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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도영인 전)우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작년 몇 달 동안 나는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 있는 고층 아파트를 팔고 제주시의 신축 빌라로 이사하게 되었다.부동산 시세의 하락과 건축업계의 재정난 때문에 원래 공지되었던 날짜보다 몇 달씩 입주일이 지연된 것이다. 임시거처에서 새 빌라의 완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지인들이 내게 자주 물었다.은퇴 후 삶의 터전으로 비교적 살기 좋은 지역에 잘 정착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왜 번거롭게 다시 이사를 결정했냐고 의아해했다. 그것도 차로 왕래하기 어려운 제주도까지 꼭 이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내 응답은 간단했다. 자연의 품 가까이 살겠다고. 일 위주로 살아온 내가 은퇴할 때까지의 바쁜 생활을 돌아다보니 집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큰 행복을 누렸었던 기억이 뚜렷했다.나는 미국 동부의 아름다운 해변마을에서 만끽했던 지구 어머니의 평온한 생명 에너지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제주도의 푸근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누리려고 내 생애 마지막 이사를 감행한 것이다. ◇ 인간이라는 섬, 사회적 동물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1938~), ‘섬’ 인간(人間)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고 살아야 한다. 인간의 사전적인 의미는 ‘언어를 사용하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이라고 정의된다.우리는 각자 다른 이와 분리된 몸으로 섬에 비유될 수 있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산다. 동시에 다른 인간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내면의 욕구가 있다. 의식주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자 다른 모습의 몸을 생산적으로 쓰는 가운데 자기 피부의 안팎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창조한다.아직 미성숙한 사춘기이거나 외모만 돌보기에 바쁜 경우에 눈에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자신인 줄로 아는 사람도 많다. 자기 몸의 모양새가 진정한 자신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동안 사용하는 삶의 임시도구일 뿐이라는 걸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인 걸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인간은 겉모습보다는 자기만의 은밀한 내면 정체성이 훨씬 더 중요한 동물이다. 표층적인 동물의식을 갖고 먹고사는 욕구에만 집중하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다른 점이다. ‘단세포적인’ 인간이라든가 의식 수준이 낮은 ‘파충류’ 인간이라는 표현은 단연코 모욕적인 언사일 수밖에 없다. 인간 욕구는 생존의 차원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의 몸이 홀로 선 섬과 같다면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의식세계라는 미묘한 섬을 각자 만들어낸다.사람은 자기만의 의식세계를 보전하기 위한 서로의 거리가 필요한 존재이다. 보통 인간은 혼자만의 심리세계와 동기부여의 방향에 따라 감성적 특성을 가진 내면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정현종의 시적 표현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자면, 개인은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를 가진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를 가진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정현종 시인의 마음에서 나는 섬이 주는 물리적인 거리감보다는 심리적인 고립을 먼저 읽는다.언어라는 개념 도구를 가진 고등한 존재로서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섬 (즉 물리적 정체성)과 또 다른 서로 다른 내면세계를 이해하려는 욕구가 있다.미국의 한 유행가 가사 구절인 “Bridge over troubled water”에서처럼 섬을 잇는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우리 인간은 모두가 하나라는 인류의식을 가져야 한다.서로 떨어져 있는 신체적인 정체성을 넘어 각기 다른 내면의 존재감을 존중하는 배려심과 상대방을 돌보려는 마음 자세가 있어야 한다. 오랜 타국 생활 후에 내가 2010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보고 느낀 바에 의하면 한국 사회는 지난 수 십년 동안 개인주의 체제로 무지막지하게 변화했다. 이제 일인 가구가 거의 25%에 달한다.한국전쟁 이후 너도나도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경제 시스템 속에서 매우 열정적으로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경쟁 위주의 일상패턴에 빠져 ‘나 몰라라’ 하는 개인 중심적 인간관계는 신자유주의 사회경제체제가 낳은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통계조사 결과들을 보면, 한국인 대부분은 고립되어 정서적으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급히 연락할만한 지인이 있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보다 아무도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한국인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고립성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등 거시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지역공동체 삶의 방식에서 다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기본적으로 홀로 선 섬과 같은 존재이면서도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연계되어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 서로를 돌보는 ‘돌봄 공동체’가 가능한가? 화상회의와 SNS 소통방식으로 상징되는 비대면 인간관계가 점점 더 보편화 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제 기술적인 방식으로나마 사회적인 연대감을 유지하고 산다.이미 ‘가상공동체’라는 현실이 일반인들에게도 점점 더 익숙해진 세상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각자 처한 시간과 공간이 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코로나 사태 이후에 글로벌 차원의 가상공동체인 시공간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화상회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내 경우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한국시간으로 밤 12시부터 전 세계 지구인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논하는 이라는 웨비나 토론에 참여한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증가하는 기술적 교류로 인해 인간관계의 질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지 않나 우려하기도 한다. 현란한 속도의 정보교환에 의존하는 가운데 개인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화상회의 방식의 학술대회나 소그룹 모임이 증가함에 따라 친분 있는 동료와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 악수하고 미소짓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현시대의 비대면 생활패턴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좀 더 인간적인 관심이나 배려심을 나누는 시간을 없애고 있다. 기계화되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에서조차 사회적 효과성보다는 기회비용, 가성비 혹은 시간 효율성에 더 신경 쓰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인간이 홀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공감과 연대감을 나누기를 원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를 잊고 사는 개인 중심 일상에 갇히게 되었다.기계화된 체제 속에서 인구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외로운 느낌과 삭막한 고립감의 늪에 빠진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이제 사람들이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성과 영성적 존재감을 깊이 인식하는 사회체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다행히 일부 지식층과 깨어있는 시민들 중심으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중위기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 현재 직접민주주의연대, 상생돌봄공부방, 마을공화국, 지역자치당, 시민사회위원회 등 온갖 유형의 시민연대를 증대시키려는 사회활동이 활발하다.집단협력을 통해 개인이 느끼는 위기감에서 벗어나고 더 안정된 사회생활을 실현하려는 지혜로운 집단지성이 왕성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국 사회를 밝히는 희망의 촛불들이 많이 있다. 전통 방식대로 반찬을 따로 자기 접시에 담지 않고 한 상에서 나누어 먹는 식습관이 아직 건재하다. 개인들 사이의 거리감을 함께 나누는 음식문화로 좁혀온 한국인의 오랜 집단의식을 엿볼 수 있다.코로나 사태 후로 바뀐 면이 있지만, 한국 사회에는 나눔과 돌봄의 문화가 아직 진하게 남아있다. 나라 전체의 빡빡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5개월 전에 제주도로 이사 온 후 한국문화 속 풍요로운 연대감과 푸근한 인간관계를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 꿈속의 내 고향이 제주도는 아니다 연약한 날개로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는 나비들과 고향 땅에 두고 온 둥지를 잊지 않고 찾아 돌아가는 황새와 같은 생명은 고귀한 존재들이다.위험을 무릅쓰고 표출하는 끈질긴 사랑 에너지와 생명 존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일상의 삶 속에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우주적 힘이 존재한다고 느낀다.고등 동물이 아닌 생명체들조차도 사랑과 생명의 보금자리를 보전하려는 본능이 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은 신비한 우주적 원리에 기반하여 타고난 생명 에너지를 발휘하면서 고유한 존재의미를 창조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서울이나 육지의 큰 도시에서 살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제주도민들을 지난 몇 달 사이에 여럿 알게 되었다. 내가 제주도에 안착한 것은 태어난 고향이 제주도이기 때문은 아니다.돌아보건대 30년이라는 타국 생활 동안에 여러 번 직장을 옮긴 건 마음의 고향을 찾으려는 매우 인간적인 본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사람에게 있어서 출생한 지역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정붙이고 살만한 마음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나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얼마간만 살아 보려는 생각으로 임시로 귀국했었다. 그리고 결국 퇴직 후에 한국에 정착하기로 하고 미국 집을 팔았었다.생각해보면 내가 끊임없이 중요시해 온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며 살만한 지역공동체를 찾으려는 무의식적 욕구(needs)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 1960년대 한국이 너무 가난했던 시절에 더 나은 삶을 찾아서, 미국식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서 이민행을 감행하는 인구가 많았다.군사독재와 국가폭력을 피해서 1980년대에도 줄줄이 이민 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2024년 현재 ‘헬조선 신계급사회’를 탈출하려는 젊은 청장년층이 느는 추세다.최근에 카이스트 연구원을 포함하는 최고급 기술인력이 R&D 예산을 삭감한 권위주의 정부의 무도한 정책에 실망하여 미련 없이 이민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지난 이삼십 년 동안의 역이민 추세를 역행하며, 불안정한 교육정책을 포함한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인구절벽 시대에 제주도 인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 제주도는 희망의 섬 은퇴자의 천국이라 할만한 제주도에서의 내 개인 생활은 여러모로 매우 만족스럽다. 검소한 채식 생활이지만 도심의 나쁜 공기와 불쾌한 인구 조밀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다.나는 가까이 해변에서 건강에 최고라는 맨발 걷기도 하고 숲속 산책도 하는 호강을 누리고 산다. 도시개발로 많이 훼손되기는 했어도 제주도에서는 아직 풍성한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나는 제주도 특유의 자연환경의 고귀함을 실감하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영어소통이 가능하므로 사실 나는 지구 어느 곳에 살더라도 새 지역사회에 적응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기본적인 자신감이 있다.작년에 2개월 가까이 칠순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두 여성 친구와 함께 유럽여행을 했을 때 그 자신감이 허황한 오만함이 아니었음을 체험한 바 있다.그러나 나는 한국사회의 못남과 자랑스러움을 모두 함께 사랑하는 한국인이자 세계인이다. 판소리와 고전무용을 포함하여 한국문화를 즐기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본래부터 내게는 딱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일종의 ‘한국사랑’ 같은 의식이 내재해 있다. 그러나 나는 좁은 의미의 민족주의 정신을 추종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인류 하나됨’을 추구하는 지구인이다. 영성 면에서 ‘하나됨 의식’으로 무장되어 있기에 형이상학적으로 외롭지 않지만 내 삶의 실존이 온전한 것은 아니다.한국 시민으로서, 미국 시민권자로서, 그리고 이제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개인적인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분열의식으로 끊임없이 상처받고 있는 지구 어느 구석에서도 온전히 평안한 의식세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내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만한 온전한 공동체는 아직 계속 진화하고 성취되어야 할 이상향으로 남아있다. 일상에서 소소한 만족감을 느끼고 항상 고마움이 있으나, 나는 아직 큰 소원이 있다. “삼촌은 소원이 뭐예요?”삼촌은 곰곰이 생각하다 낮은 목소리로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조국 통일.”세상에나 소원이 조국 통일이라니, 신문에서나 보던 말을 실제로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게 소원인 사람도 있구나, 신기했습니다. - [없는 층의 하이쎈스] 김멜라 장편소설 (2023, 327쪽)에서 그렇다. 다시 찾은 내 고향 한국은 절대로 반쪽인 체제로 계속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 남북분단을 극복해야 한다. 제주도 내에서의 환경문제 등 여러 산적한 공적 이슈들과 함께 해결되어야만 할 가장 큰 문제는 분열의식이다.위에 인용된 것처럼 요즘 젊은 층에서 다소 신기하게 들리겠으나 내 소원은 “‘조국 통일’”이다. 일부 극우 그리스도교인들이 꿈꾸는 “빨갱이” 때려잡고 성취하는 흡수통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독일에서 불완전하게 이룬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본주의 중심의 통일도 아니다.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무엇보다 인권이 존중되는 그런 통일을 원한다.같은 동포를 부자연스럽게 양편으로 갈라놓은 DMZ 경계선을 넘나들며 왕래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소통하기를 바란다.소통과 왕래를 통해 한민족이 공통으로 갖는 크고 밝은 공동체 정신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면 언제라도 한 국가체제로서의 정치적 통일까지도 점차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제주도에는 섬이라는 특수한 제약을 극복하면서 제주도민이 함께 겪어낸 몽고항쟁과 일제 수탈과 같은 고난의 역사가 있다.일본에 의한 식민지 경험과 처참한 4.3항쟁에서 흘린 피눈물을 제주 곳곳에서 흔히 보이는 검은 돌들이 끌어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잘못된 이념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오랜 슬픔과 한을 공기처럼 숨 쉬게 된다. 그래서 제주도는 어느 지역공동체보다도 더욱 세계평화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새내기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조만간 우리 민족끼리 서로 왕래하면서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바란다. 북한에서든 남한에서든 한국(조선)인 모두 인권 중심의 새로운 체제를 창조할 수 있다고 본다.정치적 조작으로 오염된 근대역사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본성은 원래 평화로운 돌봄 문화의 가치를 추구한다. 사랑 에너지가 동백나무처럼 꽃 피어 나는 온전한 생명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는 ‘평화의 섬’ 특유의 세계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인생 후반기 70대에 들어선 나는 제주도에서 그런 희망의 걸음마를 새로 시작한 셈이다. 제주도는 이제 내게 희망의 섬이 되었다. 도영인 님은 전)우송대 사회복지학 교수를 정년 퇴임했고, 현재는 Deep Change Inc에서 영성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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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김영철 마을대학협동조합전국연합회준비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지난 5월19일 일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주간에 <일하는 예수회> 정기총회와 모임이 열렸다. <일하는 예수회>가 광주에 모인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우리 모임은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노동자와 도시빈민을 위한 교회운동이었던 민중교회운동에 참여해 왔던 목회자들의 모임이다. 민중교회운동은 광주민중항쟁에서 큰 영향을 받아 시작됐다. ◇ 한국민중항쟁의 고유성은 종교적 열정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 떠났다가 밤차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고 광주로 향했다. 프로그램을 보니 주제강사가 김상봉교수였고, 본인의 저서인 <영성 없는 진보>라는 책을 중심으로 강의한다고 했다.사실 그 글은 김교수가 지난 10월에 경남대 K-민주주의연고소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논문으로 발표되었을 때, 어느 분이 카톡에 올려준 원고를 보고 프린트하여 읽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언젠가 깊이있게 논의해 볼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터여서 반가웠다. 고속버스로 내려가는 중에 2년 전 광주다일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기념 강연회에서 ‘교회, 정치를 말하다’는 강연을 유투브로 들으며 내려갔다. 2시간 30분 가까이 강의와 질의응답이 진행된 내용을 통해 강사의 주된 관심과 강조점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광주에 도착해 약속된 식당에 도착하여 김상봉교수와 직접 대면하여 처음으로 인사했다. 