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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기다림의 회복으로 농촌의 활력찾기엘츠탈 계곡에 있는 발트키르히는 918년 수녀원이 들어서면서 최초로 역사에 등장한다. 최근 친환경적인 삶을 바탕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가꾸고 있는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먼저 발트키르히(Waldkirch)에 대한 평가를 보자.1997년 연방 환경관광상을 수상했고 2002년 3월부터 독일에서 두 번째로 살만한 도시로 선정됐다. 2002년 ‘살기좋은 도시들의 국제 연합(Internationale Vereinigung der Lebenswerten Staedte’으로부터 ‘치타슬로(Slowcity-Lebenswerte Stadt)’로 선정됐다.2006년 연방정부가 주도한 ‘독일, 관념의 나라(Deutschland, Land der Ideen)’ 프로젝트에서 ‘오르간의 도시’로 선정됐다.연수단은 최대한 전통을 지키고 도시 간 경쟁이 아닌 연대와 공존을 추구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역발상'에 대해 또한 '도시화'가 아닌 도시가 잃어버린 전통적 삶의 생명력과 문화, 기다림의 회복에서 우리 농촌의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기 위해 발트키르히를 찾았다. ○ 오르간으로 유명한 ‘치타슬로발트키르히(Waldkirch)는 엘츠탈(Elztal) 지방의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다. 무엇보다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마법을 시도했던 마녀의 전설에 둘러싸인 산이 발트키르히에 있다고 한다. 마녀는 이 지역의 캐릭터 상품이기도 하다.발트키르히는 보석․부엉이․오르간으로 지역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는 역사 도시다. 우리나라 읍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해발 243m에서 1,234m에 걸쳐 있으며 주민은 약 2만 명이다.▲ 준비해온 원고를 보며 브리핑을 하는 노인위원회 의장[출처=브레인파크]발트키르히는 또 오르간의 도시다. 발트키르히는 오르간 제작에 있어서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으며 지금도 4개의 오르간 제작회사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오르간을 생산하고 있다.발트키르히는 '치타슬로(Citta Slow, 슬로시티의 이태리말)'다. 2002년 치타슬로 네트워크에 가입한 뒤로 느리게 사는 삶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브리핑은 이 지역 노인위원회 의장이 맡았다. 의장은 먼저 “발트키르히(Waldkirch)의 라하르트 라이빙거(Richard Leibinger)를 대신해서 발표를 한다.”고 강조했다.오늘 행사는 공식적인 것이며 시장이 해야 하지만 일정 관계로 자신이 대신하게 되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강연 주제는 ‘느림의 발견-Slow City 운동’이었다. 우선 회장의 강연요지를 전제한다.○ 치타슬로(Cittaslow) 운동의 역사치타슬로는 슬로푸드(Slow-Food)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1980년대 초 맥도날드(McDonald’s)가 로마시내 스페인(Spain) 계단에 지점을 개설하려고 했을 때 이를 저지하려는 로마시민의 운동이 시작되었다.이 일을 계기로 패스트푸드(Fast-Food)에 대항하는 운동, 즉 슬로푸드(Slow-Food) 운동이 본격화된다. 슬로푸드는 더 건강하고 더 맛있는 식품을 선택함으로써 지역 생산품과 지역 경제의 지속적 연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같은 시기 몇몇 미국 교수들이 이태리의 소도시 토디(Todi)를 ‘세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도시’로 선포하자 비판적 인사들이 치타슬로 운동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이 운동은 1999년 이태리의 오르비에토(Orvieto)를 비롯한 그레이브(Greve), 포시타노(Positano) 같은 몇몇 활동적인 슬로푸드 도시 시장들이 시작했다. ○ 국제연맹의 치타슬로 가입 주요 기준슬로푸드 운동은 삶의 질을 식품의 맛과 품질에 국한 시킨 면이 강했다면 치타슬로 운동은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로 운동의 범위를 확대, 국제 네트워크를 위한 협회(치타슬로 국제연맹)를 조직하고 공동의 실천규약을 정하는 데까지 발전했다.국제 치타슬로연맹은 치타슬로의 상징이 된 달팽이 마크가 오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치타슬로의 기준을 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연맹이 발전시켜온 치타슬로의 기준은 치타슬로연맹의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데 주요내용을 요약하면 표와 같다.[치타슬로의 선정 기준 요약]주요 아젠다세부내용지속가능한 환경정책·혁신적인 기술 ·자원보호·지역에서 수용가능한 프로그램전통적 문화경관·다양성 ·독자성 ·아름다움특징적인 도시구조·도시복구·미래지향적인 토지 이용·발전 잠재력이 있는 도시역사독창적인 생산품·전통적인 생산품 ·천연상품·짧은 유통경로고객에 대한 친절·고품질 지향적 요식업소·도시와 자매결연 ·개방성과 친절지역자급·농산물 직판 ·주1회 열리는 시장·지역 경제 순환문화와 전통·지역적 특성의 보존·축제의 촉진 ·문화시설공동체 의식·다양한 정보 ·미각과 감각교육·지역적 동질성○ Waldkirch의 치타슬로 실천과제사실 발트키르히는 치타슬로연맹이 발족하기 훨씬 전부터 시민참여에 기초해 치타슬로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진행해 왔다.이미 2000년 지속가능한 이상적인 마을을 만들기 위한 장기계획인 ‘발트키르히 2020’계획을 완성했다. 2020계획이 만들어진지 2년이 지났을 때 발트키르히에 이태리 치타슬로의 기준이 알려졌다.