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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도영인 전)우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작년 몇 달 동안 나는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 있는 고층 아파트를 팔고 제주시의 신축 빌라로 이사하게 되었다.부동산 시세의 하락과 건축업계의 재정난 때문에 원래 공지되었던 날짜보다 몇 달씩 입주일이 지연된 것이다. 임시거처에서 새 빌라의 완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지인들이 내게 자주 물었다.은퇴 후 삶의 터전으로 비교적 살기 좋은 지역에 잘 정착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왜 번거롭게 다시 이사를 결정했냐고 의아해했다. 그것도 차로 왕래하기 어려운 제주도까지 꼭 이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내 응답은 간단했다. 자연의 품 가까이 살겠다고. 일 위주로 살아온 내가 은퇴할 때까지의 바쁜 생활을 돌아다보니 집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큰 행복을 누렸었던 기억이 뚜렷했다.나는 미국 동부의 아름다운 해변마을에서 만끽했던 지구 어머니의 평온한 생명 에너지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제주도의 푸근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누리려고 내 생애 마지막 이사를 감행한 것이다. ◇ 인간이라는 섬, 사회적 동물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1938~), ‘섬’ 인간(人間)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고 살아야 한다. 인간의 사전적인 의미는 ‘언어를 사용하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이라고 정의된다.우리는 각자 다른 이와 분리된 몸으로 섬에 비유될 수 있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산다. 동시에 다른 인간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내면의 욕구가 있다. 의식주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자 다른 모습의 몸을 생산적으로 쓰는 가운데 자기 피부의 안팎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창조한다.아직 미성숙한 사춘기이거나 외모만 돌보기에 바쁜 경우에 눈에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자신인 줄로 아는 사람도 많다. 자기 몸의 모양새가 진정한 자신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동안 사용하는 삶의 임시도구일 뿐이라는 걸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인 걸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인간은 겉모습보다는 자기만의 은밀한 내면 정체성이 훨씬 더 중요한 동물이다. 표층적인 동물의식을 갖고 먹고사는 욕구에만 집중하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다른 점이다. ‘단세포적인’ 인간이라든가 의식 수준이 낮은 ‘파충류’ 인간이라는 표현은 단연코 모욕적인 언사일 수밖에 없다. 인간 욕구는 생존의 차원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의 몸이 홀로 선 섬과 같다면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의식세계라는 미묘한 섬을 각자 만들어낸다.사람은 자기만의 의식세계를 보전하기 위한 서로의 거리가 필요한 존재이다. 보통 인간은 혼자만의 심리세계와 동기부여의 방향에 따라 감성적 특성을 가진 내면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정현종의 시적 표현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자면, 개인은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를 가진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를 가진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정현종 시인의 마음에서 나는 섬이 주는 물리적인 거리감보다는 심리적인 고립을 먼저 읽는다.언어라는 개념 도구를 가진 고등한 존재로서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섬 (즉 물리적 정체성)과 또 다른 서로 다른 내면세계를 이해하려는 욕구가 있다.미국의 한 유행가 가사 구절인 “Bridge over troubled water”에서처럼 섬을 잇는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우리 인간은 모두가 하나라는 인류의식을 가져야 한다.서로 떨어져 있는 신체적인 정체성을 넘어 각기 다른 내면의 존재감을 존중하는 배려심과 상대방을 돌보려는 마음 자세가 있어야 한다. 오랜 타국 생활 후에 내가 2010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보고 느낀 바에 의하면 한국 사회는 지난 수 십년 동안 개인주의 체제로 무지막지하게 변화했다. 이제 일인 가구가 거의 25%에 달한다.한국전쟁 이후 너도나도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경제 시스템 속에서 매우 열정적으로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경쟁 위주의 일상패턴에 빠져 ‘나 몰라라’ 하는 개인 중심적 인간관계는 신자유주의 사회경제체제가 낳은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통계조사 결과들을 보면, 한국인 대부분은 고립되어 정서적으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급히 연락할만한 지인이 있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보다 아무도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한국인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고립성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등 거시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지역공동체 삶의 방식에서 다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기본적으로 홀로 선 섬과 같은 존재이면서도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연계되어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 서로를 돌보는 ‘돌봄 공동체’가 가능한가? 