나중에 우리 모임 장소인 5.18교육장에서 강의 전 대화하다 보니, 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학번에 기독학생회(SCA)와 기독청년회(EYC) 활동을 한 것을 알고 정말 나와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알고보니 내 고교동기와 대학동기임을 알고 한 다리 건너는 친구가 되기에 더 반가웠다. 김교수는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자신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자신의 삶과 결부하여 담담하게 알려주었는데, 너무나도 공감이 가고 새로운 깨우침을 얻는 것과 같은 통찰력을 얻었다.본인이 십 수년 전에 광주에 내려오면서 연구하게 된 5.18의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면서 민중항쟁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이를 점차 한국의 근대 민중항쟁의 역사(부마항쟁, 전태일열사의 분신, 4.19혁명, 4.3제주민중항쟁, 동학혁명)로 확장해서 살펴보니 ‘한국민중항쟁의 고유성이 종교적 열정에 뿌리박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믿음이 새로운 윤리와 실천을 낳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운 최제우가 시작한 동학에서 이를 잘 볼 수가 있다. 영성이란 세계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이웃에게 확대하여 하나됨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바로 종교적 열정이 바탕이 되어 영성에 기초한 사랑으로 사회를 변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진보운동, 왜 힘을 잃어가고 있나? 하지만 무신론적 사회과학에 기초한 세속적 운동은 이러한 영성을 갖추지 못하여 점차 메말라지고 권력투쟁에 매몰된다는 것이다. 영원한 진리에 기초한 운동이 아니여서 보편적 지지와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진단이다.그런데 이러한 진보적 영성은 종교 간의 차이도 뛰어넘는다. 김교수는 유교에 영향받은 최제우, 천주교에 영향받은 안중근, 불교에 영향받은 만해 한용운, 그리고 기독교에 영향받은 전태일의 영성이 일맥상통한다고 보며, 이들의 영성은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의 깊은 영성을 나타내 준다고 강조했다.유대인들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고백할 때, 한국인들은 최제우의 하나님(상제), 한용운의 하나님(님), 전태일의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의를 들으며 두 가지 생각이 났다. 하나는 민중교회를 하면서 우리가 많이 하던 이야기이다. 지역주민들이 민중교회의 탁아소(어린이집)나 공부방(지역아동센터)과 같은 프로그램에는 참여하면서도 왜 교인으로는 나오지 않을까?이를 좀 더 확대하면 카톨릭이 주류이고 해방신학의 본거지라고 할 라틴아메리카에서 보수적인 성령운동 개신교가 판을 치는 것은 무슨 현상일까?앞에서 김교수가 지적했듯이, 진보적인 기독교운동이 영성보다는 사회과학적인 운동론에 매몰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나 자신을 비롯한 민중교회 동역자들이 본래 출발한 종교적 영성을 소홀히 하고 사회과학이나 세속적 운동론에 경사되어 한계를 보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8,90년대 기독교운동에서도 일반운동론과 기독운동론의 조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물론 조화를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도 했지만 점차 종교적 열정에 소홀하게 되었고, 결국은 기독교운동의 고유성보다는 일반운동의 보조적 운동으로 전락한 것은 아닐까?개인적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교회목회보다도 마을운동과 교육운동을 통한 새로운 에큐메니칼 선교에 참여하면서 내가 느낀 것 중의 하나는 교회의 소중함이다. 마을에 들어가보니 교회에서와 같은 종합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기가 힘들었다.사실 교회에서는 좋은 설교를 듣고, 성가대에 참여하여 노래를 부르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교인들간의 친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인적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마을에는 그러한 전인적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기 어려웠다.그래서 교회적 훈련방식이 대단히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를 김교수의 핵심적 주장과 연결해 보면 모든 사회운동이 기본적으로 종교적 영성에 기초해야 온전해진다는 것이다. <일하는 예수회>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다보니 기독교중심적으로 말했지만, 사실 김교수의 본래 주장은 진보운동 일반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논문 제목은 바로 “한국민주주의의 위기”였다.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의 위기, 특별히 진보의 위기를 영성의 결핍에서 기인한 것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과거 진보신당에 합류해 강령 기초 작업을 한 바 있다.그런 경험을 포함해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 진보정치를 겪으며 ‘영성의 부재’가 진보정치를 실패로 이끌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영성과 함께 했던 우리의 사회운동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영성, 좁혀서 말하면 ‘종교적 영성’이 이끌어 온 역사이다. 19세기말의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이라는 종교적 영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항쟁이었고, 3·1운동도 믿음깊은 종교인들이 대표로 참여해 이끈 거족적 항쟁이었다.“19세기 이래 다른 나라에서는 진보적 정치 행위가 세속주의에 의거하고 있었던 데 반해, 이 나라에서는 종교적 신앙이 혁명적 진보운동의 토양이 됐던 것”이야말로 한국 근현대민중운동사의 고유한 특성이다. 이러한 종교적 영성으로 일한 대표적인 두 사람을 저자는 전태일과 서준식으로 예를 든다. 전태일은 어린 여공들의 고통을 보다 못해 자신의 한쪽 눈을 팔아 착취없는 작업장을 세우려 했고, 그 꿈이 좌절 당하자 자신을 불사르는 희생으로써 그 고통을 세상에 알렸다. 서준식은 1971년 재일교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17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서준식의 <옥중서한>은 영성이 종교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텍스트다. 유물론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서준식은 옥중에서 기독교성서를 읽으면서 예수를 “소외되고 신음하는 세상 사람들의 해방을 바라는 자”의 모범으로 발견한다. 그는 “유물론적 영성”의 전범이 되었다.그런데 1980년 이후 진보운동은 이러한 전태일과 서준식이 걸었던 영성의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리어 목적이 선하다는 확신이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을 무차별하게 정당화하는 가치 전도에 빠지게 되었다.급기야 한국의 진보정치는 영성을 잃어버리고 권력투쟁에 함몰하고 말았다. 이제 이러한 진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는 영성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교수의 개인적 결심과 같이 믿음의 회복이 필요한 시대요, 교회나 사회적으로 새로운 믿음, 새로운 케리그마가 필요한 시대임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그런 면에서 기독교 운동이나 민중교회가 일반운동과 새로운 사회운동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교회가 가장 사회적 지체그룹으로 치부되지만, 우리가 가진 민중 영성에 기초한 새로운 믿음을 회복한다면 막힌 사회운동을 뚫어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생각이 들다보니 3시간30분이나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로 내려가 몇 시간 보내고 심야버스로 인천으로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충만하다.강의를 통해 얻은 새로운 통찰력이 내 개인과 <일하는 예수회>, 나아가 한국진보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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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희 노무법인 벽성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선거의 계절이 곤혹스럽다. 단 1표의 권리 행사일 뿐이지만 청년의 뛰는 심장처럼 미래를 꿈꾸던 때가 없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대중의 비판을 두려워할 때까지는 그랬다. 이제 그 뛰는 심장 자리에 우려와 한숨이 자라났다. 그들의 눈과 귀는 더 이상 우려와 한숨을 듣고 보지 못한다. ◇ 덜 깨끗하기 경쟁, 넘나드는 윤리적 기준들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수행 행태가 워낙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다 보니 야당은 그 많은 실책에도 또 다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었다.진영논리가 극에 달했던 입시비리 사태를 딛고 조국 전 장관이 화려하게 부활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바로 집권여당과 정부 그리고 민주당의 합작품이다. 자녀의 입시 관련 비리가 문제된 당시 당사자의 변명보다 더 참담했던 것은, 그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동정심들이 도를 넘어 비호세력으로 변질되어버렸던 점이다.그래도 여당의 누구보다는 비리가 가볍지 않느냐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급기야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유명작가의 탄원서가 등장했고, 일부 대학교수들의 성명서까지 뒤따랐다. 평범한 시민이었다면 조롱과 가십거리였을 그 범죄행위들을 두둔하고 방어하는 그 흐름들에서 나는 두려움마저 느꼈었다. 그들이 들이대는 잣대는 기득권에 너무도 관대한 것이어서다. 물론 조국 장관을 둘러싼 먼지털기식 검찰 수사가 극히 위험한 수준이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범죄행위 자체와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할 또 다른 문제였음에도 그들은 이를 구분하려들지 않았다.그런 원칙들이 어느새 무너지고 합리적 이성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입으로 변질되면서 진영논리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보통의 시민들이 바로 방금까지도 철통같이 지켜 온 그 기준들이 권력자들의 비리경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무너져 내리는 현상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담한 것이었다. 의도와 상관없이 조국 장관 일가의 부정행위를 계기로 우리사회의 윤리적 기준은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졌다. 우리사회에 진보의 의미가 존재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진보에게서 그런 기준은 존립 근거다.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 삶이 위기인 상황에서도 혈세를 쏟아 부으며 여전히 여당의 치졸한 공격에 맞대응이나 일삼는 민주당을 보고 있자면, 그저 서로의 비리들을 내면화하며 담합하는 공범자들을 보는 것 같다.자신들의 비리 정도는 누구보다는 깨끗하지 않느냐며 이전의 기준치들을 별 생각 없이 무시하는 순간, 더 부정한 자의 뒤에 숨어 덜 깨끗하기 경쟁이 시작될 뿐이다. 우리의 인식기준이란 이렇듯 별 저항감 없이도 뒷걸음 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나 그 예상을 저버리지 않았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에 참담함을 느낀 지지자들의 허탈감이 극에 달했던 선거였다.지난 총선에서의 반칙을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시 여당을 따라 위성정당을 만드는가 하면, 자기 사람들로 채우기 급급했던 뻔뻔함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우왕좌왕 하는 순간에도 그들은 역시 ‘저들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승부수를 띄웠다.이런 와중에도 선거는 생존투쟁이라며 연일 투표를 독려하는 영혼 없는 메시지들이 오고 갔다. 뽑을 사람이 없는데 누굴? 덜 악한 사람이라도 뽑아야 한다는 그 맹탕의 논리다. 난생 처음 나는 투표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들과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다.물론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질 때 당장의 우리사회가 어떻게 위태로울 수 있는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만의 잔치에 쫓기듯 투표하고는 다시 낙망하는 일을 이번만큼은 멈추고 싶었다. ◇ 조국혁신당의 ‘부당한 기득권 내려놓기’ 공약을 지지한다 그럼에도 마음은 어느새 선거결과에 가 있었다. 지금의 국정 방향을 제어할 수준에 안도했다. 외형적으로나마 민주당의 독식을 막고 조국혁신당으로 분할되어 나타났던 민심도 다행이라 생각했다.조국혁신당에 걸었던 기대는 딱 거기까지였는데 그들의 ‘의원 특권 내려놓기’ 공약을 보며 실낱같은 기대가 되살아났다. 회기 중 골프 금지, 국내선 항공 비즈니스 탑승 금지 및 의원 특권 이용 않기, 주식 신규투자 및 코인보유 금지, 부동산 구입시 당과 사전협의 거치기, 보좌진에게 의정활동 이외의 부당 요구 금지 등이다.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어느 정도의 부패는 융통성쯤으로 용인하는 우리의 정치풍토에서는 꽤 참신한 것이었다. 불공정하게 취득한 기득권을 토대로 부당하게 이권을 독식하고 있는 풍토에서 자신들부터 그 고질병들을 수정해나가겠다는 것 아닌가.판검사들의 전관예우, 공공기관들의 부정•부당행위, 정치인들의 불필요한 각종 의전과 혜택들, 그 기득권들이 곳곳에서 국가재정을 파탄내고 공정경쟁을 해치고 있다.최근의 사과 파동을 추적했던 MBC의 PD수첩에서는 우리의 일상적 먹거리조차 대기업들에 장악된 유통망의 실태가 그대로 보도되었다.만약 이번 총선에서 어떤 정당이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면 어땠을까? 온 국민이 겪었던 사과, 대파 파동이었던 만큼 아마 지금의 선거결과와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이처럼 문제의 원인이 분명한데도 왜 개선하지 못하는 것일까? 각종 기득권 카르텔이 서로 공고하게 연결되어 있으니 누군들 이 문제에 손댈 수 있을까. 그런데 새로 창당한 정당이 자신들부터 이런 고비용 구조의 기득권을 타파하겠다고 나섰다. 자신들의 기득권은 당연한 권리라도 되는 듯 좀처럼 내려놓을 생각이 없으면서 국민들에겐 조금씩 양보해 분배와 정의를 함께 실현하자고 말한다면 통할 수 있을까?지금까지 민주당과 야당의 정책들이 늘 현실적, 구체적이지 못하고 상대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수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조국혁신당이 또 다른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회연대임금제를 예로 들어보자. ◇ 사회연대임금제에서 터진 설익은 공약, 제대로 공부하는 정책을 내놓길 조국혁신당이 내걸었던 사회연대임금제는 논의가 무르익기도 전에 사방에서 공격부터 받았다. 왜 그랬을까? 공격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아무런 준비 없이 내던져진 공약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그대로 보여줬을 뿐이다. 스웨덴의 사회연대임금제를 단순한 임금나누기로 생각했다면 시작부터 문제다. 그 합의 안에 얼마나 많은 변수들이 내포되어 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그들의 옷이 비바람을 막아줄 훌륭한 옷으로 보인다고 해서 우리와 그들의 환경의 차이,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그 옷을 바로 들여와 우리에게 입히려 한다면 어떨까? 이 분명한 논리가 정치인과 진보정당들에서는 흔히 무시된다.만약 임금격차가 우리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면 문제의 역사적 근원부터 따라가 보는 것이 순서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내놓기까지의 치밀한 연구과정은 늘 생략되고 설익은 정책부터 내놓기 일쑤이니 실행 단계에서는 늘 좌충우돌이고 결국 밀어붙이기의 유혹을 받는다.우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그런 실책들을 줄줄이 경험했다. 정의로운 방향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결국 독재방식의 밀어붙이기 유혹 앞에서 좌절당하기 마련이다. 스웨덴의 사회연대임금제는 그 실현 기반부터 우리와 다르다. 우선 80년 전 상황이라는 점에서부터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게다가 우리사회의 교육시스템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치열한 경쟁구조에서 살아가도록 구조화되어 있어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스스로 쟁취했다고 여기는 현재의 조건들을 이참에 조금씩 내려놓는 게 어떠냐고? 그들이 스스로 그럴 의사가 없다면 어찌할 것인가.이번 의대 입학 정원 증대와 관련한 의사들 파업에서도 경쟁체제의 부작용들이 사회를 어떻게 파탄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비록 결정과정에의 정부의 무능과 무대책이 문제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의사 증원의 문제는 한 나라의 의료 정책에 해당하는 문제다.국민의 건강권 앞에서도 치열한 사적 경쟁구도는 멈추지 않았고 밀어붙이기의 달인인 정부조차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스웨덴은 우리보다는 느슨한 사회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얻을 고연봉 대신 느슨한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나라다.노동조건에 대해서도 개별 기업별로 고립된 상태에서 움직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산별노조라는 특성을 가진 나라다. 개별기업이 아닌 전체산업에 대한 균형감을 이미 경험했고 그런 경험들이 연대임금제 합의의 한쪽 동력으로 작용했다.이후 연대임금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기반에 그물망 같은 사회적 안전망도 있었다. 합의 이후에도 그런 보완 장치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던 것이다. 그런 그들의 합의가 아무리 부러워도 전후 상황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분석도 없이 갑자기 공약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의 퇴행적 발상으로 비칠 뿐이다.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을 과감히 퇴출하는 방식을 택한 스웨덴과 달리 우리의 경우는 전체 고용율에서 약 90%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사회에 이미 형성돼버린 고질적인 기업 환경들, 그런 환경에서 고용되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노동자들 삶의 패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다.한방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에 앞서 지금의 임금격차를 지탱하는 구조적 문제들을 먼저 살피고 기초부터 준비해야 한다. 거대 담론 이전에 현실의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고 구조적 문제부터 치밀하게 개선하려는 노력, 우선되어야 할 간접적 정책들이 많다. 스스로 설명할 수도 없는 정책을 어찌 실현할 수 있겠는가. 합의의 당사자들이 불편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기조는 민주당의 25만원 민생안정지원금과 기본소득에서도 나타난다. 도무지 정책의 지속성이란 걸 엿볼 수가 없다. 경기 부양이 목적이라면 1인당 천만 원쯤은 지원해야 가능하지 않을까.