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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헌 디스커스온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질문1. 한국 사회는 정치개혁이 필요한가? 질문2. 한국 사회에서 가까운 미래에 정치개혁이 성공할까? 개인의 의견을 말하자면 질문 1에 대한 대답은 90% 이상이 ‘예’로 답할 것 같고, 질문2에 대한 대답은 10%가 안되는 사람들이 ‘아니오’로 답할 것 같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실제로 주변에 물어본 결과, 나의 예상과 비슷한 대답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좀더 얘기를 나눠보면 결국 정치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와 현실에서는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마주하는 모순에서 비롯된 실망감을 만나게 된다. ◇ 한국사회 정치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세번째 질문을 만들어 본다면 무엇이 될까?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질문3. 한국 사회에서 정치개혁의 성공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이 질문은 사실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도전하고 있는 주제다. 심지어 그 의도 중에는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역설적인 카테고리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질문3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과 유의미한 답변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한다. 사실 질문 1의 답변과 질문 2의 답변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질문 3을 찾으려고 하는 건 의미없는 짓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내 주변의 지인들을 위한 설명문 정도에 그치게 될 것이고 꽤 다행스런 상황일 수도 있겠으나, 단언하건대 객관적으로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자살 중인 국가이며, 양극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힘있는 자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자기들끼리 결탁해서 온갖 방법으로 법을 넘나들며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덕분에 산업재해, 비정규노동, 빈곤, 물가폭등, 혐오와 강력 범죄, 환경 파괴, 기후 위기가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다 없어져야 할 것들인데도 말이다. 이런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몫이다. 정치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질문1과 질문2의 답변의 격차(?) 원인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다. 마치 알콜중독 환자가 건강해지려면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금주 일주일을 기념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비슷한다.사람들은 정치는 싫어하고 믿지 못한다. 하지만 정치가 필요없다거나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종의 냉소주의가 만연한 상태다. 그 냉소 이면의 쓰린 현실을 직시하고 상처를 치유하여 정치를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정치개혁이다. 요약하자면, 정치개혁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정치개혁은 ‘부정한 정권을 몰아내는 투쟁’, 또는 ‘중도적인 노선으로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정치적인 조직화’, ‘파시스트 정권에 맞서 싸워온 민주화의 완성’과 같은 것들은 절대로 아니다.만약 부정한 정권을 교체하거나, 역사적으로 이어온 민주주의 투쟁을 지속한다거나, 보수나 진보가 아닌 중도적 가치로 힘을 결집해야 하자는 것을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은 여기서 그만 읽는 편이 좋다.교체된 정권이나 민주주의 투쟁 새력이나 중도로 결집한 집단은 모두 결국 신뢰를 잃고 또 다시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한국에서의 정치개혁은 ‘신뢰’가 핵심적인 문제다. ◇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목표다 사람들은 정치를, 구체적으로는 정치인과 정당과 그들에 의해서 제시되는 정치적 구호들을 믿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제는 바보가 아니어서 순진하게 믿지 않는다.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시대인 오늘날 더더욱 사람들은 단순하게 선동되거나 동원되는 존재가 될 수 없다. 질문3에 대한 좋은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정치개혁의 주체는 시민들, 유권자 자신이다. 누구에게 하라고 시켜놓고 실망과 절망을 교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대중이 아니라는 전제가 첫 번째다.다음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과 같이 제도화, 명문화된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다면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시민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정치개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오랫동안 디지털 직접민주주의를 모색하고 고민해온 활동가로서 정치개혁,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정부, 국회, 법원, 정당이 모든 결정과 집행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를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저런 이유를 대면서 뭔가 알 수 없거나 알아서는 안되는 대단한 일을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연출하는 기관은 사실 믿기가 어렵다.심지어 결과가 나쁜 상황이면 더더욱 그렇다. 여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의 대결(?) 기사를 보면 소위 국가의 주요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사정-감사-관리 기관들 스스로가 첨예한 권력투쟁의 복마전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투명성과 관련해서 상당히 모순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모든 정보의 무조건적인 공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요건과 자격을 관리하고, 이것에 대한 기록을 보존하고, 정보 공개의 주체와 객체가 견제와 협력적인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원칙적으로 비공개의 대상인 정보는 지속적으로 적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경제적이기도 하다. 위의 전제를 적용한다면 이를 실현하는 정보 공개 및 투명성 관리를 위한 기구나 시스템을 시민이 주도하는 환경 하에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제 그 정보의 발생과 전개 과정에서 최대한 시민의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정치 행위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공공성이라는 말은 일반 시민 대중의 이해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므로 정치와 관련된 정보는 최대한 발생과 소멸의 전 과정에 시민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과거의 정부가 주도했던 원자력발전 폐기 공론화라든지, 사회인프라 구축 등의 대규모 사업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나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업이나 정책의 안을 발의하는 것은 전문적인 식견이나 역량이 필요할 수 있다. 기계적으로 동등한 비중을 두고 사업을 선별하거나 인기 중심으로 사업을 결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참여를 보장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한 숙의기구가 구성되어야 한다.숙의란 어떤 주제에 대한 수용과 대응이 단편적이거나 성급하지 않도록 시간과 범위를 충분히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이루도록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숙의기구는 의사결정에서의 시민 참여를 위한 발전소이자 통로이며, 정치적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신뢰를 배가시킬 수 있다. ◇ 정치적 집중점(응력) 해소를 통한 권력 독점과 특혜의 해체 국회의원의 지위를 누리고 나면 그 권력에 취해 재선 삼선에 도전하면서 모든 자산을 쏟아붇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널리 알려진 바로도 국회의원에게는 1백가지가 넘는 특혜가 주어진다고 한다.아마 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최고급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누리게 될 서비스의 100배 정도 기분이 좋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사실 둘 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기는 하다.) 지난 정부에서 LH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악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했었는데, 재밌는 것은 주변에 “그놈들 뿐이겠어?”라는 의견이 꽤 되었다는 것이다.사실 나로서는 이 질문 아닌 질문은 도저히 대답할 수가 없다. 오로지 추정과 의심만이 가능할 뿐이니. 왜 투명성이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중요한 것은 나쁜 의도가 있어도 나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치는 공공적 주제를 다루는 분야이므로 규모와 영향력이 상당하다. 당연히 관련된 직간접적 가치와 경제적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가치와 비용이 큰 지점은 힘(에너지)이 집중되고 이것은 응력이 된다. 사회의 다른 부문과의 힘의 차이는 결국 전체 구조를 파열시킨다. 마찬가지로 과도한 정치적 집중과 몰입은 위험한 상태를 야기한다.단기적으로 봤을 때 권력을 독점하고 다양한 특혜를 유지하는 것이 생산성이 높아보일 수 있으나 이것은 일종의 착시다. 미래 자원을 끌어와 소모하고 위험성을 미래로 전가하는 행위다. 어떤 사회이건 권력 독점은 필연적으로 독재사회가 된다. 응력이 발생한 유리가 산산 조각나듯이 독재는 반드시 파멸된다. 정치적 응력을 해소하는 방법은 이미 수 천년 전에 제안되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만 우리는 이것이 화석화된 고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변화된 시대에 맞춰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앞서 말한 전제와 연결해보자면, 정치적인 에너지를 분산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짜는 일이고, 이것은 역동적인 시스템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 시민의회, 시민이 주도하는 현대적 민주주의 시민의회는 시민사회가 직접 구성하는 의회이다. 당장은 법적인 근거를 가지거나 강력한 조직적인 힘을 배경으로 만들 수 있는 기구는 아니다.다만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한 어떤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시민이 구성과 운영의 직접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모델이기도 하다. 정치에 대한 신뢰는 이렇게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통해 복원될 수 있다. 시민사회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정치적 지향에 의해서 조직되거나 일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단체를 집합적으로 일컫는다.공공적인 주제와 관련이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정부와 공공 기관에 대한 제안과 요구를 통해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한다.정당과 같이 조직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자 노력하기도 하고, 구성원들의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을 만들거나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공공성을 가진 주제 중에 정치개혁이라는 본 글의 주제 또한 당연히 포함된다. 정치개혁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과도 밀접하다.사회 전체의 구성원인 시민을 주체로 한다면 정치적 권력의 획득과 이해의 실현은 집중과 독점이 아니라 다수에 의한 공유와 상생의 문제로 전환된다.구체적으로 정치개혁의 방법을 이야기하자면 다양한 관점과 방법이 고려될 수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민주주의의 기초 원리인 삼권 분립에 기초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국가의 기본 기능과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대안 제시를 통한 정치개혁이 가능하다. 이것은 정부 기능의 보완으로서의 행정 기능의 분권화, 지역화와 참여 구조의 제도화 등을 통해 구체적인 과제를 수립할 수 있다.또 다른 정치개혁의 접근 분야는 국가 사법 시스템의 전환을 통한 사법부의 개혁이다. 수사, 기소, 재판 과정에서의 권력의 독점과 파행을 바로잡는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서의 사법개혁을 통해 정치 구조와 사법부의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이다.구체적으로는 주요 사법권자를 선거에 의해서 선출하도록 하는 직선제 도입 등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입법 및 공공 감사권 실현으로서 의회에 대한 대안 제시하는 정치개혁도 생각해볼 수 있다.국회 기능의 대안으로 분권형 입법 구조를 설계-구축하고 이를 법과 시스템을 통해 확정하는 일이다. 이를 시민의회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 ‘시민의회’를 통한 정치개혁을 생각한다 시민의회는 개방형 시민 정치참여 기구이다. 1)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2)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면서 3)활동의 전 과정이 공개적인 정보 자산으로서 관리되는 구조를 갖는다.이러한 주요 원칙을 규정으로 합의, 지정하여 시민의회 내부적으로 법적인 수준의 권위를 갖추도록 한다. 이를 통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정치 발전과 사회의 지속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항목으로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은 팀 단위로 구성되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의원으로서 선출되거나 입법팀이나 공공감사팀 등의 일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 의원도 팀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자율과 협력을 통해 정치활동의 많은 성과들을 이루고 이것을 통해 개인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간다. 