화상회의와 SNS 소통방식으로 상징되는 비대면 인간관계가 점점 더 보편화 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제 기술적인 방식으로나마 사회적인 연대감을 유지하고 산다.이미 ‘가상공동체’라는 현실이 일반인들에게도 점점 더 익숙해진 세상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각자 처한 시간과 공간이 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코로나 사태 이후에 글로벌 차원의 가상공동체인 시공간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화상회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내 경우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한국시간으로 밤 12시부터 전 세계 지구인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논하는 이라는 웨비나 토론에 참여한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증가하는 기술적 교류로 인해 인간관계의 질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지 않나 우려하기도 한다. 현란한 속도의 정보교환에 의존하는 가운데 개인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화상회의 방식의 학술대회나 소그룹 모임이 증가함에 따라 친분 있는 동료와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 악수하고 미소짓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현시대의 비대면 생활패턴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좀 더 인간적인 관심이나 배려심을 나누는 시간을 없애고 있다. 기계화되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에서조차 사회적 효과성보다는 기회비용, 가성비 혹은 시간 효율성에 더 신경 쓰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인간이 홀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공감과 연대감을 나누기를 원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를 잊고 사는 개인 중심 일상에 갇히게 되었다.기계화된 체제 속에서 인구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외로운 느낌과 삭막한 고립감의 늪에 빠진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이제 사람들이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성과 영성적 존재감을 깊이 인식하는 사회체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다행히 일부 지식층과 깨어있는 시민들 중심으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중위기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 현재 직접민주주의연대, 상생돌봄공부방, 마을공화국, 지역자치당, 시민사회위원회 등 온갖 유형의 시민연대를 증대시키려는 사회활동이 활발하다.집단협력을 통해 개인이 느끼는 위기감에서 벗어나고 더 안정된 사회생활을 실현하려는 지혜로운 집단지성이 왕성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국 사회를 밝히는 희망의 촛불들이 많이 있다. 전통 방식대로 반찬을 따로 자기 접시에 담지 않고 한 상에서 나누어 먹는 식습관이 아직 건재하다. 개인들 사이의 거리감을 함께 나누는 음식문화로 좁혀온 한국인의 오랜 집단의식을 엿볼 수 있다.코로나 사태 후로 바뀐 면이 있지만, 한국 사회에는 나눔과 돌봄의 문화가 아직 진하게 남아있다. 나라 전체의 빡빡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5개월 전에 제주도로 이사 온 후 한국문화 속 풍요로운 연대감과 푸근한 인간관계를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 꿈속의 내 고향이 제주도는 아니다 연약한 날개로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는 나비들과 고향 땅에 두고 온 둥지를 잊지 않고 찾아 돌아가는 황새와 같은 생명은 고귀한 존재들이다.위험을 무릅쓰고 표출하는 끈질긴 사랑 에너지와 생명 존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일상의 삶 속에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우주적 힘이 존재한다고 느낀다.고등 동물이 아닌 생명체들조차도 사랑과 생명의 보금자리를 보전하려는 본능이 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은 신비한 우주적 원리에 기반하여 타고난 생명 에너지를 발휘하면서 고유한 존재의미를 창조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서울이나 육지의 큰 도시에서 살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제주도민들을 지난 몇 달 사이에 여럿 알게 되었다. 내가 제주도에 안착한 것은 태어난 고향이 제주도이기 때문은 아니다.돌아보건대 30년이라는 타국 생활 동안에 여러 번 직장을 옮긴 건 마음의 고향을 찾으려는 매우 인간적인 본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사람에게 있어서 출생한 지역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정붙이고 살만한 마음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나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얼마간만 살아 보려는 생각으로 임시로 귀국했었다. 그리고 결국 퇴직 후에 한국에 정착하기로 하고 미국 집을 팔았었다.