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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윤호창 상임이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행복’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철학도, 정치도, 경제도 결국 개개인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에피쿠르스나 제레미 벤담처럼 행복을 자기 철학의 주요 화두로 가져간 철학자들은 많았지만, 행복은 주관적 요소가 강해 사회정책이나 국가운영의 철학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성장과 번영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장경제를 전면화시켰지만, 대다수 개인들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제적인 성장과 물질적인 번영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의 행복감은 증진되지 않았고 오히려 풍요속의 빈곤과 불행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느낀 국가에서는 ‘행복’을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시민들의 행복을 측정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해왔다.금세기에 들어 이런 활동은 더욱 활성화되었고, 2012년부터는 UN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을 정하고,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순위를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이제 10년을 넘긴 국가별 행복도 조사에서 언제나 1,2등을 다툰 나라는 덴마크와 핀란드였다.덴마크와 핀란드가 각각 5번씩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와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5개국(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는 항상 10위안에 랭크되었다. 대한민국은 거의 60위 안팎으로 중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북유럽이 행복사회가 된 까닭은? 지난 10년간의 검증활동을 통해 보편적 복지국가가 시민들을 행복의 길로 이끄는 지름길임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북유럽이 복지국가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1921년부터 76년까지 4년을 제외하고 50년 이상을 연속 집권한 스웨덴 사민당의 역할을 꼽지 않을 수 없다.스웨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사회의 시스템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세대 이상 일관된 노력을 보여야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스웨덴 사민당의 성공적인 활동이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북유럽 복지국가 모형인 노르딕 모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민혁명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단명은 두고두고 역사의 회한으로 남을 것 같다. 87년의 6공화국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보수와 개혁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사회는 분열되고 국력은 소진해가고 있다.국가의 비전,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사라진 오늘날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이후에 20년·30년집권을 운운했지만, 준비도 실력도 자세도 되어 있지 않았다. 북유럽의 노르딕 모델을 만든 것은 스웨덴 사민당과 탁월한 정치가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수 백년간 북유럽에 흐르고 있던 문화가 있었기에 사실 가능한 일이었다.저변에 흐르는 문화적 코드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북유럽 읽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북유럽의 문화코드를 읽기 위해서는 덴마크에서 출발한 그룬트비의 민중교육사상과 사회적 실천으로 나타난 협동조합을 봐야 한다. 덴마크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유틀란드 반도의 영토를 잃고 약소국으로 전락하자, 그룬트비는 덴마크 사회와 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지적했다. 소수의 엘리트를 지향하는 귀족적이고 허구적인 교육이 아니라, 민중의 삶에 기초한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을 주장하고 평민들의 연대와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제안했다.당시 위기의식에 놓여 있었던 덴마크 사회는 이에 호응했고 인근의 북유럽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오늘 북유럽을 만든 보다 근원적인 힘은 평민교육과 협동조합에 있다고 볼 수 있다.물론 역사를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공평한 분배를 강조했던 바이킹의 문화와 신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던 루터교가 북유럽에 자리잡은 것도 한몫 했다.이런 역사적인, 문화적인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을 20세기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말로 북유럽의 평민문화를 설명했다. 얀테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2.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4.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5.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7.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8. 남들을 비웃지 마라.9.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10.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얀테의 법칙이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을 지향하는 문화가 저변에 흐르고 있었기에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사회민주주의, 보편적 복지국가가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크게 흔들림이 없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만명의 자유 vs 만인의 자유 북유럽 모델을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한국 사회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역사문화와 정치경제적 환경들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수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수입 자체를 완강하게 저항하는 세력들이 많기도 하지만. 우리는 북유럽 모델을 참고하면서 우리 토양에 맞는 실질적인 모델을 실험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난주에 수능이 끝났지만 한국사회를 망칠 주범으로 교육을 꼽는 이들이 많다.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으로는 지금이나 다가올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는 어렵다.흔히 한국의 교육을 19세기 교육관료들이, 20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전면적인 전환이 없이는 우물안 개구리들만 키우거나, 알지도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는 열탕 속 개구리 꼴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것도 마찬가가지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많은, 기존의 대의제로 선출된 권력엘리트들에게 담대한 미래 비젼과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 백년하청에 가깝다.비단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엘리트 대의권력의 해악은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 부상하는 것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정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사회의 정치는 해악 정도가 좀더 심할 뿐이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나 아일랜드의 시민의회가 같은 정치실험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가 제대로 된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만명만 자유롭고, 만인은 불행한 사회’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말만 하면 수십 번씩 자유를 언급하고 많은 이들이 비판하지만, 필자는 그의 자유론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패밀리들이 속한 만명의 자유론이기 때무이다.개인으로서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한 국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차마 가져야 할 자유론이 아니다. 대통령은 만명이 아닌 만인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비젼을 제시하고, 국가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사회가 시도해야 할 것들 –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만든 힘은 소수의 정치엘리트가 아니라, 평민학교·민중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보통의 시민들이 만들어간 것이라 봐야 한다.물론 타게 엘란데르, 올로프 팔메 같은 탁월한 정치가들이 화룡점정의 역할을 했지만, 위대한 평민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북유럽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평민들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행여나’ 해서 기대하지만, ‘역시나’ 하는 행태를 수 십 년간 되풀이 해왔다. 대통령도, 좌우파를 막론하고 선출된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언제나 역시나였다.북유럽을 통해 배울 핵심적인 것은 얀테의 문화 속에 스며있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의 정신과 보통의 시민들이 이를 실천하고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다. 마을대학협동조합,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지역정당네트워크, 전국민회와 같은 뜻있는 개인, 단체들이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란 화두로 걸고 풀뿌리 지역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기대할 만한 것이 없거나 마음 둘 만한 곳이 없는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부터 시작해볼 만한 일이다. 왜냐면 복지국가, 행복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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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민주주의 전통을 지닌 유서 깊은 재단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Ebert-Stiftung) Godesberger Allee 149, 53175 BonnTel : +49 228 883-0www.fes.de방문연수독일본 ◇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정치재단○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Ebert– Stiftung, 이하 ‘에버트재단’으로 함)은 풍부한 사회민주주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비영리 정치재단으로 1925년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최초의 민주적 선출직 대통령인 프리드리히 에버트(Friedrich Ebert, 1871~1925)의 정치 유산으로 설립된 이 재단은 독일 정당 연합 재단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민주주의 정치 교육을 장려하고 탁월한 지적 능력과 개성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 프리드리히 에버트 대통령[출처=브레인파크]○ 에버트재단은 독일의 본(Bonn)에 본사를, 베를린(Berlin)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우리나라에도 1960년대 말에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가 개설되어 현재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88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 중이다. 