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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민진규, 이하 국정연)는 2024년 8월18일 '군무원 면접합격가이드북' 시리즈를 출간했다고 밝혔다.그동안 시중에 판매되는 군무원 면접 서적은 기출 문제를 정리했거나 면접 태도를 지도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었다. 기출 문제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지만 복장, 발음, 걸음걸이 등에 대한 인식은 많이 변했다.기출 문제를 파악했다고 해도 어떻게 답변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고민은 남는다. 수험생이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구성해 연습하는 것은 일정 부문 한계가 있다.면접관이 듣고자 하는 답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전문서적을 활용한 이론 공부와 전문가의 코칭이다.지난 몇 년 동안 군무원 면접의 트렌드를 분석해 군수, 건축, 금속, 병리, 기상, 방사선, 사서, 수사, 시설, 영상, 영양관리, 용접, 유도무기, 인쇄, 일반기계, 전기, 전산·사이버, 전자, 전차, 군사·기술 정보, 지도, 차량, 총포, 탄약, 토목, 통신, 함정기관, 항공기체·기관, 행정, 화학분석, 환경 등 31개 직렬에 관한 책을 집필했다.판매되는 면접 대비책은 모든 직렬을 통합하므로 자신의 직렬에 맞는 내용은 매우 적은 편이다. 다른 직렬의 기출 문제나 직무 내용을 파악할 필요는 더욱 없다.이러한 점을 고려해 직렬별로 적합한 내용을 중심으로 종이책이 아닌 이북(e-book)으로 출간했다. 책 가격은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사 마시는 아메리카도 한잔과 비슷한 수준이다.커피 한잔으로 인생을 바꿔보자는 컨셥에서 출발했다. 표지 디자인은 민진규 소장이 출간한 '면접관을 면접하라(2024, 배움)과 동일하다.면접을 대비하는 수험생에게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민 소장은 예비역 공군 대위로 군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갖췄다.민 소장은 "2024년 9월3일부터 시작되는 군무원 면접은 비중이 높으므로 필기시험 성적이 높다고 하더라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군과 지원한 직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답변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수험생이 인생의 출발점에서 다양한 고민을 미리 해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책을 집필했다"고 강조했다.참고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공시마와 공동으로 군무원 면접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수험생은 책 표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관련 정보를 파악하길 바란다.▲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군수, 건축, 금속)[출처=iNIS]□ 신간 소개○ 군무원(금속) 면접 합격가이드북○ 직렬별 e-Book 안내 : 군수, 행정, 건축, 금속, 병리, 기상, 방사선, 사서, 수사, 시설, 영상, 영양관리, 용접, 유도무기, 인쇄, 일반기계, 전기, 전산·사이버, 전자, 전차, 군사·기술 정보, 지도, 차량, 총포, 탄약, 토목, 통신, 함정기관, 항공기체·기관, 화학분석, 환경 등 총 31권○ 저자 :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외 6인○ 감수 : 민진규▲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병리, 기상, 방사선)[출처=iNIS]□ 군무원 면접합격가이드북 시리즈 ※ 취업 준비생에서 군무원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할 노하우 공개!※ 잠재 역량 개발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수립 지원!※ 위대한직장(GWP)을 찾는 인생행로에 대한 지도와 나침반 제시!※ 기출·예상 문제 나열과 천편일률적 모범 답안 제시하는 기존 방식 타파!※ 단순 설명과 보조자료가 아닌 고차원적인 이론과 논리를 적용한 구조도 제시!▲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사서, 수사, 시설)[출처=iNIS]□ 교재 특징1. 군무원 직업의 특성, 인생행로 설정, 직업에 대한 고민 등 해결 가능2. 기출·예상 문제의 나열이 아니라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처 가능3. 모범 답안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화된 답변 준비에 최적 솔루션 제공4. 단순 답변의 요령 습득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질문과 상황 대처 가능5.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시 주의할 사항과 예상 질문을 유도하는 방법 제시6. 역량면접, PT면접, 상황면접, 토론면접, 외국어 면접, AI면접, MZ면접 등 다양한 유형의 직무면접 대비 가능7. 소양, 인생관, 사회관, 국가관, 직업관 등을 파악하는 인성면접 질문의 의도 파악 및 대처 가능8. 면접관의 인상, 성향 파악, 판단 기준, 특성 등을 파악해 좋은 기업인지 판단할 기준 제시9. 100여 권에 달하는 국내외 문헌을 참고해 파악한 면접 관련 이론을 반영10. 20년 이상 국가정보원, 대통령경호처, 군무원, 공기업, 공무원,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등 준비 면접자를 교육·훈련 시키며 축적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공개▲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영상, 영양관리, 용접)[출처=iNIS]□ 저자 소개1. 민진규(閔眞圭)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학력 University of Sydney, MBA 졸업 대학 졸업 후 30년 이상 개인‧기업‧국가의 정보전략에 관한 강의‧컨설팅‧자문을 수행하며 정보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2005년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를 설립한 이후 정보·정책·안전·재난·드론·경영·공학 관련 전문서적 집필과 후학 양성에 매진하는 중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정부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업의 경영전략‧기업문화‧윤리경영‧정보전략 등에 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며 광범위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 다수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전문서적을 출간하며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다룬 주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행정·경쟁력 평가,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의원 및 국회의원의 선거공약 이행도 평가,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기업문화, 위대한 직장(GWP), ESG 경영, 내부고발, 윤리경영, 금융허브, 창조경제, 면접,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사회 현안 이슈를 총망라한다.