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0
" 윤석열"으로 검색하여,
100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 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 상생사회 일천인선언 상생의 소리단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 퇴행의 한국 정치, 희망이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9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야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연일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제 살기에만 급급해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의 극한 대치로 인한 정치 불신을 완화하고 제왕적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력 행사로 인해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꾸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은 어느 때보다도 간절해 보인다.“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제2항이 사문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발안・국민투표・국민소환과 같은 직접민주정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바램과 열망은 여러차레 물거품이 되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주관으로 2023년 5월 실시된 ‘숙의형 공론조사’(500인 회의) 권고안은 공론조사의 편향성 등을 이유로 여당측이 수용을 거부해 무산되었다.4월 총선이 코앞인데도 여야는 표 득실에만 급급해 아직 선거방식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례대로 총선을 1개월여 앞두고 밀실담합할 것이 뻔해 보인다. 개헌은 더 첩첩산중이다. 1948년 헌법제정 이래 9차례 개헌이 단행되었지만 그때마다 최고 권력자의 의도대로 바꾸거나 정치인들끼리 적당히 타협해 만들어졌다.4・19혁명으로 단행된 3차 개헌(1960)과 6・10민주화항쟁이 이끌어낸 9차 개헌(1987)에서는 국민 여망이 많이 관철되었지만 그렇다고 국민이 주도한 개헌은 아니었다. 2017년에는 국회 개헌특위 산하에 시민 200명~300명을 무작위 추출해 ‘헌법개정 시민회의’를 구성하는 방안이 제안되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그나마 당시 ‘국민참여에 의한 헌법개정 절차에 관한 법률안’(개헌절차법)에 명시된 ‘시민회의’ 역할은 헌법개정안(기초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는 ‘자문’ 수준에 불과했다. ◇ 왜 시민의회인가? ‘국민참여’에서 ‘시민권력’으로 시대가 바뀌었다. ‘국민참여’가 아니라 ‘국민주도’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국정 운영방식도 협치(governance)를 넘어 시민권력(civil power)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세계 곳곳에서 민주적 혁신(democratic innivations)의 이름으로 다양한 유형의 미니-퍼블릭(mini-public)이 시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실험이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다. 한마디로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들로 국회를 구성하는 방식이다.고대 아테네의 민회를 본따 ‘추첨민주주의’, ‘추첨의회’라고도 한다. 기득권이나 정치적 이해구조부터 비교적 자유스러운 시민들로 의회를 구성해 입법권을 부분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기존의 대의제에 도전하는 혁명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시민의회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개헌을 위한 아일랜드(2012, 2016)와 아이슬란드 시민의회(2010-2012),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2004) 및 온타리오주(2006)와 네덜란드 시민의회(2006), 프랑스의 기후위기 시민의회(2020-2021), 지방의회 단위에서 구성된 동부 벨기에 시민의회(2019) 등을 들 수 있다.이 중 아일랜드의 2차 시민의회는 2018년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전면 금지한 수정헌법 제8조를 개정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해외 사례를 보면, 주로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경제위기 타개와 정치개혁을 위해 시민의회 창설을 공약한 뒤 법률을 제정해 발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정당과 정치인이 주도한 선거제도 개혁의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의회 운영이 파행을 거듭한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캐나다, 네덜란드).특히 주류 언론과 기득권 정치세력이 시민의회 활동에 비우호적이거나 권고안 수용을 거부해 제도개혁이 무위로 끝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아이슬란드, 네덜란드).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시민단체들이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이후 주류 언론과 정치권의 견제로 영향력이 퇴조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 시민단체가 연대한 아이슬란드 사례에 주목해야 국내 정치 상황에 비춰볼 때, 국회에서 개헌이나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의회 구성’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점에서 아이슬란드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함의를 던지고 있다.아이슬란드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자 2009년 시민단체가 연대한 앤트힐(Anthill) 주도로 시민의회(National Forum)를 설립했다.아이슬란드 의회는 이같은 시민사회의 압박에 2010년 헌법회의(Constitutional Assembly)를 설립하는 법률을 제정해 2차 시민의회가 출범하게 된다. 비록 각국의 사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시민의회는 대의민주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동부 벨기에 모델’(2019)은 기존의 공식적인 대의기관(지방의회)과 시민숙의기구(시민의회)가 융합된 형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무작위 추첨으로 구성된 시민의원과 직접선거로 뽑힌 지방의원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에서 정책권고안을 최종 결정하기 때문이다.이같은 방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핀란드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오리건주에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시민주도적 검토’(CIR)는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패널이 법안을 투표하기 전에 사전 심의한 시민검토서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제 우리도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국민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최대 관문인 개헌과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시민의회’라는 지렛대가 필요하다.4월 총선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국민주도 개헌을 위해 시민의회 구성을 공약하라”고 시민사회단체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다.
-
▲ 강경숙 원광대학교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22대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계속 퇴행할지, 한걸음이라도 전진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미디어에서도 저마다 4.10 총선의 정치적 함의와 시대전환적 의미를 피력한다. 집권 중반의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일 수 밖에 없다.검찰 수장이 대한민국 최고권력을 잡은 후 우리는 그 권한이 얼마나 사유화될 수 있는지, 권력의 칼날이 어떻게 행사될 수 있는지를 목도하며, 입법 권력을 통해서라도 현 정권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갖게 되었다.그간 여러 희생과 고난을 감내하며 켜켜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근력이 얼마나 허약했는지, 이제 임계점을 넘어가버리기 전에, 더 많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것이다. 이제 그 때가 되었다. 욕망으로 점철된 정치로 갈 것인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익추구가 아닌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국민들은 진영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진정코 우리 공동체를 한 걸음 전진하게 해줄 정치인을 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권은 몇 해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말고는 직접 행사하는 정치적 주권이 사실상 없다.투표권 외에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권리도, 발의한 법률에 대해서 국민이 투표할 권리도, 공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허튼짓을 하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권리도 없지 않은가. “국민을 하늘같이 존중하고, 범같이 무서워하는” 정치인을 선출하자. 대한민국의 회복탄력성을 기대한다. 1. 안보와 외교! 대한민국이 불안하다 현 정권이 들어선 후, 하루하루가 우울한 뉴스로 장식되고 있다. 온갖 분야의 퇴행과 그로 인한 아우성이 도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가 해법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정권은 ‘입틀막’으로 대응하는데 급급하다.권력을 가진 소수의 섣부른 결정이나 독단으로 인해 국민 다수가 겪어야 할 고통의 크기는 비교 불가하다. 한반도 전쟁 발발 우려가 대표적이다. 물론 복잡한 국제적인 힘의 역학 구도가 맞물리는 사안이지만, 무엇보다도 연일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권력자들의 무모함이 위험천만하다.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합의한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북한도 사실상 그 합의를 파기하는데 이르렀고, 국지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자극은 그야말로 불필요하고 위험하다. 공멸로 가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 가자.출구 없는 압박은 파국으로 가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는 엄혹한 현실이 되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보복과 응징이 먼저가 아니다. 협상력이 아쉽다.먼저 평화와 화해를 위한 실력발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만보다 한반도에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니, 참으로 위험천만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그리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에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린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사회를 가라앉히고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관계, 외교가 불안하다. 이제 북한과 일본의 수교는 날을 잡아놓은 모양새다. 한-쿠바 수교로 인해 속도감이 붙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일본이 북한과 손을 잡는다면 북한의 방대한 지하자원 채굴권을 갖게 될 것이다.그간 한일 관계 복원을 핑계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해온 우리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패싱될 것이 예상된다.또한 미국 차기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북미 관계가 호전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패싱될 것 역시 확실해지지 않겠는가.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외교부 간에 선을 넘는 발언이 오가고 있다. 우리 국방 수장이 우크라이나 직접 군사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후 한러 외교관계도 충돌하게 되고,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편향되었다고 문제삼았다.러시아의 현대차 공장은 러시아 업체에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가 수반이나 장관의 말 한마디로 국익이 막대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 대통령이 반중외교를 공개 선언하면서 대중 수출은 급격히 줄고, 우리의 주 수출품목이던 반도체의 중국내 자급률은 무섭게 성장해서 연평균 3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2년 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중국과의 무역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미일 일변도 외교로 인해 우리 입지가 좁아지고, 결국 국익이 훼손될 일만 남은 것이다. 우리가 위임한 최고권력이 외교 마당에서 고립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2. 언론, 민생, 역사 왜곡! 대한민국이 아프다 언론은 또 어떤가? MB 정권 때부터 언론장악, 언론탄압 장본인으로 비판받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더니, 언론 분야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검찰 출신 대통령 선배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가족과 친지를 동원해서 현 정권을 비판했던 뉴스타파를 제거하기 위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사과 한마디 없다.그는 방심위를 사회적 해악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상식도, 염치도 무너진 세상이 되었다. 작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에 발표된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후퇴했다.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가 결정적이라고 한다. 과학 연구 분야에서 33년 만에 국가 R&D, 연구개발비를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래지향적 기초연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고, 미래 성장 동력을 꺾어버렸다는 평가로 우려가 깊다.태양광 대체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분야도 아우성이다. 부자 감세로 인해, 유리 지갑인 근로소득세는 늘었지만 세수는 바닥 나고, OECD 전망 경제성장률은 최하위권이다.게다가 물가는 천정부지다. 사과 한 개가 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과 가격 하나도 잡지 못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와중에 역사 왜곡까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이어 ‘건국전쟁’ 영화를 띄었다. 3.17의거와 4.19의거, 그리고 제주 4.3항쟁 피해자들의 응어리와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법살인한 죽산 조봉암 선생이 재평가되고 있지만, 국가보훈부에서는 아직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극명하게 대비되지 않은가? 3. 최후의 보루는 국민, 선거 혁명 ! 검찰(정권)은 온갖 권력과 요직을 독점하고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이제 선거를 통해 바꾸고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4.10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이 좌우되는 절대절명의 선택이 될 것이다.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채찍과 경고를 주어야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불안과 무서운 권력의 사유화를 걷어내기 위해서 투표장에 가야 한다.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날로 양산되는 갈등과 불신과 증오를 걷어내기 위해서 지혜롭고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과연 대한민국 각 분야, 정치에서 지성은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것인가. 국제정세는 급변하는데 숙의하고 공론해야 할 많은 국가적 의제들은 어디로 갔는가.권력의 사유화로 인해 절박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하고, 에너지와 시간을 과도하게 소모적인 데 보내야 하는 현실에 조바심마저 든다. 대중적 소구력 있는 사안 만을 염두에 둔 채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이제 우리 공동체 요소요소에서 필수적인 분야와 의제를 다루는 정책 대결을 보고 싶다. 다양하게 열린 선거 지형에서 연대하고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이제 헬조선을 깨고 나가도록 선거혁명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리셋해야 한다.