궁극적으로는 시민의회 내의 단위 정당으로 성장하여 기존 제도 정당의 퇴행적 정치 행위에 대한 경계로서 기능하거나, 실제 법적 요건을 갖춘 정당으로 전화하는 전망을 가질 수도 있다. 둘째, 모든 활동의 집행 권한은 책임성을 전제로 주어지고, 적절한 대중적인 견제와 관리를 통해 유지된다. 책임과 권한은 모든 과업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정치활동은 책임성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적절한 권한이 부여된다. 현실 정치의 문제 중의 일부는 책임지지 않는 권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며 시민의회의 활동 원칙과 결과가 이를 입증하게 될 것이다.또한 유효한 조건 하에서의 권한은 존중되고 업적은 공적인 기여로서 칭송된다. 책임에 준하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적용함으로써 활동의 내실화와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활동을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갖춘다. 모든 시스템은 공개와 투명성을 원칙으로 운영된다. 제안과 토론 투표 등의 데이터가 공공적 자원으로 관리된다.모든 데이터와 독창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 자원은 공공적인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플랫폼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정치개혁의 도구이자 기반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시민의회 구축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데이터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기본 환경이 될 것이다. 물론 이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실현하는 과정은 상당한 준비와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한 일이다. 일차적으로 시민의회의 실질적인 입법 및 감시 활동의 수행은 실제 국회(의원실 등) 및 정당과의 연계로 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고, 현재의 국회가 더욱 투명성 높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나아가 정부에 대한 분권화, 지역화 등에 대한 과제도 의회 구성 및 운영의 성과를 통해 적절한 대안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고, 사법부 개혁을 위한 선거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대중적 관심과 지지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결론적으로 시민의회는 새로운 시대의 민주주의와 정치개혁을 위한 의미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고,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통해 그 성공은 좀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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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여느 해의 연말과 다름없이, 무심하게 한 해의 마지막 해가 졌다.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힘들게만 느껴졌던 2023년이 저물었다. ◇ 지나간 한해의 기억들 치솟는 물가, 교사들의 연이은 사망으로 알려진 무너진 교권,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묻지 마 칼부림 사건, 전세 사기 피해 등 연말에 각 언론사에서 뽑은 10대 뉴스들은 하나같이 모두,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뉴스들이었다.한 해의 마지막 날은 국민들에게 사랑받던 유명 배우의 억울한 자살 소식으로 장식되었다. 모두 지난 해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벌써 옛날 일들 같이 기억이 희미하다. 더 큰 뉴스로 앞의 뉴스를 덮는 일들이 계속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이없는 표 차이로 드러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잼버리 파행과 해외 순방 중의 명품 쇼핑 등은 어렵게 쌓아온 국가의 위상을 한순간에 무너트려 버렸다.눈 떠 보니 선진국을 외치던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이렇게 되었는지 한숨이 나온다. 국방, 외교, 문화, 정치, 경제, 서민 생활, 복지 등 어느 한 부분 무너지고 후퇴하지 않은 곳이 없었던 것 같다. 윤석열 정권의 1년 반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 어렵게 쌓아온 모든 것이 망가질 수 있는지도 놀라울 정도였지만, 우리가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것들이 얼마나 허약한지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루하고 힘들었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모든 일상이 본래대로 돌아가고, 우리의 삶도 다시 즐겁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힘든 나날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간절했던 국민들의 희망과 달리, 코로나가 끝나 선별 진료소도 철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지만, 우리의 일상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염병 대 유행 기간 동안 써왔던 버킷 리스트는, 바쁘고 힘든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제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잊어 버린 것 같다. ◇ 또 다시 시작된 한 해 어렵고 힘든 한 해가 가고, 어느 사이엔가 새해의 새날이 왔다. 나태주 시인이 노래한 “새해 인사”라는 시에는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의 노력 없이도 주어진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기쁘고 즐겁게 받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노력해야 할 것인지 새해 첫날에 생각해 보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독재가 집권하면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을 넘어, 우리는 국민의 목숨으로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배웠다.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보듯이, 일부 장교들의 쿠데타에 침묵한 장성들과 정치인들 때문에 결국 국민들은 광주 민주화 항쟁에서 죽임을 당해야 했고, 87년 6월 항쟁에 나서야만 했다.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볼 수 있듯이, 또다시 무고한 백성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적들을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수준으로 궤멸시키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선택과 같은 과감한 결단과 숭고한 희생이 있어야만 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을 돌이켜 보아도, 그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이명박 정부 때 용산 철거민 참사와 128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참사가 그러하였고,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참사가 그러하였다.그렇게 수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빼앗기고 난 다음에야,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자마자 또다시 159명이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이어졌다.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권을 내어주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깨닳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4월에는 다시는 그런 과거와 오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냉엄한 국제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다.무능한 정권이 주는 피해는 단순히 5년 동안의 정체기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또 우리 경제의 한계와 현실을 절감하였기 때문에, 이제라도 유능한 정권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 시스템의 획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도 자각할 수 있었다. 재벌과 대기업들도 지금쯤은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부자 감세, 재벌 편의 봐주기 등으로 약간의 이득을 보았다고 할지라도, 러시아에 힘들어서 만든 자동차 공장을 헐값에 매각하고 나와야되는 상황, 그룹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만 되는 상황, 미국의 요청에 맹종하는 정권의 지시와 압박 때문에 투자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 억지로 투자를 해야만 되는 그러한 상황들은 재벌들이 윤석열 정권을 통해서 얻은 이득보다 훨씬 더 큰 피해로 돌아왔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외 순방에 따라가야 하고, 가기 싫은 술자리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은 자신들도 당황스러울 것이지만,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외면하면서 황금 시장에서 퇴출돼 나와야 하고, RE100의 국제적 기준을 기업들이 스스로 채워가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이 얼마나 어이없는지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이 진행되어왔던, 경제와 분리된 외교의 한계를 다시 한번 깨달아야 했다. ◇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내년 총선이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총선에서 야당이 이긴다고 한들, 당장 많이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행정 권력이 없는 야당에게 지금보다 의석을 좀 더 주어진다고 한들,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는 없다.지금까지 다수 의석을 가지고도 무기력했던 민주당이 어느 날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잘하기에는, 우리나라 국회의 역할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오히려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 참패하면, 여당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정도의 변화는 기대할 수 있을 수 있다. 답답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선거 혁명” 수준의 엄중한 심판이 필요하다. 더 이상 국민들의 삶이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 또 최소한의 견제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야권 통틀어 200석에 육박하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선거를 통한 평가는 온갖 요직을 독점하고도 국가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검찰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으로 귀결될 것이다.야당에 힘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권 여당이 반성할 수 있도록,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보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혁명적 수준의 선거 결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엉망으로 망가진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휘어버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본래의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제 식구 감싸기에 익숙하여,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기소권과 공소권을 남용하는 검찰 권력의 폭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경기 침체기에 오히려 긴축 재정을 하고 있는 거꾸로 가는 정부의 재정 정책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 이미 카운터다운에 들어간 부동산발 폭탄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를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침체된 내수 경제를 정상화하고, 취약해진 무역과 산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전략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을 넘어, 윤석열 정권에서 친미와 친일 일방 외교로 초래된 손실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다가오는 국제 정세의 변화를 활용하여 대중, 대러 외교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도 준비해야 한다.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항상 있는 일이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이러한 정치적 책동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정치인들과 정당에게 역으로 물어야 한다. 이렇게 나락으로 빠진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이렇게 국제적으로 고립된 우리의 외교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그리고 국민들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 당신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이제는 정치가 답을 해야 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자신들이 약속했던 공약들은 어떻게 추진 되었는지에 대한 숙제를 검사하고,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성적을 매기는 시기가 온 것이다. 4년 만에 단 하루, 국민들이 헌법에 명기된 주권을 행사하는 기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이때라도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선택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하자. 