물론 전체 금액이 당장의 지역경제 살리기에 작다고 할 수 없고 그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막연히 마중물 주장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후에 어떤 경로를 통해 이 예산들의 지출 효과를 추적해 갈 것이며 어떤 식으로 지속성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구체적 방안이 없다.이런 1회성 정책이 한 나라의 정당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기본소득의 경우도 그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거니와 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신중하고도 치밀한 실천적 접근이 없는 한 지지받기 어려울 것이다. ◇ 고비용구조에 기대는 기득권 타파에 동참해야 우리사회는 자신들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에 대해서조차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왜 그럴까? 사회적 합의란,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내 것도 내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한 의결 방식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우리사회를 고비용구조로 내모는 기득권 세력들이 기를 쓰고 이를 방해한다. 한쪽에서는 온갖 기득권과 비리가 용인되는 환경에서 다른 한편으로 정의로운 정책들이 설득될 수 있을까?민주당이 복지, 분배, 사회정의, 이 모든 것들을 진정으로 실현하고 싶다면 조국혁신당이 내 건 기득권 내려놓기 공약부터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고비용구조의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지치고 힘든 일이다. 각종 비리와 청탁 그리고 불공정 경쟁의 온상이 되고 있는 그 기득권을 위해 온 국민이 고비용구조를 떠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예를 들어보자. 우리의 산업 전반은 효율성이라는 이름 하에 다단계 하도급 형태로 운영된지 오래다. 과연 기업들이 효율성을 달성해 저비용구조가 되었는가?사람의 목숨이 달린 기형적인 산업재해율, 약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하도급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검은 거래들이 고스란히 우리사회가 지출해야할 비용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전 구조로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다.우선 원청과 하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계약을 가려낼 철저한 기준과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 이후 이들 기업들 간 업무격차는 어느 정도인지, 격차가 있다면 그 격차를 인정할만한 하도급 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여야 하고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런 기반이 우선된 이후에야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수준을 좁혀나갈 중소기업 지원 정책들도 의미 있게 실천될 수 있다.이 모든 과정들이 기득권과 비리의 개입 없이 돌아갈 수 있는 기본토양을 다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옳은 것이라면 무조건 밀고나가려는 습성처럼 무모한 것이 없다.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이 좋은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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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섭 생명운동가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4.10 총선 후 여당은 탄식을 하고 야당은 환호를 했지만, 내가 살고있는 전북 정읍의 정치적 무풍지대였다. 차라리 쓸쓸했다. 민주당 경선으로 후보가 결정된 후 투표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4월10일 투표장에 가긴 했지만 나는 신성한 한 표의 권리를 포기했다. 지역구 후보를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40여 년간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석권했다. 파랑 일색이다. ◇ 생명정치의 관점에서 본 4.10 총선 관전 포인트 생명정치의 관점에서 나의 4.10 총선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였다. 첫째, 기존의 보수/진보의 구도를 넘어서 차원변화의 ‘신호’와 ‘변이’가 출현할 것인가? 둘째 정동(情動)의 생명정치는 어떻게 작동되는가? 셋째, 양대 진영정치 사이 녹색정의당은 생존할 수 있는가? 결과는 이미 알고 있는 바이다. 첫째, 변이는 없었다. 둘째, ‘정동정치’는 넘쳤다. 셋째. 녹색정의당은 생존하지 못했다.두 번째 관전 포인트와 관련한 부분만 부연하자면, 조국의 정치적 부활과 승리에는 대통령의 오만과 여당의 무기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역시 ‘정동정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념’과 ‘파토스’와 ‘감정’의 정치학이라고 말해도 좋다. 그러나, 돌아보면,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 ‘꿈’이다. 나의 이번 총선의 네 번째 관전 포인트는 ‘꿈’의 존재 여부였다. ‘꿈이 있는 정치’, 혹은 ‘정치적 꿈’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지점이 그것이다.오늘 우리는 ‘꿈을 꾸지 않는’ 시대, ‘꿈을 꿀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20대 정읍으로의 낙향 이후 오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주의 배꼽’ 정읍의 꿈이 그것이다. ‘지역구성체’의 꿈이 그것이다. 사회학자 김홍중에 따르면, 이 세계는 ‘사회구성체’이기도 하고 ‘기술구성체’도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몽상구성체(dream formation)’이다. 지역은, 정읍은 2024년 4월 나의 ‘몽상구성체’의 거점이다. ◇ 지역이라는 ‘꿈’, 지역이라는 ‘틈’ 나에게 지역은 ‘꿈’이다. 나에게 지역은 ‘틈’이다. 나에게 그 ‘꿈’은 새로운 변이 출현의 ‘틈’이기도 하다. 지역은 틈이다. 지역은 또 다른 삶, 사회, 그리고 새로운 정치의 ‘입구’이다. 지역은 ‘생동하는 생명의 장’이다. 차원변화의 창조적 생성이 시작되는 “예감으로 가득 찬”(김지하) 여백이다. 틈은 열려있기에, 고정되지 않았기에 틈이다. 틈은 비어 있기에 틈이다. 그늘이고 변방이기에 틈이다. 초점은 ‘지역’이다. ‘지역(地域)’이라는 한자말 그대로 ‘땅’을 전제로 한다. 지역은 땅 없는 인공도시와 구별된다. 도시가 사람을 당기는 힘은 돈과 인간과 문화이다.그런데, 지역에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지역의 마력(魔力)은 공기와 숲과 경관이다. 나는 거기에 이름을 붙여보았다. ‘감응적 끌개’ 혹은 ‘정동(情動)적 끌개’가 그것이다. 사람은 ‘밥’만으로 살 수 없다. ‘말씀’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땅이 있어야 한다. 숲이 있어야 한다. 농작물과 나무들만을 위해서 아니다.땅의 기운, 숲의 기운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지역에는 무엇보다 ‘정(情: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땅 사이 정(情)이 흐르고 있어, 지역은 하늘의 무늬와 땅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온전한 삶의 터전이 된다.지역은 무엇보다 ‘다정(多情)한’ 생명의 고향이다. 한국 전통의 ‘풍수(風水)’의 사유는 이를 잘 보여준다. 서구의 생태이론에는. ‘생명-지역주의(bio-regionalism)’라는 말이 있다. ◇ 지역은 가장 강력한 ‘권력’의 현장이다 그러나 지역은, 동시에 강력한 권력 작동의 현장이다. 권력 행사의 자리에 특정한 인물을 앉히는 권력, 지역의 돈과 자원을 배분하는 권력, 패거리를 모으는 권력, 다수결 투표를 통해 패권을 추인받는 권력 등이 그것이다.‘권력’은 사람들을 오른쪽으로만 걷게 하기도 하고, 나이를 한 살 줄이게도 한다. 권력은 힘이 세다. 권력은 산허리를 끊어 도로를 내게 하기도 하고, 권력은 있던 기관을 없애기도 하고 새로운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권력은 ‘필요악’이 아니다. 잘못 행사되었을 때, 결과적으로 ‘악’이 될 뿐이다. 권력을 혐오할 일도 기피할 일도 아니다. 그 작동과정을 잘 살펴보고, 또한 내가 가진 권력(선거권/피선거권)을 잘 행사해야 하는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권력체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투표는 기본이고, 당원되기와 정당만들기도 유력한 방법 중 하나이다. 권력이 ‘타자의 행위를 강제하는 사회적 힘’이고, 정치가 그러한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이라면, 정치의 가장 강력한 현장은 ‘지역’이다. 특정 국회의원 후보자에 투표를 하고, 혹은 아는 시의원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돕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지역정치는 길냥이들의 사료공급 여부를 결정하고, 산업쓰레기 매립장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양이당’이나 ‘환경당’을 만들어야 한다. 법적인 정당은 아니라도, 정치적 무리를 형성하고 정치세력을 조직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단 여론을 통한 영향력만이 아니라 정치체계에 진입을 목표로 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듯이, 현재의 규칙에 대한 치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 또 다른 세계의 태동을 위한 조건 전국이 ‘지방소멸’시대다. 주민들은 늙고, 인구는 줄어든다.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지역이 비어간다. 그러나, 비어야 채울 수 있다. 지방소멸이 반갑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태동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이전에 배제되었던 또 다른 꿈과 열망이 작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겨난다’는 복잡계이론의 유명한 경구를 다시 떠올린다. 130년전 변방 고부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개벽의 꿈, 집강소의 실험을 다시 생각해본다. 사람도 조직도 사회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정당과 정치적 구도는 외부의 강력한 충격이 없이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민주당’도 ‘국민의 힘’도 웬만해서는 바꿀 수 없다.혹시 당은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좌/우’ 혹은 ‘진보/보수’의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구도는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바꾸기’가 아니라, 새로운 존재를 ‘태동’ 시키기이다.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세계는 ‘세계들’이다. 정읍도 하나가 아니고, 전북도 하나가 아니다. ‘2차전지’의 전북도 있지만, ‘수라갯벌’의 전북도 있다. 민주주의의 전북도 있지만, 동학과 개벽의 전북도 있다. 더욱이 170만명 도민 마음 속에는 자기만의 ‘전북들’이 있다. 정당들도 마찬가지다. 거대 양당 외에도 수많은 정당들이 있다.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도 좋다. 그러나 생명정치의 관점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또 다른 세계를 창발할 수 없다. ‘한국정치의 차원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기존 정치체계와 다른 ‘변이’와 그것의 폭발적 확산만이 기존의 정치구도를 ‘다시개벽’할 수 있다. ‘개발과 성장의 전북특별자치도’와 구별되는 ‘또 다른 전북특별자치도’의 태동을 통해 기존 전북의 ‘배치를 재배치’할 때에만 전북을 바꿀 수 있다. 기존의 특별함과 또 다른 특별함을 불연속적이다. ‘새로운 것’의 태동을 위해서는 ‘기존의 것들’과 ‘공존’하되 ‘단절’해야 한다. 단절은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이다. ◇ ‘허무’와 ‘쓸쓸함’과 ‘죽음’이 정치의 주제가 될 수는 없을까? 유권자는 이념전쟁을 선포한 대통령과 여당을 심판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명정치의 관점에서는 야당은 옳았기 때문이 아니다.야당은 국민이 명확하게 ‘시/비’를 가른 것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정동정치의 관점에서 심판의 최종심급은 ‘거부감(感)’과 ‘저항감(感)’, ‘거부의 감각’, ‘저항의 감각’이다.생명정치의 발동이다. 들뢰즈가 말한, “권력이 생명을 대상화할 할 때, 생명은 레지스탕스가 된다”라는 경구대로 ‘생명의 담지자인 유권자’는 오만한 권력에 본능적으로 저항한 것이다. 생명정치는 좌/우-진보/보수의 이념정치와 구별된다. ‘삶-생명의 정치’를 지향한다. 생명정치의 척도는 ‘몸-마음’이다. 생명정치의 척도는 ‘느끼는 몸’, ‘고통하는 몸’, ‘그리워하는 몸’, 그리고 ‘꿈꾸는 몸’이다. 생명정치는 몸의 이로움을 생각하는 마음, 즉 이기심(利己心)을 존중한다. 그러나, 이익만 따지는 마음은 경계한다. 생명정치는 무엇보다 "마음이 움직여지고 있는 '나' 자신"에 유의한다. 외로움, 고독, 허무와 쓸쓸함이 정치의 주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인간, 동물, 식물, 숲, 강고 바다의 ‘감응적 관계’의 단절에 주목한다.생명정치는 치매와 죽음의 정치이다. 그러나 의료문제로만 접근하지는 않는다. 생명정치의 관점에서 치매는 ‘불행의 끝판왕’이 아니라, “치매야말로 인생의 마지막에 주어진 은총”일 수도 있다. 그리고, 죽음. ‘죽음’은 생명정치의 결정적인 주제 중 하나이다(안락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한다.). 그러므로, 생명정치는 유권자들의 생명의 ‘마음’을 향한다. 정동정치가 그것이다. 이를테면, 마음의 울림, 다시 말해 ‘심금(心琴)을 울리는 정치’이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정치, 다시 말해 ‘예술정치’, ‘우주적 마음의 정치’다. ◇ 상상력과 몽상력 국어사전에서 ‘상상력’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입이다. ‘환상력’이라는 단어도 있다.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생각이나 공상을 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또 다른 힘이 있다. ‘몽상력(夢想力)’이 그것이다. ‘꿈꾸는 힘’ 말이다. 나에게 ‘몽상력’은 보이지 않지만 살아있는 어떤 힘에 대한 느낌과 알아차림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꿈꾸기의 능력이다. 꿈은 신체적이다. 동시에 꿈은 우주적이다. 대체로 일관되지 않고 파편화되어 있지만, 그것은 시공을 초월한다. 단, 몽상력은 그것이 ‘하나의 꿈’이라는 자각을 전제로 해야 한다. 꿈이라는 자각이 없으면, 맹목적 확신이 되어 스스로를 구속하고 파멸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꿈속에서 살고 있이. 꿈이 어느 정도 실현되었다고 믿어지면, 훗날 산업화, 민주화 식으로 의미가 부여된다. 김홍중의 ‘몽상구성체’가 그것이다. ◇ ‘개벽정치’의 꿈 전북은 개벽사상 및 개벽운동의 고향이다. 코로나19를 겪고, 기후재난이 일상화된 오늘, 이른바 ‘팬데믹-기후재난 시대, ’생명정치‘는 ’개벽정치‘가 된다. 나는 요즘 다시 꿈을 꾼다. 환상적인 꿈이다. 생명정치는 환상정치다. “정읍이 우주의 배꼽이다.” 정읍사람들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말이다. ‘우주의 배꼽’은 ‘생명의 중심’,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보천교 시절 ‘우주의 배꼽’은 정치적이었다.가혹하고 절망적인 식민지 치하에서 보천교는 ‘시국(時國)’이라는 나라와 그 도읍지 ‘정읍(井邑)’라는 정치적 서사와 꿈을 발명해냈고, 식민지 민중에게 적지 않게 위로가 되었다. ‘우주의 배꼽’ 정읍에서 만드는 새로운 몽상구성체를 꿈꾼다. 정읍과 전북이라는 ’지역‘으로부터 시작하되 지역에 머물지 않는다. 나에게 그것은 ’정읍당‘이면서 ’전북당‘이면서 ’생명당‘이면서 ’개벽당‘이다.기존의 풀뿌리 정치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했다. 생명정치는 조금 다르다. “우주적으로 감응하고 지구적으로 연결하고 지역적으로 실험한다.“ 개벽세상을 꿈꾼 이들의 경구를 다시 떠올린다.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 만국을 살릴 계책이 조선 남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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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이재섭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이 21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중단되었다.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기겠다.”고 대통령이 말하자,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21대 국회 회기 내 연금개혁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주요 개혁 의제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에 대하여, 시민대표들이 선택한 50%보다 한참 낮은 44% 안을 여당이 제시하였고, 여당 안을 야당이 최종 수용했음에도, 여당은 갑자기 말을 바꿔 합의를 무산시켰다. 연금개혁 논의를 관장하던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는 가시적 성과 없이 해체되었다. ◇ 정부도 여당도 야당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개혁구도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직속에 설치하겠다던 대선공약을 아무렇지 않게 파기했다. 스스로 1호 국정개혁과제라고 이름붙인 ‘연금개혁’에 대한 책임을 국회에 떠넘겨 버렸다.국회에 급조하여 설치한 ‘연금특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한 ‘공·사 연금 전체를 망라하는 완성판 연금개혁’을 책임지고 성사시킬 수 있는 기구가 될 수 없다.더구나 정부는 물론 여·야 정당들도 하나같이 자신들의 개혁대안과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개혁논의에 수동적으로만 참여하였다. 정부도 책임에서 빠졌는데 여·야를 불문하고 책임을 자처할 필요가 있겠는가?국민연금의 보험료율 하나를 인상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지난 수십 년 간의 연금개혁과정에서 확인되었다. 하물며, 윤석열 정부는 다섯 개의 공적연금은 물론, 퇴직연금과 주택(농지)연금,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들까지 포괄하는 개혁을 하겠다고 했다.그만큼, 정부와 사회의 역량을 장기간 쏟아 부어야 하는 일이다. 국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집중하여 추진하지 않으면 성공을 기대할 수 없는 어려운 개혁임에도 개혁의 어떤 그림도 없이 국회에 넘겨버린 것이다. 이런 정부의 행태에 여당, 야당, 시민단체, 언론들 모두 침묵하였다. 특히 여당과 야당은 무슨 권한이나 얻은 것처럼 어떤 이의제기도 없이 ‘연금특위’에 참여했다. 공적연금개혁의 중차대함에 대한 이해나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방대한 범위의 개혁을 변변한 지원조직이나 정교한 로드맵도 없이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에 의존하는 개혁논의가 제대로 진척될 수 없었다.예상대로 개혁 논의의 우선순위를 놓고 혼선을 거듭하였고, 논의의 범위도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 채 개혁논의가 공전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2024년에 들어 연금특위는 서둘러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방대한 개혁과제들에 대한 방향을 시민들에게 묻는 절차를 거쳐 봉합하는 수순에 들어갔다.‘연금특위’가 최소한도로 줄여 정리한 7가지 개혁 주제들에 대해 이해집단들의 의견을 수렴 했고, 이와 함께 500인의 시민대표단을 선정하여 숙의토론과 투표를 거치면서 주제별 개혁대안 선호의 변화를 파악하였다.4월에 최종 투표가 있었고 그 결과, 정치적으로 예민한 ‘소득대체율’에 대해 여·야간 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용산의 개입으로 논의가 중단 된 것이다. ◇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의 숨은 목적지...공적연금 축소, 사적연금시장 확대? 21대 국회에서 연금특위를 통해 진행된 연금개혁은 외형상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내실 있게 진행된 모습을 보였다. 