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했다. 영화 『길 위의 김대중』에서 그는 눈물로 국민을 위로한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국민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했다. 선거로 혁명을 일으키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고 끝에 결정한 통합형 비례정당을 통한 준연동형으로 비례성에 따라 각 소수정당에도 원내로 진입할 기회를 줄 수 있어 반갑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타협과 양보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을 타파하겠다고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발족한 ‘개혁신당’은 무엇이 개혁인지 그 철학과 방향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조국신당도 소수의 정치 검찰로부터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출범하였고, 민주화와 공동체 미래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기대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중에서 ‘리셋코리아행동’의 출범은 주목할 만하다. 각 분야 정책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현 정부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황을 꼼꼼히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재정립하는 정책 컨텐츠, 선명한 아젠다가 있어 반갑다. 4. 부디 정치에 철학과 윤리를 기대한다. 소위 보수냐, 진보냐 하는 진영의 문제는 사실상 본질이 아니다. 자칫 이편도 저편도 잘 한 것이 없다는 양비론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영화 『한산』에서 일본군 포로가 고문을 당하다가 이 싸움의 의미는 뭐냐고 이순신에게 절규하듯 묻는다.이순신은 왜적이 침범해오니 싸운다고 하지 않았다. “이건 불의와 의의 싸움이다”라고 말한다. 선명하지 않은가. 양측의 싸움이 아닌 불의와 의의 싸움이라고 임진왜란을 규정한다. 불의에 저항하자. 독일의 사상가 막스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이라는 널빤지 둘을 겹쳐서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만약 이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거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이는 역사적 경험에 의해 증명된 사실이다.최소한 기본 규범이 무너지는 나라는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균형잡힌 사고와 절제된 주장은 정치의 영역에서 핵심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빠른 속도로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를 재건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인기영합 정치보다 제발 컨텐츠가 있는 정책으로 회귀하게 해달라. 정치인들은 공부를 하기 바란다.역사를 그리고 공동체의 윤리와 공공선을……. 『펠로폰네서스 전쟁사』를 곁에 끼고 쇼를 하기보다 그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이제 더 이상 막말로 상대방을 비난하여 얻는 반사이익으로 표를 얻으려 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멈춰 달라. 정치인은 연예인이 아니다. 허영심으로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욕구를 만족하는 정치를 할 것인가. ‘대의’라고 하는 에토스(ethos, 정신)를 살려 공동체에 헌신을 목표로 할 것인가.대중 영합 정치를 지적하는 말이다. 선거를 통해 세우려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어루만지고, 억울함을 해소해서 정의를 세우고 민생을 일으키는 일이다. 하루가 급하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4월 10일,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 강경숙은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본회의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윈회 위원을 지냈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집행위원, 국무총리실 장애인정책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겸 교육복지위원장, 위기청소년을 위한 ‘한국청소년포럼 나다’ 대표,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
▲ 이재섭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다가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예전처럼 조금 덜 나쁜 사람이나 이름값을 보고 뽑던 선거, 그래서 선거후 배신을 밥 먹듯 당했던 예전의 선거를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날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유전자를 가진 대한민국 K-시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중세 봉건체제로 전락해버린 이 나라를 원상 복구시킬 위대한 선택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억압과 불평등의 전제왕정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공화정을 세운 프랑스 파리의 혁명 시민들이 ‘바스티유감옥’을 점령한 것과 같은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추락하는 국격, 하락하는 경제, 활기 잃은 사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룬 유일한 나라, K-방역과 한류문화 신드롬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나라였다.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엊그제까지 그런 나라였다고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만큼 국격이 추락하고 경제가 하락하고 전쟁 위험이 높아가고 생기를 잃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그 와중에도 마치 절대왕정국가의 군주와 귀족들처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권력과 자유를 향유하는 특권집단이 국가기관 기관 곳곳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이런 권력에 순응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그 권력에 도전하거나 특권적 제도를 바꾸려는 자는 피아(彼我)를 불문하고 철저히 색출, 척결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감시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그의 또 다른 소설 「동물농장」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자신들을 수탈하던 존스 농장의 주인을 쫒아내고 새로운 권력자가 된 돼지는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로 자신들만의 특권과 탐욕의 기반을 만들고 합리화 하였다. ◇ 정의(正義)가 제대로 정의(定義)되지 않는 사회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이는 선동과 구호로 다른 동물들을 속여 권력을 잡은 지도자 돼지가 자신들의 거대한 욕망추구를 합리화하려는 말일 뿐이다.소위 나라의 지도자들이라고 하는 권력자들이 쏟아내는 그런 언어유희들을 우리는 매일 눈 아프게 보고 귀 아프게 듣고 있다. 그들은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나 「동물농장」의 돼지들이 만든 특권적 질서를 ‘공정’이라고 부르고, 그런 체제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다.그들만이 누리는 무제한적 권력을 ‘자유’라고 정의하고, 그런 사회를 비판하는 자들을 ‘법치’라는 이름으로 응징한다. 그런 사회가 정의(正義)로운 사회라고 강변한다.공정, 상식, 자유, 법치, 정의라는 오래 전에 확립된 개념들조차 그들에 의해 왜곡된 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를 강요당하는 전근대적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 잦은 루머, 국가 공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 많은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과 비전이 무엇인지, 국가발전 전략은 무엇인지 정권 출범 2년이 지난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더구나 국가의 근간을 흔들만한 외교, 국방, 교육, 노동 정책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채 뜬금없이 제시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나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철회되기도 한다.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고 국가안보와 재난시스템이 마비될 위험이 따를 수도 있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격 실행되었다. 그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이 분분하다.국제적, 국내적으로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 취임도하기 전에 대통령실 이전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은 모르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루머들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그런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자료들이 유튜브나 신문지상에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왕(王)자가 쓰인 손바닥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이 결정적 심증을 갖게 만들었다.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루머가 국정수행과 관련하여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국정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불신과 리더십의 하락, 국정에 대한 국민적 기대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정책 사안들이 이런 불확실한 출처와 불투명한 정책결정과정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한두 가지 정책의 잘못이나 국정운영의 실패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국정의 방향과 전략내용, 의사결정 체계와 결정과정, 정책에 대한 책임 소재 등 국정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이 국민들 사이에 가득하다.윤석열 정부에 대한 이런 의혹과 불안의 정도는 국정수행 평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국정의 판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대한민국을 그야말로 리셋 해야 한다. ◇ 국정수행평가가 낮은 이유, 국정수행 체제가 전근대적이기 때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30%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취임 초반부터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국정수행 평가가 낮았던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다.특히 대통령 취임 초반에는 긍정 평가가 통상 60~70%를 보인다. 심지어 80%를 넘는 대통령도 있었다. 그게 정상이다. 한두 가지 정책을 잘못 입안했거나 국정수행 과정의 부실이 때문이라면 일시적으로 평가가 떨어지다가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국민들에게 인기는 없으나 반드시 해야 할 국가발전 비전을 담대하게 추진하다가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구조 개편이나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개발 억제나, 친환경적 생태 규제에 전력하고 있지도 않다. 그런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국가 재정을 축내면서까지 초대기업에 과감한 감세혜택을 주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범죄 집단처럼 대하고 있다. 비판적인 언론사들을 꼭 집어서 적대시하고, 시장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사설 교육기관이나 강사들을 악의 카르텔로 단정하기도 한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세력을 친 북한 공산주의자로 매도한다. 국민들을 끝없이 편 가른다. 그렇게 지지층의 결집을 통한 지지율 상승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음에도 결과는 이렇게 초라하다.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은 물론이고 지지했던 국민들 상당수조차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체제 전반에 깔려있는 비근대성이 근본적 원인이 아닐까 한다. 조금 과한 평가일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몇 가지 점에서 마치 공화정이 수립되기 전 중세 유럽의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이 이 정부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 민주공화국에서 전제왕정 체제로 회귀하고 있는가? 첫째, 주권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있던 전제군주와 같이,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사나 의혹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으며,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야당 국회의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심지어 입·틀·막으로 배제해버린다. 신년 연두 기자회견을 녹화 대담으로 대체하고, 형식적으로나마 몇 달간 시행하던 도어 스테핑도 사소한 이유를 들어 중단해버렸다.대통령의 저속어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대통령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와 사주에 대한 압수수색과 영장청구가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집권 여당보다 많은 지지를 받아 다수당이 된 야당 대표와는 단 한 차례의 공식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 모든 주권이 전제 군주에게 소속된 절대왕정 체제 하에서나 가능한 국정운영 방식이다. 둘째, 경제적, 정치적, 사법적 특권을 가진 소수의 신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 봉건 신분제 사회에는 세 가지 신분층이 있었다.그 중 1%의 인구를 차지하는 제1신분인 성직자와, 2%의 인구에 해당하는 제2신분인 왕족과 귀족이 상층부 특권층을 이루었다. 그들은 국가의 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납세의 의무는 면제받았다.국가 재정이 어려워지는 경우 그들의 땅을 빌어 농사를 짓는 제3신분의 평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을 받았다.따라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권 신분의 존재에 따른 불평등한 세제와 수탈적 국정운영은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 검찰, 중세 귀족처럼 정치·경제에 더해 사법적 특권까지 누려 중세 귀족들은 경제적, 정치적 특권에 더하여 사법적 특권까지 누렸다. 먼저, 귀족들은 일반 법정이 아닌 귀족들만의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이러한 사법제도는 귀족들에게 더 관대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높여주었으며 때로는 법의 엄격한 적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지 내에서 사법권을 직접 행사할 권한이 있었다.따라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법을 해석하여 집행하곤 하였다. 마지막으로, 귀족들은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 자체가 면제되었다.성직자나 귀족들의 사법적 특권은 이들 특권층의 불공정, 불법행위를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제3신분인 평민들에게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위협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부의 대물림에 따른 유사 신분계급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 제도에 의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제한 없이 행사하는 신분이 허용될 수는 없다.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찰이라는 특수한 신분은(물론 일부이기는 하지만) 어떤 권력에도 통제받지 않는 특수계급이 된 지 오래다.특별히, 특수부 출신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통령이 된 윤석열 정부에서는 정부기관과 산하기관, 심지어 정당의 요직까지 검찰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행정부, 입법부, 언론까지 통제하고 사법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최고 권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때로는 선택적 수사와 기소로 정치검찰의 역할을 자처하여 국민들의 불신과 원성을 사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특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수사하여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기도 한다.