생각해보면 내가 끊임없이 중요시해 온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며 살만한 지역공동체를 찾으려는 무의식적 욕구(needs)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 1960년대 한국이 너무 가난했던 시절에 더 나은 삶을 찾아서, 미국식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서 이민행을 감행하는 인구가 많았다.군사독재와 국가폭력을 피해서 1980년대에도 줄줄이 이민 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2024년 현재 ‘헬조선 신계급사회’를 탈출하려는 젊은 청장년층이 느는 추세다.최근에 카이스트 연구원을 포함하는 최고급 기술인력이 R&D 예산을 삭감한 권위주의 정부의 무도한 정책에 실망하여 미련 없이 이민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지난 이삼십 년 동안의 역이민 추세를 역행하며, 불안정한 교육정책을 포함한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인구절벽 시대에 제주도 인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 제주도는 희망의 섬 은퇴자의 천국이라 할만한 제주도에서의 내 개인 생활은 여러모로 매우 만족스럽다. 검소한 채식 생활이지만 도심의 나쁜 공기와 불쾌한 인구 조밀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다.나는 가까이 해변에서 건강에 최고라는 맨발 걷기도 하고 숲속 산책도 하는 호강을 누리고 산다. 도시개발로 많이 훼손되기는 했어도 제주도에서는 아직 풍성한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나는 제주도 특유의 자연환경의 고귀함을 실감하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영어소통이 가능하므로 사실 나는 지구 어느 곳에 살더라도 새 지역사회에 적응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기본적인 자신감이 있다.작년에 2개월 가까이 칠순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두 여성 친구와 함께 유럽여행을 했을 때 그 자신감이 허황한 오만함이 아니었음을 체험한 바 있다.그러나 나는 한국사회의 못남과 자랑스러움을 모두 함께 사랑하는 한국인이자 세계인이다. 판소리와 고전무용을 포함하여 한국문화를 즐기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본래부터 내게는 딱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일종의 ‘한국사랑’ 같은 의식이 내재해 있다. 그러나 나는 좁은 의미의 민족주의 정신을 추종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인류 하나됨’을 추구하는 지구인이다. 영성 면에서 ‘하나됨 의식’으로 무장되어 있기에 형이상학적으로 외롭지 않지만 내 삶의 실존이 온전한 것은 아니다.한국 시민으로서, 미국 시민권자로서, 그리고 이제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개인적인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분열의식으로 끊임없이 상처받고 있는 지구 어느 구석에서도 온전히 평안한 의식세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내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만한 온전한 공동체는 아직 계속 진화하고 성취되어야 할 이상향으로 남아있다. 일상에서 소소한 만족감을 느끼고 항상 고마움이 있으나, 나는 아직 큰 소원이 있다. “삼촌은 소원이 뭐예요?”삼촌은 곰곰이 생각하다 낮은 목소리로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조국 통일.”세상에나 소원이 조국 통일이라니, 신문에서나 보던 말을 실제로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게 소원인 사람도 있구나, 신기했습니다. - [없는 층의 하이쎈스] 김멜라 장편소설 (2023, 327쪽)에서 그렇다. 다시 찾은 내 고향 한국은 절대로 반쪽인 체제로 계속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 남북분단을 극복해야 한다. 제주도 내에서의 환경문제 등 여러 산적한 공적 이슈들과 함께 해결되어야만 할 가장 큰 문제는 분열의식이다.위에 인용된 것처럼 요즘 젊은 층에서 다소 신기하게 들리겠으나 내 소원은 “‘조국 통일’”이다. 일부 극우 그리스도교인들이 꿈꾸는 “빨갱이” 때려잡고 성취하는 흡수통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독일에서 불완전하게 이룬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본주의 중심의 통일도 아니다.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무엇보다 인권이 존중되는 그런 통일을 원한다.같은 동포를 부자연스럽게 양편으로 갈라놓은 DMZ 경계선을 넘나들며 왕래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소통하기를 바란다.소통과 왕래를 통해 한민족이 공통으로 갖는 크고 밝은 공동체 정신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면 언제라도 한 국가체제로서의 정치적 통일까지도 점차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제주도에는 섬이라는 특수한 제약을 극복하면서 제주도민이 함께 겪어낸 몽고항쟁과 일제 수탈과 같은 고난의 역사가 있다.일본에 의한 식민지 경험과 처참한 4.3항쟁에서 흘린 피눈물을 제주 곳곳에서 흔히 보이는 검은 돌들이 끌어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잘못된 이념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오랜 슬픔과 한을 공기처럼 숨 쉬게 된다. 그래서 제주도는 어느 지역공동체보다도 더욱 세계평화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새내기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조만간 우리 민족끼리 서로 왕래하면서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바란다. 북한에서든 남한에서든 한국(조선)인 모두 인권 중심의 새로운 체제를 창조할 수 있다고 본다.