본부가 있는 본의 직원은 2018년 기준 672명이며, 이중 412명 여성이다.(조직 각 국장 대부분이 여성)○ 재단의 설립 목적은 첫째 전 국민의 민주주의 정신을 함양하는 정치교육, 둘째 유능한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 셋째 국제 이해와 국제 협력에 기여하는 것이다.◇ 2018년 기준 연간 예산은 1억7,600만 유로○ 에버트재단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이자 가치인 자유·정의·연대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며 사회민주주의, 자유 노동조합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비영리 기구로 정부로부터 자율적이며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독일연방정부와 주(州)정부는 선거 때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지원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지원금은 재단의 주요 재원이며 2000년도 기준 한 해 예산은 한국의 화폐로 약 1,200억 원이었다. 2018년 현재 1년 예산은 1억7,600만 유로(원화 기준 약 2,267억 9,000만 원)이다.◇ 2017 에버트 인권상과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1700만 한국 시민 ▲ 에버트 인권상 수상 장면(시민대표)[출처=브레인파크]○ 2017년 10월에 에버트재단 독일 본사는 박근혜 탄핵을 외친 한국의 1천700만 촛불 시민을 ‘2017 에버트 인권상과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재단의 한국사무소는 2017년 10월 16일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구성요소이며 한국 국민의 촛불 집회는 이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얘기 하며 ‘2017 에버트 인권상과 공로상’ 수상자로 박근혜 탄핵을 외친 한국의 1천700만 촛불 시민을 선정 했다.◇ 사회통합을 위한 정치교육 지원 활동 수행○ 에버트재단이 원하는 사회 목표는 모든 시민이 출신·성별·종교와 무관하게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차원에서 동등한 참여의 기회를 누리며,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로운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다.사회정치적으로 활력 있고 탄탄한 민주주의, 사회경제적으로는 모두가 양질의 일자리를 가지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 이민자와 난민 수용·정착 등과 관련해 국회의원과 지역주민들이 공청회를 통해 사회통합에 힘을 쓰는 정치활동과 정치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난민 수용·정착과 관련한 지역주민과의 합의 도출 문제에 본사 도서관의 과거 자료들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사회통합이야말로 독일의 최대정치현안인데, 본사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자료들을 통해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환경의 보존과 경제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관해 연구를 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신재생에너지 연구도 실시한다.◇ 소외 없이 골고루 혜택을 받는 사회복지국가 조성이 목표○ 더불어 더 많은 교육과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골고루 제공하면서도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삶에서 생기는 어려움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 사회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부유층에 집중된 건강·의료 서비스가 빈곤층을 비롯한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가도록 하는 과제와 관련한 정책개발과 정치교육을 실시하고 이런 사업에 필요한 활동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들을 필요로 한다”는 이념 아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실현해 내는 사람이 핵심이라는 생각으로 국내뿐 아니라 유럽 및 전 세계의 평화와 사회진보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국가를 지향하며, 국외의 민주주의·노동조합·언론자유·사회복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통합을 위한 민주주의 교육 실시[출처=브레인파크]◇ 재단의 주요 활동 영역○ 에버트재단은 사회통합형 정치 활동·교육 이 외에도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정치교육 △싱크 탱크 △국제 협력 △재능 있는 청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주요 활동내용시민사회 강화를 위한정치교육-독일에서 실시하는 정치교육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정치와 노동조합, 시민사회 활동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 역량 강화, 정보 제공, 자격 부여 등의 기능 담당-사회적 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시민 참여 독려싱크 탱크-경제·사회·교육 정책의 핵심 사안은 물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주요 문제에 관한 전략 수립-싱크 탱크를 중심으로 학계, 정치 활동가들이 만나는 장을 마련하여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경제 및 사회 질서를 개별 국가, 유럽, 전 세계 차원에서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에 관한 대중적 담론 형성국제 협력네트워킹 구축-전 세계 100여 개국에 설립한 사무소들을 통해 평화적 협력과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민주적·사회적·헌법적 구조의 건설과 강화 촉진-민주적 노동조합과 탄탄한 민주주의 시민사회 건설 주도-사회적 연대, 민주주의, 경쟁력이라는 가치를 유럽 통합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재능 있는청년 지원 활동-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층 또는 이주 가정 출신의 대학생과 박사학위 학생 과정 학생 지원(현재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재능이 있는 학생 3,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 지원 수행, 그 중 300명은 외국인)-지원을 받은 대학생들과 박사학위과정 학생들은 이 재단의 인적자원이 되는 동시에 후원자로 등록됨.-재단은 장학생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며 국제적인 네트워킹 형성 주도사회민주주의에 관한집단적 기억과 기록보관소 및 도서관 사업 수행-기록물 보관소, 도서관, 현대사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민주주의와 노동조합의 역사적 뿌리를 살아 숨쉬게 하며, 사회정치적·역사적 연구 지원-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과 서적들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중○ 현재 아카이브(Archive, 기록보관소)는 독일의 7개 재단 중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집한 자료를 나열하면 5만 6,000km 정도가 된다. 사진이 약 120만장, 포스터 6만7,000장 등 기록영화와 목소리, 전단지, 노조 위원장과의 당시 인터뷰 내용 등이 정치교육 자료로 활용된다.특히 나치 시대 때의 자료는 정치교육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현재 도서관에는 약 100만 권의 장서가 보관되어 있다.◇ 바이마르 공화국 초대 대통령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정치 역정○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1919년~1925년) 의회 민주주의의 발전은 물론 국민 모두를 독일의 국민 대통령으로 여기고 사회적 균형과 타협에 초점을 둔 정치에 전념했다.○ 1912년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제국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으며 이 선거는 사회민주당이 거둔 최고의 승리로 이를 통해 사회민주당은 가장 큰 의회 정당이 되었다.1913년 사회민주당 의장으로 선출된 그는 1차 세계대전 기간 중 전쟁 자금 문제로 의견이 엇갈린 당 진영을 단결시키려고 했지만 그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당의 분열까지 이르렀다.○ 독일 군주제의 종말에 이어 1918년 11월 혁명의 과정에서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임시 총리직을 수행 했으며 그는 러시아의 소비에트(평의회)를 본뜬 노동위원회 체제의 설립을 막았을 뿐 아니라 민주적인 독일의 국민의회라는 선거를 시행시켰다.이는 사회민주당 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향한 부정할 수 없는 헌신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유와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한 독일 사회 질서의 구축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새로운 의회 민주주의 보호를 위한 의지 표명○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1919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연합 정부의 붕괴, 경제 상황 악화 그리고 정치적 위기 등의 문제로 많은 위기를 겪었다.그러나 독일의 새로운 의회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그의 의지는 확실하였다. 때문에 그는 몇몇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였으며, 비방과 모함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라는 그의 주장은 변하지 않고 확고히 지켜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25년 임종 후 즉시 유언에 따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ES)이 설립되었고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정치적 유산과 신념은 오늘날까지 재단의 이념에 깊이 뿌리박혀 계승되고 있다.□ 질의응답- 연간 예산의 2/3가 국제협력비로 집행된다고 하였는데, 국가별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국가 정부가 탄압하거나 반대 입장을 이야기할 때,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국제협력 비용이 큰 것은 에버트재단의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의 노동조합활동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것, 독일을 알리는 것, 독일문화원을 알리고, 독일어를 가르치게 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각 나라에 에버트재단의 지부를 두어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며 비슷한 정당을 지원하는 사업을 중시한다. 그러나 종종 종교적 정치적 문제로 이러한 사업 프로젝트가 좌절되기도 한다.그 예가 탄자니아의 도서관 지원사업이다. 탄자니아 도서관사업은 정치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이것은 탄자니아 지식인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그러나 탄자니아 정부가 도서관 운영을 중단시켜 사업은 좌절되었다. 그러나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교훈을 얻었고, 르완다에서 탄자니아 도서관사업과 비슷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 성공적이다."- 로테이션으로 직원을 지부로 파견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도 시간적 여유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지정된 기간 내에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부패 근절을 위해 기본 파견 기간을 3~4년 정도로 지정하고 있다. 