마치 중세시대 귀족들과 같이 사법처리 특권자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거리낌 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나아가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로 한 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수임한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나기도 한다.또한 이들을 고 연봉 비상임 자문역으로 두고 유사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기업이나 사업가들이 넘쳐난다. 전 현직 검찰이나 그 가족들은 어떤 경우에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였기에 벌어지는 불의한 병리적 현상들이다. 국민들, 특별히 정의롭고 열정 있는 젊은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 국회와 언론의 견제, 감시기능 사실상 무력화 시켜 마지막으로, 삼권분립이 헌법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형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의 절대왕정국가에서는 입법, 사법, 행정의 세 권력을 모두 전제 군주가 갖고 있었다.그러나 민주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삼권분립으로 국가권력의 분산과 상호견제를 통해 권력자의 국정 농단과 국민주권 침해의 위험을 막고 있다. 국민들의 자유와 평등과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증하려면 국가권력이 집중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입법부의 주요 기능의 하나인 행정부 견제와 감시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이 없던 전제 왕정 시대와 닮아 있다.여당 대표 선출에 대통령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국정 파트너인 야당의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도무지 권력행사 외에 국정운영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야당이 발의하여 통과시킨 민생관련 법안들을 그 필요성과 긴급성 여부와 관계없이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무산시키고 있다.대통령과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불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언론은 따져 묻지도 않는다. 제4부인 언론의 자유는 찾기 어렵다. 과거 어떤 대통령, 어떤 정부에서도 이렇게 대놓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킨 적이 없었다. 정부의 주요 개혁정책들은 국회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그런데 야당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것은 집권 5년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 정책들을 일체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모든 국가들이 치열하게 국익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이 때에 윤 정부가 5년 동안 현상유지만 하고 보낸다면 우리나라는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실제로 외교, 안보, 언론, 민생 등 거의 모든 국정 분야에서 퇴행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압수수색과 영장청구 남발로 비판언론을 길들이는 일이 계속된다면 국민주권주의와 민주공화국의 정체를 잃어버리고 후진국 체제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 4.10 총선,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는 출발점이 되야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려면 가장 먼저 검찰 ‘캐비넷’을 떠올리며 두려워해야 하는 공포 정치가 나라의 모든 활기를 잠식시키고 있다.전제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봉건적 구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며 민주공화주의 정체의 기본가치를 져버리는 것이다. 국민주권주의가 위협받고 있다.이제 우리 모두가 각성하고, 이 땅에 민주공화주의 회복을 위해 결연히 나서야 할 때이다.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시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한다면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
2024-06-30▲ 윤호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상임이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4월 10일 열리는 22대 총선이 본격화되었다. 지난 22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었고, 28일부터 13일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선거가 즐거운 정치축제의 될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선거는 죽기 아니면 살기,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all or nothing) 도박판이다.대한민국 정치는 4류라는 모독을 오랫동안 받아왔지만, 스스로 바꾸고 혁신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보내고 있다. ◇ 정치, 선진국과 후진국을 오가는 힘 촛불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 코로나 대응 등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눈 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회자되더니, 이번 정부에서는 ‘눈 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떠돈다.스웨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공개한 ‘민주주의리포트2024’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2년 17위에서 올해 30단계나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주요행사마다 자유를 수십 번씩 외쳤지만, 연구소는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국 중의 하나로 지목했다. 항간에 떠돈 ‘눈 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바뀐 것은 정권 교체 말고는 없었다. 큰 재해가 일어난 것도, 전염병이 창궐한 것도 아니었다.정치가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생생한 증거고,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라는 공자의 말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였다.정치가 한 사회를 선진국이나 후진국으로 만드는 강력한 힘이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정치를 언급하기를 꺼려하고 불신과 냉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 여의도 국회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까? 국민들에게 정치가 불신과 냉소의 대상이 된 데는 믿음의 한계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을 통해 수많은 희생을 겪은 끝에 민주주의 초석을 다졌지만, 87년 양 김씨의 권력쟁투로 인해 정상적인 민주화의 길을 놓쳐버렸다.이후에도 시민들은 최선의 다해 민주주의 정부를 세웠지만, 대부분의 민주개혁정부는 시민들의 소망과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지난 박근혜 정권의 퇴행을 보다 못해 1700만의 시민들이 엄동설한 거리를 지키면서 촛불시민혁명을 이뤘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문재인 정부가 국회에서 의석수가 부족해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한다고 호소하자, 압도적인 다수를 만들어주었다. 2년 뒤 지방선거에 좀더 힘이 필요하다고 하자,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힘을 몰아주었다.하지만, 그와 같은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고 다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제대로 된 국가와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시민들은 크게 좌절했고 상심했다. 몇 번의 상처를 경험한 시민들은 이제 좀처럼 정치를 믿지 않는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진보개혁세력에 압도적 지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선뜻 마음을 내진 못하고 있다.윤석열 정부의 퇴행이 워낙 심해 이를 심판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진보개혁세력이 제대로 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고 있다.윤석열 정부에 의해 가족파탄을 경험한 조국대표와 조국혁신당이 제대로 된 심판과 혁신을 하겠다고 하자, 다시 조금씩 마음을 여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한 한국사회는 총선 결과에 크게 상관없이 많은 혼돈과 어려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범야권이 헌법개정을 할 수 있는 200석이 넘지 않는 한 대통령의 독선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은 없고, 200석이 넘어 헌법개정과 탄핵을 시도할 경우에는 한국사회 정치는 이판사판 난장판을 보여줄 것이다.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죽이겠다는 데에 가만히 있을 정치세력이 어디에 있겠는가? ◇ 범시민사회가 제안한 정치개혁과 개헌 지난 목요일 국회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정치개혁토론회가 열렸다. ‘정치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 총선이후 개헌과 정치개혁 과제 추진방안’이라는 주제로 진보·중도·보수의 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해 정치개혁을 논의했다.많은 정치개혁 토론회 중의 하나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념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사회에서 진보·중도·보수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이제 한국사회는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정치개혁은 정부·여당도, 야당도, 시민사회도 독자적으로 하기 힘든 과제다. 사안마다 심각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지난 37년 전에 만들어진 87년 헌법이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다고 7~80%의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이 동의하지만, 막상 헌법개정을 하자고 하면 정치권은 모두 꼬리를 내리고 만다.선거법과 정당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많은 논의가 이뤄졌지만, 제대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온탕에 든 개구리처럼,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한국사회는 변화와 개혁에 무뎌진 채 추락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필자도 이 상태로는 총선 이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양당은 서로 발목을 잡으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시민단체들은 바른 목소리를 내지만 힘이 없고, 보통의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냉소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다시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악순환을 무한반복하면서 양극화, 저출산, 지역소멸, 경기침체, 고령화 등 복합위기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는 점점 헤어나오기 힘든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 총선 정당과 후보는 여의도 정치의 한계를 인식하고 ‘시민의회’ 도입을 약속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의미 있었던 것은 ‘시민의회’를 도입해 헌법개정·정치개혁을 모색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복지국가 칼럼에서도 몇 번 시민의회 도입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난맥을 돌파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은 여의도 국회의 한계를 보완할 ‘시민의회’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는 훨씬 덜 하긴 하지만, 유럽에서도 대의제에 대한 불신들이 있어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시민의회’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대의정당 간의 대립, 엘리트주의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숙의 민주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시민의회를 도입해 사회적 쟁점을 진단하고 해결하자는 혁신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주도 개헌과 정치개혁, 시민의회로 돌파하자」 참조 : https://naver.me/GsPyDog1) 한국 사회처럼 극단화된 이념과 정치 세력간의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는 유럽보다도 훨씬 더 숙의·직접민주주의에 기초한 시민의회가 필요하다.직접민주주의가 사회갈등을 유발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직접민주주의가 발달한 스위스의 사례만 보더라도 사회통합의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직접적인 이해관계당사자가 아닌 시민의회에서 헌법, 선거법, 정당법에 대한 개정안을 만들고 국회에서 수용여부를 판단하라고 하면 현재의 난맥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축구경기의 게임룰을 선수들에게 맡겨두면 제대로 된 규칙을 만들 수 있겠는가?적어도 게임룰에 대해서는 현명한 제3자가 나서서 만들고 선수들은 수용여부만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민심이라는 팬들의 열광을 받으며, 입법노동을 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22회 국회에서 ‘시민의회법’을 제정하고, 시민의회를 도입하겠다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들리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322121406190) 현재의 우리 국회가 가지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안을 찾겠다는 긍정적인 현상이다.하지만, 시민의회는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도입을 말하지 않으면 현실화되기 쉽지 않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을 맞이해 각 정당과 총선 출마후보자들은 기존 여의도 정치가 가지는 한계를 인식하고, 한국사회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의회 도입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선언해주기를 바란다.시민사회는 이런 공약을 발표하고, 선언을 하는 후보자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낼 것이다. 공약으로 발표하고, 정책으로 선언하고자 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 22대 총선, 한국사회 추락과 부활의 갈림길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을 만들지 못하면 추락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독재화로의 퇴행을 막지 못하면 한국사회는 그동안 쌓았던 산업화와 민주화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새로운 혁신은 지난 2년 경험한 윤석열 정부에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확인되었고, 기존의 여의로 국회로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새로운 혁신은 3·1운동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오면서 항상 새롭게 만들어 온 보통의 시민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위정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을 때면 분연히 일어나 지키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K-정치와 문화를 만들었다.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위대한 대한민국 시민들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시민의회’라는 자리를 깔아주는 일이다. 제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 점만 인식하고 약속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제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이런 공약 제시와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는 풀뿌리부터 주민의회·시민의회를 만들어가는 일을 해야 한다.여의도 국회와 정치권이 이전투구 속에서 가장 아프고 심각하게 피해를 입는 이들은 엘리트 기득권들이 아니라 가장 약하고 힘없는 이들이다. 사과 1알이 만원하고, 파 1단이 4~5천원하는 현실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고통받는 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지역을 중심으로 스스로 조직화를 해나가야 한다. 다른 대안은 없다.