정치적 조작으로 오염된 근대역사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본성은 원래 평화로운 돌봄 문화의 가치를 추구한다. 사랑 에너지가 동백나무처럼 꽃 피어 나는 온전한 생명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는 ‘평화의 섬’ 특유의 세계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인생 후반기 70대에 들어선 나는 제주도에서 그런 희망의 걸음마를 새로 시작한 셈이다. 제주도는 이제 내게 희망의 섬이 되었다. 도영인 님은 전)우송대 사회복지학 교수를 정년 퇴임했고, 현재는 Deep Change Inc에서 영성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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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해 정현종 시인은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일생이 오기 때문에 실로 어마 어마한 일이다”고 시에다 적었다. 그 소중한 인연을 오랬동안 금융분야에 종사하다 퇴직 후『생활 풍수로』란 독특한 학문으로 인생 2모작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는 최이락 선생과 만남으로 이어젔다. 생활풍수의 재 발견, 최이락 교수를 만나다최이락 선생의 인생2모작 설계는 정말 한편의 영화 같았다. 은퇴 후 그는 KDB산업은행이 후원하고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KDB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14기)를 수료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방향성 설정을 고민하다 퇴직 전 취미로 공부를 했던 풍수분야로 진출하기로 결심을 했다. 곱술 머리가 매력적인 작가 말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란 책에서 성공의 반열, 대가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하루 3시간 10년을 투자해야 이른바 달인의 경지에 오른다 했는데 최이락 선생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위해 은퇴 전 10년, 은퇴 후 5년, 도합 15년이란 긴 시간과 노력을 생활 풍수 전문가의 삶을 위해 투자했다.풍수란,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걸친 노친네들이 자손들의 재산 발복을 위해 조상님 묘 자리나 잡아주고 좋은 집터를 잡아주는 일로 치부되어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분야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그에게 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 했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인생 2모작 연착륙을 고민하던 중 풍수 분야는 공부가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할 수 없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보이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비례하여 더 대접을 받는 직업처럼 보여 시작했다고 한다.그리고 “삼라만상의 순행 법칙을 잘 이해하면 사물과 인생에 대한 깨우침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이 높아지고 또 살아온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풍수에 있다” 며 인생 2막의 연착륙을 원하는 퇴직자들이 도전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과학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한 21세기에도 생활풍수는 인공지능, IT, SNS 등과 협업을 통하여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사업에 대해 본업을 돋보이게 하거나 차별화 또는 우월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어 생활풍수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증가되고 있다고 했다. 또 스마트 시대에 나에게 꼭맞는 이메일 주소를 만들고 사용하면 복을 받고 또 타인과 만남에는 좋은 장소를 선점해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와 원하는 결과를 얻는 등 실생활에 적용할 사례는 무궁무진하다고 하며 실 생활에 잘 사용하면 보다 나는 삶을 살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이야길 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생활 터전인 집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열기가 높아 덩달아 생활 풍수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서양에서 동양의 신비로운 철학이 생활속 인테리어, 다기류, 커튼 등으로 녹아들어 생할 풍수에 대한 이해가 높고 대단히 인기 상승 중이라며 생활 풍수의 앞날을 낙관했다. 그렇다면 생활 풍수의 실 생활 적용은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그에게 물었다. 첫번째는 우선 풍수 하면 가장 많이 회자 되는 땅, 명당 찾기에 적용할 수 있고 했다고 했다. 용도나 목적에 맞는 명당을 찾고 잘 가꾸어야 평온 무탈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약국을 할 장소와 호프집을 할 장소는 지역과 배치, 인테리어등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두번째는 생활속에서 생활 풍수를 잘 사용하라고 한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아파트의 크기와 높이, 그리고 입지, 방향 등을 참고해 매입하면 실패가 없다. 또 입주시 침실은 어느 방향으로 놓을 것인지 고민하고 커튼과 벽지의 재질과 색을 고르고 인테리어를 할 때 풍수관을 참고할 수 있다. 세번째는 일터, 사무실, 가게 등도 적용할 수 있다. 