더 이상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농락당하고, 자신의 삶을 침탈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번 선거를 반전(反轉)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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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김종권 정책연구소 이음 책임연구원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최근에 우리나라의 인구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22년 신생아 수가 25만 명 아래로 줄어들고 합계출산율 0.78을 기록하면서 ‘인구절벽’이라는 용어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다른 한편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22년 17.4%를 차지했고, 2025년에는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척되면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생산성 저하, 노령인구 부양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성장’과 ‘비용’이라는 경제적 측면에서 (초)고령화 사회를 걱정스레 바라보지만, 기대여명의 증가와 가족구조 변화에 따른 노후의 ‘삶의 질’이라는 과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 ◇ 저출산과 초고령, 위기의 한국사회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여명은 82.7세로 고령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65세 이상 독거노인가구가 197만여 가구로 전체 가구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경제활동도 점점 늘어나 2023년 5월 기준 330만 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의 인구의 11.2%에 달하고 있다. 노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돌봄’의 영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는 크게 늘어나, 2013년 40만 명에서 2022년 100만 명으로 2.5배나 증가했다.돌봄 수요가 증가하면서 돌봄 종사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2010년 47만 3천여 명이던 장기요양요원 수는 2022년 62만 6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노인장기요양급여 대상자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면서 장기요양요원 수급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2027년에는 약 7만 5천 명의 요양보호사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통해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을 통해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국내 거주 외국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요양요원 전문성을 강화하고 인식개선을 위한 지원책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방법이 장기요양요원들이 당면한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장기요양요원의 실태를 연구한 한 보고서는 장기요양요원의 90%를 차지하는 요양보호사의 인력 실태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자격취득자의 20% 정도만이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장롱면허’, 요양보호사 유휴 인력이 80%에나 달한다는 것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족 요양을 위해 취득했지만 가족 요양의 필요가 사라진 경우도 있고, 요양보호사의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돌봄 어르신의 상황 변화 때문에 잠시 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가족의 반대로 인해 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떨어져 있어서 요양현장에 다시 서는 것이 두려워서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로 요양보호사가 겪고 있는 열악한 처우와 떼어놓을 수 없다. ◇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돌봄노동 현재의 장기요양요원들의 처우는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장년층과 여성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결부되어 있다.돌봄 영역이 개인적 영역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비공식적인 돌봄 노동이 공식부문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돌봄노동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생계부양자(bread-earner)-돌봄제공자(care-giver)의 이분법적 분업체계 속에서, 돌봄은 클라우디아 골딘이 말하는 이른 바 ‘탐욕스러운 일자리’를 위해 필수적이면서도 희생적인 영역이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 가족 중 누군가가 약간의 희생을 하면, 다른 누군가가 생계비를 벌어 올 수 있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다만 가족 중 누군가를 가족이 아닌 돌봄 종사자로 바꿔 놓은 것일 뿐, 여전히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부가가치 생산의 바깥에 존재하는 영역인 것이다. 대부분의 가사노동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듯이, 돌봄노동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장기요양요원들은 돌봄수혜자를 위해 단순한 수납정리에서부터 어르신의 신체활동과 건강관리, 더 나아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이해와 소통기술까지 다양한 직무교육을 받는다. 일부 ‘가사일’이 포함되지만, 돌봄은 돌봄수혜자의 신체적 활동과 정서적 안정을 돌보는 영역이다.그러나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돌봄수혜자를 위해 ‘허드렛일’을 하는 영역에 머물러 있다.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인식은 진일보하기는 했지만, 돌봄에 대한 인식의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복지부가 국내 거주 외국인력 도입방안이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이 아니라, 신체·정서적인 안정까지 돌보는 일이 돌봄노동인 까닭이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돌봄수혜자와 ‘타인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돌봄제공자의 관계는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허드렛일’에 종사하는 돌봄제공자는 ‘사회 보험의 당연한 수혜자’인 돌봄수혜자에게 항상 ‘을’이다.때로는 호칭이 그 사람의 직업 위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이 ‘아줌마’, ‘어이’로 명명된다. ‘선생님’이나 ‘요양보호사’ 혹은 ‘요양사’라는 호칭을 요청할 시에는 ‘무슨 선생이냐’는 뒷말이 나오기 일쑤다. 전체 노동시장에서는 남성이 56.7%, 여성이 43.3%를 차지하고 있지만, 돌봄노동시장에서는 남성이 8.7%, 여성이 91.3%를 차지한다.전체 노동시장에서는 평균 연령이 47세지만 돌봄노동을 수행하는 요양보호사의 평균연령은 60세로, 절대 다수가 50~60대 여성들이다.이런 점에서 돌봄 영역은 장년 여성들의 일터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젠더화된 시장이다. 전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2/3 수준이라면, 돌봄노동자의 임금은 여성 노동자 임금의 2/3수준에 있다.임금이 노동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짧은 노동시간에서 비롯된 차이도 있다. 여성 노동자의 주당 평균노동시간이 36시간인데 비해, 요양보호사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0시간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낮은 임금 수준을 짧은 노동시간으로만 설명하게 되면 ‘시간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돌봄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수준은 낮은 시간당 임금에서 비롯된다. 더 큰 문제는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10년을 일한 요양보호사든, 1년을 일한 요양보호사든, 신규로 진입한 요양보호사든 받는 보수는 거의 동일하다. 평균 임금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돌봄경제를 위한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장년층의 경제활동은 편견과 차별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직업위세가 낮을수록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더욱 심하다.장년 남성들의 주된 일자리 중 하나인 경비노동자의 하소연 중의 하나는 ‘나이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비인격적 처우이다. 장년 여성들의 주된 일자리 중 하나인 돌봄노동자의 처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대부분의 하소연이 ‘이 나이에 어디서 일을 할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소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노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돌보는 일이 좋고, 돌봄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지를 느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서울시의 장기요양요원 지원기관인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직무향상과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장기요양요원들의 역량강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이다. 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장년 여성 돌봄노동자들이 ‘돌봄’을 단순한 일자리(job)가 아니라, 지속적인 일자리(career)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복지부와 우리 사회는 돌봄노동자들의 경력에 대한 인정이 매우 야박하다. 국민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장기요양요원의 장기근속수당은 기본적으로 경력에 대한 인정이라기 보다는 수급문제를 위한 수당의 성격이 짙다.그 마저도 제도적 약점 때문에 효과가 약하다. 기관 근속으로 제한되면서 부득이 기관을 옮겨야 하는 장기 경력자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돌봄노동, 여성과 장년층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 정부, 기관, 시민의 인식 개선이 전제되어야만 장기요양요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돌봄은 장기요양요원들의 행복에서 시작하고 돌봄수혜자의 만족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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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영 전 여주시의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 조세저항을 조장하는 사회 '현금이용할 시 공기밥은 무료!' 가끔 지인들과 특별하지 않은 특별식을 위해 유명한(!) 식당에 발걸음을 하는 경우가 있다. 워낙 널리 알려져 있어 점심시간에 가게 되면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게 되거나 바쁘면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해야할 정도다.그리 비싸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음식이기에 서민들의 발걸음이 특히나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인들과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다가 벽에 붙어있는 "현금 이용할 시 공기밥 무료!"라고 적혀있는 글귀를 보는 순간 머리끝이 뻣뻣해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드가 아니라 현금이면 5만이면 되는데" 나이가 들면 사회적 인간관계의 폭이 시나브로 좁아져감을 실감하게 된다. 직업전선에서 물러나기 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의 변화를 확인하연서 곁에 일상적으로 만남을 유지해가는 이웃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매주 일요이면 친구들과 '아침함께하기' 모임을 유지해 어쩌면 생의 마지막까지 남아있게 될 인관관계의 끈을 지속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물론 조찬식사비용은 돌아가면서 부담하게 되는데 어느 날 내가 식사비를 지불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자 "형님, 현금을 주시면 5만원이면 되는데 카드라서 6만 4천 원을 받겠습니다"라는 말에 정말 어이상실 그 자체였다.신용카드로 식사비를 지불하면서 정상적 세금납부를 기피하려는 생각이 곳곳에 뿌리내려 있음에 슬픔과 황당함이 짙어진다. ◇ 탈세를 권장하는 사회 20여 년 전 호구지책으로 '손해보험사업'을 시작해 12년 동안 보험전문가로 행세하며 보험사업을 생계유지의 한 방편으로 이용한 적이 있다.기초의원에 당선되어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생각과 의원이 지역유권자에게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보험사업을 접었다. 의정활동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축산인의 삶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중에 후배지인의 권유로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을 보게 되어 다시 보험사업을 아주 소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보험사업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과거처럼 생존을 위해 죽기살기로 영업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보험상품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얻고자 규칙적 보험상품교육에 참가하고 있다. 교육을 받으면서 보험상품에 지식이 풍부해짐에 감사해야 하지만 왜곡된 보험시장의 현실로 인해 일어나는 '가치충돌'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생명보험 상품 중에 종신보험이 있는데 고객을 유치하도록 정부가 탈세를 권장하고 있으니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자취를 감췄다. 주변에서 월 100만 이상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종신보험을 계약하는 설계사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이 생겨나는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있다.마음 속으로 '참 부자들이 많다'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부자를 더욱 부자가 되게 하는 비과세 상품으로 인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상황이다.종신보험을 권유하면 '죽어야 타는 보험'이라서 거부하던 사람들이 10년 비과세상품이라는 조건을 활용해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증여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정부는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 증가하는 복지요구 2010년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제기되어 진영갈등을 일으켰던 '무상급식(의무급식)'이 지금은 아주 당연한 제도로 뿌리를 내렸다.