-
2024-06-28▲ 송영신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청년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 문화예술의 봄은 왔는가? 코로나 팬데믹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우리나라 극장가는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는 듯하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극장 매출은 12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시장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8위에 올랐다.이는 전년 대비(2022년) 32.8%의 성장을 보인 것으로 영화산업의 회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2023년 극장 전체 매출은 2019년의 65.9%, 전체 관객 수는 55.2% 수준에 머물렀다.또한, 2023년 한국영화는 전년(2022년) 대비해 5.2%(326억 원) 매출액이 줄었고, 관객 수는 3.3%(204만 명)가 감소하였다. <범죄도시3>과 <서울의 봄>의 천만 영화가 흥행의 꽃을 피웠지만, 관람객 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여러 기대작들도 실제 스크린에 올려지면서 냉혹한 현실을 피하기 어려웠다.올해 초 <파묘>를 시작으로 최근 개봉한 시리즈물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달성해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의 순항을 기대해볼만 하다. 하지만 문화예술분야의 정부 예산 삭감으로 한국영화산업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 문화예술분야 예산 삭감 올해 2024년 영화발전기금에 대한 전체 규모는 1,346억 원으로 작년에 비교하여 약 954억 원 감액되었다. 이 가운데 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부문 예산은 107억 2,500만 원으로 작년 대비 절반도 안 된다.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 예산은 약 60% 감액되어 70억 원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종합지원사업은 전액 삭감되었다. 국내·외 영화제 지원 등 영화유통지원 및 해외진출지원 예산도 전년 대비 60%(154억 9,80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는 규모이며 영화제 육성 예산은 절반(28억 1,500만 원)으로 줄었다(미디어오늘, 2023.11.13.).여기에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지원 대상은 축소되어 그나마 규모가 큰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포함한 10곳이다(영화진흥위원회 발표). ◇ 독립영화의 설 곳은 어디인가? 2023년 스크린에 선보인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전년 대비 17.6% 감소한 108편이었다. 전체 독립・예술영화 중 차지하는 비중도 0.3%p 감소한 36.4%이었다. 관객 수는 8.6% 감소한 114만 명,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6.4% 감소한 102억 원으로 나타났다.매출액의 감소는 더욱 심하여 전체 독립・예술영화에서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매출액 비중은 7.6%로, 이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23.1%p나 감소한 것이다. 관객 수 역시 전년 대비 24.2%p가 줄어든 8.4%를 보였다.개봉한 전체 영화 중에서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매출액 비중은 0.8%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고, 관객 수도 0.2%p 떨어져 0.9%를 차지하면서 전년에 이어 1%를 넘지 못하였다.특히,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독립·예술영화 분야뿐 아니라 전체 영화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던 것에 비해 호평을 받았음에도 한국 독립·예술영화들의 상영 기회는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또한 우리나라 독립・예술영화 제작 및 개봉 현황도 좋지 않은 편이다. 제작 편수도 줄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작품공모 출품 편수를 기준으로 할 때, 한국 독립영화 제작 편수는 1,374편으로 전년 대비 12.7% 줄었다.이 가운데 장편은 152편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단편 출품 수는 1,220여 편으로 14%가량 감소했다. 개봉 현황도 마찬가지로 제작된 독립 장편영화 152편 중 개봉한 영화는 102편으로 전년 대비 15.0% 감소했다. 이미 제작되었지만 아직 선보이지 못한 영화들의 정체 현상이심화되고 있는 것이다.실제 2023년 영화진흥위원회 개봉지원 사업에 접수된 독립・예술영화 편수는 2022년보다 32.6% 증가하여 56편을 차지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유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 사라지는 생활 속의 문화 향유 올해 예산 삭감은 영화계뿐만 아니다. 학교 문화예술교육 예산 역시 605억 원에서 287억 원으로 53% 감액되었다. 이것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정서에 대한 역량 강화의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강사들이 열악한 노동환경 처하게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여기에 문화향유 및 생활문화와 관련된 사업들의 예산도 전액 삭감되었다. ‘북스타트(영유아 대상 책 지원)’, ‘책 체험버스(이동식 도서관)’, ‘독서동아리활동(독서모임 지원)’ 등으로 구성되었던 ‘국민독서문화 증진 지원’과 ‘전통생활문화진흥’, ‘어르신 문화활동지원’,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지원’ 같은 사업들이 폐지되었다. ◇ 보편적 문화복지를 위한 고민 이쯤 해서 현 정부가 내걸었던 120대 국정과제 중 문화예술에 대한 공약을 되짚어보자. “국민과 함께하는 일류 문화 매력국가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기치 아래 가장 첫 번째로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을 내세웠다. 이 과제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출처=대한민국(2022)]집권 2년을 만기한 현 정부와 해당 부처는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독립영화 제작 및 유통 지원, 생활문화 활성화, 학교문화예술교육 지원 등의 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과 사업 폐지가 과연 ‘국민을 위한 보편적 문화복지를 실현’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고민해야 한다. ◇ 예술이란 무엇인가? 올해로 60회를 맞이한 백상예술대상이 지난 5월 7일 개최되었다. 이번에는 특별한 무대가 있었다. 올해 90세인 69년 차 대배우 이순재 씨의 오디션 무대였다.연극,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몇백 편의 작품을 한 노배우에게 무슨 오디션이 필요할까? 이 무대는 예술에 대해 평생 고뇌한 한 배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한 편의 짧은 연극과도 같은 무대였다.오디션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연차가 높으신데, 왜 아직도 연기에 도전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이 배우는 이렇게 대답한다. “(...)연기에는 완성이 없습니다. 완성을 향해서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 이것이 배우의 역할이고 배우의 생명력이다.”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에 그는 ‘그저 열심히 한 배우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답한다. 동시에 화면에는 후배 배우들의 울먹이는 표정이 잡힌다. 인생을 바쳐 연기를 한 한 배우의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것이다.“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그렇다. 예술은 길게 봐야 하는 것이다. 노련한 배우의 말은 예술의 길이 녹록치 않았음을 내포하고 있다.대중을 웃고 울게 하는 영향력 있는 한 예술인을 보며 우리나라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끊임없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인식하는 문화예술정책이 세워지길 바래본다.