대박 나는 가게와 쪽박 나는 가계, 명품 가게와 땡 처리 가게 사이에는 위치, 레이아웃, 인테리어가 모두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 풍수를 이해하고 사업에 잘 접목하면 쪽박 나는 가계도 대박 나는 가계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네번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부동산 분야다. 그는 “풍수를 모르면 부자를 꿈꾸지 말라”고 말하며 기업의 창업 1세대들이 사는 전통적인 부자 동네와 2~3세대들이 사는 신흥부자 동네의 특징을 살펴보면 모두 풍수지리가 적용되었고 한다.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우선은 좋은 터에 지은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부동산 투자때 꼭 풍수지리를 고려해 접근하고 선택하라 한다. 그리고 혹 잘못 선택한 땅이나 건물이 있다면 고쳐 쓰고 다듬어 쓰는 비보풍수(裨補風水)라는 방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비보풍수는 지형이나 산세가 풍수적으로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하는 외과적 성형수술로 관청, 대기업의 사옥에는 비보 풍수를 시행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그는 최근 10여년간 생활풍수의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무사 안녕과 부귀영화를 위해 고려대 평생교육원에서『풍수지리아카데미』과정을 개설하여 약 250명의 문하생을 배출 했다. 코로나 19 발병으로 세상이 야단법석(野壇法席)이지만 올해도 중단없이 교육 과정을 준비하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과정을 잠깐 살펴보면 30명 정원에 2021.9.16(목)까지 모집 예정이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서둘러 신청해야 한다. 아래 주소를 찾아가면 상세 사항을 알 수 있다. (https://edulife.korea.ac.kr/?r=sample_site&c=649/659)풍수지리아카데미를 수강하면 좋을 대상층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서 활기찬 인생 2막을 희망하는 시니어, 부동산 관련 종사자, 문화재 해설사, 조경업자, 한옥 건축가로서 풍수지리적 명당화에 관심이 많은 직군이 접합할 듯 하다. 또 창업컨설턴트로서 사업모델과 상권분석을 통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려는 사람들, 가정주부나 공직퇴직자로서 평생학업으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을 도모하여는 사람들도 교육을 받으면 좋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그는 생활 풍수의 대중화, 저변확대를 위해 교육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풍수지리 답사 여행"도 정기적으로 행하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생각으로 위인들의 생가나 노거수(老巨樹), 풍수가 적용된 대기업 사옥, 관공서, 비운의 건물, 집과 사람의 궁합 등을 현장 답사하며 몸으로 눈으로 익히고 깨닫음을 얻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답사 여행에 자주 동승하여 발도장을 열심히 찍으면 지식과 교양의 폭이 넓어지고 새로운 세계관이 확장될 것이다그에게 마지막 목표나 꿈이 무었인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인생2막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며 평생공부 평생성장, 평생현역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풍수지리 분야에 좋은 후학들을 기르고 생활 풍수를 더욱 발전시키는 전문 대학 설립이 목표라 한다. 3년전,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천재 지관과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대원군이 옥좌에 오를 왕이 나올만한 천하 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고 치열하게 다투는 영화(명당)를 본적이 있었다. 최이락 교수와 인터뷰 하는 사이 잠깐 그 영화의 말미, 불타는 천년 고찰과 탐욕에 눈이 멀어 칼부림 하는 장면이 오바랩 되어 그리고 물어 보고 싶었다. 정말 “명당은 개인의 운명도, 왕조의 운명도 바꿀 수 있는지?, 그의 대답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렇다 일 것이다”직설적 화법, 전형적인 미국 카우보이 이미지를 가진 전직 미 대통령 트럼프가 의외로 풍수에 대해 잘 알고 이를 사업에 접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그의 부동산 개발 원칙은 입지가 좋은 곳에 땅을 우선 고르고 유명 건물 등이 있는 주변에 지어 명성과 가치를 함께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2차적으로 실내는 천장을 높이거나 창문을 키워 시원한 가시감, 전망을 확보하고 폭포수가 벽을 따라 흐르게 시공을 했다. 바닥의 대리석은 번영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열의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로비는 황동을 활용해 금빛 찬란하게 만들었다. 또 거주 공간(아파트)은 고급스러운 부엌과 넓은 욕실로 주부들을 유혹했다. 트럼프가 미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비결은 풍수를 잘 이해하고 사업에 접목해 큰 성공을 거둔 결과라고 풍수지리자들은 종종 이야기 를 한다.풍수를 잘 알고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반드시 대통령도, 왕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은 매우 유익한 만남이었다. 독특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그의 앞날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지 더욱 궁금해졌다. 만남을 파하니 밖은 이미 한여름을 보내는 조종(弔鐘)이 울렸다. 품으로 스며드는 초가을 저녁의 선선한 바람이 매우 상쾌했다. (대담&정리 : 이재영 시민기자)이재영 kospo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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