이 때 시민은 치타슬로의 기준과 발트키르히 2020계획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발트키르히는 2002년 국제연맹에 가입신청을 했고 곧 치타슬로로 인정받았다.그동안 발트키르히가 이룬 성과를 이곳에 모두 서술할 수는 없지만, 몇몇 중요한 성과를 요약해 살펴보면서 치타슬로 도시의 특징을 유추할 수 있다.1. 접근성 강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 지역주민들은 일요일에는 주말시장을 열어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이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함으로써 농특산물의 이동거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있다.또한 지역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시내 중심가에는 보행자도로를 만들고 지역 식재료를 사용한 식당들이 전통요리를 최고의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생산품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열리는 ‘발트키르히 엑스포(Waldkirch EXPO)’는 일종의 기업전시회로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여 지역생산품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2. 신재생에너지 보급: 발트키르히는 오래 전부터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난방과 전기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집광판을 보급하기 시작했다.주민은 집에서 이용하고 남는 전기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으며 이미 10여 년 전에 태양광전기 판매를 위한 독자적인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공공시설에 태양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3. 지속가능성 원칙 의무화: 도시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무제한적으로 확장될 수 없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미래 세대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발트키르히는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의무화하고 있다.발트키르히 전체 면적의 66%가 산림이다. 도시인들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생산시설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발트키르히는 대도시의 베드타운(Bed Town)이 되지 않도록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도시공간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발트키르히의 인구는 지난 몇 년 동안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4. 지역생산물의 소비촉진과 판매 확대: 시와 농민들은 협력사업을 통해 치타슬로의 요구조건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 험한 계곡 양편에 혁신적인 상하수도시스템을 설치하는 일에서부터 지역생산품이 거래되는 주말시장의 정착까지, 지속가능성과 도시이미지 통일, 그리고 지역 축제까지 특징적인 프로그램들이 추진되고 있다.발트키르히에서 지역 생산물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 중에 ‘시장과 함께 요리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년에 4회 방학 기간을 이용해 어린이들이 시장과 함께 주말시장에서 식재료를 구입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과 슬로푸드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것이다.5. 전통 문화와 예술의 보전: 문화와 예술은 발트키르히에서 특히 존중받고 있다. 엘쯔탈(Elztal)박물관은 발트키르히를 전 세계에 오르간의 도시로 알리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 박물관은 전통적인 오르간을 수집·보전·전시하는 한편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게오르그 슐츠 하우스(Georg-Scholz-Haus)라는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6. 시민들에 대한 교육: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발트키르히는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숲 속 유치원’과 같은 다양한 놀이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전통에 맞게 준비한 보육프로그램은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고려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제 막 태어난 0세에서 4세까지의 유아를 위한 전일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가장 최근의 성과이다.7. 일자리 창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노동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노동시장에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를 두고 고용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일자리 만들기는 치타슬로 운동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8. ‘가족을 위한 동맹’ 구성: 최근 발트키르히에서는 '영양과 운동‘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더 건강하고 더 감동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유치원, 학교, 요식업소. 