로 외롭지 않지만 내 삶의 실존이 온전한 것은 아니다.한국 시민으로서, 미국 시민권자로서, 그리고 이제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개인적인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분열의식으로 끊임없이 상처받고 있는 지구 어느 구석에서도 온전히 평안한 의식세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내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만한 온전한 공동체는 아직 계속 진화하고 성취되어야 할 이상향으로 남아있다. 일상에서 소소한 만족감을 느끼고 항상 고마움이 있으나, 나는 아직 큰 소원이 있다. “삼촌은 소원이 뭐예요?”삼촌은 곰곰이 생각하다 낮은 목소리로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조국 통일.”세상에나 소원이 조국 통일이라니, 신문에서나 보던 말을 실제로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게 소원인 사람도 있구나, 신기했습니다. - [없는 층의 하이쎈스] 김멜라 장편소설 (2023, 327쪽)에서 그렇다. 다시 찾은 내 고향 한국은 절대로 반쪽인 체제로 계속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 남북분단을 극복해야 한다. 제주도 내에서의 환경문제 등 여러 산적한 공적 이슈들과 함께 해결되어야만 할 가장 큰 문제는 분열의식이다.위에 인용된 것처럼 요즘 젊은 층에서 다소 신기하게 들리겠으나 내 소원은 “‘조국 통일’”이다. 일부 극우 그리스도교인들이 꿈꾸는 “빨갱이” 때려잡고 성취하는 흡수통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독일에서 불완전하게 이룬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본주의 중심의 통일도 아니다.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무엇보다 인권이 존중되는 그런 통일을 원한다.같은 동포를 부자연스럽게 양편으로 갈라놓은 DMZ 경계선을 넘나들며 왕래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소통하기를 바란다.소통과 왕래를 통해 한민족이 공통으로 갖는 크고 밝은 공동체 정신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면 언제라도 한 국가체제로서의 정치적 통일까지도 점차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제주도에는 섬이라는 특수한 제약을 극복하면서 제주도민이 함께 겪어낸 몽고항쟁과 일제 수탈과 같은 고난의 역사가 있다.일본에 의한 식민지 경험과 처참한 4.3항쟁에서 흘린 피눈물을 제주 곳곳에서 흔히 보이는 검은 돌들이 끌어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잘못된 이념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오랜 슬픔과 한을 공기처럼 숨 쉬게 된다. 그래서 제주도는 어느 지역공동체보다도 더욱 세계평화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새내기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조만간 우리 민족끼리 서로 왕래하면서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바란다. 북한에서든 남한에서든 한국(조선)인 모두 인권 중심의 새로운 체제를 창조할 수 있다고 본다.정치적 조작으로 오염된 근대역사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본성은 원래 평화로운 돌봄 문화의 가치를 추구한다. 사랑 에너지가 동백나무처럼 꽃 피어 나는 온전한 생명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는 ‘평화의 섬’ 특유의 세계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인생 후반기 70대에 들어선 나는 제주도에서 그런 희망의 걸음마를 새로 시작한 셈이다. 제주도는 이제 내게 희망의 섬이 되었다. 도영인 님은 전)우송대 사회복지학 교수를 정년 퇴임했고, 현재는 Deep Change Inc에서 영성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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