-
▲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민주당과 야권의 압승(壓勝)으로 끝났다. 지난 2016년 광화문 촛불혁명 이후, 또 한 번의 민주화 운동은 선거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앞두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 다시 생각해 보는 광주 민주화 운동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볼 수 없는, 상시(常時)혁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봄’을 통해 박정희 독재를 종식(終熄)시키고, ‘87년 민주화 운동을 통해 전두환 독재도 끝장냈다.그 근저(根底)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고, 무고한 시민들의 가슴 아픈 희생들이 있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도 있지만, 그 아픔은 가볍지 않았고, 그 충격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벌써 44년이나 되었다. 그날 충정로에 울리던 함성은 총성으로 사라졌지만, 7년 뒤의 6월 항쟁으로 다시 살아났고, 7, 8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져 전두환-노태우의 항복선언을 받아 내었다.이명박-박근혜의 시대는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또 한 번 평화적 민주화 운동으로 극복했다. 군부를 이어 권력의 빈자리를 차지한 검찰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민주주의는 이제 22대 총선이라는 선거 혁명을 통해 다시 한번 작은 승리를 쟁취했고,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한 교두보를 만들었다. 이제 다시, 위대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민주주의가 한 발 후퇴한 것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두 걸음 전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시민들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민주주의는 공짜로 주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던가? 이제 겨우 집권 2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가의 위신도 추락했다. 어렵게 만들어 놓은 남북 평화 체계도 하루아침에 무너졌다.자영업자들, 무주택자들, 중소기업들, 특히 젊은이들의 고통이 심했다. 말도 않되는 국정운영에 화가 난 국민들이, 도저히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던 국민들이 나서서, 또 한번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한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은 어렵게 성사되었지만, 외곡된 외교는 여전히 그대로이고 북한과의 소통도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침체된 내수와 꺾여진 성장세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 22대 국회에 거는 기대 총선이 끝나자, 국회에서는 채상병의 무고한 희생에 대한 특별법이 통과되고, 김건희 국정조사를 위한 특별법도 통과되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반성할 생각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을 했고, 스스로 물러날 마음도 전혀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제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국민의 뜻을 받든 국회에서는 그동안 거부되었던 모든 법안들이 일괄 제출되어, 한꺼번에 심의되고 또 거부권을 넘어서 통과될 것이다.파탄에 이른 민생을 돌보기 위해, 기재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은 금액이지만 국민들에게 25만 원을 지원하자는 민생지원금도 법안을 통해 강제화될 것이다. 하지만 60조 원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초래한 부자 감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일방주의 외교로 인해 초래된 대중국 무역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19만 호의 미분양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을 총선 때 까지 숨겨온 정부는 더 이상 부동산 가격을 유지해야 할 정치적 이유가 없어졌기에 폭락할 위험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은행에 돈을 빌릴 형편조차 않되는 서민들은 소중하게 지켜온 적금을 깨고, 어렵게 납입해 온 보험을 깨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에 이른지 오래다. 3년은 너무 길다. 3년이나 기다리다가는 숨이 멎을 국민들이 너무 많다. 물론 우리 국민들은 어렵고 힘든 역사를 견뎌 온 경험이 있기에, 어떤 시련이 다가와도 이겨낼 것이다.하지만 고통은 짧을수록 좋다. 경제는 덜 망가질 때 바로잡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 회복 탄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한다. 외교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렬 대통령이 국익을 지켜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국익과 상관없이 나토회의에 참석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려들게 하고, 정작 중요한 G8에는 초청도 받지 못하는 대통령에게 국토방위와 경제주권 수호를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검찰 정권의 무능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 ◇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승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미리 알고서 먼저 움직여 준 적이 있던가? 스스로의 힘으로 정국을 운영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먼저 나서서 끌고 가야 어쩔 수 없이 끌려서 따라오는 것이 정치권이었다.다행히도 이번에 당선된 분들은 능력 있고, 열정적인 분들이 어느 때 보다 많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져서, 구체화되기만 하면, 현재의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서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도 토론해 보자. 부자 감세 철회를 거부한다면, 이번 기회에 예산 편성권을 기재부에서 국회로 가져오는 법안을 준비하자.민생 회복 지원금을, 세금을 낸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기재부 장관에게 더 이상 나라 살림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는가?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법정 제제 30건을 내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국회의원선거방송심의의위원회에게 언론탄압을 계속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정당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자.정권 비판 언론들 찍어내기를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있는 방심위원에 대해, 탄핵을 넘어 잘못된 결정을 처벌할 수 있는 방안도 만들어 보자. 국민을 속이고, 경제를 왜곡시킨 공무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징계하기 위한 제도도 준비하자, 감사원을 더 이상 대통령 직속으로 두지 말고 국회로 가져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문제가 드러났는데,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과 같은 주인의 직무 태만이 될 것이다.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새롭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힘이 든자고 가야할 길을 가지 않을 수는 없다.지쳤다고 머무르고 있을 수도 없다.한 발짝 후퇴한 만큼, 두 배로 전진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으면서, 광주의 영령들이 바랬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
▲ 장봉석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노인복지위원장 사)복지마을 대표이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열망과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뉴스에서는 야당압승, 여소야대, 데드덕, 특검, 검찰개혁 등과 같은 말들을 연신 쏟아내고 있다. 작년 나라살림은 87조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의 우리나라 상황은 지옥불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세정책에 따른 재정부족은 여러 분야에서의 예산삭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부세, R&D, 복지, 서민지원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편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목숨까지도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저출산ㆍ고령화는 심각의 단계를 넘어 국가존립의 문제로까지 되어가고 있다.출산율이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전년대비 0.06명이 줄어든 것이다. 수명은 반대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평균 약 0.4세씩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된다.태어나지도, 죽지도 않는 사회다. 고통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복지ㆍ돌봄공약을 제시하였다. ◇ 저출산 해법, 여전히 제자리다 거대양당이 내세운 저출산 관련 공약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저출산 공약비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보는 바와 같이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떤 보고서에서는 저출생 대책으로 연간 23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계획의 구체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어느 쪽의 공약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여당의 남성출산휴가 의무화, 육아휴직급여 인상, 부모급여 등은 지금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더욱이 인구부가 출산율을 높이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납득할 수 없다.이미 오래 전부터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어왔다. 문제는 전담기구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금지원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의 정책은 여당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실효성 있는 정책인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있다.즉, 대출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하고, 최소 1명의 아이를 낳아야만 원리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이는 지금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결혼을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비로소 대출이 필요한지 여부도 고려된다는 것이지, 대출받아 집 한 채 얻자고 결혼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지금의 세대가 성공이나 성취보다는 개인적 자유 내지 취향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결혼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이나 양육에 따른 자기계발기회 박탈에 대한 거부감 등에서 기성세대의 사고와는 다른다는 점을 보여준다. 때문에 협소한 지원정책만으로는 저출산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저출산의 당사자는 아이다. 그런데 여당의 공약에서는 종전의 부모급여를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야당도 18세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빼면 부모들의 출산동기를 북돋아줄 여지는 거의 없다.때문에 이에 관한 정책이 마련ㆍ실행될 필요가 있다. 즉, 미혼출산에 대한 지원,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개선, 적절한 양육환경 마련을 통한 부모의 경제적 부담해소나 일ㆍ가정양립 및 여가권 확보, 기업에 대한 지원, 의료ㆍ교육 등 부문에서의 지원 등과 같은 방안도 반드시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이 낳아는 줄테니 키우는 것은 국가가 하라는 것과 같은 수준에서 요구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종합적 관점에서의 출산정책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단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 고령화의 그늘, 빛이 보이지 않는다 노인정책도 마찬가지다. ▲ 노인정책 비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양당이 내놓은 노인에 대한 공약을 보면 이들 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서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아마도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이용률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여러 효과가 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일응 타당해 보인다.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에 적합한 것인가 하는 데는 의문이다. 지금의 노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노인의 4고(苦) 즉, 질병ㆍ빈곤ㆍ고독ㆍ무위가 아닐까. 그 중에서도 빈곤과 무위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제 노인을 복지의 수혜자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안된다고 본다.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수명의 증가 속에서 이분들이 사회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이제는 생산주체로서의 노인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때의 생산주체란 일자리나 사회활동과 같은 복지적ㆍ공익적인 것을 넘어 취업ㆍ정년연장ㆍ창업 등 많은 부문에서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과 더불어 돌봄대상으로서의 노인문제도 함께 들여다보고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예방에 대해서도 보다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실버타운이나 장기요양수급권 확대 모두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라면 역시 왜 하느냐일 것인데, 어느 쪽이든 예방이라는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실버타운은 이른바 지역사회계속거주(AIP)가 어렵다는 것을, 수급권 확대는 되도록 요양서비스인정범위를 늘리겠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즉,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가정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관련기술을 개발ㆍ적용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장기요양진입속도를 늦춰 스스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와 같은 고려가 있어야 하겠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 돌봄과 지방소멸, 아무런 방안이 없다 이는 2019년까지 일본 북해도 지역의 인구유출에 따른 의료기관 감소상황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 홋카이도 상황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저출산ㆍ고령화와 관련하여 나타나는 직접적인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지방소멸이다. 