오랜 기간 근무하다 보면 그 나라의 정부와 단체의 사람들과 친근해지고 이 친근함을 활용해 각종 부패가 발생한다고 본다.재단에서 지부에 파견한 지부장이 그 나라에서 어떤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서 지부장을 복귀시키거나 하는 등의 징계는 없다. 오히려 지부장들끼리 모임을 통해 인접한 나라로 서로 포지션을 바꿀 수는 있다.이것은 인접한 나라들의 문화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공통적인 동아시아 문화 같은 것이다. 그런데 파견사업은 본에 있는 본사가 아닌, 베를린 지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한국 지부도 있는데, 한국 지부와는 국제적인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는지."한국은 정치의식이 선진화된 나라이다. 현재 한국지부에서는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이념, 철학 등을 토론하고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한국의 참여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국제협력사업은 이곳 본의 본부가 아닌, 베를린 지부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같이 잘 살고 의식이 선진적인 나라보다는 개발도상국과 협력관계를 보다 중시하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00여 국가에 지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 개발도상국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우리는 의식 개진이 필요한 나라를 적극 지원한다."- 한국사회는 중앙정치에는 다들 전문가이나 지방정치에는 무지한 경향이 높다. 독일의 지역위원회 등의 구조가 지역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특징은."독일도 주요 도시(베를린) 소식에는 집중하나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있다. 모든 교육은 모든 사람들이 받아야 한다고 헌법에 있지만 2000년 초반에 연방주에서 각 주로 권리를 위임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사항이 있었다. 즉 시민들 무관심한 정치 참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보수정당 혹은 타 국가의 보수정당과도 함께하는 일이 있는지."보수정당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 또한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지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방자치단체에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에 대한 이슈가 한국에서도 크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권한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시민들이 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으나 정당에 자문을 할 수는 있다. 독일 사민당의 경우, 국회의원이 정기적으로 주민들과 토론하는 공청회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독일 쾰른에는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많은데, 지역주민들이 모여 행사하고 토론해서 정책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 연방정치교육청은 물론 에버트재단에서도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실시할 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율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적어서 그런가? 아니면 시민 참여를 위한 제도나 문화가 잘 정착되어있는 것인지."독일도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 독일에서도 직장 문제 등 시간적 여유가 없어 시민의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개인적으로 시민 참여율을 증대시키기 우해서는 유투브(youtube)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라이브 방식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노조 운영이 탄탄한 이유는 재단의 지원 덕분인지."노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하나 간접적으로 줄 수 있다. 정치결정에 노조가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고, 노조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노조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어 노조원의 수가 줄어도 지속적으로 홍보활동 수행이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노조활동에 공헌한다고 할 수 있다."- 나치 집권에 대한 반성으로 정치교육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반성을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인지."형식적이고 법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이성적인 것을 기준으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재단은 정당과는 독립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는데, 재단이 독립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가? 여당 산하의 재단에서 야당 산하의 재단으로 바뀐다면."재단은 사민당 산하에 있다. 그리고 재단의 재정은 연방정부와 정당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선거 때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독일연방정부와 주(州) 정부의 지원금을 제공받고 있다.따라서 사민당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득표율에 따라 지원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재단이 정당 산하이지만 정당이 직접적으로 재단을 좌우할 수는 없다.이러한 독립적 지위는 법률적으로 보장받는다. 따라서 정당의 어떤 정책들에 대해서는 재단과 입장 차이가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에버트재단은 사민당 산하이지만 사민당을 정치적으로 직접 지원할 수 없다. 법률이 그렇게 되어 있다."□ 기관 시사점◇ 성과에 대한 인식 차이 존재○ 재단은 현장 중심이 아닌 간접지원 역할이 크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행하는 곳이 아닌 인식개선 향상에 집중이 되어있는 것 같다.한국은 성과를 말할 때 숫자로 인식해서 거부감을 있을 수 있는데 재단이 가지고 있는 성과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한국과 크다. 수치를 통한 성과에서 나아가 어떻게 성과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에버트재단은 독일 사민당 산하 기관이지만 정책에 있어서 정당과 입장 차이를 보일 수 있으리만치 독립성이 법률적으로 보장되어 있다.정당 득표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집권여당 산하기관에서 야당 산하기관으로 지위가 변동된다고 할지라도 재정지원금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되어 있다.이러한 점은 집권당의 교체에 따라 정치교육연구기관의 조직구성과 정책성향, 재정운영 등이 좌우되는 한국의 정치적 후진성 극복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한 모델이 된다고 본다.◇ 신속한 성과 창출보다는 일관성 있는 운영에 중점○ 에버트재단의 국제협력사업은 현재 100개국 이상의 지부를 두고 진행되고 있다. 국제협력사업은 신속한 성과보다 사업을 변동 없이 일관되게 유지함에 중점을 두고 서두르지 않는 꾸준한 사업 수행의 결과로서 나오는 성과를 보다 중시하는 경향이다.○ 국제협력지부의 운영과 관련해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파견된 지부장의 부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지부장이 한 나라에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하게 되면 그 나라 정부 인사를 비롯하여 여러 단체의 인사들과 친근해지면서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부장의 기본 파견 기간을 3~4년 정도로 지정해 놓고 있다.◇ 기록관리와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 필요○ 에버트재단이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기록보관소(Archive, 아카이브) 등과 연관된 도서관 사업이다.독일 사민주의 전통과 장점을 학문적으로 이어 나가자는 이 사업은 나치 통치 하 많은 자료들이 없어진 것을 교훈 삼아 현재 독일의 7개 재단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 보관된 자료들은 학문연구 및 정치교육자료로 서비스 되고 있다.○ 도서관 내 기록보관소의 자료를 줄 지어 나열하면 약 5만6천㎞ 분량이다. 120만 장 정도의 사진, 포스터 6만7천여 장, 전단지, 당시의 기록영화, 노조위원장과 인터뷰했던 자료, 나치시대의 자료들이 정치교육을 위한 중요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100만 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이곳 자료의 서비스 범위는 국제적이어서, 한국에서도 자료를 볼 수 있다. 지금은 자료들을 디지털화 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빠른 성과 보다는 기록관리와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센터에도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깃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사업 계획 마련 필요○ 2016년 영국 연수 때에도 비슷했는데 에버트재단의 키워드도 홍보 및 연구 강화로 볼 수 있다. 재단이 가진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선택 자체에 재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한편 한국은 교육과 지원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 분석이 없이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에버트재단은 노조와 연대하여 구체적인 타깃을 세워 홍보와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도 좀 더 적절한 규모와 타깃팅을 기본으로 한 사업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의 정체성과 포지션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 재단은 최초의 해외 투자에 대한 목적성을 잘 유지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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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수내용◇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동체 VS 이상한 마을○ 스페인에서 유토피아를 현실로 끌어오기 위한 작은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안달루시아 자치주의 주도(州都) 세비야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마리날레다 시는 인구 3,000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겉으로 보기에 마리날레다는 별다른 산업 시설이나 관광자원 없이 올리브와 농작물을 기르는 스페인의 평범한 농촌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마리날레다의 실제 모습은 평범한 농촌이 아니다.○ 마리날레다는 많은 별칭을 갖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동체’, ‘사회주의 유토피아’, ‘이상한 마을’, ‘세상에 맞서 싸우는 작은 마을’, ‘이상적 공동체’ 등 겉으로 보이는 평범한 농촌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들을 갖고 있다.평범한 마을이었던 마리날레다는 후안 마누엘 산체스 고르디요가(이하 고르디요) 시장으로 선출되고 나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마리날레다는 한국사회에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라는 책으로 더욱 알려졌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 댄 핸콕스는 마리날레다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시장을 비롯한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를 심층 취재하고 이 마을의 지지자와 반대자를 두루 인터뷰하며 책을 집필 하였다.