입장이 다른 전문가들을 통한 사실자료 설명회와 개혁방향에 대한 사회적 학습, 이해집단 대표들의 문서화된 의견개진, 시민대표들의 숙의토론과 3차에 걸친 표결이라는 공론화 절차 이행 때문에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하지만 애초에 잘 못 끼워진 단추인, 개혁구도 중간에 이런 절차를 거친다는 것만으로 중차대하고 방대한 개혁과제에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연금개혁의 책임 주체, 지원 조직, 개혁 로드맵, 진행 일정, 논의내용 등 모든 면에서 윤 대통령이 공약한 완성판 연금개혁을 달성할 수 있는 개혁구도는 처음부터 아니었다.나아가, 이번에 비상식적으로 중단된 연금개혁 사태를 보면서, 윤석열 정부가 애초에 의도적으로 국회에 바지 사장을 앉혀놓고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혁 상황을 조정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그 보이지 않는 손이 의도하는 개혁 방향은 공적연금의 강화나 내실화를 통한 ‘빈곤예방’과 ‘적절한 노후소득보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소득대체율’조정에 대해 여·야 간 최종 합의를 중단시킨 것이 그 증거이다.더 나아가, 공적연금 축소와 사적연금확대로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비효율적인 개혁구도 설정이 초래하고 있는 위험을 야당이나 시민단체, 언론, 학자 누구도 날카롭게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역시 이 개혁구도의 문제를 신문 칼럼을 통해 몇 차례 제기하는 소극적 역할만을 했을 뿐이다.)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언론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한 거대 야당조차도 아무 문제제기 없이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덜컥 참여하였다. ‘연금개혁의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실세 사장의 들러리 역할을 해 온 모양새다. 국회의 ‘연금특위’ 호는 마치 조난당한 배처럼 방향키를 누가 잡을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시종 허둥거리다가 실세 사장의 한 마디에 난파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국회회기에서의 여·야 합의 불발이 차라리 잘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시민대표단 다수가 선택한 소득보장 강화(소득대체율 50%로 상향조정)와 재정안정화(보험료율 13%까지 인상) 병행 안이 여·야의 손에서 크게 변질되었기 때문이다.만약 정부·여당이 고집한 안인 소득대체율 44%, 보험료율 13%로 야당이 합의했다면, 그리고 다음 국회에서 여당의 급여삭감을 의도한 (변칙)구조개혁안을 기초로 다시 개혁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야당은 세 가지 점에서 크게 명분과 실리를 잃었을 것이다.첫째, 시민들의 집단지성의 힘으로 어렵게 찾아낸 노후소득보장 강화의 명분과 기대를 잃게 만들었을 것이다.둘째, “시민대표들의 숙의토론을 통한 사회적 학습과 이에 따른 대표성의 행사를 일거에 무산 시킬 권리를 누가 여·야에게 주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셋째, 개별적 연금개혁으로는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진 공적연금 체계 전반을 재구조화하여 공정하고, 평등하며, 효율적인 다층연금체계를 구축할 기회를 잃게 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을 것이다. ◇ 합의가 안 된 것이 다행일수도...개혁구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이제 문제는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구도를 어떻게 다시 구축할 것인가이다. 이는 국민들의 노후의 삶 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마음껏 도전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와도 깊은 상관성이 있다.보험료와 급여주준에 대한 것은 비록 합의가 쉽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개혁 논제일 뿐이다. 그 외에도, 더 중대하고 다양한 개혁과제들이 지금 묻히고 있다. 예를 들어 정체성과 기능을 상실한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소득의 역 분배 실태를 극복하지 못하는 국민연금, 시너지가 아닌 서로 발목 잡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대한 대책, 민·관 연금제도 구조 상이에 따른 끝없는 갈등과 형평성 시비, 장기적으로 해소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등이다.모수개혁이나 (변칙적) 구조개혁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정공법으로만 올바른 길을 열수 있다. 그러기 위해 야당은 가장 먼저 정부·여당의 의도에 휩쓸리지 않고 합리적이고 민주적 개혁논의 구도를 만드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다음으로는, 연금개혁의 철학과 비전, 개혁 방향과 전략 등 연금체계개혁(pension systems reform)이라는 큰 그림을 제시하여, 국민들에게 꿈을 주고 논의와 선택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근로자와 고용주와 국가의 3자 모두에게 재원부담의 짐을 기꺼이 지도록 설득할 수 있다.지금까지 우리나라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연금개혁의 비전을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명확히 제시하고 각 근로자, 고용주, 국가를 진정성 있게 설득하려 노력한 정당을 본적이 없다.그런 면에서 정책 쇄빙선 역할을 자임하는 ‘조국혁신당’은 먼저, “왜 국민연금개혁이 아닌 연금개혁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노후의 삶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개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공적연금 축소를 위한 위장된 구조개혁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진정한 구조개혁이요 근본개혁인 ‘연금체계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권보장 정당으로서의 정책쇄빙선의 역할이다. ◇ 극심한 노후빈곤과 오작동하는 연금체계, 연금학자와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연금개혁, 특히 국민연금개혁은 국민들 편에서 보면 지나치기를 넘어 가혹하기까지 했다. 공무원 등 특수직역 공직자들을 위한 공적연금제도와는 다르게 대다수 민간 국민들이 가입한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차별적이고, 선제적이며, 세계사에 유례없는 급격한 삭감개혁으로 일관했다.그 결과가 지금의 가혹한 노인빈곤과 노인자살의 현실이다. 비록 주어진 책무의 수행이라고는 하나 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국민연금 삭감 개혁에 앞장선 관료와 학자들 대부분 공무원연금이나 사립학교교직원연금에 가입되어 있다.그들은 월 400만원 가까운 연금이 보장된 분들이다. 부부합산 월 7~800만원도 받을 수 있다. 평균 연금액 59만원인 국민연금 수급자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입된 공적연금에 대해서는 합리화하거나 묵인해 왔다. 그럴 수도 있다.그러나 뒤 늦게 태동하여 채 발육도 되지 않은 국민연금에 대해 왜곡된 ‘기금고갈론’과 ‘세대갈등론’으로 삭감개혁을 강요해온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연금상품이 아닌 공적연금은 왜 우리에게 필요하며, 보험수리 전문가가 아닌 연금전문가, 사회정책학자는 왜 필요한가? 삭감 개혁에 따른 국민들의 빈한한 노후의 삶도 문제지만, 가뜩이나 떨어진 국민연금에 대한 가입자들의 신뢰를 더 추락하게 만든 것은 더 큰 문제다.이는 결국 청년들의 연금가입 회피로 이어져 연금빈곤의 악순환을 야기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제도의 장기적 유지가능성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극심한 노후빈곤과 노인자살의 참상이 개선되지 못하는 데에는 필자를 포함하여 연금학자나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정치권과 언론들은 때로는 의도를 가지고 때로는 잘 알지 못하여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원리를 혼동시키고 재정문제를 과장하여 부각시킨다. 또한 국가의 공적연금에 대한 재정책임을 부정하거나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국가는 자신의 역할의 많은 부분을 공적연금에 전가하여 수행하게 하고 있다. 즉 공적연금을 통해 강제적으로 소득을 재분배시켜 빈곤을 예방하게 하고 사회적 연대 기능을 강화시킨다.또한 출산과 군복무 등 사회공헌에 대하여 연금제도가 보상하게 만든다.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공적연금에게 부가시켰다면 마땅히 연금재정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시혜가 아니라 의무다. 공적연금의 독특한 사회적 연대원리와, 과도기 가입자들에 대한 배려와, 국가의 재정책임원리에 대하여 연금학자와 전문가들은 정치인, 관료, 언론들을 교육하고 설득하고 주장해야 한다. 나아가 연금정치의 구도를 간파하고 정책수단을 목적으로 도치시키려는 집단들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여 개혁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 역시 연금학자들의 몫이다. 초기에 형성된 연금개혁 구도는 개혁의 방향과 내용과 속도를 실질적으로 제약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개혁구도에 대한 문제나 대안제시 없이 정부·여당이 제시한 대로 논의에 순응만 한다면 이는 연금개혁의 결과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학자로서의 무책임한 태도일 뿐이다. ◇ 22대 국회에서의 연금개혁 구도와 논의의 전개 방향은? 그렇다면 앞으로 진행될 연금개혁은 어떻게 될까?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절차가 다시 재개된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이 원하는 바가 달성될 때까지 연금개혁이 제대로 굴러가기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아무리 합리적 절차를 통해 타당한 개혁 방안이 도출된다 하더라도 용산의 의도가 달성되지 않는 한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지금처럼 외면되거나 거부당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 야당이 발의하여 통과시킨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의 행태를 보아 반드시 그럴 것이다.드러내 놓지는 않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인 실세 사장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적연금 영역을 축소하고 사적연금 시장을 키우고 연금기금 관리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보인다.이는 그간의 시행령 개정으로 추진한 여러 조치들과 정책기조 발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또 예견되는 일이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완성판 연금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아닌가 한다.이를 충분히 가만하고 연금개혁에 임해야 할 것이다. 21대 국회의 연금개혁이 비록 중단되었지만 몇 가지 중요한 결실들이 있었다. 첫째, 시민들의 집단지성은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는 사실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의 사회적 대타협과, 이번 21대 국회의 ‘연금특위’에서 주도한 ‘사회적공론화’는 사회적 과제를 집단지성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매우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무엇보다도 연금개혁 같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과제도 정확한 논의 주제가 주어지고 사실 자료와 이에 대한 여러 관점의 전문가들 설명과 질의응답과 토론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각각의 주제에 대한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공정하게 주요 이해집단의 대표를 뽑고, 주제별로 정제된 의견을 문서화하여 잘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시민대표단의 선출을 어떻게 공정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번 이해집단 대표 구성이나 주제 별 논의 선택지 구성에 있어서 불공정 시비 소지가 있는 일들이 있었다.예를 들어 노인 단체들에게 이해단체 정책의견서를 받지 않은 것과, 문재인 정부 사회적대타협에서 권고문에 만장일치로 들어간 기초연금 지급대상 확대를 선택지에서 제외시킨 것 등이다. 셋째, 그간의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주장하던 내용들이 프로파간다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것들이 ‘기금고갈론’에 기반한 경고의 허상이다.또한 국민연금의 실질적 보장성이 매우 취약하여 더욱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에 대다수가 공감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금제도가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폰지 사기라는 세대갈등 조장도 당사자들이 비토 했다는 사실도 매우 의미가 깊다. 어려운 연금개혁의 여정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각 정당들은 먼저 각자의 연금개혁 비전을 명확히 밝히고 개혁의 방향과 목표, 개혁안을 분명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연금개혁의 실제 상황을 가정하여 로드맵과 단계별 협상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더욱 정교하게 짜서 주제별 이해집단의 의견수렴, 시민대표들의 숙의토론과 표결, 그 결과에 대한 국민보고회까지 하도록 하면 좋겠다.이를 통해 구조개혁을 넘어 역사적으로 모범적인 ‘연금체제개혁’을 한 나라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공정하고 평등하며 효율적인 다층 연금체계를 구축하여, 노인이 존중받고 노후가 행복한 사회, 그래서 젊은이들 안심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도전하며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이재섭 공동대표는 사회정책학 박사(영국 University of Kent, 논문주제; 공적연금개혁의 정치)이며, 사단법인 복지국사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연금개혁특별대책위원장, 공적연금수급자유니온 공동대표, 전,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전,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원연금연구소장 등을 엮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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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이승봉 광명더불어파티(준) 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요즘 세간에 떠도는 심한 농담 중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말이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 헌법 1조에 관한 것이다. 헌법 1조는 2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헌법에 나오는 권력과 권한 1조 ①항은 우리나라의 국호가 '대한민국'이며, 대한민국의 국가체제는 ‘공화국’이고, 정치체제는 ‘민주주의’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나오는 ②항에서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하고 있다.②항이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권력 행사에 관한 것이다. 헌법 조문 안에서 1조 ②항에서만 유일하게 ‘권력’이란 단어가 나온다. 그 외의 조항에서는 권력이 아니라 모두 '권한'이라고 표시한다.이는 국가(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비롯한 모든 헌법기관)의 모든 행위는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한정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러니 권력의 원천은 오직 국민이 유일하다는 것이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판사나 검사 등 그 누구도 권력을 휘두를 수 없고 국민이 위임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는 말이다.그런데 세간에서는 헌법 1조 ②항을 ‘대한민국의 주권은 건희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건희로부터 나온다”라고 바꿔 말하며 현 세태를 조롱하고 있다. 또 하나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국민권익위원회 결정에 관한 것이다. 권익위는 지난 6월 10일 참여연대가 ’윤 대통령 부부와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한 사건‘에 대해 “위반사항이 없다”며 종결 처리 결정을 내렸다.검사 출신의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고 최 목사가 재미교포라는 점을 들어 외국인이 건넨 선물은 국가 소유의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신고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청탁금지법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점을 결정 근거로 들었다. 이 결정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권익위가 건희위가 되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게시판에는 권익위의 청탁금지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조롱 글들로 도배가 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권익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김건희 권익위 방지법’을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김 여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고 위원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조국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앞으로 공직자 가족들은 대놓고 300만 원짜리 선물을 받아도 되지만 절대 표창장과 장학금은 받으면 안 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 4·19, 5·18. 6·10,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해 온 우리나라의 요즘 모습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백주대낮 한반도의 남쪽에서 가능할까? 그리고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대의제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파동이 주는 의미 얼마 전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를 했고, 그 결과가 권리당원들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 사이에 공분을 일으켜 큰 파장이 일었다. 불과 며칠 사이 당원 2만2천여 명이 탈당했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도 7~9%가 빠졌다. 이 사태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매우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로 보았다.이 대표는 6월 21일 채해병특검 당원 난상토론에서 이 문제가 “잠시 일렁인 정도가 아니고 근본적인 밑바닥 흐름에서 감지되는 중”이며 “이 흐름을 당이 분열하고 역량이 훼손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새 발전의 계기로 만들 건지 그 기로에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런 와중에 5월 22일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일하는 국회’, ‘국민이 부여한 힘과 권한 수행’, ‘당원민주주의 강화’라는 결론이 나왔다.