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보육, 교육, 노후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복지의 폭이 점차 확대되어 오고 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심지어 복지확대에 쌍지팡이를 짚고 반대하던 어르신들이 전적으로 세금에 의존하고 있는 기초연금의 확대에 쌍수를 들어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며 격세지감을 확인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반복지'의 깃발을 휘날리고 싶겠지만 이미 뿌리를 내린 복지제도를 원천적으로 뽑아낼 수 없거니와 부분적 복지축소를 주도하지만 그 성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특히나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에는 '세금'을 지원하며 그 제도를 유지시키면서도 유일하게 국민연금만 온전히 국민들의 전적인 부담을 강요하면서 국민연금재정의 고갈을 들먹이며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연금재정을 어마무시하게 쌓아놓은 나라가 없거니와 국민연금을 정부가 주물럭거리는 나라도 없고, 재원고갈을 들먹여 국민을 협박하는 나라도 없다.머지않은 미래에 지혜로운 지도자들이 '용돈연금'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든든한 국민연금이 되도록 세금을 과감하게 지원하는 제도개혁을 기대해본다. 신생아출산률이 0.7%에 이르러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대한민국이라며 걱정을 키워가고 있다. 아이를 낳도록 이런저런 제도를 만들어 권장하지만 국민의 총체적 삶에 모두가 공감할 정도의 변화가 오지 않는 한 출산권장은 '소 귀에 경 읽기'가 될 뿐이다.아이가 행복한 나라, 부모가 행복한 나라, 누구나가 원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 좋은 일자리가 차고 넘치는 나라, 노후가 편안한 나라 등에 필요한 든든한 복지제도가 갖춰져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변화가 이뤄질 때 아이를 낳으라고 권장하지 않아도 신생아출산률이 세계최고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 조세형평성이 대한민국을 거듭나게 한다 생활은 돈이다. 마찬가지로 복지도 돈이다.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온갖 공약을 쏟아내지만 공약실현도 돈이다. 복지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부자감세를 통해 조세불평등을 굳건히 유지하는 우리나라이기에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이 유령처럼 활보하는 지도 모르겠다.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복지국가들을 한없이 부러워하면서도 그 나라들이 국민의 행복지수를 세계최고가 되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일에는 관심이 크지 않은 것같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세계최고의 청소년과 어르신 자살률, 세계최고의 노동시간, 세계최고의 어르신 빈곤률, 세계최저의 신생아출생률, 세계최고의 산업재해 사망률 등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사회의 온갖 불합리함과 부조리, 불평등을 해소해 삶의 질을 안정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제기되는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건전재정을 주창하며 복지재정확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구 약 1000만 명의 스웨덴과 인구 약 600만 명의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자리매김 되기 위해 쓰여지는 국가재정이 5200만 명 인구의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할 정치지도자들이 본질을 호도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사람세상에서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에 불가능은 없다. 47%의 담세율을 유지하며 든든한 복지재정을 집행하는 북유럽복지국가와 20% 초반의 담세율을 고집하면서 건전재정을 주창하는 대한민국이 결코 같아질 수는 없다.부자감세와 재벌감세는 물론이고, 탈세, 절세, 과세특례, 불피요한 비과세 등등이 사라지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실현되어 국민의 행복구현을 위해 정부가 복지재정 확대를 적극 주도하는 날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세정의실현을 통한 복지재정확대는 복지국가건설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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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윤호창 상임이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행복’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철학도, 정치도, 경제도 결국 개개인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에피쿠르스나 제레미 벤담처럼 행복을 자기 철학의 주요 화두로 가져간 철학자들은 많았지만, 행복은 주관적 요소가 강해 사회정책이나 국가운영의 철학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성장과 번영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장경제를 전면화시켰지만, 대다수 개인들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제적인 성장과 물질적인 번영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의 행복감은 증진되지 않았고 오히려 풍요속의 빈곤과 불행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느낀 국가에서는 ‘행복’을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시민들의 행복을 측정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해왔다.금세기에 들어 이런 활동은 더욱 활성화되었고, 2012년부터는 UN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을 정하고,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순위를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이제 10년을 넘긴 국가별 행복도 조사에서 언제나 1,2등을 다툰 나라는 덴마크와 핀란드였다.덴마크와 핀란드가 각각 5번씩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와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5개국(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는 항상 10위안에 랭크되었다. 대한민국은 거의 60위 안팎으로 중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북유럽이 행복사회가 된 까닭은? 지난 10년간의 검증활동을 통해 보편적 복지국가가 시민들을 행복의 길로 이끄는 지름길임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북유럽이 복지국가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1921년부터 76년까지 4년을 제외하고 50년 이상을 연속 집권한 스웨덴 사민당의 역할을 꼽지 않을 수 없다.스웨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사회의 시스템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세대 이상 일관된 노력을 보여야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스웨덴 사민당의 성공적인 활동이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북유럽 복지국가 모형인 노르딕 모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민혁명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단명은 두고두고 역사의 회한으로 남을 것 같다. 87년의 6공화국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보수와 개혁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사회는 분열되고 국력은 소진해가고 있다.국가의 비전,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사라진 오늘날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이후에 20년·30년집권을 운운했지만, 준비도 실력도 자세도 되어 있지 않았다. 북유럽의 노르딕 모델을 만든 것은 스웨덴 사민당과 탁월한 정치가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수 백년간 북유럽에 흐르고 있던 문화가 있었기에 사실 가능한 일이었다.저변에 흐르는 문화적 코드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북유럽 읽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북유럽의 문화코드를 읽기 위해서는 덴마크에서 출발한 그룬트비의 민중교육사상과 사회적 실천으로 나타난 협동조합을 봐야 한다. 덴마크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유틀란드 반도의 영토를 잃고 약소국으로 전락하자, 그룬트비는 덴마크 사회와 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지적했다. 소수의 엘리트를 지향하는 귀족적이고 허구적인 교육이 아니라, 민중의 삶에 기초한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을 주장하고 평민들의 연대와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제안했다.당시 위기의식에 놓여 있었던 덴마크 사회는 이에 호응했고 인근의 북유럽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오늘 북유럽을 만든 보다 근원적인 힘은 평민교육과 협동조합에 있다고 볼 수 있다.물론 역사를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공평한 분배를 강조했던 바이킹의 문화와 신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던 루터교가 북유럽에 자리잡은 것도 한몫 했다.이런 역사적인, 문화적인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을 20세기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말로 북유럽의 평민문화를 설명했다. 얀테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2.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4.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5.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7.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8. 남들을 비웃지 마라.9.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10.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얀테의 법칙이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을 지향하는 문화가 저변에 흐르고 있었기에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사회민주주의, 보편적 복지국가가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크게 흔들림이 없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만명의 자유 vs 만인의 자유 북유럽 모델을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한국 사회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역사문화와 정치경제적 환경들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수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수입 자체를 완강하게 저항하는 세력들이 많기도 하지만. 우리는 북유럽 모델을 참고하면서 우리 토양에 맞는 실질적인 모델을 실험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난주에 수능이 끝났지만 한국사회를 망칠 주범으로 교육을 꼽는 이들이 많다.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으로는 지금이나 다가올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는 어렵다.흔히 한국의 교육을 19세기 교육관료들이, 20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전면적인 전환이 없이는 우물안 개구리들만 키우거나, 알지도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는 열탕 속 개구리 꼴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것도 마찬가가지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많은, 기존의 대의제로 선출된 권력엘리트들에게 담대한 미래 비젼과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 백년하청에 가깝다.비단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엘리트 대의권력의 해악은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 부상하는 것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정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사회의 정치는 해악 정도가 좀더 심할 뿐이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나 아일랜드의 시민의회가 같은 정치실험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가 제대로 된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만명만 자유롭고, 만인은 불행한 사회’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말만 하면 수십 번씩 자유를 언급하고 많은 이들이 비판하지만, 필자는 그의 자유론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패밀리들이 속한 만명의 자유론이기 때무이다.개인으로서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한 국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차마 가져야 할 자유론이 아니다. 대통령은 만명이 아닌 만인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비젼을 제시하고, 국가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사회가 시도해야 할 것들 –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만든 힘은 소수의 정치엘리트가 아니라, 평민학교·민중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보통의 시민들이 만들어간 것이라 봐야 한다.물론 타게 엘란데르, 올로프 팔메 같은 탁월한 정치가들이 화룡점정의 역할을 했지만, 위대한 평민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북유럽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평민들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행여나’ 해서 기대하지만, ‘역시나’ 하는 행태를 수 십 년간 되풀이 해왔다. 대통령도, 좌우파를 막론하고 선출된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언제나 역시나였다.북유럽을 통해 배울 핵심적인 것은 얀테의 문화 속에 스며있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의 정신과 보통의 시민들이 이를 실천하고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다. 