운동단체 등 여러 지역 주체들이 종합적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다 이 운동의 실천을 위해 2007년 10월 가정에서 일하고 생활하기 쉽도록 지역공동체의 구성원 모두의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한 사회단체인 '가족을 위한 동맹’이 출범했다.이 단체는 기업들은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그러나 품질은 전혀 문제가 없는 좋은 물건을 싸게 제공해 돈을 벌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타펠(Tafel)'을 곧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인들 역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저렴한 카드나 무료입장의 형태로 문화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9. 시민참여: 발트키르히는 치타슬로 운동의 핵심이 시민참여를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발트키르히에는 두 개의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이 중 하나를 계곡물을 끌어들여서 천연수영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다수 시민이 참여한 토론회에서 결정난 것이다. ○ 전 주민이 슬로시티 운동의 일원치타슬로는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고 주민의 건강을 지키며 환경농업을 바탕으로 지역 농업을 발전시키려는 작은 도시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역발전전략이다. 연수단은 의장의 발표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매우 세부적인 사항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 지역주민들은 치타슬로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인지."라이빙어 시장은 ‘느림의 운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발트키르히는 전체 주민이 이 느림의 운동을 실천하는 회원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우리도 치타슬로 운동이라는 것이 뭔지 정확한 이해가 없었다.시장이 슬로시티 운동을 주창하고 나왔을 때 이것이 과연 발트키르히에 적합한 운동인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곧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이 치타슬로의 취지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체 시민이 참여하게 되었다. 느림의 운동 이전에 실제 생활에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취지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역 자급을 치타슬로 운동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 같은데 치타슬로와 지역자급의 관계는."농산물을 비롯한 지역 생산품의 이동거리를 줄이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환경운동이다. 이동거리가 길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지 않겠는가? 또한 이동거리가 길어지면 농산물의 신선도가 떨어져 안전성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이동거리를 축소하는 지역자급은 지역상권도 살리고, 안전한 농산물로 건강한 생활을 보장하면서 환경도 지키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지역자급을 하려면 직거래 장터나 직판장이 많아야 하는데."농가민박에서 손님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하고 곳곳에 열리는 주말시장에서 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역내부에서 경제순환 구조를 갖도록 하는 이런 운동에 지역 주민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홍보하고 교육한다.이런 과정을 거쳐 지역의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지역주민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발트키르히의 도시 구조를 보면 시청을 중심으로 좁은 공간에 상가가 밀집되어 있다. 이것은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상품의 거래를 활발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지역 생산품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열리는 발트키르히 엑스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엑스포는 지역 농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싼값에 판매하는 행사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시민 스스로 품평회를 하고 생산자 포럼도 개최된다. 생산자들이 생산품목을 전시하고 주민에게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농산물들을 생산해 내는지 직접 보여주는 행사이다.출품한 회사 중에는 가내수공업 제품을 출품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공장을 개방해서 주민에게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역 특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여 홍보를 강화하고 지역 자급을 촉진하기 위한 운동이다."