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는 ▲국회법 49조에 따라 매주 상임위(월~화), 상임위 소위(수), 본회의(목) 개최 ▲기후위기, 저출산, 사회 양극화, 지역균형 발전, 남북화해협력 등 대안 마련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국민이 부여한 힘과 권한 수행은 ▲대통령 견제 ▲강력한 야당 ▲검사, 장관 등에 대한 탄핵 권한 적극 행사 ▲정부측 인사 불출석, 위증, 자료 미제출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권 강화 등이 포함되었다. 당원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서는 당원의 의사를 당 운영에 반영하기 위한 TF팀을 만들기로 했다. 워크숍에 앞서 있었던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강연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일제강점기로부터 지금까지의 민주화 운동 대중의 흐름을 분석하면서 최근에는 시민운동이 쇠퇴하면서 그 주류가 정당가입을 통해 욕구를 실현하려 한다고 분석했다.즉 시민대중들의 정당운동 시대가 열렸다는 말이다. 그동안 민주시민운동의 역사적 흐름을 본다면 반정부단체(NGO)에서 비정부단체(NPO)로, 그리고 지금은 권리당원 중심의 정당운동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시민단체의 위축과 정당의 확대라는 현상은 한국의 특이한 현상인데 민주시민 대중들의 요구는 과거 NGO나 NPO가 하던 일을 정당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감시와 참여를 통해 정당 참여의 효용성을 느낀다고 한다. ◇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충돌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가 가져온 파문은 이제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논란으로 커져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와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일부 다선의원들은 국회의장단과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조항에 반대하며 속도 조절론은 제기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논리다.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6월 6일 당원과의 소통행사에서 당원들의 주권행사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바람직한 현상의 일부라고 본다"고 말했다.또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매일 얘기하는데 그 권력의 원천이 원하는 바에 의해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다고 하는 것은 논리 모순, 언어도단 같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선거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가 충돌하는 지점이고, 당으로 좁혀보면 원내정당적 사고와 대중정당적 사고가 부딪히는 지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흐름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88.9%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물러설 수 없는 대세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 왜 대의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사실 대의민주주의란 정치체제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민주정치의 이상은 시민이 직접 주권을 행사하는 직접 민주정치에 있지만,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공공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모든 국민이 한곳에 모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됐고, 이런 대의민주주의는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치 형태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가 가진 문제도 많다. 대의민주주의가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잘 대변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경우에 따라 국민의 의사와 반하게 된다면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데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전쟁을 결정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의 상황도 그렇듯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지 않은가? 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표를 구걸한다. 하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경험하고 있다. 목이 뻣뻣해져, 주권자를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공공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도 개인의 이해 관계가 개입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때로는 당과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거대 정당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종종 내릴 수도 있다. 이런 모순 때문에 국민들은 대의민주정치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포함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정치적 각성이 커져가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도 발전해 왔다. 직접민주주의 요소인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등이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현실의 벽은 높고 무늬만 직접민주주의다. ◇ 새로운 민주주의가 가능해진 시대 대의 민주주의가 도입된 결정적 이유가 직접민주주의 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라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런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기술적으로 쉽게 국민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투표시스템을 갖춘다면 공공의 주요정책이나 결정은 실시간으로 가능할 수 있다. 그러니 대의민주주의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동안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집단들의 저항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돈과 권력을 쥔 자들이 그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직접민주주의로의 이행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정치권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직접민주주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당의 대표자들, 국회의장단에 대한 투표 반영뿐 아니라, 헌법재판관, 법원장, 검사장 등 공권력 기관장 등에 대한 선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국민발안권, 국민소환권,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권, 주민자치 기본권 등 헌법개정과 마을 기금 법제화 등 주민자치법 개정, 시민의회법 제정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작금의 민주당 흐름을 본다면 다선 국회의원들 중심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정부와 여당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방법을 찾아아 한다. 다행인 것은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깨어있는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조직화가 중요하다.우리 국민들과 민주당 당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투표권 행사다. 국민과 당원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을 잘 선택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 흐름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 할 수 있다. ◇ 새로운 시대, 시민들은 직접 주권행사를 원한다 1977년부터 민주화 운동, 시민운동을 해 온 필자는 시민운동의 쇠퇴를 보며 정치시민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2020년 11월 그동안 수행하던 시민운동의 모든 직책을 내려 놓고(당시 경실련 중앙위 부위원장, 경기경실련 상임대표, 광명경실련 공동대표, 경기사회적경제네트워크 공동대표,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광명시민신문 발행인 등) 대선과 총선에 참여했다. 대선과 총선을 준비하면서 정치개혁의 열망을 가진 동지들이 많이 모였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동지들은 흩어지지 않았고 그간의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에서부터의 정치개혁을 해보자는 결의를 다졌다.그 결과가 ‘광명더불어파티’라는 조직의 출범이다. 정치가 주민·시민들의 축제가 될 수 있고,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도해서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아직은 준비위원회 단계지만 다음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정치개혁의 결실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광명더불어파티를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대선과 총선을 준비하면서 정치개혁이라는 화두를 공유하며 함께 행동할 수 있는 동지들이 많이 발굴되었다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참여한 이 중에 IT기술자가 있어 더불어파티라는 정치혁신플랫폼의 개발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은 소수 엘리트에 의해 독점되고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있는 지역 정치를 살리자고 만든 솔루션이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이 220여만 명이라지만, 당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고, 정당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비단 민주당 뿐만 아니라, 다른정당과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에서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예를 들어보자. 254개의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나눈다면, 각 선거구에는 편차는 있겠지만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평균 8600여 명씩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선거구별 현실은 어떠한가?소수의 당직자들을 제외하면 권리당원이 누구인지 모른다. 길거리에서 마주치거나 밥을 함께 먹어도 스스로 권리당원임을 밝히지 않는 한 도무지 알 수 없다.이는 소통 채널의 부재 때문이다. 당의 행사에 가야 그나마 열성 당원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가물에 콩 나듯, 그것도 선거 때만 몰리는 당 행사가 권리당원들의 의사소통과 요구를 담을 수 있을까? ◇ 더불어파티, 시민들과 함께 꾸는 꿈 이런 문제의식에서 정치혁신플랫폼 ‘더불어파티’를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파티’를 매개로 당원들은 서로 소통할 수 있고 스스로를 조직화 할 수 있으리라 본다.지역별·분야별 이슈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5백 명이 모여 있으면 지역구 선출직 공무원들이 이들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1천 명이 모여 있다면 그 중에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정치혁신플렛폼 ’더불어파티‘는 현 정당이나 시민단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 기능들을 갖추어가고 있다. 이 솔루션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당원 또는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소통하며, 데이터를 쌓아가고 공유할 수 있는 혁신적 정치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이슈를 공유하고 캠페인을 함께할 수 있고, 자신의 조직이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정치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고, 지역에서부터의 정치개혁을 만들어갈 온라인 공간이 될 것이다. 더불어파티는 지역에서부터 정치개혁과 새로운 민주주의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첫 번째로 함께 꿈꾸는 일은 7월 5일 저녁에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더불어파티에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고, 뜻있는 모든 이들이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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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20년 사상 최초 국가 총인구가 감소하고 ’19년 수도권 인구가 50%를 초과하는 등 인구감소와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 정부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 등을 지정·고시하고,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 마련▲ 인구감소지역 및 관심지역 현황 (단위 : 곳)◇ 또한, 인구감소지역 등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위하여 지자체 기금관리법을 개정(‘21.12월)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신설○ 이에, 지난 2월, 동 기금의 배분기준을 제정하고 17개 시·도로 구성된 기금관리조합을 설치 ※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서 수탁·운용□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선정 결과 발표◇ 행안부는 8.16일, 지난 5월 지자체가 제출한 투자계획*에 대한 ‘22~’23년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 접수된 지자체 투자계획은 올해 811건과 내년 880건을 합친 총 1,691건○ 올해는 도입 첫해로서 내년 분까지(‘22년 7,500억원 및 ’23년 1조원) 배분하며, 향후 10년간 매년 1조원씩 지자체에 지원할 계획※ 모든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 포함 기초단체에 75%, 광역단체에 25% 배분<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 규모 >□ 기초자치단체 배분금액 및 규모(단위 :억 원)▲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 관심지역(18개 시・군・구)▲ 광역자치단체 배분금액 및 규모 (단위:억원)◇ 발표된 지자체 배분금액은 기금 수탁기관인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서 위촉한 평가단이 사업의 우수성, 계획의 연계성 등을 평가한 결과로 결정○ 5개 등급(A~E)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것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아 최대 배분 금액을 받는 지방자치단체는 총 5개*곳으로 선정* 충남 금산, 전남 신안, 경북 의성, 경남 함양, 광주 동구○ 배분된 금액은 투자계획 조정과 의결을 거쳐 9월 교부될 예정◇ 한편, 행안부는 산업 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지역 사업을 지속 발굴하여 확산할 계획○ 올해 9월, 지자체 역량 제고 및 사례발굴 워크숍을 개최하고, 우수 지자체에는 특별교부세를 부여하는 등 경진대회도 개최할 방침< 기금사업 주요 사례 >구분지역사업 내용문화 관광충남 금산‣마을 내 유휴시설 리모델링을 통한 숙박시설 등 조성, 산림욕 체험 및 유입인구 대상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운영 등광주 동구‣골목야시장 조성, 창작연극 공연, 단편영화제 개최, 온라인 플랫폼 ‘충장 TV’ 운영, 축제 기획 프로그램 참여 등정주 여건경남 함양‣유아돌봄센터, 청소년 꿈 공작소, 문화센터, 일자리지원센터 등 구축・운영 등 돌봄・교육・문화・일자리 등 통합 공유체계 구축전남 신안‣폐교 활용 교육시설 구축, 섬살이 기술 등 ‘섬 리더 양성’ 운영 등 섬살이 교육전문센터 ‘로빈슨 크루소 대학’ 구축창업 지원경북 의성‣푸드코트 및 창업지원센터 조성, 메타버스 기반 홍보・체험관 마련,, 메타버스 전문가 육성 등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청춘 공작소’ 조성충북 괴산‣창업교육지원센터, 청년공동체활성화센터 등 조성, 산림일자리 창업 프로그램・목공창작교실・반려식물 인테리어 교실 등 운영농업인 육성광주 동구‣고랭지 스마트 재배시설 조성 및 연구시설 연계, 스마트 농업인 육성 교육 등 고랭지 스마트팜 경영실습장 조성□ 자치단체의 환영 분위기 속에 일부 아쉬움과 우려도 제기◇ 자치단체는 확보한 기금 규모를 발표하며 제출한 지역 활력사업 투자계획을 위한 재원 마련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상황○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비롯 각 시·도지사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첫 지원사례라며 의미를 부여○ 아울러, 확보된 재원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기대하며 지방소멸 대응의 선도적 모델 정립을 시사◇ 특히 우수한 평가로 많은 지원을 받게 된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제출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추진 의지를 피력○ 생활 인프라 개선, 일자리 지원 방안, 청년유인책 등을 마련하고, 특색있는 여행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에 적극 나설 전망< 자치단체별 주요 반응 >○ 충북도제천과 보은 등 6개 인구감소지역이 B~E등급을 받아 112억원에서 168억원을 확보, 총 1,104억원을 지원받는다며 적극적인 지방소멸 극복 의지 언급○ 전북도광역분 560억원과 기초분 1,498억원을 포함 총 2,058억원을 확보했음을 밝히며, △삶의 질 제고, △지역활력 창출, △체류인구 유입 등 3대 전략도 발표○ 경북도광역 847억원과 기초 2,268억원을 포함, 총 3,115억원을 확보, 특히 의성군은 A등급으로 210억원으로 기초단체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분받았음을 밝히며, 선정된 기금사업의 이행을 위해 총력 지원할 계획○ 강원도총 2,456억원으로 기초계정 배분액이 전국 시·군별 평균배분액 대비 40억원 정도를 추가 확보한 성과를 홍보하며, 김진태 도지사는 사업성과 달성에 총력을 다하고 1년 뒤 평가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임을 언급○ 대구시대구시는 56억원,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된 서구 140억원, 남구 134억원 확보했음을 발표, 대구시와 연계한 인구감소위기 대응 센터도 운영할 계획◇ 한편, 인구감소지역이 없거나, 기초자치단체가 적은 지자체는 이번 평가방식에 대해 상대적 불이익 내지 역차별에 대한 우려를 표명○ 제주도는 제주 동부지역과 산남 등의 읍·면은 인구위기를 겪고 있으면서도 단일 광역단체로 묶여 기금 확보에 불리하다고 지적◇ 서울을 제외한 지방 모두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므로 각 지역에 고르게 적용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제시○ 일각에서는 배분금액과 