○ 고르디요 시장은 하나의 사건으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2012년 8월7일 마리날레다 고르디요 시장은 마을 사람들을 지휘 하며 대형 유통 업체인 까르푸의 한 스페인 매장의 많은 물건을 약탈했다. 시장과 마을 사람들은 매장에서 가져온 생필품들을 노숙자와 빈곤층에게 나눠주었다.○ 당시 그는 ‘포퓰리즘을 추구하는 자극적 정치가’와 함께 ‘스페인판 로빈 후드’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9년인 현재, 스페인 내에서도 그와 마리날레다 시에 대한 평가는 나뉘고 있다.◇ 마리날레다 시의 역사○ 1991년 마리날레다 소작농들은 오랜 투쟁 끝에 대지주의 땅을 자신들의 것으로 인정받았다. 오래 전부터 마리날레다는 가난한 농부들이 사는 척박한 마을이었다.프랑코 독재정권은 아나키즘적 형태를 보인 안달루시아 지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신경쓰지 않았다. 프랑코 독재 정권이 무너지기까지 원래 농부들이 사는 가난하고 척박한 마을이었다.○ 프랑코 독재정권은 예로부터 아나키즘적인 분위기가 짙었던 안달루시아 지역민을 방치했다. 프랑코 정권이 무너지기까지 긴 시간 동안 실업율은 계속 상승했고 소작농들의 빈곤도 심각했다.○ 마을 주민의 분노는 계속 치솟았고 1979년 고르디요 시장의 당선과 함께 투쟁으로 이어졌다. 이후 고르디요 시장은 시민들의 선택으로 계속해서 연임을 이어왔고 마리날레다는 권위, 자본, 지주에 맞서 오랜 투쟁을 이어간 지역, 완전고용과 완전주거를 달성한 지역이 되었다.○ 고르디요 시장은 1979년 마리날레다에서 최초로 선출된 시장이다. 서른의 나이에 시장으로 당선되었으며 지금까지 계속 선거를 통해 연임 중이다.○ 고르디요 시장은 변화를 만들고 싶었고 경제적 민주주의 없이는 정치적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였다.마리날레다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개선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실업 문제였다. 가장 근본적인 실업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의문을 다시 가졌다. 그리고 이 생각은 토지라는 답으로 이어졌다.○ 토지를 찾기 위해 마리날레다 주민들과 시장은 한 목장을 점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수 없는 투쟁 끝에 마침내 농장을 찾기까지 12년 동안 점거를 이어나갔다. 한여름에 매일 16km를 행진하고 단식투쟁, 시위, 총파업, 공함 점거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다.○ 결국 싸움은 토지 소유자와 안달루시아 지방정부 및 의회의 양상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토지를 대지주로부터 가져올 수 있었다.○ 토지를 얻고 발전을 위한 개혁은 멈추지 않았다. 토지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고 농공 복합 사업을 시작했다. 이 결과 지금과 같은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다.○ 마리날레다 주민에게 안달루시아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경영하는 토지와 산업이 핵심이었다.◇ 마리날레다 시의 특징○ 마리날레다에는 3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사회적 민주주의이다. 이는 경제적 권리와 정치적 권리 모두를 추구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주거이다. 과거 마리날레다에는 사회적 주거 시설이 없었지만 현재는 계속해서 건설되고 있다. 마리날레다에서는 젊은 건축가들이 집을 완성할 때까지 토지와 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집에는 100제곱미터의 정원이 딸려 있다. 월세는 거주자들이 스스로 정한 가격인 15유로이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같은 임금을 받는 것이다. 하루 6시간 30분을 일하고 47유로를 받는다. 임금은 노동자가 하는 일의 종류와 상관없이 같다. 어떤 일이든 마리날레다 사회에 다 똑같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농산물과 올리브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의 형태로 꾸리고 판매와 수출까지 한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1,250유로(약 144만원으로 스페인 최저임금의 2배)를 받고 협동조합은 이윤을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한다.○ 마리날레다에는 성직자도 없고 경찰도 없다. 주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있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에 경찰이 따로 필요없다.○ 고르디요 시장과 주민들이 만든 기적은 현재 진행형이고 지금도 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마리날레다는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땅을 갖고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장을 가진다.집이 필요한 사람이 집을 갖고 가난한 사람이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투쟁하고 있다.마리날레다에서 공공복지는 부유한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 우선인 시스템이다○ 고르디요 시장은 많은 국가에서 국민주권이 찬탈당했다고 밝힌다. 이탈리아 국민은 그들의 땅에서 점점 더 작은 권력을 갖게 되었고 이는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는 다국적기업들이 모든 나라에서 갈수록 큰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다국적기업의 행태는 주민이 사는 지역에서 지역의 지도자가 아니라 낯선 사람에게 주민의 삶을 지배당하는 것이다. 지역 지도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이다.○ 고르디요 시장은 투쟁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필요하면 희생도 감수해서 마리날레다를 위해 투쟁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투쟁은 다른 많은 지역과 전세계를 위해서도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지은 350채의 집은 한 달 15유로에 임대하고 수영장 1년 입장료는 3유로에 불과하다.○ 자본의 힘이 개인과 사회의 존재 방식을 폭력적으로 강압하는 오늘날 이 이상한 마을은 연대와 우정의 가치로 그 강압에 저항하고 원하는 것을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페인의 근현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수탈되고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이 작은 도시는 수십 년간 여러 실험을 통해 자족적 공동체로 변모했다. 유럽과 스페인 경제위기 이후에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완전고용과 완전주거를 실현한 마을○ 마리날레다가 대안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우마르 협동조합’ 때문이며, 마을의 모든 노동자는 ‘노동자연합(SOC)’이라 불리는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 우마르 협동조합을 통해 원하는 대로 공장 또는 농장에서 일을 하면서 완전고용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 이주자를 제외한 이 마을의 실업률은 0%이다. 평균 3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안달루시아에서 이것은 결코 가벼운 성취가 아니다.○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의 긴축재정 정책과 엄청난 실업사태로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만 경제위기 이후 은행부채 때문에 69만 가구가 주택에서 퇴거를 당했으나 마리날레다의 주택 상황은 예외적이다.○ 마을 사람들이 이웃과 함께 카시타(casita)라는 주택을 짓고 협동조합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지방 정부로부터 자재를 지원받아 주민들이 살 주택 350채(방 3개짜리 집)를 직접 짓고 사실상 무상 주거를 실현했다.○ 이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은 월세를 단 15유로(1만8,000원)만 내며 주택은 공동체 소유이므로 돈을 남기고 팔 수 없지만 죽을 때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마리날레다에서는 앞으로도 누구든지 자기 집을 짓고자 원한다면 무료로 지을 수 있는데, 이는 시청에서 주택 건설에 필요한 물자와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192평방미터라는 꽤 넓은 부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거공간은 널찍하다.□ 질의응답- 한국의 경우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 60대 이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는 인구 분포가 노년층이 많은지 혹은 청년층에서부터 노년층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지."인구 수가 거의 3000명인데 30%가 청년층이고 70%가 노년층이다."- 협동조합에서 수립한 저층 노후 주거지에 대한 대책은."1.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2년 정도 거주해야 한다. 3. 스스로 집을 지어야 한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재료는 세비야 정부에서 다 제공한다. 시청에서도 50% 지원한다.본인이 스스로 집을 지어서 입주해서 월 15유로만 지불하면 소유권은 없지만 영원히 쓸 수 있고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다. 개인 소유권은 없고 모두를 위한 집이다. 집을 한 번 지을 때 몇십 채를 지어서 주거문제를 해결한다."- 토지를 제공했다고 하는데 시 전체의 토지 소유가 얼마 정도인지.?"전체 땅은 1250 헥타르이다. 모두 협동조합 소속이다. 협동조합에서는 올리브 농사, 브로콜리 농사, 고추 농사 등 농사하는데, 그 중 올리브가 100만kg 정도 수확된다."- 조합에 자유롭게 아무나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지."어떤 조건도 없이 항상 언제든지 들어오고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 처음 조합원은."400명으로 시작했다. 거기에 보조로 일하던 직원이 100명 있었다."- 한국은 주민협의체를 운영함에 있어서 주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마리날레다는 직접민주주의제도로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데 상충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어떻게 조율하는지."의회, 주민 회의를 통해서 한다. 1년에 한 번 진행하는데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3-4% 정도 된다. 투표권이 있는 사람이 참여해서 안건에 대해 주민투표를 하고 그 주민투표로 바로 결정한다. 16세 이하는 참여할 수 없다."- 마을이 대부분 농장과 몇 개의 공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새로운 직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떠나는 것에 대한 대책은."청년들이 여기서 일하고 싶지 않다면 언제든지 나가서 일할 수 있다. 세비야에서 직장을 갖고 여기서 살면서 출퇴근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처럼 먼 곳에서 일을 할 경우 그곳에 살 집을 구할 수 있고 이곳의 거주지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세비야 시청은 권한이 굉장히 많던데 마리날레다에서도 시청의 권한으로 주거시설, 역사지구 관련 등 모든 것이 결정되는지."세비야 시청처럼 많은 권한은 없다. 이곳은 굉장히 자유롭게 운영한다. 주거 비용도 전체적인 관리는 하되 모든 책임은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다.처음에는 마리날레다 시청에서 30% 정도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12% 정도이다. 문화재는 문화재 담당하는 분이, 역사지구도 역사지구 담당하는 분이 관리하는 등 모두 각자 분야를 스스로 관리한다."- 농사짓는 사람과 가게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업종별로 노동 강도는 달라도 월급은 같은데 주민의 불만은 없는가? 업종을 바꿔서 근무하기도 하는지."월 1250유로를 지불한다. 일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6시간 30분,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8시간 일한다. 업무를 바꾸고 싶다고 하면 그 사람들을 모아서 서로 바꿀 수도 있다."- 마을이 생기게 된 역사와 시스템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고 굉장히 특이하다. 시장님의 행동과 의견으로 이 모든 것이 만들어졌는데 고르디요 시장님이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없어도 이 시스템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는지."계속 유지될 거라고 믿는다. 후계자를 육성하고 있다. 