- 주민 교육은 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교육은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열쇠이다. 유치원에서부터 모든 사람들의 성장과정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트키르히는 어린이를 위한 마을이라고 할 정도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공간을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주민 교육은 주로 사회 참여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주민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지역 주민 스스로 서명운동과 투표를 통해 작은 마을에 수영장을 2개나 만들어냈다. 1개는 국제적인 대회를 치를 수도 있는 규모이다. 두 번째 수영장도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대회도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연수영장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주민 스스로 조직해서 운영하는 포럼도 있는지."지난해에 ‘가족동맹’이라는 단체가 결성되었다. 가정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공동으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주민 스스로 만든 포럼조직인데, 여기서 푸드뱅크를 운영할 계획이다. 푸드뱅크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값싸고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업소에서 파는 상품 중 유효기간에 달하기 직전의 제품을 구입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제품을 파는 상점에서 ‘타펠(Tafel)’이라는 단체에 유효기간이 3일 정도 남은 제품을 가져다주면 10%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한다."- 노인 인구가 많은 편인지, 의장님이 속한 노인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인지."2700명 중 60세 이상이 50%에 이른다. 노인복지위원회는 노인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으로 노인복지 정책을 포함해서 지역 발전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시에 제안하는 활동을 하고 때로는 시에서 해야 할 일을 대신하기도 한다." ○ 직주근접형 주거단지와 생태하천회의실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연수단은 의장과 함께 슬로시티 견학에 나섰다. 작지만 활기차 보이는 시내를 벗어나자 바로 아름다운 주거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직주근접형으로 만든 신주거단지라고 했다.일터와 생활이 가까운 공간에서 이뤄지는 도시공동체 조성에 힘쓰고 있다는 의장의 말 그대로 상가와 주거지역은 바로 이웃처럼 붙어 있었다. 발트키르히 신주거단지 입주자는 인근에 새로 직장을 얻은 젊은 부부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발트키르히의 직주근접형 신주거단지[출처=브레인파크]이 주거단지 옆으로는 개울물이 흐르고 엄마의 손을 잡은 개구쟁이들이 맨발로 들어가 뛰어놀고 있었다. 하천수질이 매우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도심에 자연 상태 그대로의 하천이 남아 있고 남녀노소가 하천을 따라 거니는 모습이 부럽다. 우리 하천도 20년 전에는 저런 모습이었는데 하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신주거단지를 지나 일행은 발트키르히의 축구장을 방문했다. 독일은 축구장을 건설한 뒤 독일축구협회의 인증을 받는다. 인증을 받은 운동장에서만 축구협회가 주최하는 각종 축구경기를 열 수 있는데 이 경기장은 축구협회의 인증을 받은 공식 경기장이다. ㅇㅇ군청 ㅇㅇㅇ씨는 운동장으로 들어가 잔디 생육상태를 한참 동안이나 살펴보았다. ○ '느리게 살기' 시작한 이탈리아 마을들치타슬로 네트워크는 날로 빨라지는 현대 문명에 맞서 '느리게 살기'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마을들의 연합이다. 이 운동이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관계로 국제적인 네트워크 이름에 ‘치타슬로(Citta Slow)'라는 이태리어를 사용하고 있다.치타슬로는 이탈리아의 역사도시 오르비에토(Orvieto)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영국, 독일, 스페인 , 한국, 일본 등 세계 10개 나라, 100여개 도시가 가맹해 있다.▲ 주거단지 앞을 흐르는 하천[출처=브레인파크]가맹 도시는 이탈리아가 60개로 가장 많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치타슬로에 사는 사람들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삶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도 동시에 높아질 것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치타슬로는 그곳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네트워크인 것이다. ○ 초기 치타슬로 도시의 협약서1999년 10월15일 오르비에토에서 모인 치타슬로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와 바라(Bra)시, 그레베 인치안티(Greve in Chianti)시, 오르비에토(Orvieto)시, 포스타노(Positano) 시의 시장들은 협약을 체결한다. 여기에 명시된 치타슬로 도시들의 협약서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1. 