연구 활동을 통해 국가정보학, 산업보안학, 정보사회학, 경영학, 드론학, 탐정학, 재난관리학 등에 관한 다수 이론을 정립했다.평가모델인 5G Valley Innovation, 5G Valley Innovation-ARMOR, SWEAT Model, 8-Flag Ecosystem, 10-Dimension Model 등을 개발해 국가·기업·개인의 미래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ID 관련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위원회(ISO/IEC JTC 1/SC 17)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저서로는 『국가정보학』 『민진규 국가정보학』『국정원 논술 완전정복』 『국정원 7급 모의고사』 『국정원합격가이드북』 『정보사회론』 『산업보안학』 『스마트 모빌리티 안전』 『삼성문화 4.0』 『삼성의 미래』 『비지니스정보전략』 『총성 없는 정보전쟁』 『탐정가이드북』 『전략적 메모의 기술』 『내부고발과 윤리경영』 『조립식 논술』 『위대한 직장찾기』 『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 『면접관을 면접하라』『드론학개론』 『드론 조종사 자격증』 『UAV 무인기 일반』 『재난과 드론』 『경비업에서 드론 운용 I·II』 『정보보안실행 I·II』 『경비현장 보안 I·II』 『창조경제 한국을 바꾸다』 『농협 인·적성검사 및 사무능력 검사』 등 80여 권에 달한다.▲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유도무기, 인쇄, 일반기계)[출처=iNIS]2. 박재희 • 수석연구원• 중앙대 의회학과 ICT융합안전 석사• 삼성중공업, 삼성상용차 등 근무• 드론학개론, UAV무인기 일반 등 다수 저서 출간• 국제표준화기구(ISO) JTC 1/SC 17 위원• ISO/WSESG/WG1 위원• 前 한국예총4차 산업혁명 뉴딜위 간사▲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전기, 전산사이버, 전자)[출처=iNIS]3. 김백건 • 책임연구원• 국가정보원, 대통령경호처, 대기업, 공기업등 면접합격가이드북 다수 출간• 윤리경영, ESG경영, 내부고발, 위대한직장 찾기 등 다양한 경영 현황, 이슈에 대한 기획 및 분석▲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전차, 군사기술정보, 지도)[출처=iNIS]4. 민서연 • 선임연구원• 엠아이앤뉴스 기자• 前 스카이데일리 기자•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아시아 경제 동향 분석• 상장기업, 공기업 등 ESG 경영 분석• Fortune-500, Forbes 500 등 해외 기업 및 주요 사업가 분석▲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차량, 총포, 탄약)[출처=iNIS]5. 민한서 • 연구원• 엠아이앤뉴스 기자•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경제 동향 분석• 서학개미투자가이드, 암호화폐 시장 분석 등 심층기사▲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토목, 통신, 함정기관)[출처=iNIS]6. 김봉석 • 객원연구원• 중앙대 의회학과 ICT융합안전 석사• 특허법인 신성• 드론조종자자격증 필기시험, 재난과 드론등 다수 출간• 국제표준화기구(ISO)JTC 1/SC 17 위원• 前 한국예총4차산업혁명 뉴딜위원회 위원• 前 경기도 포천 드론클러스터추진단 위원▲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항공기체기관, 행정, 화학분석)[출처=iNIS]7. 국가정보전략연구소 • 2005년 10월 설립• 핵심 가치 : Integrity, Excellence, Service• 사업 영역 : Information Collection, Intelligence Analysis, Clandestine Service, General Counsel & Auditing, Consulting, Education & Training• 사업 목표 : 국가 및 기업의 수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경쟁력 강화, 정책·경제·산업·문화·사회·과학기술 등 정보를 수집해 국가·기업에 제공, 글로벌 정보전문가 육성을 통해 국가·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 FactBook : 글로벌 260여 개 국가에 관련된 국가, 정책, 인물, 기업, 제품, 기술, 단체, 법제도 등의 과거·현재·미래 관련 정보 수록• 언어 : 전 세계 80여 개 이상의 언어로 표기된 정보 수집▲ 군무원면접합격가이드북(환경, 면접관을 면접하라)[출처=iNIS]□ 군무원 면접일정○ 육군 : 9월3일 ~ 9월27일○ 공군·해군·해병대 : 9월23일 ~ 9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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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헌 디스커스온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질문1. 한국 사회는 정치개혁이 필요한가? 질문2. 한국 사회에서 가까운 미래에 정치개혁이 성공할까? 개인의 의견을 말하자면 질문 1에 대한 대답은 90% 이상이 ‘예’로 답할 것 같고, 질문2에 대한 대답은 10%가 안되는 사람들이 ‘아니오’로 답할 것 같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실제로 주변에 물어본 결과, 나의 예상과 비슷한 대답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좀더 얘기를 나눠보면 결국 정치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와 현실에서는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마주하는 모순에서 비롯된 실망감을 만나게 된다. ◇ 한국사회 정치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세번째 질문을 만들어 본다면 무엇이 될까?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질문3. 한국 사회에서 정치개혁의 성공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이 질문은 사실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도전하고 있는 주제다. 