이 세상의 문제는 살 곳이 없고 일거리가 없다는 점인데 여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삶을 살 수 있는 모든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모든 갈등을 투표로 해결하는가? 투표가 아니면 주민협의체, 대의 기관의 대표가 간접적으로 선거를 하는 등 다른 대안이 있는가? 신속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기다렸다가 투표를 할 수 없을 것 같은데."큰 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연간에서 결정하는데 작은 프로젝트 자체도 소속되어 있는 지역에 대표자를 통해 의회에서 상정한다. 긴급 사항까지도 투표를 해서 결정한다. 전체적인 투표는 일 년에 한 번이지만 작은 주민 회의는 50번 정도 열어서 투표를 한다."- 다수결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소수의 의견은."많은 사람이 참석하면 소수 의견이 따라가야 한다.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나가고 싶다면 나간다."- 시장 임기가 제한이 없는가? 시장 출마 자격은."임기는 4년인데 1979년부터 지금까지 시장을 하고 있다. 후보를 뽑고 경쟁도 하는데 시장님(본인)이 항상 95%의 표를 받고 선거를 통해 시장으로 선출되어왔다.정당이 있다. 좌익, 사회민주주의당, 민주당이 있다. 4년 임기의 의원을 뽑는데, 민주당 1명, 사회당 2명, 9명이 좌익이다. 의원으로 따져도 시장님이 속한 당이 과반수다.시장님의 모토는 인간답게 사는 것 하나이다. 굶어 죽지 않고 최소한 인간답게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만들어주다 보니 이런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주택 마련에 세비야 주에서 50%, 마리날레다 주에서 50% 지원하는데 이곳 주민은 세금을 어느 정도 내는가? 세비야 주에 비해 높게 내는지 낮게 내는지? 만약 낮게 낸다면 다른 주에서 세비로 이곳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다른 주의 불만은."직접세가 있고 간접세가 있다. 간접세는 물건을 살 때 같이 내는데, 모든 주민들이 낸다. 직접세는 자기 수익에 대해 5%만 낸다. 중앙정부에 내는 것은 하나도 없다.자치적으로 모든 것이 운영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최소한의 지원만 받는다. 다른 지역은 집 문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별도로 지불하는 지원금이 많지만 여기는 집도 스스로 짓고 갈등도 자치적으로 다 해결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원받지 않아서 오히려 중앙정부에 내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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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8월17일 그들은 결국 병원에 실려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곡기를 거부했다. 유흥희(39)씨는 특히 위험했다. 폐에 물이 차 폐부종이 의심된다는 의사의 진단은 진작에 나온 터다.하지만 단식을 여전히 풀지 않았다. 김소연(39)씨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가녀린 몸 단식으로 10kg이상 빠져 거의 뼈만 남은 모습이다. 말을 잇기도 힘들고 가슴통증은 반복되고 있다. 그녀 또한 단식을 풀지 못하겠단다. 둘 다 몸이 망가져도 성과없이는 결코 단식을 풀 수 없다는 태도다.김소연·유흥희씨는 각기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과 조합원이다. 8월 18일로 이들의 단식은 무려 70일째에 이른다. 목숨을 내던지는 투쟁이 아닐 수 없다.안타깝게도 이런 사투에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에겐 오랜 투쟁으로 지치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다른 조합원들의 안타까운 눈물과 한숨 뿐이다.지난 2005년 7월 위성라디오와 내비게이션을 생산하는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30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 중 계약직과 파견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는 290여명이었다. 이들은 당시 최저임금보다 단지 10원많은 월 64만1850원을 받았다.이 중 200여명이 마침내 노동조합의 깃발을 올렸고 그해 8월 파업을 벌였다. 순이익 210억원을 벌어들이던 회사는 그해 10월 집단해고와 직장폐쇄로 노조의 행동에 맞섰다. 이듬해 12월 법원은 회사가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썼다고 판결했다. 회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문 것이다.하지만 법은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울타리가 되지 못했다. 회사는 고작 벌금 500만원만 내면 그만이었다. 이어 회사는 생산라인을 완전도급으로 돌려버렸다. 회사는 이후 이제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1090일로 이어져 온 투쟁이었다. 공장점거 농성 삭발 3보1배 고공시위 법정투쟁 다시 무기한 단식 농성 70여일…. 노동자들은 갖은 투쟁을 벌였다. 사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건만 상황은 좀체 나아지지 않았다. 300여명에 가까운 조합원 중 이제 남은 이들도 많지 않다.그럼에도 이들은 결코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저 단지 조금 나은 생활을 바랄 뿐이다.사태가 이 지경이지만 노동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손을 놓은 지 이미 오래다. 몇 달 전 필자는 이영희 노동부 장관을 다른 언론사 사회부장들과 함께 만난 적이 있다.이 자리에서 장관은 가장 취약한 노동자는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이며 그래서 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을 정책 중심에 놓을 것이며 이는 곧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설파했다.이에 필자는 기륭전자 사태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거론했다. 기륭전자 노동자가 얼마나 파업을 하고 있는지 장관은 아느냐는 물음에 장관은 글쎄라며 단지 오래된 것같다고 얼버무렸다.필자의 물음은 해결방안은 무엇이며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지로 이어졌다. 하지만 장관은 이미 그것은 ‘법’으로 끝난 문제라는 답변만 되풀이해했다.법 법치를 외치는 정부. 그렇다면 우리 헌법 34조를 기억하고나 있는지. 장관에게 되물었다. 헌법 제34조를 잘 알지 않느냐고. 34조는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사회보장을 국민의 기본권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라고.정치권은 도무지 말이 안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런 상황에 대해 거의 움직임이 없다. 문제투성이 비정규직보호법을 만든 이들 거대 정당들은 이 시간에도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두고 국회 원 구성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혈세를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다만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찾고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언론도 외면하긴 마찬가지다.숫제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언론이 더 많다. 이처럼 사회 각계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기륭전자 사태는 비상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어디 기륭전자 뿐인가. 이랜드 노동자들은 400일째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은 870여일째 코스콤 노동자들은 300일 넘게 각각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다.공통점은 모두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며 파업이나 단식 등을 유일한 힘으로 삼고 온 몸으로 절규하는 이들이란 것이다.이 땅의 비정규직은 무려 860만명이다. 법도 정부도 사회도 그 어디에도 이들을 위한 울타리는 없다. 철저한 소외와 방치 외면 속에 놓여 있는 이들 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방증이다.이들의 절규는 공허한 메아리로만 울리는 국가 사회를 우린 복지국가 복지사회라고 할 수가 있나?기실 비정규직은 한국의 복지국가 경로와 특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송호근(서울대)·홍경준(성균관대) 교수는 저서 ‘복지국가의 태동’에서 “한국의 복지제도의 원리 중 매우 중요한 점은 자격요건이 고용여부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른바 고용연계성(employment-based entitlement)이다.두 교수의 진단대로 실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이뤄진 복지확대는 특히 사회보험의 발전은 이런 고용연계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고용 연금 의료보험 모두 소득이 분명한 대기업 부문에서 시작해 점차 소기업과 자영업으로 확대되었다.이에 대해 “이는 재정안정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었기 때문”이라며 “전 국민으로 확대되는 기간에도 고용유형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는 구분선이 수혜자격을 결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두 교수의 진단이다. 기실 취업자의 50%에 이르는 비정규직은 고용주로부터 4대보험 등 각종 복지혜택에서 배제돼 있다.이런 한국적 특성은 복지국가 경로와 학문적 논쟁 등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선 학문적 수준에서조차 복지국가 논의가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다.복지국가 체계 논쟁도 에스핑 앤더슨의 틀에 기대어 제각기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민주주의 경로라고 주창하고 있지만 논쟁의 수준이나 제시하는 근거는 여전히 추상적이거나 서구의 틀에 끼워넣기하는 식에 그친다. 또는 어느 한가지면으로 부각시켜 과잉해석을 내놓거나 현실적 고려없은 주창적 선언을 하기도 한다.현실을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결방안이 없는 복지국가론은-이론적으로는 의미가 있을지라도-우리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 현실에 대한 이해의 핵심이 바로 비정규직이다.복지의 ‘압축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이해와 해법없이 이뤄지는 복지국가 논의는 공허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복지동맹 등 복지정치에 대한 어떠한 탐색도 부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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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복지국가의 이념적 원류를 찾아가자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정착된 사회민주주의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회민주주의는 맑스의 사상에 본류를 두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그리고 이러한 맑스의 사상과 사회민주주의 이념 모두 자본주의라는 현실 세계의 부조화를 탈피해 보고자 몸부림친 결과의 소산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어떤 체제이며 어떤 원리를 지니고 있는 지부터 따지는 것이 복지국가의 이념과 가치를 밝힘에 있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자본주의! 물론 자본주의도 하나의 개념이나 정의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부단히 변화하고 진화해왔다. 자본주의가 적어도 20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생잔(生殘)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사회주의체제와의 냉전적 대결에서 승리하여 전일적 세계체제로 이 시간 현재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관건은 ‘체제의 적응력’에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그렇다고 자본주의의 본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개념정의를 내릴 수 없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분명 자본주의의 원래적 속성은 초기 자본주의의 형성과정에서 구체제인 봉건주의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으로 등장하였고 상당정도 지금까지도 유효한 속성으로 인정되고 있다하겠다. 