지역특성과 도시 구조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환경 정책을 실천하며, 폐품 회수와 재활용부터 시작한다.2. 집중되지 않은 지역을 최대한 활용하는 인프라 정책을 실행한다.3. 환경의 질과 도시 구조를 개선하는 신기술의 올바른 사용을 촉진한다.4. 환경을 존중하는 방식의 천연․유기식품 생산을 촉진하고, 유전자 조작식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통제기관을 설립해 위험에 처한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보호하고 개발한다.5. 문화와 전통이 있는 특산품을 발굴하여 지역이미지 제고에 노력한다.6. 도시의 자원을 완전히 활용하고 올바르게 확산하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적 문화적 장벽을 제거한다.7. 모든 시민과 상인들이 치타슬로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는다. 특히 맛에 대한 제도적 교육을 통해 젊은 층과 학교에도 치타슬로를 확산시킨다. ○ 6개 주요 항목과 59개 세부 조건한편, 이탈리아 페루자에 있는 치타슬로 국제연맹 사무국에서 밝히고 있는 치타슬로 심사항목은 6개 주요 항목과 59개 세부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주요 항목 6가지는 환경정책, 기간산업정책, 전원생활의 질과 기술, 생활환경 개선, 친절함, 시민의 이해도 등이다.치타슬로 도시는 치타슬로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는지 정기적인 인증을 받기 때문에 그들이 처음 제시한 조건은 그냥 계속해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이 조건들에는 도시의 크고 작은 내재적인 우수함과 문화적, 사회적 자산도 포함된다.조건들 중 몇 가지는 일반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며 특정 지역의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특수 조건도 있다. 59개 조건에 대한 검사를 통과하면 치타슬로 국제연맹에 가입하고 치타슬로 도시로 인증을 받고 달팽이 브랜드를 사용할 권한을 갖게 된다. ○ 달팽이 브랜드의 경쟁력치타슬로 마을을 뜻하는 달팽이 브랜드는 그 자체가 경쟁력을 갖는다. 제대로 시간을 들여 키운 식물,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육류, 전통적 방식으로 조리하는 지역음식 등 슬로푸드 제품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새로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다.치타슬로 도시의 음식은 모두 슬로푸드를 지향한다. 따라서 치타슬로 국제연맹에 가입을 하면 치타슬로 마을의 특산물과 식품 등 생산품의 국제적 평가가 달라진다.예를 들어 검은 콩이 특산물인 마을이 있다고 하자. 가입 전에는 그냥 그 마을의 특산물일 뿐이지만 가입 후에는 세계적인 유기농 특산물로 엄청난 가치 상승이 이어진다.가입 도시들의 관광객 증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도시의 모든 먹을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달팽이 마크가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운동을 이해하는 관광객들이 친구를 설득하고 그러면서 농가민박의 손님이 증가하게 된다. 민박은 전통을 보전하면서 현대적 시설을 갖춘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발트키르히가 치타슬로에 참여한지 8년이 지났고 그 사이 농촌관광이 250%나 늘어났지만 이곳에 대형 호텔이 들어서지는 않았다. 그저 농가를 개조한 작은 호텔들이 몇 개 있을 뿐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하지만 치타슬로의 궁극적인 목적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역소득 증대가 아니다. 최종 목표는 어디까지나 여기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이 목표를 위해 전진하는 길에 이런 삶을 이해하는 관광객들이 어느 순간 우리와 나란히 걷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뿐인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관광정책의 목표도 번잡한 지역이 생기지 않도록 관광객들을 분산하는 것이다.치타슬로 도시가 되려면 인구가 5만 명 이하여야 하고 패스트푸드, 대형 마트, 대량 운송 수단을 거부해야 하는 등 도시와 주민들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그리고 전통의 유지와 함께 추진하는 사람들의 철학적 깊이 더하기와 주민들의 인식 향상, 그리고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실천과 치타슬로 교육프로그램 준비 등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가입하면 실패슬로시티 운동에서 가장 경계할 것이 있다. 관광객 유치의 수단으로 슬로시티 지정을 받으려하거나 슬로시티 지정을 계기로 새로운 개발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전통적인 경관과 문화를 해치게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슬로시티 운동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 관광객 유치로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슬로시티 본래의 목적에서 한참 벗어나는 것이다.슬로시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연친화적인 행복한 삶, 지역공동체의 회복, 주민스스로 참여하는 운동, 이 3 가지 원칙을 가지고 슬로시티 운동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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