심지어 그 의도 중에는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역설적인 카테고리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질문3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과 유의미한 답변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한다. 사실 질문 1의 답변과 질문 2의 답변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질문 3을 찾으려고 하는 건 의미없는 짓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내 주변의 지인들을 위한 설명문 정도에 그치게 될 것이고 꽤 다행스런 상황일 수도 있겠으나, 단언하건대 객관적으로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자살 중인 국가이며, 양극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힘있는 자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자기들끼리 결탁해서 온갖 방법으로 법을 넘나들며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덕분에 산업재해, 비정규노동, 빈곤, 물가폭등, 혐오와 강력 범죄, 환경 파괴, 기후 위기가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다 없어져야 할 것들인데도 말이다. 이런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몫이다. 정치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질문1과 질문2의 답변의 격차(?) 원인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다. 마치 알콜중독 환자가 건강해지려면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금주 일주일을 기념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비슷한다.사람들은 정치는 싫어하고 믿지 못한다. 하지만 정치가 필요없다거나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종의 냉소주의가 만연한 상태다. 그 냉소 이면의 쓰린 현실을 직시하고 상처를 치유하여 정치를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정치개혁이다. 요약하자면, 정치개혁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정치개혁은 ‘부정한 정권을 몰아내는 투쟁’, 또는 ‘중도적인 노선으로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정치적인 조직화’, ‘파시스트 정권에 맞서 싸워온 민주화의 완성’과 같은 것들은 절대로 아니다.만약 부정한 정권을 교체하거나, 역사적으로 이어온 민주주의 투쟁을 지속한다거나, 보수나 진보가 아닌 중도적 가치로 힘을 결집해야 하자는 것을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은 여기서 그만 읽는 편이 좋다.교체된 정권이나 민주주의 투쟁 새력이나 중도로 결집한 집단은 모두 결국 신뢰를 잃고 또 다시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한국에서의 정치개혁은 ‘신뢰’가 핵심적인 문제다. ◇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목표다 사람들은 정치를, 구체적으로는 정치인과 정당과 그들에 의해서 제시되는 정치적 구호들을 믿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제는 바보가 아니어서 순진하게 믿지 않는다.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시대인 오늘날 더더욱 사람들은 단순하게 선동되거나 동원되는 존재가 될 수 없다. 질문3에 대한 좋은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정치개혁의 주체는 시민들, 유권자 자신이다. 누구에게 하라고 시켜놓고 실망과 절망을 교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대중이 아니라는 전제가 첫 번째다.다음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과 같이 제도화, 명문화된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다면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시민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정치개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오랫동안 디지털 직접민주주의를 모색하고 고민해온 활동가로서 정치개혁,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정부, 국회, 법원, 정당이 모든 결정과 집행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를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저런 이유를 대면서 뭔가 알 수 없거나 알아서는 안되는 대단한 일을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연출하는 기관은 사실 믿기가 어렵다.심지어 결과가 나쁜 상황이면 더더욱 그렇다. 여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의 대결(?) 기사를 보면 소위 국가의 주요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사정-감사-관리 기관들 스스로가 첨예한 권력투쟁의 복마전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투명성과 관련해서 상당히 모순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모든 정보의 무조건적인 공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요건과 자격을 관리하고, 이것에 대한 기록을 보존하고, 정보 공개의 주체와 객체가 견제와 협력적인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원칙적으로 비공개의 대상인 정보는 지속적으로 적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경제적이기도 하다. 위의 전제를 적용한다면 이를 실현하는 정보 공개 및 투명성 관리를 위한 기구나 시스템을 시민이 주도하는 환경 하에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제 그 정보의 발생과 전개 과정에서 최대한 시민의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정치 행위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공공성이라는 말은 일반 시민 대중의 이해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므로 정치와 관련된 정보는 최대한 발생과 소멸의 전 과정에 시민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과거의 정부가 주도했던 원자력발전 폐기 공론화라든지, 사회인프라 구축 등의 대규모 사업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나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업이나 정책의 안을 발의하는 것은 전문적인 식견이나 역량이 필요할 수 있다. 