지방소멸의 원인은 일자리ㆍ여가ㆍ교육ㆍ문화 등 다양하다. 하지만 돌봄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과정이나 나타나는 결과는 매우 단순하다.돌봄제공인력의 유출은 돌봄인프라 붕괴를 촉진하는데 이것이 지방소멸이며, 반대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나가는 곳이 대도시나 그를 둘러싼 외곽인데 이를 도시고령화라고 한다. 그런데 양당 모두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한 목소리로 지방소멸이 문제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앞서 언급한 저출산이나 고령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분명한 선행의제가 있다 총선에서 내놓은 교육, 청년, 국방, 기후, 에너지, 주거, 교통 등등에 관한 공약 모두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앞서 다룬 의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그래야만 우리가 맞딱드리게 될 경제, 산업, 국방, 노동, 주거, 복지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방향과 비전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제시가 가능해진다. 금번 총선에서 그 대상이 누구였느냐와는 관계없이 심판선거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표출된 의사는 분명하다. 따라서 국회는 이러한 민의를 잘 따르면 된다. 다만 그 때문에 미처 놓친 것들도, 세심히 살펴보지 못한 것들도 분명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전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늦은 것 또한 결코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는 흔들림 없는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것만이 우리 사회가 살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 이승봉 상임대표(SDG더나은세상) 한울림교회 목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노자 17장에 보면 “태상(太上)은 하지유지(下知有之)하고, 기차(其次)는 친이예지(親而譽之)하고, 기차(其次)는 외지(畏之)하고, 기차(其次)는 모지(侮之)라”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를 백성(百姓), 지금 시대로 말하면 국민(國民)들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구절이다. ◇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태상(太上)은 하지유지(下知有之)하고! 태상(太上)이란 가장 높은 지위란 뜻인데 문맥으로 보면 가장 훌륭한 지도자쯤이 되겠다. 세상을 다스리는 지도자 중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그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백성들이 잘 모른다는 얘기다.세상은 태평성대(太平聖代)요, 생활은 넉넉하여 근심이 없으니 구태여 다스리는 자가 누군지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다. 지도자도 시시콜콜 세상사에 관여하지 않는다. 세상이 저절로 질서 잡혀 돌아가기 때문이다.혹 조금 삐꺽거리고 어긋난다고 할지라도 무리하게 억지로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툼이나 시비가 일지 않는다. 위무위즉무불치(爲無爲則無不治), 무위로써 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기차(其次)는 친이예지(親而譽之)하고! 다음으로 쳐 줄 수 있는 지도자는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다. 백성들은 그를 가까이하려 하고 받들어 준다. 그의 치적에 대해 칭송하고 감사한다.지도자를 잘 뽑아 나라가 편안해졌다고들 한다. 그가 한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는 하나 시비와 다툼의 소지를 가진 것들도 있다.아무리 유능하고 훌륭한 지도자라 할지라도 100가지를 다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 중 몇 가지라도 백성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누구는 불평을 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분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기차(其次)는 외지(畏之)하고! 이보다 못한 지도자는 아랫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두려워서 고개를 조아리고 복종할 수밖에 없다. 자기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응징한다.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통치하기 어렵다. 심복이라 할지라도 눈 밖에 나면 살아남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 지도자의 카리스마는 남아있다. 그래서 주변에는 그나마 충성스런 자들이 존재한다. 기차(其次)는 모지(侮之)라! 마지막으로 제일 하급의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경멸을 당하는 자다. 백성들이 경멸하는 이유는 그가 무도하고 거짓되기 때문이다. 백성들을 사랑하지도 나라를 위하지도 않는다. 그 속에는 다만 권력욕만 불타고 있을 뿐이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권력을 쥐어야 한다. 권력을 쥐고 나서는 그 권력을 빼앗길까 조바심을 낸다. 측근도 믿지 못하고 늘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나라와 백성을 팔아먹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나라 근 현대사를 통하여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평가해 본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아니 우리나라 역사 전체를 통틀어 태상(太上)에 해당되는 지도자가 있을까? 전설 속의 성군인 단군왕검이나 세종대왕쯤이 그에 속할까? 백성들이 가까이 여겨 진심으로 받든 지도자도 손에 꼽을 듯하다.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어떨까? 친이예지(親而譽之)에 해당하는 지도자는 몇이나 될까? 외지(畏之)나 모지(侮之)한 지도자만 만났다면 우리 백성들은 참으로 불행한 세월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 4.10 총선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이번 4.10 총선에서 야권에 189석이라는 압승을 안겨준 국민들의 선택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근 현대사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독재정권에 대항하며 많은 피를 흘렸다.그러면서 4.19, 5.18, 6.10, 촛불혁명을 통해 독재와 파쇼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결과가 외세와 정치권에 의해 도로아미타불 되는 경험을 반복해 왔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의 축적이 이번 표심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촛불혁명을 이루며 우리 국민들이 가진 바램은 근현대사의 질고가 되었던 외세의 간섭을 물리치고 자주와 통일을 향해 가는 민주 정부의 완성이었을 것이다.그 바램의 결과가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 180석의 민주당 압승이었다. 그러나 5년 뒤의 결과는 0.73% 차이의 대선 패배였다. 나는 이 결과가 선진국 진입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 하나 이뤄내지 못한 나약한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분명한 의사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 선거에 뛰어들게 된 이유 2020년 11월에 나는 내 인생에 중요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43년 동안 해왔던 시민운동의 자리를 내놓고 대선과정에 참여해야겠다는 것이다. 1977년 감리교청년회 운동을 시작한 이래 나는 목사로서 풀뿌리 시민운동을 지속해왔다.정치와는 일정의 거리를 둔 채 사회변혁을 위해 복무하려고 애써왔다. 지역시민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선거 때마다 유권자운동본부 등을 구성하여 17차례 선거감시, 정책제안, 낙천 혹은 좋은 후보 지지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에는 우리 사회 미래의 최대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직접 선거에 뛰어들게 되었다. 특히 이낙연씨를 둘러싼 세력들의 행태를 보며 우리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컸었다.그래서 옛동지들을 규합하여 15개월간의 대선 대장정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무너져 가는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이번 총선에도 관여했다.지역의 동지들과 함께 일선에서 활동한 것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면서 나는 밖에서는 보지 못했던 정치권 내부를 들어다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 총선 승리의 요인 이런 과정을 통해 이번 총선이 주는 의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총선 승리의 요인을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전 세계가 칭송할 만한 민주시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잘 보여 준 일대 쾌거라 할 수 있다.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윤 정부가 6.29 또는 10.26 사태를 야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6.29 전략은 한동훈을 등판시켜 5공화국 말기의 노태우 6.29선언처럼 반전을 일으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0.26 사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해 미수 사건으로 비교될 수 있었다.만일 이재명 대표가 천운으로 살지 못했다면 야권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고 총선 역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도 한몫할 것으로 보였으나 민주시민의; 역량은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우려는 북풍 공작이었다. 간첩 조작 또는 북한과의 국지전 등 전쟁의 위협으로 총선을 치루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하지만 한반도 전쟁을 불러올 수도 있었던 3월 한미연합훈련은 사상 유례없이 조용히 치러졌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총선 막판까지 계속된 촛불대행진도 윤석열 정권 심판의 열기를 끌어 올렸고, 이재명 대표의 선거연합 결단도 총선 승리의 계기가 되었다. ◇ 총선 이후,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총선 압승 이후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아마도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는 헌법개정을 통한 제7공화국의 탄생일 것이다. 이를 통해 적폐청산과 민생회복, 평화통일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본다. 첫 번째는 정치권의 대오각성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윤석열 탄핵과 헌법개정을 위해 야권 200석 이상을 기대했던 국민들 가운데는 ‘대승이라는데 뭔가 찝찝하다’는 반응이 있다.하지만 나는 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는데도 별 성과 없이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지켜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아마도 국민이 이룬 성과를 정치인에게 몽땅 양도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야권에 189석을 준 것은 탄핵과 헌법개정 역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할 수 없으니 국민들의 명령을 따르라는 경고인 셈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권력자가 아닌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도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22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부터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행정부(모피아 등)나 사법부 등 타 분야 특권도 폐지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또 4년 임기 동안 의원 1인당 50억 원 이상의 혈세가 지원된다는데, 그 경비를 대폭 줄여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현재의 국회의원 예산 범위 내에서 지역구의원 300명, 비례대표 300명으로 증원하면 좋겠다. 세 번째는 헌법개정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국민발안권, 국민소환권,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권, 주민자치 기본권 등 헌법개정과 마을기금 법제화 등 주민자치법 개정, 시민의회법 제정 등을 해야 한다. 네 번째는 선거법을 개정하여 지역정당을 허용하고, 지역 주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민주적 공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위원장의 사천 등 공천과정에서의 횡포를 완전히 막아야 한다. 특히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국가 과제를 헌법정신 속에 못 박아야 한다.그래하여 과거 청산을 통한 새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총선 이후,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법을 무시하는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다시는 발호 할 수 없도록 촛불 국민들은 계속 행동에 나설 것이다.다음 대선에서는 국민들이 대통령이 누구인지 관심갖지 않아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최상의 지도자가 뽑히기를 기대해 본다.
-