마을대학협동조합,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지역정당네트워크, 전국민회와 같은 뜻있는 개인, 단체들이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란 화두로 걸고 풀뿌리 지역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기대할 만한 것이 없거나 마음 둘 만한 곳이 없는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부터 시작해볼 만한 일이다. 왜냐면 복지국가, 행복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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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백혜숙 전)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의 후퇴를 불러일으킨다. 신자유주의는 정부 개입 및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여 복지 제도와 정책을 축소시켜 불평등 및 사회적 격차의 확대, 공공영역의 복지시스템 중단 등 다양한 국가적 문제를 유발한다.따라서 신자유주의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하고 사회불안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부유한 나라이지만, 올해 발표된 한국의 행복지수는 전 세계 137개 국가 가운데 57위,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4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한마디로 ‘성공한 나라 우울한 국민’으로 고착되는 듯하다. ◇ 복지국가 후퇴 유발하는 신자유주의 정부 세입 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집권하자마자 대규모 감세정책에 집중했다. 2024년 국세 감면액은 국세 수입 총액의 16.3%인 77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또한 조세 부담률을 2022년 23%대에서 20%대로 줄이고 있다. 건전재정이라는 미명하에 윤석열 정부는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방기하며 세금도 줄이고 재정지출도 축소하는 무책임 재정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민생과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지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조세정책으로 공정하게 세금을 걷어 소득재분배를 하는 것이다.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2017년)에 따르면, 소득재분배(시장소득 지니계수-가처분소득 지니계수) 정도가 개선되면 경제성장률도 함께 오른다. 구체적으로, 소득재분배 정도가 1포인트 개선되면 경제성장률이 0.10%포인트 정도 상승한다고 했다. 한국 조세 경쟁력은 OECD 38개 국가 중 23위로 하위 수준이고, 노인 인구 1천만 시대에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를 달성했다.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란 프레임을 앞세워 뒤로는 부자 감세와 정부 역할을 축소하는 한편, 민생과 복지예산을 줄이며 불평등 완화를 위한 복지영역을 후퇴시키고 있다.투명한 데이터에 기초하여 공정하게 적정세금을 부담시키고 이를 보편적 복지에 지출하는 게 건전재정 정책 아니겠나. 그런 정책을 펼쳐야 우리 사회의 불평등 및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공정세금-보편복지 정책은 기후위기, 사회불안, 식량안보, 저출생, 고령화 등의 국가 현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된다. ◇ 불평등과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최악의 수출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곤두박질쳐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 적자 가구가 작년보다 82만 가구나 증가했다. 최하위 저소득층 20%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중이 62.3%로, 5.1%포인트나 급증했다. 분배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푸는 해법은 소득재분배와 복지안전망의 확충에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한 사회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한다.정부는 지난여름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살인 예고와 흉기 난동 등에 대응한답시고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곳곳에 배치했다. 서현역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하지만 왜 우리 사회에 이렇듯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등장했을까? 왜 세기말적 불안과 공포가 싹튼 것인가. 진지하게 들여다보자. 사회가 건강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병리 현상 아닌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사회불안 요소가 독버섯처럼 자라게 된다. 경찰특공대와 장갑차의 출현은 공포를 조장한다.이런 행태는 육상 보관이라는 해법이 있음에도,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의 해양투기를 강행한 일본의 짓거리와 닮았다. 핵 기지국이 되려는 일본의 시나리오처럼 공멸의 길로 가는 위험을 대량 생산하는 짓과 하등 다른 게 없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편 가르기 신냉전체제에서 사회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게 윤석열 정부다. 실패한 외교정책의 후과가 심히 우려된다. 동맹과 경제를 분리해야 함에도 동맹과 경제를 하나로 묶어버렸다.한・미・일 동맹을 한・미・일 경제화시킨 것이다. 수출 주도의 경제 구조가 고착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내 편 네 편이 어떻게 수출 경제를 뒷받침하겠는가. 편 가름은 질곡으로 작용할 뿐이다.게다가 기후위기가 일상화되었다. 기상이변이 재난으로 닥쳐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가 경제가 추락하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형편이다.저성장 흐름이 지속되어 민생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시대와 역사에 거침없이 역행하는 게 윤석열 정부다. 기형적으로 잘못 태어난 신자유주의 윤석열 정권은 한・미・일 동맹에 기대어 호가호위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2022년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2021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의 부자가 자산의 58.5%, 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하위 50%는 자산을 5.6%만 가지고 있다.또한 탄소 배출에 있어서도 2019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54.5톤을 배출할 때 하위 50%는 6.6톤을 배출하는 매우 불평등한 구조를 보인다.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서 상위 10%는 하위 50%의 삶을 알고 있을까?얼마 전 한덕수 국무총리는 4,800원인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쯤 되지 않았냐”고 해서 뭇사람을 ‘웃프게’ 만들었다. 불평등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하므로 서로 소통하지 않게 되고 서로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결국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망가뜨린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한겨레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불평등의 대가, 누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기조세션3 강연에서 미국 유씨(UC) 버클리대 가브리엘 쥐크만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소수에게 집중된 소득과 부의 힘은 정치적 힘의 집중을 의미하며 소득과 부가 커질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예산 배분과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도 커지므로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원칙까지 훼손할 수 있다.소득과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었다는 것은 다수에게 공평하지 못한 성장을 한 것이며 다수의 몫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또한 불평등은 혁신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분배 및 조세정책 실패로 커진 불평등은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공재 확충 등 공적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 ◇ 다중위기 시대, 대량 생산되는 위험 인류와 지구에 대한 명백한 범죄인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인간이 만들어 낸 위기, 즉 ‘생산된 위험’으로 진화하고 있다.2022년 원전 오염수의 장기간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는 질병관리청의 연구보고서, 2023년 원전 오염수가 생태계에 위협이 된다는 해양수산부 연구보고서는 정책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2023년 10월 5일 시작된 2차 해양투기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4번이나 높게 나왔는데, 일본은 문제없다며 11월 2일 3차 해양투기를 강행했다. 해양환경 및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위험은 대량 생산될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산 식품 수출을 위한 돌파구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활용하고 있다. CPTPP 핵심 국가는 일본이다. 완전 개방에 가까운 CPTPP 회원국 평균 관세 철폐율은 약 96%로, 다른 자유무역협정에 비해 높다.2023년 3월, CPTPP 12번째 회원국인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 독자적인 무역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해법으로 CPTPP를 선택했다. 그래서 후쿠시마 등 9개 현의 식품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의무화했던 수입 규제를 6월 말에 철폐했다.대만은 2021년 9월 CPTPP 가입을 신청했고, 2022년 2월에 후쿠시마를 포함한 5개 현의 식품 수입을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20%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CPTPP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주요 곡물 생산국의 기상악화나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국제 곡물 가격은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지표 ‘엥겔지수’는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낮아지기 마련인데, 우리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국제곡물가 상승, 경기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식료품 가격이 올랐고, 실직자들이 늘어나 엥겔지수가 높아졌다. 2022년 기준, 소득 상위 20% 가구는 식료품비 지출이 전체 지출액 대비 12% 이하인데 반해, 소득 하위 20% 가구는 식료품에 21.4%를 지출했다. 향후 엥겔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고금리 정책 등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시대 철학은 생태적 복지국가다 생태적이란 생물이 살아가는 생활 상태와 관련 있는 것을 말하며, 복지는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생태도시는 사람과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도시를 말한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도시를 국가로 확장하면, 환경친화적인 사회복지 시스템이 작동되는 국가를 생태적 복지국가로 이해할 수 있다.또한 세계적인 글로컬라이제이션 흐름, 국내 저성장 경제 구조가 장기화하는 국내외 정세에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식량위기 등을 반영한 생물 지역 거버넌스(인간만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를 책임지는 통치)를 실현하는 복지국가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엔농민권리선언」 중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생태・친환경농업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을 권리를 농민이 누릴 수 있도록 사회보장 시스템이 운영되는 국가가 생태적 복지국가다.농민이 공익적인 농사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를 인정하고, 농민이 창출한 가치만큼 보상을 하는 것이다. 스위스의 국민 대부분은 농촌 유지, 안전한 먹거리 생산, 생태환경 보전 등 국토 및 농산물 가치를 높이는 농민에게는 경제적 보상이 뒤따라야 하고, 농민 삶의 질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스위스 농업정책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발굴하고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개발과 제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생태적 복지국가에서 도시라는 공간, 그리고 도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복지는 농촌 공간 및 농민과 연결되고 확장되어 나타난다. 공공의료에 이은 공공식료(食療) 시스템으로 농민의 권리 및 도시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먹거리로 농민 복지와 도시민 복지를 연결하는 공공식료 시스템 관리통합 플랫폼이 구축되고, 가락시장을 포함한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은 농민의 가격 결정권을 존중하여 계약재배된 식재료를 공급하는 물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복지 재원은 우선 총량부터 부족하다. 복지 예산과 지출 자체가 적은 것이다. 그럼 어떻게 생태적 복지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탄소를 줄인 만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탄소 화폐를 도입하면 된다. 농촌에서는 경축순환농업체계를 마을 단위로 구축한다. 공동자원화 설비를 갖추고 축산 분뇨를 퇴비 액비로 만들어 경종 농가에 지원하고, 경종 농가는 이를 조사료 재배에 사용하고, 재배된 조사료는 다시 축산농가에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농가에는 탄소 배출권을 지급한다. 공공에서는 생산・유통・소비의 전 부문을 아우르는 농업(생태) 분야 전문 탄소 거래 시장을 설치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곳에서 탄소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고, 스위스처럼 농민과 농촌에 탄소 배당을 할 수 있게 된다. 