산정기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평가방식의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 및 보완 필요성을 지적◇ 전문가들은 지방소멸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재원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함을 언급하며 제도의 목적에 맞게 투자되어야 함을 강조◇ 인구감소에 지속가능한 효과를 유발할 수 있도록 중장기사업이 집중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평가방식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 10년을 운용하는 기금으로, 중장기적 전략 없이는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여 연례 반복사업 위주로 사업이 편성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 정책적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운용 성과를 분석한 평가가 수반되어야한다고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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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전국 230개 자치단체, 민선8기 취임식 개최 ※ 6.30일 22시 기준◇ 전국 243개 자치단체 중 226개 자치단체(93%)에서 민선8기 임기 시작일인 7.1일에 즈음*하여, 자치단체장 취임식을 개최* 224개 지역은 7.1일 개최 / 서울 마포(7.5일)·노원(7.8일)만 공약 발표 일정 등으로 변경○ 초선 자치단체장 166명 중 159명(95.8%)이, 재선 이상 단체장 경우에는 총 77명 중 67명(87%)이 취임식 개최◇ 17개 시·도 중에서는 강원만 유일*하게 취임식을 개최하지 않고, 7.8일 예정된 강원도민의 날 행사로 갈음한다는 방침* 경기도는 호우피해 취임식을 취소했으나, 추후 소통행사 재개최 예정으로, 미개최지역에 불포함○ 강원을 포함한 17개 취임식 미개최* 자치단체장들은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생략했으며, 대신 현장방문, 간담회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 (초선 7곳) 강원도, 서울 용산, 부산 사하·강서, 광주 광산, 경기 의정부, 경남 산청(재선 이상 10곳) 서울 성동·금천, 대구 서구·남구, 광주 북구, 경기 시흥, 충북 충주, 전남 보성·신안, 경남 거창□ 취임식 컨셉은 ‘간소화’ 내지 ‘주민소통’ 으로 압축◇ 부산 외빈 초청 없이 간결하게, 강원은 도민의 날로 갈음하고, 세종은 市 출범 10주년 행사에 연계하는 등 간소화 및 예산 절감에 초점◇ 한편, 충북·충남·경남은 유튜브·메타버스를 활용해 생중계하고, 광주·전남은 시·도정방향 브리핑 방식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늘릴 계획○ 대구·인천 등은 주민들의 자유로운 참석을 유도하며, 야외 행사를 개최, 주민소통과 함께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17개 시도 취임식 개요 및 주요 특징 >시 ․ 도개요 및 주요 특징서 울▹집중호우 피해 점검을 위해 당초 DDP에서 온라인 취임식으로 대체▹사회적 약자 초청 행사 대신, 쪽방촌 등 수해 안전조치 점검 진행부 산 ▹시청 대강당 / 임직원 300명▹예산 절감 등을 위해 외빈초청 없이 검소하고 간결한 행사로 진행대 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초청인사 및 시민 자유참석 800여명▹국난 극복에 앞장선 국채보상운동 정신 계승, 재번영의 의지 표명인 천▹인천내항 상상플랫폼 야외공연장 / 초청인사 600명, 시민 5,000명▹제물포르네상스 시작점에서 문화행사를 겸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광 주 ▹시청 대회의실 / 각계각층 시민·역대시장·전남부지사 등 700여명▹취임사 대신, 시장이 시정철학과 로드맵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발표대 전▹시청 대강당 / 주요 기관장, 각계각층 초청시민 등 1,000여명▹평범하고 소박하게 진행, 베롱나무 기념 식수행사만 식후 진행울 산▹시청 대강당 / 국회의원·주요기관장·지방의원·시민 등 600여명▹사회에 감동을 주는 선행이 있는 시민 초청행사로 간소하게 개최세 종▹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 / 주요 귀빈 및 시민 자유 참여▹예산절감을 위해 기 예정된 市 출범 10주년 기념식과 연계 개최경 기▹집중호우 피해에 발생에 따라 당초 예정된 취임행사 취소▹맞손신고식, 타운홀미팅 등 도민 소통행사로 추후 재추진할 예정강 원▹취임식을 생략하고 강원도민의 날(7.8일) 행사로 갈음▹선심성·일회성 행사 예산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 방침에 따른 조치충 북 ▹청주 문의문화재단지 놀이마당 및 온라인 / 도민 등 1,000여명▹도 관광자원 홍보를 위해 대청호 조망지에서 개최, 유튜브 중계 병행충 남▹도청 문예회관 및 온라인 / 주요인사, 사회적 약자, 도민 700여명▹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공간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취임행사전 북▹도청 공연장 / 초청인사 1,000여명▹전북 동·서 끝마을 주민 초청, 전북도 화합과 주민 섬김을 강조전 남▹도청 김대중강당 / 주요인사 및 도민, 광주부사장 등 1,000여명▹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등 민선8기 도정 방향 20여분 브리핑경 북 ▹도청 동락관 / 주요인사 및 도민 900여명 ▹숨은 기부자, 서해수호 유가족, 사회통합 기여자, 2030청년 등 초청경 남▹도청 신관 대강당 및 온라인 / 주요인사, 초청 도민 등 700여명▹취임식 도민 참여에 초점, 유튜브채널 라이브 방송 병행제 주▹민속자연사박물관 / 해녀, 4·3유족, 환경미화원, 도민 등 1,000여명▹제주인의 정신 계승 의미로 탐라 개벽신화가 깃든 삼성혈 인근 개최□ 민선 8기 시·도정 방향 및 주요 시책□ 서울 : 함께 잘사는 서울 구현◇ △사회 양극화 해소‧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을 위한 약자와의 동행 △세계적 매력의 글로벌 TOP 5 도시 진입을 시정방향으로 제시○ 약자 동행 정책으로, 하후상박형 안심소득 추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서울런, 서울형 공공의료서비스 등을 추진할 방침이며,○ 글로벌 TOP 5 도시를 위해 여의도 글로벌 금융, 용산 국제 업무 지구 조성과 구도심 고밀도 비즈니스 타운 조성과 서울 전역을 녹지생태, 수변감성 도시로 조성할 예정◇ ‘서울시 바로 세우기’ 사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으로, 민간위탁‧보조사업 관리 철저, 조례개정을 통한 방만 사업 정리에 나선다는 방침□ 부산 :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 부산시는 ‘부산 먼저 미래로, 그린스마트 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수립, ‘글로벌 허브도시로의 도약’과 ‘시민행복 도시 실현’을 목표로 6대 분야 24개 중점 추진전략을 실행할 계획○ 특히, 2030 세계 박람회 유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창업청 신설, 부울경 메가시티 가속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고 15분 생활권 구축으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낼 전망◇ 또한, 국정과제 ‘지방시대’에 발맞춘 역점시책과 재정분권 추진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8기 추진체계를 마련○ 2030 엑스포추진본부, 신산업 창업생태계를 관장하는 금융창업 정책관을 신설하고 기존의 산업통상국을 ‘미래산업국’으로 개편, 글로벌 도시·미래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 대구 : 파워풀 대구◇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를 시정 비전으로 선정하고 ‘미래번영 대구, 혁신·행복 대구, 글로벌 대구’를 3대 시정목표로 제시○ 또한,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50대 과제로 △대구통합신공항 건설 △공항 후적지 두바이 방식 개발 △동대구로 벤처밸리 건설 △맑은 물 하이웨이 △금호강 르네상스 등을 선정하여 발표◇ 홍준표 시장은 ‘미래50년 추진과’, ‘정책총괄단’, ‘시정혁신단’ 등 시장 직속기관을 신설해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긴다는 의지 표명○ 아울러 대국대과원칙 조직 통폐합, 지역 공공기관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시정혁신을 추진할 방침□ 인천 :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 ‘균형·창조·소통’의 키워드와 함께,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조성’을 시정 방향으로 제시○ 특히, △내항 일대 원도심을 되살리는 ‘제물포 르네상스’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송도·청라와 수도권매립지 등을 연계해 글로벌 금융허브 ‘뉴홍콩시티’ 추진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 118대 중점과제(446개 세부과제) 수립, 이중 10대 핵심과제 선정○ 市 내부 인사 및 홍보혁신을 추진하고, 이음카드 운영방식 개선, 청라국제도시 개발이익 재투자 등을 통한 재정혁신을 도모○ 서북부 개발 등 균형발전을 구현하는 한편, 예산 낭비 방지를 위해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을 비롯, 전반적 사업 재검토에 나설 방침□ 광주 : 내일이 빛나는 기회 도시 광주◇ 거대 담론인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직장·사회 등 생활 속에서 평등하고 존중받으며 누리는 삶의 실현을 추구해 나간다는 방침○ 이에,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영산강 주변에서의 여유 △3대수당(가사·농민·참여수당)을 통한 가치 존중을 목표로 제시◇ 한편, 미래 신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으로,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AI 사업화 도시플랫폼 구축, 차세대배터리 사업 선도, 디지털 정밀의료 기반 조성 등에 박차○ 복합쇼핑몰, 어등산 관광단지 등 현안과 광주 군공항 이전 등 해묵은 갈등도 연내 해결 방안을 제시할 방침□ 대전 : 일류 경제도시 대전◇ 일류 경제도시의 비전 하에, 3대 시정방향으로 △미래전략 선도 △도시경쟁력 제고 △시민우선 시정을 수립하고,○ 5대 핵심 전략으로 △과학기술 기반 산업·경제 진흥 △대한민국 문화·예술·체육 허브 △녹색환경과 교통 융합 행복도시 △365일 24시 돌봄과 인재육성 △안전하고 건강한 보건 웰빙도시를 제시◇ 제2대덕연구단지 조성, 우주산업 R&D 및 나노반도체산업 육성, 방사청 이전에 따른 방위산업 육성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화폐 운영 개선, 도시철도 2호선(트램) 조속 추진 및 3~5호선 계획 수립, 충청권 메가시티 등 당면 현안에도 힘을 쏟을 예정□ 울산 :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 비전으로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제시하고, 5대 목표로 △일자리 넘치는 산업도시 △누구나 즐거운 문화도시 △자연과 함께 생태도시 △나를 위한 안심도시, 편안한 생활 정주도시 수립◇ 5대 목표에 따른 100대 과제를 제시, 이 중 14대 핵심과제를 선정○ 특히, 개발제한구역 해제, 용도지역·용도지구 현실화, 울산형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실시, 남부권역 인구 10만 신도시 건설 등 도시 균형발전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 울산의료원 및 산재전문 공공병원, 제2울산대학교 병원 건립으로 의료인프라를 확충하고, 종합대학교 유치로 지역인재 양성에도 박차◇ 광역경제권 관련,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서는 전격 재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며, 포항·경주와 함께 해오름동맹(신라경제권)을 강화할 계획□ 세종 : 풍요로운 삶, 품격있는 세종◇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모델로서 ’창조와 도전의 미래전략도시 세종‘을 비전으로 선정하고 미래전략수도의 입지를 다질 계획○ 이에, 세종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미래전략 도시 건설을 구축하고, 충청권 메가시티와 초광역 경제권역을 구축할 방침◇ 조치원역 KTX 정차와 KTX 세종역 추진, 대전~세종~조치원~충북 광역철도 사업을 조기 착공하여 균형발전 토대를 마련,○ 또한, 4생활권을 대학-연구-창업이 선순환하는 ‘글로벌 창업 혁신지구’로 조성하고 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하는 등 자족경제도시 기반을 마련할 계획□ 경기 :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생활밀착형 정책과 ‘소통과 협치’를 바탕으로 경기도의 혁신 성장을 이끌 5대 비전, 5대 핵심공약, 25개 정책공약을 발표○ △미래발전 △민생안정 △평화공존 △균형발전 △정치교체 등 5대 비전을 제시하고, △집 걱정없는 △30분 출퇴근 △100만 일자리 △민생회복 △청년기회국가 등 5대 공약을 약속◇ 특히 반도체·미래차·바이오산업 3대 첨단산업으로 육성하고 스타트업 혁신으로 일자리를 발굴해 청년 기회 확대하는 순환구조를 마련하고,○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추진, 접경지역 발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 경기도 동부 ‘신성장 기회 특구’ 조성 등을 통해 도 균형 발전을 이뤄낼 방침□ 강원 : 새로운 강원도, 특별 자치시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획기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200만 수도권 강원시대 맞이하여 10대 전략과제와 50대 실천과제를 선정○ 특히, 강원특별자치도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후속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고 혁신적 규제혁파를 실시할 방침◇ ’5대 첨단벨트 + 5대 프로젝트‘로 미래지능형 모빌리티 산업 고도화, 강원형 바이오 첨단벨트 조성으로 지역산업 체질 개선○ 폐광지역의 지속가능한 대체산업 발굴과 접경지역 생태·역사·문화·안보 자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개발도 추진할 방침□ 충북 :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 충북의 5대 도정 방침을 △경제를 풍요롭게 △문화를 더가깝게 △환경을 가치있게 △복지를 든든하게 △지역을 살맛나게로 수립○ 아울러, 주요과제로 충북의 주요 강과 호수를 연결하는 레이크 파크 구축, 인공지능 영재고와 국제학교 설립, 의료비 후불제 등을 선정◇ 특히,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해 청주 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동부축(백두대간 연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방사광가속기 및 최첨단 연구인프라 구축, AI·이차전지 등 신산업 육성, 시스템반도체 첨단패키징 플랫폼 구축에도 총력 지원할 예정□ 충남 :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 도정 현안 과제를 강력한 추진력으로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로 슬로건을 선정○ △힘차게 성장하는 경제 △지역이 주도하는 발전 △함께하는 따듯한 우리 △가치있고 품격있는 삶 △뜻이 통하는 충남을 5대 도정 목표로 수립◇ 권역별로 천안·아산은 대한민국 디지털 수도로, 당신·서산·태안·보령·서천을 국제해양레저 관광벨트로, 공주·부여·청양을 문화명품 관광 도시로, 계룡·논산·금산을 국방 특화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 전북 :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등을 중심으로 5대 분야, 20개 핵심과제를 선정○ 이를 위해 5개 대기업 계열사를 유치하고, 민선 7기에서 추진한 농생명·탄소산업 기반 성장 모멘텀을 계승·발전시킬 계획◇ 새만금국제공항·도로·철도 등 인프라 조기 완공과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 유치를 통해 산업과 관광을 모두 발전시키겠다고 강조○ 이에 기업 유치 컨트롤타워를 도지사 직속 기관으로 설치하고, UAE 두바이를 벤치마킹 하는 등 지역 경제성장에 총력 지원할 방침□ 전남 : 환태평양시대, 신해양·문화관광·친환경 수도 전남◇ 에너지 글로벌 거점과 신해양시대 한반도 중심축 선점 등 도정 목표를 위한 에너지·첨단·바이오 등 5대 분야 35개 핵심과제를 수립○ 특히, 역점사업인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 선도 기반 구축을 위해,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와 그린 수소 에너지 섬 추진전략을 발표◇ 우주발사체 산업, 글로벌 K-바이오 허브 등 첨단산업 육성에 전력○ 광주-전남 메가시티 조성과 이를 통한 반도체 특화산단 조성은 물론, 남해안-남부권을 아우르는 초광역 메가시티도 추진해 나갈 방침□ 경북 :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배우고 일하는 경북, 세계로 진출하는 경북, 지속가능한 발전의 경북, 안전하고 행복한 경북, 기업이 태동하는 경북을 도정목표로 수립,○ 15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지방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임기 내 100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 특히,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에 역량을 집중, 중⸱남부권 스마트 경제물류 거점으로 도약하고 환동해 산업관광벨트를 완성해 나갈 계획○ 아울러,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및 국립안동대 의대 설립으로 의학○ 공학 연구기관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는 방침□ 경남 :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 도정 운영에 있어 조직구조·조직문화·재정·규제 등 4대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항공우주 등 신산업, 일자리 분야의 조직을 강화할 계획○ 이에, △튼튼한 경제-넘치는 일자리 △편리한 공간-융성한 문화 △안전한 생활-든든한 복지 △쾌적한 환경-넉넉한 농산어촌을 4대 목표로 수립◇ 아울러 1호 공약인 경남 투자청 설립에 속도를 내고, 항공우주청 설립과 항공우주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세계 항공우주 선도 기반을 마련할 예정○ 서부경남 균형발전을 위해 공항·항만·철도 등 트라이포트를 연계한 배후 물류도시 조성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 제주 :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 ’위대한 도민시대,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를 도정 비전으로 총 7대 분야*에 101개 도정과제를 수립* 자치분권, 튼튼경제, 지속가능, 정정당당, 생생활력, 新수눌음, 도민행복○ 주요과제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제주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도입 △제주형 청년보장제 도입 △15분 도시 조성 △제2공항 갈등 해결 등을 제시◇ 특히 도민 소득안정 보장을 위해 제주형 농수산물 가격안정제 확대, 차세대 감귤산업 육성, 탐나는전 지속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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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젠키르헨 퀴퍼스부쉬 생태주거단지(Kueppersbusch) Hans-Sachs-Haus, Ebertstr.11, 45879 Gelsenkirchenwww.alpiq.com 방문연수독일겔젠키르헨 ◇ 유럽의 중요 공업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지역으로 변화 시도○ 연수단은 겔젠키르헨 시청에서 더크 슬라웨츠키(Dirk Slawetzki)씨와 만나 버스를 타고 퀴퍼스부쉬 주거단지와 과학단지를 둘러보았다.○ 겔젠키르헨이 위치한 독일 루르지방은 경제력과 인구 면에서 독일에서 가장 큰 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 있다.○ 파리, 런던, 모스크바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큰 공업지역으로, 서쪽으로는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53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있고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이내 배후지에 1000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루르 지방은 독일에서 대학이 가장 많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며 뒤셀도르프 국제공항과 도르트문트 공항을 통해 유럽과 세계로 연결되어 있다.