▲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전공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대학병원 진료시간이 단축되면서 시민들은 제대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지않을 까 불안하다. 특히나 가족중 큰 병으로 입원이나 수술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윤석열대통령과 면담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비대위원장)이 “한국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짧은 글만 남겼다. 우리 의료체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한국의료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맞다.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지금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것을 고치지 않고서는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상황은 아니다. 중대형병원이나 필수의료 진료과에서는 근무 과중 현상이 심각하며, 이는 신규 지원 인원의 감소로 이어져 근무 과중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 “한국의료는 미래는 없다” 특히, 외과 계열의 전공의들은 주 8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공의에 의존하는 대학병원 시스템, 필수의료 붕괴, 전문의 지원 감소 등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시스템 개선과 의사 정원 증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상황이 어렵다고 서둘수록 상황은 더욱 꼬일 수가 있다.작은 것부터 합의를 하고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정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 국민 3자간의 합의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한국의 의료비 증가율이 2021년에 19.3%로 기록했다. 이는 2001년 이후 20년 만에 20%에 육박하여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의료비는 209조원으로, 국민총생산 (GDP) 대비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평균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더불어 의료비의 급증은 의료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병원 중 주정부가 지원하는 공립병원과 종교·복지재단 등이 운영하는 공익병원을 합치면 전체 병원의 63.2%를 차지한다. 병상 수로는 81.8%에 달하며, 이는 독일의 병원 공공성 수준이 높음을 나타낸다.일본의 병원 중 약 27.2%가 공공병원이며, 전체 병원 중 개인 및 의료법인이 설립한 병원 수는 70.3%에 해당한다. 공공병원과 공익형 민간병원을 합친 비율은 전체 병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도 공공병원이 22%를 차지한다. ◇ 한국사회, 의료공공성 확대가 절실하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관중 일정 자산을 요건으로 삼는 의료법인을 제외하곤 법인이 전무한 반면, 일본에서는 다양한 의료법인을 허용하고 있다.일본에서 의료의 공공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차례 의료법을 개정하는 노력을 기울인 반면, 우리나라는 전혀 이런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았다.우리나라도 의료법인을 자산 조건으로만 인정할 것이 아니고, 자산은 적더라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법인을 사회의료법인으로 인정하는 법률 제정하여.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전공의의 근로환경이 열악한 것, 의료비의 증가가 가파른 것도 우리나라에서 의료의 공공성이 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현 행위별 숫가 지불제도도 환자중심으로 가치기반 지불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공공병원과 공익형 민간병원을 늘려야 한다. 이 방법을 통해 전공의의 근로환경의 개선도 의료비의 과다한 증가도 막을 수 있다.물론 시민들도 의료의 과잉 소비를 줄이고, 주치의를 두고 평소 건강관리에 힘쓰는 등 의료이용을 합리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불필요한 의료비 낭비를 줄이고, 이를 전공의 근로 환경 개선과 지역의료, 일차의료 환경개선에 써야 한다.전공의 파업을 계기로 우리나라 의료의 오랜 병폐를 고쳐야 한다. 지금 고치지 못하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
-
▲ 양승원 변호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2024년 4·10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은 현재,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3월 3일 창당 이후 약 3주만에 총선 비례대표 후보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30%에 근접한 지지를 받았다.조원씨앤아이가 3월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6%, 조국혁신당 29.5%,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비례연합정당) 19.3%로 순으로 집계됐다.중도층에서도 조국혁신당 36.7%, 국민의미래 24.3%, 더불어민주연합 15.6% 순으로 조사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조국혁신당의 선거 비용 마련을 위한 ‘파란불꽃 펀드’에도 판매 개시 54분만에 목표액(50억원)을 웃도는 200억원이 몰렸다고 한다. ◇ 조국혁신당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대한민국의 70여년 헌정 역사상 이처럼 초고속 성장을 보인 역대 정당은 없었다. 조국혁신당 돌풍의 이유는 무엇일까?우선 조국 혁신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일 때 볼 수 있었던 ‘강력한 야당’의 향수를 일깨우고 있다. ‘정권 심판 구호의 호소력’ 측면에서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8월 26일 당시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9월 2~3일)을 결정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검찰이 같은 달 27일 공주대, 부산대, 서울대 등 조 후보자 주변에 대한 2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을 하며 강제수사에 본격 돌입된 검찰(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가 5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가족 전부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수 년 동안 조국 대표는 물론이고 그의 배우자와 자녀 일가족 모두가 정권의 검찰 권력에 의해 ‘풍비박산(風飛雹散)’ 도륙되다시피 당했다. 조국 대표는 2024년 2월 8일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현재 "법리 적용에 동의할 수 없어 대법원에 최종 판단을 구하겠다."며 상고한 상태다. 2019년 가을 당시 보수 언론·방송, 보수 정치인과 보수 유튜버들이 ‘조국펀드 권력형 범죄다, 조국의 정치자금용 펀드다.’라며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모펀드’ 관련 범죄 혐의는 2021년 6월 30일 5촌 조카와 정경심 교수(조 대표의 부인)와의 공모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다만,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설령 현행법 위반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즉 형사법상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고 책임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자녀의 인턴쉽 증명서 등 입시비리가 사회 통념상 형사 처벌할 가치가 있는가? 그만큼 중대한 범죄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검찰 개혁을 저지하려는 기획 수사이고 수사권남용, 공소권 남용이며 지나친 과잉처벌이다.”라는 생각에서 “정권 심판! 검찰개혁!”이라는 공약이 어떤 정당의 공약보다도 진정성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조국 대표와 일가족의 ‘고난의 서사(敍事)’를 실시간 뉴스를 통해 생생히 알게 된 국민들 특히 4050세대와 수도권과 호남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정권 심판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행에 옮길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조국 대표의 당대표 수락 연설문에서의 구호 예컨대 “윤석열 정권을 깨뜨리는 ‘쇄빙선’이 되겠다!”, “민주진보 세력을 앞에서 이끄는 예인선이 되겠다! “검찰독재정권을 조기에 종식시키겠다!”, “3년은 너무 길다!” 등의 ‘사이다’ 구호와 “22대 국회 개원시 가장 먼저 검찰 개혁을 반드시 그리고 철저하게 이루어내겠다.”와 같은 검찰 개혁 공약이 야당 지지자들에게 통쾌함과 카타르시스(Catharsis), 즉 ‘감정의 정화(淨化)’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 중도층의 지지를 들 수 있다. 코로나 위기로 3년간 극심한 피해를 입은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아직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코로나 대응을 위해 미국이 양적 완화 전략으로 전체 GDP의 16%, 일본이 15%의 재정을 지출하는 동안, 한국은 기획재정부의 ‘재정 적자론’을 이기지 못하고 불과 GDP의 3%만 지출한 점도 그 고통을 가중시켰을 것이다.이로 인해 ‘2차 석유·외환·금융·코로나’ 위기 시기를 제외하고, 경제성장율이 2023년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추락(1.4%)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등 민생 파탄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소득 양극화’가 극심하고, 세계 1위의 ‘자살률·노인 빈곤율’과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통계청, 2023년 0.72), 아시아 1위의 이혼율, 노동시간 세계 2위,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은 23년 동안 21회나 1위를 기록하는 '세계 최악의 산재 국가', 세계 최하위권인 청소년 행복지수,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 남녀 임금격차, 상하위 계층의 임금 격차, 비정규직 비율 등 가족과 사회의 비극을 자아내는 국가적 난제들을 전혀 해결 못하고 있는 정부와 거대 양당의 무능·무책임·후안무치(厚顔無恥)에 신물을 내고 있다.윤석열 정부도 싫고, 이재명 대표도 싫은 유권자들, 이른바 ‘반윤·비명’의 중도층 유권자들은 제3의 선택지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출국시킨 사건이 정권심판론에 기름을 쏟아 부은 격이 되었다. 그렇다면 ‘정권심판론’이 왜 ‘운동권 청산론’이나 ‘의회권력 심판론’보다 더 국민의 지지를 받는 걸까? 그 열쇠는 바로 ‘공정과 상식’이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후보에 대해 갈채를 보냈던 많은 국민들은 지금 다시 공정과 상식을 되묻고 있다.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여 일약 대통령까지 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은 왜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지 않고 있는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과 주가조작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장모의 양평 부동산 투기 의혹, 해병대 고 채상병 사건, 한동훈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내로남불 아닌가? 헌법 제11조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지 않은가?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사회적 특수 계급”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제1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헌법 제11조 제2항). 정권 심판론을 견인하고 민심을 떠나게 만든 문제들은 모두 검찰 수사와 관련된 ‘대통령과 대통령 친인척’의 사법 리스크다. 결국은 검찰 개혁의 문제로 귀착된다.윤석열 정부 이래 지난 2년 가까이 대통령 친인척 일가의 비리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였는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총선 이후에는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인치(人治)가 아닌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검찰 개혁에 나서야 한다. 1. 검찰 개혁의 제1과제는 검찰청을 기소청으로 축소 해방 이후 70여년간 행해진 무수한 ‘수사권·공소권의 오남용’의 역사와 단절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권한을 기능적·조직적으로 분리하여 검찰청을 공소제기 및 유지의 기능만을 행사하는 ‘기소청’으로 축소·전환하는 것이 절실하다.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비대한 검찰 권력은 국가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수사·기소권 분리,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공수처법 개정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한 ‘검찰 권한의 분산’이 최우선 과제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완성을 통해 검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이루어야 한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검경수사권조정을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30여년 가까이 노력한 산물로써 2020년 검경수사권 조정 입법(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이 드디어 부족하나마 완성됐다.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중요 범죄의 유형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6개 범죄에서 4개 범죄를 삭제하고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2개 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으로 「검찰청법」을 개정했다.(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가목). 그런데 삭제된 범죄인 공직자 관련 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를 시행령인 대통령령으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편입시켜 개정 검찰청법의 입법 목적을 무력화시켰다. 이는 수사권 축소라는 검찰청법의 입법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청법 하위 시행령을 통해 위임의 내용의 구체화를 넘어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이런 시행령은 위임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서 위헌·위법으로 무효이다.(대법원 2012.12.20. 선고 2011두30878 전원합의체 판결도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이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시) 삼권분립원칙을 훼손하고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시킨 이른바 ‘시행령 정치’의 산물 즉 위 상위법들의 내용에 위반되는 이른바 ‘검수원복 시행령’(검찰의 수사권을 원상회복한 시행령)을 통해 위 검찰개혁 입법의 취지를 크게 훼손했다. 현행 시행령(대통령령)의 ‘원상 복구 개정’이 필요하다.헌법상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을 뿐이다(헌법 제75조). 상위 법률에 위반된 하위 대통령령은 법치주의(法治主義)의 제1원칙 ‘법률우위원칙’에 위반된, 위헌·위법한 대통령령으로 무효이다. 위헌·위법한 대통령령의 대표적인 예는 ① 앞에서 언급한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2022.9.10.시행), ② 이른바 ‘수사 준칙’이라 불리는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2020.10.7.제정, 2021.1.1.시행, 형사소송법이 2020.2.4. 공포됨에 따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필요한 사항과 수사를 할 때 지켜야 하는 일반적인 수사준칙)이다. 특히 2023.11.1. 개정 시행한 이른바 ‘수사준칙’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송치 전 경찰수사에 대한 검찰의 영향력을 확대하였고, 송치 전 협의 요청시 상대 기관이 응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추가하였다.