도시에서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접근성을 강화해 먹거리 기본권이 보장되는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및 지역 내 직거래 유통 체계가 활성화된다. 이런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공동체 지원 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이다.농민이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소비자(공동체)가 농산물의 대가를 미리 지급하고 수확기에 농산물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탄소 화폐가 지급된다. 도시와 농촌은 다시 농업과 복지가 결합된 ‘케어 팜(Care Farm)’으로 이어진다. 케어 팜은 사회적 돌봄을 농장에서 실현하는 치유 농업 형태의 복지 시스템이다. 네덜란드의 케어 팜은 여러 기관(정부, 판매처, 복지기관, 의료기관, 지역공동체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촘촘한 시스템 덕분에 탄탄하게 운영된다. 탄소 화폐를 매개로 생산-유통-소비-폐기-치유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공공식료 시스템은 생태적 복지국가의 초석이다.‘국가는 국민의 집’이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세계적 복지국가로 자리매김한 스웨덴처럼 굶는 사람이 없도록, 누구나 맘 편히 건강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의 밥상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식료 시스템의 핵심이다.국민 밥상을 책임지는 공공식료 시스템이 작동되는 생태적 복지국가는 기후위기・식량위기의 시대 철학을 반영한 국가 경영전략이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그리는 선도적 국가경영 전문가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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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얼마 전 헌법재판소에서 지역정당 관련 헌법소원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판결은 6명 이상의 판결을 받아야 통과가 되는데 합헌 4명 對 위헌 5명으로 ‘위헌’이 다수였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 6명에서 1명 모자라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난 것이다.이 헌법소원은 직접행동영등포당·과천시민정치당·은평민들레당·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관위에서 정당 등록을 거절당하자 낸 것이다. ◇ 다수의 헌법재판관이 위헌 의견 낸 낡은 정당법 헌법재판소가 특정 지역에만 편중된 정당 설립을 금지한 정당법 제4조·제17조 등에 대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심판대상 조항인 정당법은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춰야 하며,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위헌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 5명은 유남석 헌재소장과 문형배·정정미·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이다. 유 소장과 문형배·정정미 재판관은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을 배제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조항이 군소정당, 신생정당에 높은 장벽을 세워 민주주의를 막을 위험이 있다며 위헌이라고 봤다. 김기영·이미선 재판관도 별개의 위헌 의견을 통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헌법이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며 “정당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4명의 재판관은 “전국정당 조항은 정당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갖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집약·결집해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정당에 부여된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의 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정당이 인정되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1962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다른 정치세력이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만든 악법인 낡은 정당법을 거대양당이 60년 넘도록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2개의 정당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 진정 새로운 정치를 지향한다면 정당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지역당의 대중화, 보편화, 합법화와 연합정치 하지만,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21대 국회에서 정당법 개정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지역정당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지역정당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헌법소원 제출 및 정당법 개정 촉구활동을 진행하면서 기초 지역정당 창당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가는 활동에 매진하자는 사람들이 있다.또, 지역정당의 대중화, 보편화를 위해 지역정당의 필요성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합법정당을 창당하여 2024년 총선 참여를 통해 정당법 개정을 이루고자 하는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의 입장이 소중하고 필요하다. 2022년 7월부터 전국에서 지역정당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수련회, 지역정당 창당학교 등을 열었다. 2023년 2월부터는 지역정당 창당 지원모임이 구성되어 모임을 시작했고 대한민국 최초 지역정당 단행본 ‘주민에게 허하라! 지역정당’ 책을 출간하여 전국 각지에서 출판기념회 행사도 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합법적인 지역정당을 창당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4월부터 모임을 분화하여 ‘직접민주 지역당연합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활동중이다. 5개 이상 광역 지역정당이 창당하고 연합하여 느슨한 네트워크 중앙당을 만들자는 계획이다. 한편 ‘직접민주 지역당연합’은 현재 새로운 창당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창당세력들과도 적극적인 교류,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정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세력이 있다면 적극적인 연대와 연합을 통해 지역정당의 가치를 더욱 대중화, 보편화, 합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북지역당의 경우에도 창당선언문에 ‘폭넓은 연합정치’를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시대의 요구, 국민의 요구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퇴행적 편가름의 폐해를 극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의 낡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지향하는 압도적 아젠다.대한민국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연합정치는 선택이 아닌 반드시 성공해야 할 필수적인 과정이다. 낡은 이데올로기와 편가름에서 벗어나 합리적 좌우와 녹색이 어우러지는 연합정치 세력이 제3정당 출현을 현실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당은 지역의 현안을 중요하게 다루는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 아울러 낡은 이데올로기, 퇴행적 편가름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세력과 폭넓은 연합이 용이하다. 깨끗한 도덕성, 새로운 정치문화를 갖춘 새로운 제3정당 정치세력의 출현과 정치 대전환이 절박한 시점이다.지역정당도 결국은 대한민국 정치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전환을 이뤄내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를 갖고 있다. 지역정당은 비합법 노선만을 추구하거나, 편협한 지역주의에 몰두하는 정당이 아니다. 지역정당 이야기는 대한민국 정치역사에서 없었던 대단히 중요한 새로운 정치 의제이다. 지역정당은 새로운 아젠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최상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중앙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정당이 아닌 지역으로부터 튼튼하게 준비되어 중앙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질 수 있다. 현재 제3정당 창당을 추진하는 다양한 세력들은 대부분 소위 공중전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지역정당은 지역 주민들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소위 지상전을 전개한다. 지역에 튼튼하게 뿌리 내린 자치 정당문화, 깨끗한 도덕성을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이 바로 지역당이다. 지역당의 가치를 제대로 품는 제3정당 정치세력이 출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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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강서구 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되었지만,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다. 진교훈 후보의 당선으로 강서구 구민들이 승리한 것은 분명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 당의 패배라는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 강서구청장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민주당의 승리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선거 전(前)에도 또 선거가 끝난 지금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진교훈 후보의 득표율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의 방법과 조사 대상의 차이는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 국민의 힘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비슷하거나 오차범위 이내에 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를 자신의 승리로 생각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를 경계해야 하고, 떨어지는 낙엽도 철모쓰고 맞는다는 제대 말년 병장의 몸조심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는 확실한 것은, 민주당이 앞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얻었다는 것 뿐이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또 강서구 보궐선거 이겼다고 해서 민주당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정권을 내어주어서 죽지 않아도 될 159명이 이태원에서 희생되었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해서 대낮에 청주의 지하차도에서 수 십 명이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수장(水葬)을 당했다고 원망하는 국민들도 보듬어야 한다.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아서 여전히 집값은 오르고, 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다. 2찍들에게 책임을 묻고 윤석렬 정부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국민들의 상처가 너무 크고, 피해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듯이, 민주당이 잘못해서 정권을 내주었고, 그 때문에 국민들이 고생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을 불식시킬 구체적인 전략없이, 내년 총선을 치루는 것은 힘들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까지 찾을 수 없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을 그대로 하다가는 내년 총선은 물론, 이어지는 대선에서의 답도 정해져 있다. 참패(慘敗)하거나 잘해야 석패(惜敗)가 될 것이라고 본다면 너무 심한 것일까?냉철한 공천과 치밀한 선거 전략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를 살기기 위한 각종 법안과 정책을 배치하는 등 총선을 넘어, ‘26년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27년 대통령선거를 관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윤석열의 실패에 기대서는 미래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사상 최악의 실정(失政)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는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정치적 의도로 무리하게 발급된 구속영장이 마침내 기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감도는 그리 좋아지지 않고 있다. 9.19 군사 합의의 일방적 파기를 언급하는 등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지원으로 앞으로 러시아와 할 수 있는 통상과 협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말도 않되는 대북정책과 외교 정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반등의 조짐이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내심 기대하던 반사이익은 없었다. 윤석열의 실정으로 반사이득을 얻을 거라는 기대는 깨끗이 버려야 한다.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그리고 윤석렬 정부의 실패가 앞으로도 계속되지도 않을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로 정신을 차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의 의원들과 이번 선거 패배를 기회로 삼아 당내 투쟁을 할 것이다. 김 행 여가부 장관 후보를 사퇴시켰듯이, 이준석과 유승민도 끌어안고 수도권에 청년 인재를 대거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집권 여당이 더 이상 자살골을 넣고 있을 바보들도 아니다.용와대와 국민의 힘 지도부가 바뀌지 않으려고 해도, 내년 선거의 위기감이 그동안 입 닫고 눈치 보고 있던 보수 세력들의 목소리들을 현실 공간으로 불러낼 것이다. 이미 하태경 의원이 해운대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적어도 변신에 관한 한 국힘당은 대학생이고 민주당은 초딩 수준이다. 황교안이 이끌었던 태극기 국힘당을 대선을 앞두고 오세훈, 이준석, 윤석열의 당으로 변신했듯이, 국민의 힘 당은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면 또 다시 신비한 변신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 이재명 대표가 안동에서 출마하라 무엇을 해야 내년 총선에서 이길수 있을 것인가? 