기계적으로 동등한 비중을 두고 사업을 선별하거나 인기 중심으로 사업을 결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참여를 보장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한 숙의기구가 구성되어야 한다.숙의란 어떤 주제에 대한 수용과 대응이 단편적이거나 성급하지 않도록 시간과 범위를 충분히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이루도록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숙의기구는 의사결정에서의 시민 참여를 위한 발전소이자 통로이며, 정치적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신뢰를 배가시킬 수 있다. ◇ 정치적 집중점(응력) 해소를 통한 권력 독점과 특혜의 해체 국회의원의 지위를 누리고 나면 그 권력에 취해 재선 삼선에 도전하면서 모든 자산을 쏟아붇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널리 알려진 바로도 국회의원에게는 1백가지가 넘는 특혜가 주어진다고 한다.아마 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최고급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누리게 될 서비스의 100배 정도 기분이 좋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사실 둘 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기는 하다.) 지난 정부에서 LH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악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했었는데, 재밌는 것은 주변에 “그놈들 뿐이겠어?”라는 의견이 꽤 되었다는 것이다.사실 나로서는 이 질문 아닌 질문은 도저히 대답할 수가 없다. 오로지 추정과 의심만이 가능할 뿐이니. 왜 투명성이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중요한 것은 나쁜 의도가 있어도 나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치는 공공적 주제를 다루는 분야이므로 규모와 영향력이 상당하다. 당연히 관련된 직간접적 가치와 경제적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가치와 비용이 큰 지점은 힘(에너지)이 집중되고 이것은 응력이 된다. 사회의 다른 부문과의 힘의 차이는 결국 전체 구조를 파열시킨다. 마찬가지로 과도한 정치적 집중과 몰입은 위험한 상태를 야기한다.단기적으로 봤을 때 권력을 독점하고 다양한 특혜를 유지하는 것이 생산성이 높아보일 수 있으나 이것은 일종의 착시다. 미래 자원을 끌어와 소모하고 위험성을 미래로 전가하는 행위다. 어떤 사회이건 권력 독점은 필연적으로 독재사회가 된다. 응력이 발생한 유리가 산산 조각나듯이 독재는 반드시 파멸된다. 정치적 응력을 해소하는 방법은 이미 수 천년 전에 제안되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만 우리는 이것이 화석화된 고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변화된 시대에 맞춰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앞서 말한 전제와 연결해보자면, 정치적인 에너지를 분산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짜는 일이고, 이것은 역동적인 시스템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 시민의회, 시민이 주도하는 현대적 민주주의 시민의회는 시민사회가 직접 구성하는 의회이다. 당장은 법적인 근거를 가지거나 강력한 조직적인 힘을 배경으로 만들 수 있는 기구는 아니다.다만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한 어떤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시민이 구성과 운영의 직접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모델이기도 하다. 정치에 대한 신뢰는 이렇게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통해 복원될 수 있다. 시민사회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정치적 지향에 의해서 조직되거나 일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단체를 집합적으로 일컫는다.공공적인 주제와 관련이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정부와 공공 기관에 대한 제안과 요구를 통해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한다.정당과 같이 조직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자 노력하기도 하고, 구성원들의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을 만들거나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공공성을 가진 주제 중에 정치개혁이라는 본 글의 주제 또한 당연히 포함된다. 정치개혁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과도 밀접하다.사회 전체의 구성원인 시민을 주체로 한다면 정치적 권력의 획득과 이해의 실현은 집중과 독점이 아니라 다수에 의한 공유와 상생의 문제로 전환된다.구체적으로 정치개혁의 방법을 이야기하자면 다양한 관점과 방법이 고려될 수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민주주의의 기초 원리인 삼권 분립에 기초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국가의 기본 기능과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대안 제시를 통한 정치개혁이 가능하다. 이것은 정부 기능의 보완으로서의 행정 기능의 분권화, 지역화와 참여 구조의 제도화 등을 통해 구체적인 과제를 수립할 수 있다.또 다른 정치개혁의 접근 분야는 국가 사법 시스템의 전환을 통한 사법부의 개혁이다. 수사, 기소, 재판 과정에서의 권력의 독점과 파행을 바로잡는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서의 사법개혁을 통해 정치 구조와 사법부의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이다.구체적으로는 주요 사법권자를 선거에 의해서 선출하도록 하는 직선제 도입 등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입법 및 공공 감사권 실현으로서 의회에 대한 대안 제시하는 정치개혁도 생각해볼 수 있다.