그럼 초기 자본주의 일명 자유자본주의(free capitalism)에서 확인된 속성은 무엇인가?가장 핵심적인 것은 자본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가 계약을 통해 결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체제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형식적인 조건은 시장의 존재 사적 소유제의 확립 계약의 자유 등이 될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속성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의 본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해 19세기 비판적 지식인들은 주목하였다.특히 맑스의 경우 이러한 새로운 경제체제는 엄청난 모순을 지닌 채 끊임없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반(反) 인간적 체제라고 규정하였다.그가 본 모순은 첫째 노동으로부터의 잉여가치가 부의 원천임에도 자본가에 의해 전취(全取)되는 모순 둘째 소유의 사적 법칙과 생산의 무정부적 법칙 사이에 일어나는 괴리의 모순 셋째 노동력 자체의 상품화를 통한 착취의 모순 등이 핵심적인 것으로 지목되기에 이른다.따라서 형식적으로는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자유로운 계약의 산물이라지만 실제로는 프로메테우스를 묶어 놓은 것보다도 더 강고한“ 쇠사슬이 노동자를 자본가에게 복속시키는 불공정한 계약이 성립되고 있고 이로부터 노동자의 비극은 영속화된다고 보았다.이러한 비극을 종식시키는 길은 유물사관에 입각하여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라고 보았고 이 길로 이르는 도정에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의 법칙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이 관철되고 마침내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난다고 보았던 맑스의 생각과는 달리 지금까지 진정으로 최고조로 발달된 자본주의 국가에서 이러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성공한 예는 없다.대신 두 갈래의 예상치 못한 길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첫째는 ‘자본주의 외부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정치 군사적 승리를 통해 아예 비자본주의적 길을 걷는 경우(쏘련 중국 쿠바 동유럽 북한 등)이고 둘째는 ‘자본주의 내부의 혁명’이라 불리는 것처럼 수정자본주의 또는 사회민주주의의 길(대다수의 서구 유럽국가)로 들어선 경우이다.19세기말 독일 사회민주당 내 베른스타인과 로자 룩셈베르크로 대비되는 온건파와 강경파의 대립 속에서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로자 카우츠키 등의 강경파가 몰락하며 득세한 수정자본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최종 종식을 기다리기 전에 체제 내적 변화를 꾀하며 이른바 목적(자본주의의 붕괴)보다는 수단(노동자 대중의 삶의 질 개선)을 중시함에 주목하며 맑스주의 및 쏘련 중심의 공산주의와도 결별하며 독특한 자본주의 내적 발전의 경로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이후 나라마다 양태는 다르지만 노동자 대중의 복지 증진을 위해 적극적 노력(비스마르크식 사회보험의 확대)과 창의적 발상(실업보험 사회수당제 등)이 사회민주주의당 또는 노동당에 의해 관철되기에 이르렀고 쏘련 중심의 사회주의체제와 간전기(間戰期)의 우익파시스트 등장 전쟁국가(warfare state)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보수정부까지도 적극적 복지체제의 구축을 선도(베버리지 보고서 등)함으로써 대부분의 서구유럽 국가들은 자연스럽게 복지국가(welfare state) 체제로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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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그들이 뭘 잘 해서가 아니라 범민주진영이 워낙 못한 탓이었다. 광범위한 민심이반이었다. 압승한 한나라당 정권이 출범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다.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염증이 지난 참여정부 5년에 걸쳐 일어났던 것에 버금가는 듯하다. 국민의 실망과 염증은 곧 광범위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허탈한 민심을 받아 안아줄 대안이 있는가? 준비된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대안 정치세력이 있는가 말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우리는 역동적 복지국가로 가야하고 중산층을 포함한 도시서민과 노동자 농민 등 온 국민이 모두가 행복한 복지국가를 꿈꾸건만 이를 이루어낼 선도적 정치세력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이것이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현실이다. 한나라당이 계파싸움과 공천갈등 내분 때문에 지리멸렬로 치닫고 있어도 그래서 정당 지지율이 떨어져도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범 민주 또는 진보정치세력의 정당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명망성과 개인기가 뛰어나거나 이미 지역의 정치토호나 기득권세력으로 깊이 뿌리를 내린 일부 범야권 정치인들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을 따름이다.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사상 최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못마땅해지고 있음에도 어느 정치세력도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 실력 있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세력으로 국민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통합민주당을 보자. 법률가인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혁혁한 공로로 죽어가던 통합민주당이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생명의 연장만을 보장받았을 뿐이었다.국민 누구도 통합민주당을 한나라당을 대신할 수권정당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다수의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실망하면서도 통합민주당을 선뜻 지지하지 못하는 것이다.최근의 여론조사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통합민주당 공천의 최종 결과를 살펴보자. 모든 언론이 하나같이 ‘용두사미’라고 평가한다. 처음 시작은 신선하고 좋았으되 최종 결과는 실망이라는 뜻이다.공천심사위원회가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는 일은 잘 하였으나 통합민주당이 장차 만들고자 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밝혀줄 어떤 국가비전도 제시하지 못하였고 이에 적합한 유능한 인물을 공천하지도 못하였다.한나라당이 계파공천 나눠먹기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기실 공천자 인물의 면면을 보면 질적으로는 한나라당보다 못한 공천이었고 역동적 복지국가의 비전을 기대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인물들로 가득 찬 공천 도로 열린우리당 잡탕 공천이 되고 말았다.다시 한 번 이념적 성향 상 파노라마 공천이 된 것이다. 이런 인물들이 당선된들 이들을 데리고 어찌 강력한 야당 대안적 수권정당을 만들 수 있겠는가?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도 이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진보진영 내부적으로는 불가피한 논쟁이었겠으나 국민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용어로 싸워대는 운동권 정당의 초라한 모양새가 가히 목불인견이었다.고작 지지율 5%에 불과한 소수 정당이 집안싸움에 몰두하다 집을 두 쪽 낸 세력들에게 골고루 잘했다고 표를 나눠 몰아줄 국민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무엇보다 기가 막히는 것은 기존 민주노동당을 둘로 나누었으되 제살 뜯어먹기 식으로 세력을 분할하였을 뿐 대중정당으로 국민정당으로 대안적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어떤 가능성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늘 보던 그 얼굴에 그 얼굴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다. 이래서야 마이너리그 운동권 그들만의 정당 그들만의 잔치가 계속될 따름이다. 여전히 민주노동당은 주사파 정당으로 진보신당은 고루한 PD파 정당으로 존속할 것인가?국민들은 새로움 현재의 민생에 드리운 지속적 불안을 없애줄 새로운 계기 새로운 제도 새로운 사회를 원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국민이 원하는 그 새로움이 무엇인지 도대체 전혀 모르고 있다. 그들의 인식은 신자유주의의 제도적 틀에 갇혀 있으며 기실 이명박 정부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이번에 공천된 후보들이 총선에서 아무리 많이 살아 돌아온들 신자유주의에 지친 척박한 국민의 삶과 만성적 불안의 해소에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어떤 희망이 되겠는가?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지역구에서 각각 1-2석을 비례대표에서 1-3석을 얻는다 한들 이것이 민생과 국민의 희망에 무슨 큰 소용이 되겠는가?이들 중 누구도 어느 정치세력도 한나라당을 대체할 수권정당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는 동일하게 ‘희망 없고 의미 없는 정치세력’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권가능성과 수권능력이다. 권력의 획득을 가시적 목표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당은 이미 유효한 정치세력이 아니다. 불임정당이기 때문이다.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5년 후의 수권정당으로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아무리 사고를 치더라도 현재의 통합민주당이 5년 후에 집권당이 되리라고 보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현재의 범야권으로는 수권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는 소리다. 설사 지금 상태에서 집권을 한다한들 통합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보다 국정운영을 더 잘할 것으로 보는 국민도 별로 없을 것이다.이 파노라마 잡탕정당으로는 참여정부의 혼란만을 재연할 따름이지 그 어떤 이념적 확신도 정책적 새로움도 보여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집권을 했다한들 이들이 그들의 이념과 정책대로 집권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으리라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지금으로서는 이들 범야권 정당들 모두가 제대로 된 이념과 국가비전을 가지고 있지도 못할뿐더러 그들의 정책으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도 못하기 때문이다.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속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추구와 그 결과로서의 양극화 심화 민생의 어려움 국민 불안의 가중은 소위 10%의 상위계층을 제외한 중산층을 포함한 온 국민의 고통 심화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이러한 조건에서는 5년 후를 대비한 의미 있는 집권 계획이 절실하다. 신자유주의를 맹신하는 범 보수정치세력에 대항하는 범 민주 진보세력의 새로운 정치구상이 필요하다.역동적 복지국가를 중심에 놓고 ‘자유주의진보 정치세력’ ‘사회민주주의 정치세력’ ‘민주사회주의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와 학계의 범 진보개혁세력’까지 포괄하는 한국적 정치실험이 필요하다.여기서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봉건적 정치이념이나 교조적 국가사회주의 정치이념이 이러한 한국 사회의 민생과 복지국가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치지형의 창출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감히 단언하건대 지금 범야권에 펼쳐져있는 정치 지형과 틀은 단지 전환기에 불과하다. 새로운 정치질서의 창출 과정에서 어쩌면 꼭 거쳐야 하는 성장통의 과정이라고 인식하는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하다.세상에 고정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변화한다. 