또 민주당은 남은 6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먼저,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다.당 대표부터 의원들까지 “기득권 내려놓기 대회”를 해야 한다. 험지로, 험지로 내려가는 대열이 민주당에서 자발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반성도 없고, 혁신도 없는 지도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고, 이길 수도 없다. 혁신(革新)은 못해도 최소한 변신(變身)은 해야 한다. 바꾸는 척이라도 해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비록 적은 표의 차이였지만, 국민의 힘 당이 이긴 것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한 오세훈의 재활용, 30대 청년 당수 이준석의 기용, 그리고 적군이었던 윤석열의 발탁, 경쟁 후보 안철수 포섭 등, '변신의 승리'였다. 혁신의 핵심은 혁신공천이다. 민주당도 역대 최대 규모로 혁신공천을 해야 한다. 다선의원들의 험지 공천, 정책 전문가들을 발탁하는 유능 공천, 열성 당원들의 요구가 아닌 여론조사에 따른 과학공천, 정치 공천이 아닌 민생공천, 이런 것들이 공천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도 놀라고 힘들 만큼, 물갈이 규모를 키워야 한다. 임명직 최고위원 등의 주요 당직들을, 현 지도부에 비판적인 의원들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 있다. 그런다고 당권이 비명에 넘어가진 않는다. 이미 이재명을 중심으로 하는 구심점은 확보되었다.지금 누가 이재명을 대신한단 말인가? 그리고 '독주(獨走)는 독약(毒藥)'이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민주당이라고 이기는 방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손에 쥔 것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 당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출마하겠다는, 그래서 TK의 온상인 대구 • 경북에서 출마하여 선거판을 뒤흔들어 놓는 <안동역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자.김부겸 전 총리에게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을 위해 대구에서 출마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대구와 경북에서 동시 출마하는 과감한 동진(東進) 전략을 발표해 보자.지도부와 중진들이 먼저 나선다면, 전략 공천에 대해서도 반발이 없을 것이고, 당내 경선도 치열하게 진행되어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이 선출될 수 있을 것이다. ◇ 험지에 출마하는 분들에게는 가산점을 주자 PK 지역의 경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으로 이반(離反)된 민심들이 이번에는 국민의 힘 당이 아닌 후보를 찍고 싶다고 하는데, 정작 민주당에는 찍을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적어도 지역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의 후보는 내보내야 하는데, 당선이 불확실한 곳이라 여전히 나가겠다는 사람이 없다. 내년 선거에서는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다음 선거에서는 유리한 위치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총선에서 떨어지면 몇 년 동안 거들터 보지도 않다가, 대선이 다가오면 갑자기 내려와서 표를 모아 달라고 요청하고, 또 그 다음 총선에서는 당사자가 알아서 하라는 소모적인 방식으로는 좋은 후보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는 국민의 힘 당에게 빼앗긴 시 • 도지사 자리를 찾아올 후보군이 없다. ‘26년 지방선거는 ’27년 대선의 전초전이다. 국민의힘당 시 • 도지사, 국힘 시장과 군수를 그대로 두고 또 다시 대선을 치를 것인가? 험지 출마가 지선 시도지사 후보군을 키우는 대선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험지로 나가는 다선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의 시도지사 공천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자.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험지에서 출마하여 일정 정도 이상의 득표를 하는 후보에게는, 그다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에서 획기적인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을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다면, 떨어질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도전하겠다는 분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장관 출신들도 있을 것이고, 연고는 있지만 수도권에 안정적인 지역구를 가진 다선 의원들이 자진해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 총선전략이 아니라 집권전략이 필요하다 중도층이라고 불리는 국민들은 국민의 힘당도 싫지만, 민주당의 뻔뻔스러움에도 이를 간다. 돈 봉투, 성 범죄, 정책 실패, ‘내로 남불’의 과거를 진솔하게 반성하는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쑈 라고 폄하되어도 좋으니, 무릎 꿇고, 과거와 절연하겠다는 다짐 대회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말로 그치는 반성은 역효과만 초래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믿지 않는다. 관계자 처벌, 즉 자진해서 떠나게 하고, 과감하게 공천에서 제외해야 한다. 행동이 따르는 반성, 이것이 승리의 제1의 조건이다. 코로나 방역도 성공하고, 남북관계 개선도 이루어내는 등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왜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심판 투표를 했을까?국민들이 심판 투표를 한 이유는 문재인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집값도 잡고, 매일 매일 이어지는 나의 삶도 개선해주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만들어 주고, 노인들에 대한 부양 부담도 줄여주는 등 촛불혁명의 요구를 받아 안고, 좀 더 잘해 주기를 바랬는데, 그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몸으로 느껴지는 반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변신을 하자. 반성도 공천으로 증명할 수 있다. 꼬일대로 꼬인 외교를 풀 수 있는 인재, 파탄 난 경제를 살리고, 피폐해진 민생을 구해 낼수 있는 유능한 정책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공천해야 한다.민주당이 싸우기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일도 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중도가 돌아오고 무당층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싸우는 민주당에서 '일하는 민주당'으로 변신해야 한다. 수권능력이 있는 정당,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줄지어 있고, 언제라도 집권하면 바로 정책들을 실행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권력투쟁이 아닌 민생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내부적으로는 공천 혁명을 추진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노동∙복지 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필요한 경우 적들과도 대화와 타협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실제로 민주화 이후의 전국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야당일 때 확실하게 승리를 거둔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탈퇴 환골의 혁신과 변혁이 없다면, 다음 선거결과가 지금의 의석수 보다 나아지는 것이 쉽지 않다.내년 4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구체적인 나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집권 여당을 도와주면 강경파가 반대하고, 국힘 지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걱정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질 것을 염려하는 기우(杞憂)다.남은 국회의원 회기 중이라도 적극적으로 챙기려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쌈박질에 진절머리난 중도층,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 기권했던 유권자들이, 정치를 복원하려는 민주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의 숭리의 기준은 과반을 넘기는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좀 더 의석수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개헌선을 확보하는 것도 아니다.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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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유 숙 송국클럽하우스 소장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 묻지마, 묻지마, 묻지마 귀농하신 필자의 어머니가 지난주 치과치료를 받으러 부산에 오셨다. 늦은 시간 내려오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편의점을 들렀다가 뒤늦게 나오신 아버지를 차 앞에서 혼자 기다리는 것이 무서웠다고 했다.‘요즘 묻지마, 살인이 많잖아. 어두운데 차 앞에 혼자 서있으려니 누가 나한테 흉기 들고 올까봐 무섭더라’ 그 순간 고속도록 휴게소는 많은 이들의 여행의 설렘을 담는 공간에서 대중 속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품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2022년 1월부터 ‘이상동기 범죄’로 분류한 ‘묻지마 범죄’는 과연 동기가 없을까? 상대적 박탈감, 고립, 사회와의 단절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인가?흉기난동과 살인예고 온라인 게시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급기야 지난 8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경찰특공대와 전술 장갑차가 배치되었다. 부산 서면 칼부림 예고 글에 지하철역 주변에 경찰의 순찰이 강화된 것은 물론이다. 사건이 일어나거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칼부림 예고 게시글이 올라올 때마다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 없이 온라인 공간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공분으로 들끓는다. 온라인 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은 이미 지역사회와 분리되었다. 이를 의식한 탓일까.정부는 최근 ‘사법입원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약물 치료를 중단한 중증 정신질환자의 범죄 예방을 위해 강제입원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입원과 재활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손 놓은 채 말이다.이는 정부가 스스로 정신질환자에게 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가 자신에게 찍힐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 앞에서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으려 하겠는가? ◇ 마녀사냥?? 아니면 말고 어른들 말씀에 시골동네엔 한둘씩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했다. 도시에서 살아 그런 경험이 만무한 나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 박광현)’을 보고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었다.한국전쟁이 배경인 영화에서 배우 강혜정은 동막골 주민 ‘여일’역을 맡아 동네에서 머리에 꽃을 꽂고 다닌다. 뱀에게 물리면 아프다는 말과 연신 긴 머리를 손가락으로 꼬아대던 ‘여일’은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동막골 주민들 틈에서 지낸다.이념 갈등과 대립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었던 군인들은 동막골에서 대립한다. 하지만 동막골 주민들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화해의 기회가 된다. 그리고 ‘여일’도 동막골 주민이었다.뻔한 클리셰로 보일 수 있지만 내가 알던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념은 서로를 미워해도 병은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공동체 말이다. 지난 8월 4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상당수 언론이 “용의자가 현재 피해망상 등을 호소 중” 혹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등 추측성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미 정신장애인당사자단체 침묵의소리에서 2021년 11월 국제신문을 통해 정신장애인미디어보도가이드라인 2.0을 발표한 바 있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전국적으로 통용되지 않고 있다.중세 마녀 사냥의 희생자의 절반 이상이 정신질환자였다는 문헌자료를 빌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털의 조회수를 염두해 둔 것 같은 지금의 보도 행태를 바라보는 수많은 정신장애 당사자들과 가족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2017년 대검찰청 범죄 분석 자료에 의하면 전체 인구 강력범죄율 0.065%이며 정신질환자 강력범죄율이 0.014%로 일반인보다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훨씬 적게 일으킨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시 ‘조현병’과 같은 특정 질환을 언급하는 추측성 기사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낙인을 조장할 뿐이다. ◇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 가이던스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강제입원을 하여 3개월 동안 페쇄병동에 지낸 적이 있다. 한 달 정도 입원을 하니 눈에 보이는 증상이 사라졌다. 환청 등의 증상이 사라졌음에도 퇴원을 시켜주지 않아 많이 갑갑했고 미칠 것만 같았고 잠을 잘 수 없어서 무척 고생스러웠다.나의 치료 경험에 비추어보면 환청이 심하게 들리거나 조증이 심하거나 우울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지속되어 현실감각이 떨어질 때 정신과 약물 복용은 매우 효과적이었다.그러나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멍하니 생각을 할 수가 없는 등의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에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힘이 들었다. 5분이 되지 않은 짧은 외래진료로 심리적인 도움을 크게 받지 못했던 것 같다.한 두차례 약물교육으로는 병식을 깊게 가지기 어려웠다. 무기력감과 같은 음성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약 중단 이후 6개월 만에 재발을 해서 1개월 동안 재입원을 해야만 했다.