국회 기능의 대안으로 분권형 입법 구조를 설계-구축하고 이를 법과 시스템을 통해 확정하는 일이다. 이를 시민의회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 ‘시민의회’를 통한 정치개혁을 생각한다 시민의회는 개방형 시민 정치참여 기구이다. 1)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2)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면서 3)활동의 전 과정이 공개적인 정보 자산으로서 관리되는 구조를 갖는다.이러한 주요 원칙을 규정으로 합의, 지정하여 시민의회 내부적으로 법적인 수준의 권위를 갖추도록 한다. 이를 통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정치 발전과 사회의 지속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항목으로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은 팀 단위로 구성되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의원으로서 선출되거나 입법팀이나 공공감사팀 등의 일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 의원도 팀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자율과 협력을 통해 정치활동의 많은 성과들을 이루고 이것을 통해 개인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간다. 궁극적으로는 시민의회 내의 단위 정당으로 성장하여 기존 제도 정당의 퇴행적 정치 행위에 대한 경계로서 기능하거나, 실제 법적 요건을 갖춘 정당으로 전화하는 전망을 가질 수도 있다. 둘째, 모든 활동의 집행 권한은 책임성을 전제로 주어지고, 적절한 대중적인 견제와 관리를 통해 유지된다. 책임과 권한은 모든 과업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정치활동은 책임성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적절한 권한이 부여된다. 현실 정치의 문제 중의 일부는 책임지지 않는 권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며 시민의회의 활동 원칙과 결과가 이를 입증하게 될 것이다.또한 유효한 조건 하에서의 권한은 존중되고 업적은 공적인 기여로서 칭송된다. 책임에 준하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적용함으로써 활동의 내실화와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활동을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갖춘다. 모든 시스템은 공개와 투명성을 원칙으로 운영된다. 제안과 토론 투표 등의 데이터가 공공적 자원으로 관리된다.모든 데이터와 독창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 자원은 공공적인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플랫폼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정치개혁의 도구이자 기반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시민의회 구축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데이터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기본 환경이 될 것이다. 물론 이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실현하는 과정은 상당한 준비와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한 일이다. 일차적으로 시민의회의 실질적인 입법 및 감시 활동의 수행은 실제 국회(의원실 등) 및 정당과의 연계로 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고, 현재의 국회가 더욱 투명성 높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나아가 정부에 대한 분권화, 지역화 등에 대한 과제도 의회 구성 및 운영의 성과를 통해 적절한 대안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고, 사법부 개혁을 위한 선거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대중적 관심과 지지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결론적으로 시민의회는 새로운 시대의 민주주의와 정치개혁을 위한 의미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고,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통해 그 성공은 좀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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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여느 해의 연말과 다름없이, 무심하게 한 해의 마지막 해가 졌다.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힘들게만 느껴졌던 2023년이 저물었다. ◇ 지나간 한해의 기억들 치솟는 물가, 교사들의 연이은 사망으로 알려진 무너진 교권,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묻지 마 칼부림 사건, 전세 사기 피해 등 연말에 각 언론사에서 뽑은 10대 뉴스들은 하나같이 모두,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뉴스들이었다.한 해의 마지막 날은 국민들에게 사랑받던 유명 배우의 억울한 자살 소식으로 장식되었다. 모두 지난 해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벌써 옛날 일들 같이 기억이 희미하다. 더 큰 뉴스로 앞의 뉴스를 덮는 일들이 계속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이없는 표 차이로 드러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잼버리 파행과 해외 순방 중의 명품 쇼핑 등은 어렵게 쌓아온 국가의 위상을 한순간에 무너트려 버렸다.눈 떠 보니 선진국을 외치던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이렇게 되었는지 한숨이 나온다. 국방, 외교, 문화, 정치, 경제, 서민 생활, 복지 등 어느 한 부분 무너지고 후퇴하지 않은 곳이 없었던 것 같다. 