(7조, 8조)둘째, 법 취지에 반하여 검찰 직접수사개시 범위의 재량을 크게 확대하였고(7조 1항 각호 신설), 셋째, 보완수사 및 재수사에 대한 검찰 직접수사의 재량을 확대하였으며(제59조 제1항), 넷째, 경찰에 대한 검찰의 일방적 우위를 설정하였다(제60조 제3항과 제63조 제4항, 제64조 제2항 제2호 등). 2.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결기구화 및 외부 인사의 참여 확대 검찰인사위원회의 권한과 구성의 개혁을 위한 검찰청법 제35조 및 검찰인사위원회의 개정이 필요하다. 검찰청법 제35조에 의하면 검사의 임용, 전보, 그 밖의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법무부에 검찰인사위원회를 두는 바, 심의기구에 불과하므로 의결기구로 격상하고, 그 구성 또한 검사의 인사위원회 참여(3명)를 축소하고 외부 인사의 참여를 확대하며 그 운영 또한 독립적이고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검찰청법과 대통령령인 검찰인사위원회규정(2012.1.1.시행)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이를 통해 ‘제왕적 검찰총장’의 인사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하여,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민주적 통제 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수사배심원 제도 및 기소배심원 제도의 도입 수사·기소 배심원 제도의 도입과 함께 대검찰청예규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과 ‘검찰시민위원회 운영지침’의 개정이 필요하다.수사권·기소권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검찰 권력의 자율적 절제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수사권·기소권의 오남용이 의심되는 사건 또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하여는 시민배심원이 참여하는 이른바 수사배심원 제도 및 기소배심원 제도를 통해 시민의 참여와 감시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삼성의 이재용 회장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운영지침(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 대검찰청예규 제1261호, 2017.12.15.제정, 2022.1.10.2차 개정 및 시행)의 개정이 필요하다.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 기소 여부,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등 전반에 걸쳐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심의하는 제도를 말한다. 검찰 측에 의한 소집은 물론 고소인, 피해자, 피고인 등 사건관계인에 의한 소집 신청도 가능하나, 고소인 등 사건관계인의 소집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로서 사건 관할 ‘검찰시민위원회’에 위원회 소집을 신청하고, 검찰시민위원으로 구성된 부의심의위원회의 부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그리고 검찰총장은 검찰시민위원회에서 부의 의결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현안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심의대상(지침 제3조)을 확대하여 일반 사건의 사건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도록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운영지침을 개정하는 등 위원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한 검찰시민위원회 운영지침(대검찰청예규 제965호, 2018.9.20. 일부 개정·시행)의 개정이 필요하다. 2010년에 만들어진 검찰시민위원회는 대검찰청에 설치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는 달리, 지방검찰청 및 고등검찰청에 설치된 위원회이다.공소제기의 적정성 등을 논하는 사건 심의의 요청을 할 수 있는 자가 고소인이나 피해자, 피의자 등의 사건관계인이 아닌 검사에 한정되어 있는 규정을 개정하고, 검찰시민위원 위촉제도의 개선, 시민모니터링단(지침 제5장)의 활성화 및 검찰시민위원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하여 검찰시민위원회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민주정(Democracy)의 원형인 고대 아테네에서 실시되었던 이러한 직접민주주의적 요소의 도입으로 선출되지 않은 검찰 권력의 민주적 통제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시민의 사법참여를 통하여 검찰권 행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4. ‘검찰총장 및 지방검찰청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헌법상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검찰총장 직선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과거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 분야 대통령이라 불리는 교육감직도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바뀐 것처럼, 이제는 검찰총장도 선출직으로 변경하는 것이 경험적으로 필요하다고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에게 쏠린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지방검찰청 검사장 주민직선제’의 도입 및 관할 지방 수사 지휘권 등 ‘검찰총장 권한의 일부 이전’이 필요하다.그러한 제도의 도입이 현실화한다면 정권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를 통해 검찰조직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는 점차 줄어들 것이고, 나아가 지방분권(地方分權) 강화, 지방자치의 실질화(自治司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5. ‘검찰총장을 검찰청장 또는 대검찰청 검사장’으로 명칭 변경 및 비검사 출신 검찰총장 임명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산림청 등 행정 각 부 산하의 외청처럼, 제왕적 검찰총장의 권한을 분산한다는 취지에서 상징적으로나마 검찰청법 제12조를 개정하여 검찰총장의 명칭을 ‘검찰청장 또는 대검찰청 검사장’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그것이 검찰청법의 “검찰청은 대검찰청, 고등검찰청 및 지방검찰청으로 한다.”라는 규정(제2조)과 “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각 고검, 지검을 지휘 감독한다(제17조, 제21조).”라는 규정과도 법체계상 잘 어울린다.또한 검찰청법 제12조(검찰총장) 규정 즉 “대검찰청에 검찰총장을 둔다.”라는 규정을 “대검찰청에 대검찰청 검사장을 둔다.”로 개정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리고 검찰청법 제27조(검찰총장의 임명자격)와 관련하여 검사출신 검찰총장의 임명을 할 수 없도록 개정하여, ‘검찰권력의 문민통제’(文民統制), ‘검찰권력의 민주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6. 검찰 특수활동비 폐지, 관련 지침 개정 및 특별검사 도입 2017년 가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을 때, 검찰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여,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직 국가정보원장 3명을 구속시키고 3명 모두 2021년 7월 8일 대법원에서 남재준 징역 1년 6개월, 이병기 징역 3년, 이병호 징역 3년 6개월이 형이 확정되었다.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행위는 업무상 횡령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상 국고손실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이하 검찰 특활비에 관한 내용은 오마이뉴스 하승수 변호사의 ‘추적 검찰특활비’시리즈 기사 내용을 인용) 법원은 특수활동비가 ‘용도를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예산항목’이라고 보았다. 즉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건 수사 , 정보 수집 , 각종 조사활동 등을 위해 타 비목으로는 원활한 업무수행이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편성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등 특수활동비의 사용은 해당 기관의 목적 범위 내에서 엄격히 사용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그런데 ‘세금도둑잡아라(대표 하승수 변호사)’ 등 시민단체들이 2019년 11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검찰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3년 5개월만에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하승수 변호사에 의하면, 검찰이 소송과정에서는 수천쪽 이상의 자료가 존재함에도 '정보 부존재'라는 허위주장이 담긴 서면을 작성해서 법원에 제출하고(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 업무추진비와 관련해서는 카드전표에서 '개인식별정보'만 제외하고 공개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음식점 상호와 카드 사용시간을 가리고 자료를 공개하는 등 확정된 법원판결까지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소송 후에 자료를 공개받고 보니, 2017년 8월 이전 특수활동비 집행 자료를 불법폐기하여 있어야 할 자료가 없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4차례의 추석과 설 명절이 있었는데, 명절을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 지급된 특수활동비가 무려 2억 5천만 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각각 두 번의 설·추석 명절을 며칠 앞두고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검찰 특수활동비를 한꺼번에 지급한 것이라고 한다. 기획재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지침'에 따르면, 검찰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사건수사에 써야 하는 돈이다. 그리고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돈이다. 검찰총장이나 일선 검찰청장들이 현금으로 돈봉투에 넣어 '떡값'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돈인 것이다. 또한 특수활동비도 현금사용을 자제하라는 것이 기획재정부 지침의 내용이고, 검찰도 2017년 4월 '돈봉투 만찬'사건이 터지자 2017년 9월 검찰총장 명의의 내부 공문으로 '카드 사용을 많이 하고 현금사용을 최소화'하라는 방침을 전국의 검찰청에 내려 보냈다.그러나 검찰총장 스스로도 이런 지침과 방침을 지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돈봉투'를 쉽게 돌리려면, 특수활동비를 현금화해서 금고에 넣어두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대검찰청의 경우, 특수활동비를 관리하는 대검 운영지원과 직원이 '집행내용 확인서 생략'이라는 제도를 악용해 거액의 현금 돈다발을 검찰총장 비서실에 건넸다고 한다. 그리고 검찰총장 비서실에서 이를 금고에 넣어두고 검찰총장 마음대로 써 온 것이다. '집행내용 확인서 생략'이라는 것은 집행내용을 기록해 두는 것조차 어려운 극도의 비밀수사에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데, 대검찰청은 이를 검찰총장 비서실로 현금다발을 옮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다.이렇게 해서 대검 운영지원과에서 검찰총장 비서실로 옮겨진 현금다발이 2018년에만 51억 원이 넘고, 2019년에도 46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심지어 연말에 잔액이 남으면 반납해야 하는 국고금관리법 시행령의 규정도 어기고, 비밀리에 잔액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황당한 것은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사용하여야 할 특활비를 공기청정기 렌탈비, 기념사진비용, 휴대폰 요금, 국정감사 격려금, 회식비, 경조사비, 비수사부서(공판, 집행, 총무 등)에 지급, 명절떡값, 퇴임(이임)전 특활비 몰아쓰기 등으로 지출하였다는 것이다.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특활비에 대한 공수처 등의 수사가 필요하고 나아가 특별검사의 도입이 필요하다. 7. 검찰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설치 및 과거사의 진지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 검찰 개혁을 위한 형사 사법제도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검찰 총장 등 검찰 조직 구성원 전부가 검찰의 인권 침해 과거사에 대해 진지한 반성과 사과가 더 중요하다. 역대 정부에서 검찰 과거사 조사 위원회가 구성된 적도 있다.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과거사 조사위원회는 2017년 12월 과거 검찰에 의한 인권침해 또는 권한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및 피해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발족되었다. 과거사위는 수많은 논란 끝에 18개월간 활동을 하면서, 1차적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2013), 약촌오거리 살인누명 사건(2000),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2012) 등 12개 사건, 2차적으로 장자연 리스트(2009), 용산지역 철거 사건(용산참사, 2009) 등 5건 총 17개 사건(2개의 포괄적 사건 포함)을 조사했다.그 과정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2018년 8월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그런데 검찰이 정권의 시녀가 되어 무고한 사람과 그 가정을 말살한 범죄행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승만 정부는 초대 농림부장관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조봉암 진보당 대표를 1958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사형을 집행하였으나, 2011년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또한 유신정권 시절 최악의 ‘사법 살인’으로 평가받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8명이 사형당하였으나 50년만인 2015년 무죄가 확정되었다. 이외에도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 시대 빨갱이로 내몰아 간첩 조작 후 반공법, 국가보안법 위반 등 죄목에 의한 사법살인이 부지기수다. 사법 살인 당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수 년 동안 법원의 재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는 절차를 힘들게 거지치 않도록, 검찰이 먼저 검찰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를 다시 조직해 인권 침해 사례를 끝까지 발굴하고 유족들과 국민들 앞에 진지한 사과를 하는 것이 도리다. 검찰의 수 십년 동안의 인권 침해적인 수사 관행과 조직 문화를 일대 혁신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검찰 개혁은 세계 최강의 권력을 가진 대한민국 검찰이 국민들의 민주적 통제를 받는 것을 말한다. 모든 권력은 검찰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이다.‘정치검찰, 검찰정치’,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의 굴레를 벗겨야 한다. 수 십년 동안 민주 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가 추진한 사법 개혁을 다음 국회에서는 완성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주권재민(主權在民), 진정한 ‘민주주의’, 평화의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이다.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