○ 독일의 산업화를 이끌어왔던 루르 지역에서는 신산업단지, 친환경 주거단지 등 12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독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천적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루르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도시차원 계획에서 벗어나, 개방적, 혁신적 지역계획 차원에서 연방정부와 주, 시, 기업 등이 협력체계를 이루어 새로운 방향과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동안 독일의 석탄, 철강산업을 이끌어왔던 루르 지역을 중심으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해왔지만, 이제는 재생에너지 분야, 특히 태양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공장 루르의 역사 : 석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루르는 19세기에 석탄이 발견되면서 급속하게 공업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1950년대부터 큰 구조변화에 직면하게 된다.하지만 광산 기술, 특수강 생산 기술과 석탄을 주 연료로 하는 화력 발전은 아직도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루르의 중요한 산업분야이기도 하다.▲ 겔젠키르헨 과거 공업지대 모습[출처=브레인파크]○ 루르는 철강과 석탄생산 감소로 인한 구조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더 강화시키는 한편으로, 신에너지 기술과 재생에너지 기술의 연구 개발에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변모한 것이다.○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이미 50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루르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주로 풍력, 태양광, 바이오에너지이다.◇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중심 에너지 개발○ 루르 지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특화된 제품 공급자, 서비스 공급자와 연구기관 간의 네트워크가 독일에서 가장 활발한 곳이며, 에너지 분야에서부터 지열발전, 바이오매스 분야까지 새로운 클러스터들이 속속 형성되고 있다.○ 옛 광산지대는 디자인 센터 등 문화공간이나 공원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전환되었다.현재 루르 지역에는 태양광 발전소 7개, 풍력 발전소 4개, 바이오매스 발전소 4개가 운영되고 있다. 루르는 과거나 지금이나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생산지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발전의 모범사례이자 엠셔파크의 중심 겔젠키르헨○ 루르지역에 있는 겔젠키르헨은 루르의 대표적인 철강도시로 1847년까지만 해도 인구 500명의 작은 마을이었다. 1800년대 중반에 철광석, 석탄 등 광산업이 발달하면서 빠르게 도시화가 된 곳이다.1950년대 이후 철도 개통과 탄전 개발이 시작되면서 발전하기 시작, 1975년에 대도시로 탈바꿈하였다. 한 때 인구 40만에 육박하는 큰 도시였으나, 현재는 약 26만 명이 살고 있다.○ 겔젠키르헨은 라인헤르네 운하 남쪽 연안 공업지대에 위치하며, 에센·뒤스부르크·뒤셀도르프·도르트문트 등 부근의 공업도시와 함께 루르 지방 북부의 공업도시를 형성하고 있다.현재 코크스 제조의 중심지이며, 철강·화학·기계·유리 등의 공업이 성하다. 또 철도·운하·고속도로 등 교통망의 혜택을 입고 있다.◇ 17개 도시가 협력체계를 이룬 공동프로젝트 추진▲ 엠셔파크 프로젝트가 진행된 지역(빗장무늬 표시)[출처=브레인파크]○ 루르 지역은 신산업단지, 친환경 주거단지 등 12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독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천적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루르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도시차원 계획에서 벗어나 개방적, 혁신적 지역계획 차원에서 연방정부와 주·시·기업 등이 협력체계를 이루어 새로운 방향과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루르 지역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의 주정부, 기업 등이 협력하여 1989년 10년 장기 프로젝트 ‘국제 건축박람회 엠셔공원(Internationale Bauausstellung Emscher Park, 1989~1999)’를 시작했다.이 프로젝트는 루르 지역 서부 뒤스부르크에서 동부 도르트문트에 이르는 엠셔강과 길이 70km, 면적 320㎢의 지역녹지축을 중심으로 주변 17개 도시가 협력체계를 이뤄 추진한 공동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핵심 주제는 △공업화로 인한 환경오염지역의 조경 및 자연공간 재생 △엠셔강과 주변지역의 생태복구 △라인(Rhein)·헤르네(Herne) 운하 주변의 자연녹지와 여가 기능을 위한 공간창출 △폐쇄된 옛 공장건물의 산업문화재화 △노동주변공간의 변화 △친환경적 주거단지와 건축, 사회 및 문화적 기능 향상 △길이 230km의 자전거 도로개발 등이었다.◇ 경제성과 환경성을 고려한 주거단지 조성○ 독일은 환경문제를 경제적, 사회적 문제와 함께 고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제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더라도 환경적인 문제가 있으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사업을 추진하는 풍토가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독일은 또한 미래세대를 염두에 두는 프로젝트와 이를 지원하는 정책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그 중 재생에너지 정책이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태양과 풍력과 지열을 이용한 친환경 주거단지 건설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비스마크르 주거단지[출처=브레인파크]○ 겔젠키르헨시는 이미 1990년대 초반에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한 신전략을 수립했다. 연방법과 주정부 법령에 근거하여 시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규정을 만들어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섰다.시는 태양에너지 이용기업을 태양광 발전, 태양열 난방, 태양전지 생산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면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주 정부 예산을 확보하여 대체에너지 관련시설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겔젠키르헨시의 대표적인 태양광 주거단지인 비스마르크 주거단지도 주정부 프로젝트로 추진된 것이다.◇ 겔젠키르헨의 태양광 보급 장기계획, 2050계획○ 탄광도시, 공업도시에서 친환경 도시, 태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겔젠키르헨시에서 최근 추진한 친환경 모델들은 다른 도시에게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주 정부는 이 도시에 태양광 주택단지를 보급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 50개 지역에 태양광 주거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2050계획’이란 ‘앞으로 20년 동안 50개의 태양광 주거단지를 건설한다’는 겔젠키르헨 시청의 태양광 보급 장기계획 프로젝트이다.(이 계획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www.50-solarsied lungen.de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완공된 주거단지는 모두 28개이다. 2050계획에 따라 겔젠키르헨의 솔라 주거단지에는 탄광지역에 성공적으로 조성된 퀴퍼스부쉬(Kueppersbusch) 단지를 비롯, 비스마르크 솔라(Bismarck Solar) 단지, 쉐넨겔베르크(Schuengelberg)단지, 비스마르크 기독교종합고등학교 등이 있다.○ 퀴퍼스부쉬 생태주거단지는 옛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퀴퍼스부쉬 회사가 있었던 지역을 생태주거단지로 재개발한 곳이다. 1990년에 국제공모전을 시행했다. 이 공모전에는 다수의 건축가 및 단체가 참여하여 건축가 코왈스키(Kowalski), 지스코비츠(Szyszkowitz)팀의 작품을 선정했다.◇ 친환경적 건축양식과 사회적 통합 고려○ 퀴퍼스부쉬 생태주거단지는 퀴퍼스부시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잇었지만, 1980년대 중반 든 건물을 철거하고, 공장 부지를 겔젠키르헨시에 팔았으며, 시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형태로 단지를 조성했다.특히 이곳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단지이지만,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소득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살고 있는지는 전혀 구분이 없어 소득격차에서 오는 차별 문제가 없는 곳이다.○ 주거단지 형태는 친환경적 건축양식과 다양한 가족구성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능도 함께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특히, 단지 내에 건립된 유치원은 장애인과 건강한 어린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생태적 측면에서는 가능한 한 도로포장을 막는 대신 녹지와 산책로를 건설하고, 단지 전체에 우수관리시스템을 설치하여 단지 중앙에 건설된 연못으로 연결하였다.또 녹지지붕과 에너지절약형 건축재료 등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8%만 개인주택이고 나머지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은 민간회사가 지은 임대주택도 있고 공기업에서 지은 임대주택도 있다. 회사마다 관리사무소를 두고 주택단지를 관리하고 있다.다만 녹지와 빗물저장시설은 9개 회사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대부분이지만, 주택의 입구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단독주택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하수 인공함양 방식의 빗물저장시스템○ 퀴퍼스부쉬 생태주거단지의 빗물재활용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지하수 인공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택단지 중간에 연못을 만들어 놓고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게 한 다음 지하수를 인공적으로 늘리고, 관정을 통해 뽑아 올려 식수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수목이 고사하고 식수도 모자라기 때문에 이 빗물저장 시스템은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우리 농촌의 농수로 같은 수로는 로마시대 수도교를 상징하는 것이다.◇ 고 단열과 태양에너지 공급 특징○ 위에서 설명한 주택 단지는 높은 수준의 단열 기준 그리고 태양 에너지가 공급되는 시스템이라는 이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이 주택 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건축물들의 평균 주거 단위면적당 열 요구량은 현재 독일 단열 관련 법령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보다도 40~60%정도 낮다.○ 주택 단지의 북쪽에서는 패시브 태양에너지의 사용이 제한되는데, 이는 도시 계획과 관련이 깊다. 이곳에서는 태양 에너지가 주로 지붕 위에 설치되어 있는 능동형 태양열 그리고 광전 시스템을 통하여 사용된다.이 시스템들은 하나로써가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각각의 건물에 작동한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가스 점화식 콘덴싱 보일러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준다.○ 남쪽의 경우 건축물들이 남쪽을 향하고 있고 건물의 배치가 효율적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능동형 그리고 수동형 태양에너지의 사용을 가능케 한다. 능동형 시스템은 그늘과 같은 역할을 하여 여름에 발생하는 과열 현상을 방지한다.○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건축물들과는 달리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테라스가 설치되어 있는 건축물들은 하나의 중앙 에너지 시스템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생성되는 열과 전력이 사용된다.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면 비용이 절약된다. 태양열 그리고 태양광 시스템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생성되는 에너지를 공동 저장 시스템 혹은 전기 배전망으로 보낸다.◇ 제철소 자리에 들어선 과학단지○ 겔젠키르헨 과학단지는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 1995년에 3,000여 명이 일하던 제철소 자리에 들어선 지역혁신기관이다. 과학단지는 그동안 태양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창업을 활성화에 기여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옛 제철소 자리에 들어선 과학단지는 건물 전체가 태양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공기 순환시스템, 지열 이용, 태양광 전기를 비롯해 완벽하게 에콜로지를 구현하고 있어 독일연방 산업건축물 대상을 받기도 했다.○ 과학단지에는 첨단기술 관련 혁신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임대료는 1㎡당 12유로로 시내보다 과학단지가 오히려 비싸다고 한다.신재생에너지나 바이오 관련 기업이라면 각종 신기술이 개발되고 적용되는 과학단지에 있다는 상징성이 마케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과 연구소간에 활발한 협력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기업혁신을 이룰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임대료가 비싸도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과학단지에는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산업 관련 기업이 집적되어 있지만 업종 제한이나 입주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철저한 지방자치를 하고 있는 독일의 사이언스 파크나 창업보육시설의 운영 방식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따라서 한 지역의 시스템을 보고 독일 전체의 시스템이 이렇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큰 잘못이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 산업환경과 지자체의 정책방향에 따라 사이언스파크는 수십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제플랫폼 지향○ 겨울에도 햇빛만 가지고도 난방이 될 수 있도록 자연채광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토양정화를 위해 만든 인공호수는 주변공기를 맑게 만들어 주고 직원과 방문객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과학단지 옥상에 있는 태양전지 발전소의 발전 총량은 200㎾이다. 이 발전소는 1996년부터 발전을 시작했으며, 그 당시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발전소였다고 한다.○ 옥상에는 단결정 실리콘 솔라 셀과 다결정 셀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단결정 셀은 검은색 계통, 다결정 셀은 군청색을 띠고 있다. 이 솔라 셀은 1997년 처음 설치된 것으로, 겔젠키르헨 과학단지 입주기업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겔젠키르헨 과학단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제플랫폼을 지향하면서 한국, EU 등과 연계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창업보육을 위한 교육과 지원시스템도 갖추고 있다.인력양성을 위해 지역 상공회의소와 연계해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단지 운영 예산의 70%는 임대료 수입으로, 나머지 30%는 이벤트, 회의실 사용료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태양열 엑스포(The Solar Expo)’는 겔젠키르헨 과학단지의 글라스 아케이드의 상설전시관 이름이다. 루르 지역의 중요한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는 과학단지의 글라스 아케이드에 있는 상설전시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학단지 건물과 상설전시관의 신기술 프로젝트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20,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과학단지를 찾고 있다.방문자들이 현장에서 기술을 보고 싶은 경우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나 연구소와 연락하고 싶은 경우, 과학단지의 방문자센터는 가이드가 있는 교육 투어를 권하고 있다.▷ 방문자센터 주최 세미나·강좌의 주제순위내용태양광시스템 설계, 마케팅, 연료전지바이오 메스·재생에너지그리드 통합, 시장, 정책과 규제지역 에너지 기획태양열 도시 개념, 단지 개발▷ 과학단지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소의 재원구분내용전지 재료모노 크리스탈라인효율 수준최대 17%모듈 사이즈810×2,090㎟총 생산량210kWp모듈 생산량234Wp모듈 범위16,400ft/1,521㎡전지 범위13,300ft/1,236㎡연간 에너지 생산량140,000kWh/a3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약 4,500톤□ 일일보고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주택단지가 인상적○ 퀴퍼스부쉬 주거단지는 사용하지 않는 공장부대를 철거하여 임대주택 개념의 공공주택단지를 건립하고 시의 지원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되었다고 들었다.공공주택단지와 일단 주택단지 지역 간의 빈부격차가 있더라도 서로의 소득수준을 알 수 없고, 알려고 하지 않는 독일의 시스템, 사람들의 성향이 한국 사회와 대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로포장을 막고 대신 풍부한 녹지와 산책로를 만들었고 주거단지 내 우수관리시스템을 설치하여 빗물이 단지 중앙의 연못으로 모이게 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저소득자를 위한 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의 경계가 없는 주민통합형 단지라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과거공업지역을 재건축하여 임대분양 구분 없이 사회통합형단지 조성하여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위해 도입할만한 사례 다수○ 옥상 녹화를 통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봉구에도 도시미관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에 식물로 경관을 조성하고 빗물을 집수장에 모아 가뭄 시 활용을 하는 것은 충분히 도입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유에너지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훗날 나라경제의 위기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러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대표적인 사업이 신재생에너지이라는 점에서 퀴퍼스부시 주택단지의 친환경 정책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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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축문화 혁신 전략 네덜란드건축협회(NAI, 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 Het Nieuwe Instituut) Museumpark 25, 3015 CB Rotterdamwww.hetnieuweinstituut.nl 네덜란드 로테르담◇ 건축 ․ 디자인 ․ 디지털문화의 플랫폼, 네덜란드건축협회○ 2013년 네덜란드 정부는 창조적인 산업 육성을 위해 △건축 △디자인과 패션, △디지털 문화를 담당하는 기구 3곳을 통합하여 1988년 네덜란드건축협회(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 이하 NAI)를 출범시켰다. 