오직 역동적 복지국가를 향한 국민적 요구와 시대적 필연 그리고 이를 향한 새로운 정치의 진전만이 변하지 않고 지속될 뿐이다.이번 총선이 아무리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다고 한들 모든 복지국가 세력이 실망하지 말고 끊임없이 전진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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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픽사베이)2007 대선에서 국민의 3분지 2가 보수후보를 지지했고(이명박 48% 이회창 15%) 민주개혁진영은 역대 최대의 표차로 간신히 2위를 지켰으며 진보정당 후보의 지지율도 지난 대선보다 더욱 낮아졌다.이런 충격적인 결과는 87년 이후 지역주의와 민주개혁 진보성향을 모두 아우르며 지속되어 온 ‘민주 대 반민주’ 정치 구도의 급속한 해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년 간 유지되었던 한국 정치의 지배적 구도가 해체되었다 함은 곧 새로운 정치구도의 형성이 요구됨을 의미한다.정치구도는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또 그것은 대중의 삶 민생의 절실함과 연결된다. 한 시기 ‘독재타도와 민주주의’가 개인의 삶을 좌우했을 때는 ‘민주화가 곧 진보이자 시대정신’이었다.그러나 신자유주의의 공고함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국내적으로 사회경제의 양극화가 ‘이대팔을 넘어 구대일’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이때 우리 정치가 반영해야 할 시대정신 그것의 절실함은 ‘양극화시대 민생문제의 해결’이고 ‘불안하고 소외된 삶의 극복’이다.이것이 곧 진보이며 우리 시대의 정신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이러한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로운 정치구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지난 대선 시기 인구에 회자되었던 “그 당과 후보가 부패해도 지지하겠다”는 말은 상징적 언설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들었어야 했던 것은 ‘부패’라는 말이 아니라 이 땅 민초들의 삶의 피폐와 불안이 그만큼이나 절실하였다는 극단적 호소와 불평등한 신자유주의 사회경제 구조의 해소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열망이다.그러나 이러한 민생의 열망이 시대정신이었음을 소위 평화민주 진보개혁진영은 잘 몰랐거나 애써 무시해버리고 과거의 낡은 구도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이다.오히려 시대정신이 반영된 민생문제를 둘러싼 이러한 대중적 요구에 정치적으로 가장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한나라당이었다. 부패수구세력에서 선진화 정치세력으로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한나라당 신보수 세력은 지난 대선 시기에 ‘신 발전체제’라는 신보수주의 성장 담론으로 응답했다.더불어 신자유주의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부로 매도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신보수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성장 정책은 그 본질과는 달리 일반에게 실용이나 중도실용으로 불릴 정도로 이념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마련하였다.이렇게 민생을 화두로 하는 펼쳐진 새로운 정치구도에서 생겨날 것으로 예견되는 신진보의 공간을 신보수 성장주의 포퓰리즘을 통해 이명박 정치세력이 획득해 버렸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진보진영에게 신진보의 정치적 기회와 공간을 다시 제공해 주게 된다.노무현 정부보다 더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이명박 정부 하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민영화 규제완화 등 각종 신보수의 정책 패키지가 실천되는 과정에서 ‘여전히 분배되지 않는 성장구조’는 곧 그 한계를 드러낼 것이며 선별적 복지의 확충만으로 양극화와 반복지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불안을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시기에 진보진영은 어떠한 모습으로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 것인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어떻게 맞을 것인가? 여전히 낡은 구도에 매달려 ‘민주 대 반민주’ 이의 아류인 ‘부패실용 대 민주실용’을 외치거나 당내 다수파의 힘으로 시대정신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자족적 좌파운동권 정당에 머문다면 비로소 열리게 될 신진보의 공간은 신자유주의 주류 신보수정권에 포획된 채 영원히 소멸해버릴 지도 모른다.지금 이 땅에는 장차 더 크게 열릴 신진보의 공간을 받아 안을 집권 가능한 세력으로서의 진짜 진보개혁신당이 필요하다. 5년 후 또는 10년 후에 집권 가능한 진보적 국민정당으로서의 진보개혁신당이 필요하다.이것은 시대정신의 요구이며 진보개혁진영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 자유주의 정당인 대통합민주신당 내 진보적 개혁세력부터 민주노동당 등의 건전한 진보주의 정치세력 시민사회와 학계의 복지국가 지지 세력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진보개혁진영의 정치연합 즉 진보개혁신당의 출현을 기대한다.대선패배의 결과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철저하게 투쟁하되 결국은 분당을 통해서건 내부 혁신을 통해서건 자유주의 야당은 그 동안의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와 실용주의의 미몽에서 깨어나고 진보야당은 패권주의와 정파주의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반신자유주의 복지국가 정치의 전선 아래 최대한 크게 하나로 뭉쳐야 한다.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보장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모델로 간주되는 북유럽 국가들의 경험은 많은 상황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가 가장 참고할만한 유효한 대안으로 부각된다.그것이 민주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 혹은 복지국가 등 그 어떤 이름이나 이념 명칭으로 불리더라도 큰 틀에서 그 방향과 주요 내용에 동의한다면 그가 진보적 자유주의자이든 무슨 주의자든 우리는 그것을 차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반신자유주의 복지국가 정치의 모토 하에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대통합민주신당에 바라건대 지금 민중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물이다. 한때 우리사회를 온몸으로 뜨겁게 안았던 민주세력이 죽어 진보의 날개를 달고 다시 태어난다면 점차 노골화되며 번져갈 신자유주의의 산불을 끌 수 있는 도도한 강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민노당에 바라건대 물의 선명함 경쟁일랑은 잠시 접어두고 모든 물을 모아야한다. 쥐 잡는데 고양이 색이 중요치 않듯이 불 끄는 데 필요한 것은 그저 충분한 물이다. 깃발을 선명히 하되 시대정신에 합치되는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가는 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넉넉한 품이다.한국사회에서 한 번도 이루어지지 못했던 ‘범 진보개혁 정치세력의 대연합’ 우파는 부패로 망하고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에서 보듯 진보신당의 실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꾸는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말을 지표 삼아 나아간다면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한 네티즌이 올린 다음의 글은 진보를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잘 가르쳐주고 있다.“그저 좋은 진보정당을 보고 싶습니다.그저 올바른 진보정당을 보고 싶습니다.지금 우리는 ‘희망’을 찾고 싶을 뿐입니다.”지금부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진보개혁신당이 희망의 싹을 제대로 틔운다면 장차 5년 뒤 또는 10년 뒤에 우리는 진보개혁세력이 최초로 정권을 잡고 복지국가 정치의 주역으로서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힘차게 열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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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출처=위키백과)한나라당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그들이 뭘 잘 해서가 아니라 범민주진영이 워낙 못한 탓이었다. 광범위한 민심이반이었다. 압승한 한나라당 정권이 출범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다.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염증이 지난 참여정부 5년에 걸쳐 일어났던 것에 버금가는 듯하다. 국민의 실망과 염증은 곧 광범위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허탈한 민심을 받아 안아줄 대안이 있는가? 준비된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대안 정치세력이 있는가 말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우리는 역동적 복지국가로 가야하고 중산층을 포함한 도시서민과 노동자 농민 등 온 국민이 모두가 행복한 복지국가를 꿈꾸건만 이를 이루어낼 선도적 정치세력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이것이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현실이다. 한나라당이 계파싸움과 공천갈등 내분 때문에 지리멸렬로 치닫고 있어도 그래서 정당 지지율이 떨어져도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범 민주 또는 진보정치세력의 정당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명망성과 개인기가 뛰어나거나 이미 지역의 정치토호나 기득권세력으로 깊이 뿌리를 내린 일부 범야권 정치인들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을 따름이다.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사상 최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못마땅해지고 있음에도 어느 정치세력도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 실력 있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세력으로 국민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통합민주당을 보자. 법률가인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혁혁한 공로로 죽어가던 통합민주당이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생명의 연장만을 보장받았을 뿐이었다.국민 누구도 통합민주당을 한나라당을 대신할 수권정당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다수의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실망하면서도 통합민주당을 선뜻 지지하지 못하는 것이다.최근의 여론조사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통합민주당 공천의 최종 결과를 살펴보자. 모든 언론이 하나같이 ‘용두사미’라고 평가한다. 처음 시작은 신선하고 좋았으되 최종 결과는 실망이라는 뜻이다.공천심사위원회가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는 일은 잘 하였으나 통합민주당이 장차 만들고자 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밝혀줄 어떤 국가비전도 제시하지 못하였고이에 적합한 유능한 인물을 공천하지도 못하였다. 한나라당이 계파공천 나눠먹기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기실 공천자 인물의 면면을 보면 질적으로는 한나라당보다 못한 공천이었고 역동적 복지국가의 비전을 기대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인물들로 가득 찬 공천 도로 열린우리당 잡탕 공천이 되고 말았다.다시 한 번 이념적 성향 상 파노라마 공천이 된 것이다. 이런 인물들이 당선된들 이들을 데리고 어찌 강력한 야당 대안적 수권정당을 만들 수 있겠는가?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도 이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진보진영 내부적으로는 불가피한 논쟁이었겠으나 국민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용어로 싸워대는 운동권 정당의 초라한 모양세가 가히 목불인견이었다.