요즘 뉴스를 보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강화, 치료, 격리 등을 통해 사회와 분리해야만 안전하다는 비상식적인 논리가 적용되는 것 같다. 내가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며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공포감을 느꼈다,” 현재 송국클럽하우스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 2월부터 해운대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동료지원가로 근무를 하고 있는 안경아 씨와 언론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솔직하게 나눈 이야기이다.안경아 씨는 회복과정에서 정영환 동료지원가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했다. 본인도 ‘가정방문을 통해 나와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경험전문가로서 나의 회복경험을 나누며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는 더 많이 이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WHO는 정신건강 모범사례 5가지(인권 및 회복 범주론/2021)로 법적 역량의 존중, 비 강압적 실천, 참여, 지역사회 포용 그리고 사회보장, 고용, 교육, 주거를 포함한 회복접근을 제시하고 있다.퇴원 이후의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를 확대되어야 비로소 정신질환자의 효과적인 회복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입원하고 싶은 환경과 치료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복지서비스 확대와 재활 인프라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격이 높아진 대한민국의 정신건강서비스가 나아가야 방향이 아닐까? ◇ ‘힙(Hip)하게’ 이웃 만나기 국내 최초로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2023.4.13. 국무조정실 발표)에 따르면 우울증상 유병률은 6.1%(남 4.9%, 여 7.5%),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경험은 2.4%(남 1.8%, 여 3.1%)가 있다고 응답했다.1인 가구 청년의 경우에는 7.3%로 1.2%p가 더 높았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2.4%로 남자(1.8%)보다는 여자(3.1%)가, 비수도권(1.9%) 보다는 수도권(2.8%) 거주 청년에서, 고졸 이하(3.2%)의 학력을 가진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자살 생각 경험률이 높았다.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미충족 경험은 여자(8.3%), 30-34세(6.3%), 수도권(6.7%), 고졸 이하(6.3%) 등의 집단에서 높았으며, 미충족 의료 발생 이유는 ‘상담비용이 부담되서’(27.5%),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20%),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심리적 거부담 때문에’(18.9%),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15.6%)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확인하고 이들을 돕기 위한 전략에 활용될 기초 자료이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지역의 이웃의 일상을 돌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돌봄 필요 중장년, 이른 돌봄으로 과도한 부담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가족돌봄청년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여 우울감 등 부정적 심리상태 및 생활의 전반적인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일상돌봄 사업 ‘중장년, 청년 심리지원’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부산에는 영도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수영구 5개구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돌봄 필요 중장년(만40~64세), 가족돌봄청년(만13~34세)이며 정신질환의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식사영양관리, 병원동행, 심리지원, 휴식지원, 건강생활지원, 소셜다이닝 등을 제공한다. 또한 동료지원가들이 발을 벗고 청년 정신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해운대구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요원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위의 자료와 더불어 2020년 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건강문제에서 가구유형별, 소득수준별, 학력별 격차가 관찰되었고, 제대로 된 식사 보다는 배달이나 인스턴트 음식 섭취의 요인으로 영향불균형을 초래하고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특히 저소득 1인 청년의 경우 ‘양질의 식사를 하지 못하였다‘ 라는 비율이 70%에 육박하였다. 청년정신장애인의 경우 더욱 취약한 집단인데, 이들은 일자리, 주거, 경제활동에 많은 어려움과 더불어 독립을 위한 사회기술이 부족하여 양질의 식사를 챙기거나 건강을 관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가정방문을 갈 때 한 손에는 영양소가 균형 잡힌 밀키트를 한 손에는 따뜻한 온기를 품고 청년 정신장애인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이들의 안부를 물을 것이다. 혐오를 만든 미디어에 맞서 변화를 위한 토대를 만드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우리 모두 ‘힙(Hip)하게’ 이웃 만나는 방법을 찾고 오늘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면 좀 더 살만한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유숙 소장은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의 사람살이를 돕기 위해 송국클럽하우스에서 24년째 근무 중이다. *침묵의소리는 2008년 정신재활시설 이용자들의 자조모임으로 시작, 2020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였다. 현재 부산지역 정신재활시설 네트워크와 연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당사자 리더양성, 동료지원가 양성, 정신장애 인식개선 사업, 조례개정 운동과 절차보조사업에 참여하였다. *작가소개 그림1. 박승현: 두꺼운 선과 주관적 표현이 강렬한 작가. '에곤 실레'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제작한다.그림2. 고장훈: 송국에서 만화작가 활동에 참여하며 어릴적 만화가의 꿈을 다시 꾸는 중이다.그림3. 황유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일러스트부터 웹디자인 등 다재다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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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 기업*은 고용증가를 견인하고 있으나 수도권에 집중* 기업공개시장(IPO)에서 1조원 이상 가치를 지닌, 설립 10년 이내 스타트업◇ 중기부는 지난 8.9일,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 일자리 동향을 발표하며 대기업 보다 뛰어난 고용 효과를 높이 평가○ ’22.6월말 기준,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 3만 4,362곳의 고용인원은 76만 1,082명으로 전년 대비 9.7%(6만 7,605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 이는 우리나라 전체 기업 고용증가율 3.3%보다 3배 높은 수준◇ 특히 이들 중 유니콘으로 인정받은 스타트업의 채용기여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 주요 유니콘 14개사의 고용인원은 ‘21년 7,850명에서 ’22년 6월말 1만 942명으로 증가, 전년 대비 39.4%의 고용증가율을 기록○ 유니콘 기업은 기업당 220.9명을 추가 고용, 이는 전체 벤처기업 평균 추가 고용 인원(2명)의 110배를 상회하는 수치▲ 전체 벤처기업과 유니콘기업 고용 증가 추이◇ 올해 상반기에만 5개 신생기업(오아시스마켓·여기어때 등)이 추가되는 등 국내 유니콘 기업이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유니콘 기업) (‘17) 3→(’18) 6→(‘19) 10→(’20) 13→(‘21) 18→(’22.상) 23○ 제주에 있는 1개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플랫폼 기반인 유니콘 기업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 향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천억~1조)·아기유니콘(1백억~1천억)에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마찬가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가 선정한 예비 유니콘기업 57곳 중 50개사(87.7%), 아기유니콘 기업 100곳 중 8개사(88%)가 수도권에 위치□ 정부는 혁신적 스타트업(유니콘 기업)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 정부는 그간 K-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시장개척자금 외 금융․기술개발(R&D) 등 다양한 지원책(인센티브)을 마련하는 등 집중 지원○ 특히, 유니콘 기업 등 스타트업이 유발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목, 청년 스타트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 인재육성 등에 초점◇ 새정부도 미래 먹거리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자 ‘예비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완결형 생태계 구현(32번)’을 국정과제로 수립○ 창업 기반 확충, 민간투자 활성화, 재도전 기반 조성 등을 통한 5년 내 신규 혁신창업 30만개 창출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 ‘유니콘 기업 생태계’ 구현 국정과제 주요 내용 >실행계획주요내용대학창업 요람화▹거점대학-신산업벨트를 연계하여 사업화까지 패키지 지원하는 ‘창업중심대학’ 확대신산업분야 육성▹신산업 분야 창업지원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 젝트’ 및 ‘민간주도 예비창업 프로그램’ 신설벤처투자 활성화▹모태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 청년·여성 창업 지원, M&A 투자 한 완화 등 벤처투자 생태계 고도화스케일업 지원▹해외 현지 창업 인프라 확충 및 정책자금·기술보증 프로그램 신설 등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 가동규제자유특구 고도화▹기업수요에 따른 자유로운 특례 이용을 확대하는 자 율참여 방식의 ‘규제자유특구 2.0’ 추진글로벌 혁신특구 조성▹권역별 혁신기업의 지역 유치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특구 지정, 투자·규제특례 등 지원◇ 또한 중기부는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 등 미래의 유니콘을 발굴○ 아기유니콘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시장확대 지원을 위해 국외 지원기관과 연계프로그램 운영하고○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신속히 완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시장 진출을 촉진·지원□ 자치단체도 지역 기반의 유니콘 기업 탄생을 위해 다양한 지원◇ 지난 7월,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광주 등 비수도권에서 모인 ’지역유니콘기업연합’이 부산에서 첫 워크숍을 가져 주목○ 이들은 아기 유니콘기업마저 비수도권에 거의 없는 현재 상황이 향후 청년들의 지역 이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민선 8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 자치단체에서는 유니콘 기업과 같은 지역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이 청년 유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인식○ 민선 8기에서도 창업인재 양성을 균형발전의 핵심과제로 꼽으며, 미래 먹거리인 지역 창업 육성을 현안사업으로 추진◇ 지난 8.10일 부산시는 ‘금융창업정책관’을 신설하고, 창업 기능을 한데 모은 ‘부산창업청’ 설립을 위한 ‘추진단’을 발족○ 유니콘 기업은 아예 없으며 아기유니콘 기업은 현재 3개밖에 없는 부산의 척박한 창업환경 개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은 창업청 신설 이유를 부산의 아기 유니콘, 예비유니콘을 육성으로 꼽으면서 시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사업인 ‘판교테크밸리의 글로벌 스타트업 메카화’를 통해 유니콘 기업 30개를 육성할 계획○ 판교테크노밸리 내 다양한 분야의 지원기관이 입주해 각 기관별 특화분야에 맞는 지원사업과 스타트업 보육 공간을 운영○ 특히, 글로벌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바이오 등의 분야에 유망한 10개 스타트업을 글로벌 유니콘 스타트업 육성하는 사업에 주력◇ 경북도는 포스코·삼성전자·무역협회 등과 함께 ‘경북스타트업지원 협의회’를 구성하고 유망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진출을 지원○ 또한 수도권 대형 투자운용사를 지역에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12개 지역 스타트업에게 투자 모집 기회를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스타트업과 관련한 모든 기관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의 대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며 원팀정신을 강조◇ 강기정 광주시장은 5,000억 혁신펀드를 조성하고 투자기관을 설립해, 지역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 이를 위해, 원스톱 창업 육성체계 확립, 지역 기반 투자 활성화, 유니콘 기업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할 방침◇ 일부 자치단체는 지역기업 육성 뿐 아니라 유니콘 기업 유치해 적극적으로 지원, 세계적인 유니콘 육성 모델을 조성한다는 방침○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7.1일 비전선포식에서 에너지 유니콘 기업 유치하고 해양풍력발전단지 일자리 12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 전문가들은 벤처생태계 조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제언◇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해소하지 못하면 지역 격차가 점차 확대돼 지방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 벤처스타트업 육성 기반인 벤처캐피탈과 청년인재·최신기술 등 스타트업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이 이러한 현상을 부추키고 있다고 지적◇ 전문가들은 지역 금융의 펀드 동참을 통해 벤처펀드를 결성하고 지역 이점을 살린 창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 특히, 최근 민간 투자사들은 지역에 관계없이 창의적인 스타트업을 발굴 하는 추세라며, 민간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규제개선·세제지원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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