1993년 본사를 로테르담으로 이전하였다.○ 3개 기구를 통합하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조직내부를 총괄할 수 있는 새로운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범위가 광범위해지면서 따라야 할 원칙들도 다양하게 되었다. 기본 원칙은 ‘건축과 디자인 그리고 디지털 문화를 모든 범위에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협회 외관[출처=브레인파크]○ NAI는 3개 분야의 플랫폼으로서 네트워크 형성, 정책 수립, 정부와의 협력을 주로 하는 에이전시의 역할을 담당한다. 또 정부, 글로벌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구축되어 있다.○ ‘Architecture Vienna’라는 프로젝트는 암스테르담의 건축가들이 참가하였으며 어떻게 UN의 평화사절단이 도시의 개발에 촉매제로 작용하는지를 모티브로 한 프로젝트이다. 실제로 NAI에서 평화사절단의 활동을 촬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단순 전시를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는 장소로서 박물관 운영○ NAI의 박물관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 경치와 인테리어이다. 50년전에 도난당한 적이 있는 인테리어 장식을 다시 재현하여 18세기 암스테르담의 모습을 복원하여 전시하거나 네덜란드의 경치를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정치가에 대해서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내외부에 전시된 조형물들[출처=브레인파크]○ 두 번째, 물건 및 재료의 구성이다. 예를 들어 ‘파이브 글라스’라는 용도가 다양한 유리를 전시하여 유리를 혁신적으로 활용하거나 패션, 디자인에 관한 전시도 하여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 전시뿐만 아니라 구매자들에게 팔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직접 옷을 입어보거나 구매를 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지금 현재의 사회모습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월드 엑스포’가 4년마다 개최가 되는데 이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다.‘얌코하스’라는 네덜란드 건축가와 함께 월드 엑스포에 참가하는 네덜란드관의 특별한 점이 무엇인지를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014년 디자인과 ‘고갈’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바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물자들이 고갈되었을 때 그것이 디자인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연구였다.이처럼 박물관이라고 해서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에만 한계를 갖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혁신할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하고 있다.○ 1850년부터 건축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고,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관리하여 자료에 손실을 막고 있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많은 건축도면, 건축모델들이 다른 박물관에서 전시가 되기도 한다.○ 그림들은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보관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현대적인 자료들은 디지털화되어있기 때문에 저장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바꿔야 했다. 누군가가 이 자료를 다시 연구하고자 하면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로테르담 재건 과정에서 실험적 도시계획 도입○ 유럽의 다른 역사 도시와 달리 넓고 조직적인 도심 도로 체계를 갖고 있는 로테르담은 20세기 초반 실험적인 도시계획을 도입, 건축문화혁신을 통한 도시 이미지 만들기를 추진하여 많은 성과를 거둔 곳이다.○ 로테르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자 수를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초토화되는 아픔을 겪은 도시이다. 독일군이 폭탄을 투하한 후에 항공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로테르담은 완전히 폐허였으며 시청 청사를 포함한 몇몇 빌딩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1940년대 이후 새로운 도시 건설 도안이 만들어졌다. 전쟁 중에도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점이 놀랍다. 도시에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보니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여러 건축가들이 내놓은 실험적인 설계를 수용할 수 있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 중의 로테르담[출처=브레인파크]○ 당시 계획에는 전쟁이 끝난다고 하면, 그 당시보다 자동차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짐작한 내용도 알 수 있다. 강 위의 다리, 중앙역을 연결하는 도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그때부터 나왔다.▲ 폭탄 투여 후 새로운 도시 건설 도안[출처=브레인파크]◇ 도시재건의 도구, 건축○ 로테르담이 이와 같은 실험적 도시재건을 추진할 때, 쓰인 도구가 바로 ‘건축’이었기 때문에 네덜란드 건축은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로테르담 건축스타일이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이를 ‘슈퍼더치(Super Dutch)’라고 부른다.○ 수많은 네덜란드 건축가들이 항구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도시의 확장과 개발 마스터플랜에 기여하였다. 현재까지도 건축가들은 로테르담 시를 일종의 놀이 공간, 실험공간으로 삼아 도시를 발전시키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계획성 없이 만들어진 신도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공공성’이란 규칙이 존재한다. 이때 공공성이란 다른 건물을 시각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가로막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건축산업은 많은 악재를 겪었다. 일간 신문지의 헤드라인에는 ‘이런 맙소사, 내 아이가 건축사가 되겠다고 하네’라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건축산업의 몰락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하지만 로테르담은 이미 금융위기 전에 주요한 건축프로젝트에 대한 투자확약을 받았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중앙역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새로 건축했다.○ 이처럼 전쟁의 상처와 금융위기에도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중단되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에 로테르담 스카이라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으며 나아가 로테르담이 여행하기 멋진 곳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마켓홀과 큐브하우스는 주말을 이용하여 직접 방문하였다[출처=브레인파크]◇ 주민과 상호작용하는 지역친화적 건축으로○ 건축을 도구로 도시가 재건된 후 NAI, 박물관 그리고 기타 기관들이 주민과 상호영향을 주면서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지역친화적인 건축문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주민들을 알아가는 것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축가 한 사람 혹은 일부 주민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년 전 진행한 ‘스케이트파크’ 프로젝트는 스케이터와 시청의 아이디어가 달랐다. 그래서 5주간 의견수렴 기간을 가지고 NAI 회의실에서 10대 스케이터들의 의견을 듣거나 건축가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하였다. 스케이터들의 모임에 참여하여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주민과의 협업을 위해 이 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선정하여 특별한 이익 이사회의 구성원이라고 칭했다.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선정함으로써 건축가, 시청과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여 그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의욕이 생길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NAI에서 양측이 주장하는 변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프로젝트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빌딩 건설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NAI는 빌딩 자체가 아니라, 고품질의 공공장소를 시민에게 제공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5명의 건축가에게 녹색으로 울창한 공원을 만들면서 빌딩을 완성시켜달라고 요구하였다.당시 이에 대해 거리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불꽃이 타오르는 장소를 건축했고 마련된 헤드폰을 끼면 이 공원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다.○ 헤드폰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이 거리 초입에 심어질 모든 울창한 나무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때 사람들은 자동차의 공간은 줄어들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다면, 이것이 횡단보도인지, 도보인지, 혹은 공원의 일부인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도로를 줄이고 녹지를 넓히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불편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민들을 초대해서 새로운 공원이 들어섰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설명한다.이때 주민들은 결론적으로 주차공간이 줄어들어도 괜찮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들과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늘어난다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하는 것이다.◇ 어떻게 도시의 혁신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로테르담은 항구도시이면서 많은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 거주하는 시민들 모두가 모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소화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도시만의 혁신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 NAI는 작은 기관이지만, 굉장히 무궁무진하고 여러 가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정부, 시민들과 상호호환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과거 야외에서 엑스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이때 시민들이 티켓구매를 하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플라스틱 사용방법의 변화, 컨테이너 제조 과정, 접이식 컨테이너 등 소규모 프로젝트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특히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놓을 수 있는 컨테이너를 중점적으로 보여줬는데 바다에서 운항중인 컨테이너선 중 15%는 빈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의 공간 효율성을 높일 경우 많은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도쿄나 실리콘밸리가 아닌 로테르담에도 ‘혁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은 결과적으로 로테르담 시민들에게 야외 엑스포인 경우에도 건축물이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엑스포를 좋아했으며, 건축물에 약간의 데미지가 발생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설명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로테르담 남부지방에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게임을 개발하여 관련자들에게 공간이 어떤 식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도록 했다.이런 게임을 진행함으로써 당사자들 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게임을 통해 의견의 차이를 중재하여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와 해결법을 통해 ‘존재하고 있는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새로운 시작점을 형성하였고 시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질의응답- 외국에서는 네덜란드가 친환경국가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이 건축물에도 에너지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는지."정부의 엄격한 정책을 따라야 하는데, 특별히 빌딩의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 소모 최소화와 재생가능에너지 및 재생가능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에너지 소모 부분은 단열재를 사용하여 최소화한다. 단열지붕과 단열유리를 사용해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에너지 소모와 단열재 사용에 대한 규제가 있다. 그리고 2년~3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재생가능에너지와 재생가능자재는 건축비용과 맞물려있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한다. 이외에도 지역정부에서는 풍차나 태양열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얼마전에도 북해에 좀 더 많은 풍차를 건설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의견수렴을 하거나 설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텐데, 기간 설정은."상황마다 다른데 스케이트 공원의 경우에는 5주간 의견수렴 기간을 걸쳤다. 녹색공원을 짓는 프로젝트에는 5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불을 설치하는 것은 3일 동안 설치되었고, 그 다음 시에서 프로세스 자체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데 1년반이 걸렸다.하나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 우리 역시 빨리 하는 것을 원한다. 시간이 많으면 어떤 사항을 결정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인간을 위한 도심조성이 화두로 떠오른다. 따라서 실제로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시하는 의견수렴과정이 궁금하다."네덜란드 전역에서 모든 이익 관계자를 모아서 의견을 받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쉬운 방법은 높은 교육을 이수한 젊은 도시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것이다.특히 로테르담은 네덜란드 내에서도 빈곤한 도시에 속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의료기관이나 박물관에 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도 시민이기에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을 설득하려 노력하고 있다.""대부분 우리가 간다. 여기에 오지 않는 사람에게 우리가 가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투표하게 하려 한다. 그래서 주민들을 알아가는 것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그 건축 프로젝트는 건축가 한 사람 혹은 일부 주민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한편 투자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시의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건축기관으로써, 한쪽으로는 시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다른 쪽으로는 건설현장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다.왜냐하면 그들이 목소리를 내면 시의회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다른 목소리를 규합하여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 프로젝트 진행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정치가가 아니기 때문에 결정은 시의회에서 한다. 우리는 단순히 도울 뿐이다."- 2차 세계대전 때 도시가 파괴되고, 이후 건축가들이 미래와 혁신을 지향하면서 재건하였다고 했다. 당시 주민들은 당장 살 곳과 먹을 것이 없는데 이 계획에 긍정적이었는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실제로 계획을 실행했을 때, 청사진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였고, 이에 대한 재원 확보는 어떻게 하였는지."첫 번째, 청사진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데는 1945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간이 걸렸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두 번째, 재원의 경우에는 시가 진행한 아주 흥미로운 방안을 통해 마련했다.폭탄을 맞은 모든 지역의 토지 소유권과 건물 소유권을 시에서 가져갔다. 개인들이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트라우마와 폐허를 보고 이주했기 때문에 빈 공간이 굉장히 많았다.그 결과 개발권을 시가 가지면서 개발권을 회사에 주고 거래하였다. 단순히 개발권뿐만 아니라 임대권을 주면서 빈곤층에게 공공주택을 제공하기로 약속받았다."- 도시가 세운 청사진을 가이드라인을 법적으로 규제하였는지 혹은 회사에 자율권을 부여했는지 궁금하다."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회사가 따랐다."- 한국의 경우, 새로운 시장‧정권이 등장하면 모든 것이 0에서부터 시작한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어떻게 60년동안 지속될 수 있었는지 알고 싶다."모든 것이 사라졌기 때문에 청사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계획이었다. 재건에 있어서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었다. 항구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이 떠나지 않고 청사진에 맞춰 도시를 일구었다.정치인들이 청사진을 고집한 것도 일종에 마법 같은 것이다. 지금으로써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획이 바뀌고는 한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청사진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진행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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