고작 지지율 5%에 불과한 소수 정당이 집안싸움에 몰두하다 집을 두 쪽 낸 세력들에게 골고루 잘했다고 표를 나눠 몰아줄 국민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무엇보다 기가 막히는 것은 기존 민주노동당을 둘로 나누었으되 제살 뜯어먹기 식으로 세력을 분할하였을 뿐 대중정당으로 국민정당으로 대안적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어떤 가능성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늘 보던 그 얼굴에 그 얼굴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다. 이래서야 마이너리그 운동권 그들만의 정당 그들만의 잔치가 계속될 따름이다. 여전히 민주노동당은 주사파 정당으로 진보신당은 고루한 PD파 정당으로 존속할 것인가?국민들은 새로움 현재의 민생에 드리운 지속적 불안을 없애줄 새로운 계기 새로운 제도 새로운 사회를 원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국민이 원하는 그 새로움이 무엇인지 도대체 전혀 모르고 있다.그들의 인식은 신자유주의의 제도적 틀에 갇혀 있으며 기실 이명박 정부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번에 공천된 후보들이 총선에서 아무리 많이 살아 돌아온들 신자유주의에 지친 척박한 국민의 삶과 만성적 불안의 해소에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어떤 희망이 되겠는가?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지역구에서 각각 1-2석을 비례대표에서 1-3석을 얻는다 한들 이것이 민생과 국민의 희망에 무슨 큰 소용이 되겠는가?이들 중 누구도 어느 정치세력도 한나라당을 대체할 수권정당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는 동일하게 ‘희망 없고 의미 없는 정치세력’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권가능성과 수권능력이다. 권력의 획득을 가시적 목표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당은 이미 유효한 정치세력이 아니다. 불임정당이기 때문이다.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5년 후의 수권정당으로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아무리 사고를 치더라도 현재의 통합민주당이 5년 후에 집권당이 되리라고 보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 현재의 범야권으로는 수권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는 소리다.설사 지금 상태에서 집권을 한다한들 통합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보다 국정운영을 더 잘할 것으로 보는 국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 파노라마 잡탕정당으로는 참여정부의 혼란만을 재연할 따름이지 그 어떤 이념적 확신도 정책적 새로움도 보여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집권을 했다한들 이들이 그들의 이념과 정책대로 집권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으리라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지금으로서는 이들 범야권 정당들 모두가 제대로 된 이념과 국가비전을 가지고 있지도 못할뿐더러 그들의 정책으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도 못하기 때문이다.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속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추구와 그 결과로서의 양극화 심화 민생의 어려움 국민 불안의 가중은 소위 10%의 상위계층을 제외한 중산층을 포함한 온 국민의 고통 심화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이러한 조건에서는 5년 후를 대비한 의미 있는 집권 계획이 절실하다. 신자유주의를 맹신하는 범 보수정치세력에 대항하는 범 민주 진보세력의 새로운 정치구상이 필요하다.역동적 복지국가를 중심에 놓고 ‘자유주의진보 정치세력’ ‘사회민주주의 정치세력’ ‘민주사회주의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와 학계의 범 진보개혁세력’까지 포괄하는 한국적 정치실험이 필요하다.여기서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봉건적 정치이념이나 교조적 국가사회주의 정치이념이 이러한 한국 사회의 민생과 복지국가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치지형의 창출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감히 단언하건대 지금 범야권에 펼쳐져있는 정치 지형과 틀은 단지 전환기에 불과하다. 새로운 정치질서의 창출 과정에서 어쩌면 꼭 거쳐야 하는 성장통의 과정이라고 인식하는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하다.세상에 고정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변화한다. 오직 역동적 복지국가를 향한 국민적 요구와 시대적 필연 그리고 이를 향한 새로운 정치의 진전만이 변하지 않고 지속될 뿐이다.이번 총선이 아무리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다고 한들 모든 복지국가 세력이 실망하지 말고 끊임없이 전진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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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이끌고 있는 북유럽 복지국가 (사진출처=픽사베이)동학농민혁명 시절 워낙 많은 농민들이 집결하는 바람에 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 이라는 말이 생겨났었다. 하얀 농민 복을 입고 손에 죽창을 든 농민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서 있으니 언덕이 모두 하얗게 보여 백산이고 농민들이 지휘관의 말을 듣기 위해 일제히 앉아보니 죽창만 빼곡히 보이는 것이 마치 대나무 산처럼 보였던 것이다. 참 기막힌 표현법이 아닐 수 없다.지난 금요일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충무 아트 홀에서는 역동적 복지국가를 향한 거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창립 1주년 기념 및 후원의 밤 행사가 약 200여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이 자리에서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를 비롯한 많은 축하 사절단 여러분들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위한 애정 어린 격려사를 해 주셨다.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평소 변호사보다는 인권운동가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밥을 먹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고 복지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 오니 역시 밥부터 줘서 고마웠다는 말로 객석의 청중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유팔무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노동당의 강령 작성과정에 참여했다가 다시 한국노총 중심의 녹색사민당에 참여했던 일 그리고 다시 민주노동당 내부의 사민주의자 그룹인 자율과 연대를 거쳐 오늘의 사회민주주의 연대에 이르기까지 다소 굴절을 겪으며 진행해왔던 자신의 사민+복지 인생을 스스럼없이 소개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그리고 결국 현재 사회민주주의 연대 내부에서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지향하는 목적에서 별 다른 차이가 없어 해체하고 통합할까? 말까? 하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재미있게 연출해서 청중의 폭소를 터트렸다.마들연구소 소장 겸 진보신당 공동대표인 노회찬 전 의원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정관 제2조 ‘단체의 목적’ 조항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목적이 진보신당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진보신당과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통합을 추진해야한다는 내용으로 축사를 재미있게 표현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주요 사회경제정책 발표에 대해서는 내후년 지방선거에 쓸 진보신당의 정책공약을 보는 듯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이에 질세라 천정배 민주당의원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가 펴낸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책을 마치 성서처럼 늘 책상 앞에 펼쳐놓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언사들은 축하 인사로 건 낸 정치적 발언이었지만 정치적 수사 치고는 매우 높은 수준의 레토릭이었다.이날 행사의 대미는 최병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님의 제안이었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낭독된 이 제안은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모든 진보개혁 세력이 현재의 편협한 정파 구도와 정치적 입장의 사소한 차이들을 뛰어넘어 커다란 정치사회적 밑그림을 그리고 역동적 복지국가의 건설을 위해 함께 단결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제안을 끝으로 행사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이날 행사가 있기 얼마 전 진보신당 당원 3500명을 상대로 시행된 인터넷 여론조사의 결과 55%가 넘는 당원들이 ‘복지를 우선시 하는 유럽형 사민주의 정당’의 모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타당한 진보정당의 상으로 꼽았다.그밖에 ‘노동자 계급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정당’이 27.7%로 뒤를 이었고 ‘중산층의 이해를 도모하는 자유주의 개혁정당’이 6.3%로 3위를 차지했다.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놓고 향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사민주의 또는 복지국가의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정당의 출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사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예전에는 진보정치 세력에서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한국의 민주화 세력들은 80년대를 거치면서 사민주의나 복지국가가 뭔지 알기도 전에 사민주의는 개량주의라 나쁜 것이라는 말을 먼저 들으면서 성장했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복지국가의 이념을 추구하는 제 정치 세력들이 모두 모여 거대한 강물을 이룰 수 있는 날을 기대할 수 있을까?서면 백산이요 앉으면 죽산이라고 했을 때의 그 백산과 죽산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인간과 인간의 커다란 교감이었을 것이다. 억압과 착취에 대한 저항 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열망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감이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1주년 기념 행사 역시 하나의 커다란 공감이었다.이 날 모인 여러 정파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축하 손님으로서 격려의 말을 많이 전하고 갔다. 그리고 그들의 축사는 단순히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축사로 보기엔 매우 높은 수준의 언사들이었다.무엇인가 마음 속 깊은 곳을 흐르는 거대한 공감대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나오기 힘든 수준의 축사와 격려사들이었다. 우리는 이제 그 다음 수준을 기대한다. 이 땅의 민생과 현실 진보의 획기적 진전을 위한 큰 틀의 정치가 그것이다.인간과 인간의 교감 그것은 아마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무기일 것이다.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명확한 사회 설계도를 갖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거대한 세상과의 교감을 창조해 낼 것인가? 이는 순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고 그런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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