윤석열 정권의 1년 반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 어렵게 쌓아온 모든 것이 망가질 수 있는지도 놀라울 정도였지만, 우리가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것들이 얼마나 허약한지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루하고 힘들었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모든 일상이 본래대로 돌아가고, 우리의 삶도 다시 즐겁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힘든 나날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간절했던 국민들의 희망과 달리, 코로나가 끝나 선별 진료소도 철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지만, 우리의 일상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염병 대 유행 기간 동안 써왔던 버킷 리스트는, 바쁘고 힘든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제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잊어 버린 것 같다. ◇ 또 다시 시작된 한 해 어렵고 힘든 한 해가 가고, 어느 사이엔가 새해의 새날이 왔다. 나태주 시인이 노래한 “새해 인사”라는 시에는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의 노력 없이도 주어진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기쁘고 즐겁게 받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노력해야 할 것인지 새해 첫날에 생각해 보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독재가 집권하면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을 넘어, 우리는 국민의 목숨으로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배웠다.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보듯이, 일부 장교들의 쿠데타에 침묵한 장성들과 정치인들 때문에 결국 국민들은 광주 민주화 항쟁에서 죽임을 당해야 했고, 87년 6월 항쟁에 나서야만 했다.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볼 수 있듯이, 또다시 무고한 백성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적들을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수준으로 궤멸시키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선택과 같은 과감한 결단과 숭고한 희생이 있어야만 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을 돌이켜 보아도, 그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이명박 정부 때 용산 철거민 참사와 128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참사가 그러하였고,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참사가 그러하였다.그렇게 수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빼앗기고 난 다음에야,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자마자 또다시 159명이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이어졌다.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권을 내어주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깨닳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4월에는 다시는 그런 과거와 오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냉엄한 국제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다.무능한 정권이 주는 피해는 단순히 5년 동안의 정체기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또 우리 경제의 한계와 현실을 절감하였기 때문에, 이제라도 유능한 정권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 시스템의 획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도 자각할 수 있었다. 재벌과 대기업들도 지금쯤은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부자 감세, 재벌 편의 봐주기 등으로 약간의 이득을 보았다고 할지라도, 러시아에 힘들어서 만든 자동차 공장을 헐값에 매각하고 나와야되는 상황, 그룹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만 되는 상황, 미국의 요청에 맹종하는 정권의 지시와 압박 때문에 투자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 억지로 투자를 해야만 되는 그러한 상황들은 재벌들이 윤석열 정권을 통해서 얻은 이득보다 훨씬 더 큰 피해로 돌아왔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외 순방에 따라가야 하고, 가기 싫은 술자리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은 자신들도 당황스러울 것이지만,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외면하면서 황금 시장에서 퇴출돼 나와야 하고, RE100의 국제적 기준을 기업들이 스스로 채워가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이 얼마나 어이없는지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이 진행되어왔던, 경제와 분리된 외교의 한계를 다시 한번 깨달아야 했다. ◇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내년 총선이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총선에서 야당이 이긴다고 한들, 당장 많이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행정 권력이 없는 야당에게 지금보다 의석을 좀 더 주어진다고 한들,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는 없다.지금까지 다수 의석을 가지고도 무기력했던 민주당이 어느 날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잘하기에는, 우리나라 국회의 역할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오히려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 참패하면, 여당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정도의 변화는 기대할 수 있을 수 있다. 답답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선거 혁명” 수준의 엄중한 심판이 필요하다. 더 이상 국민들의 삶이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 또 최소한의 견제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야권 통틀어 200석에 육박하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선거를 통한 평가는 온갖 요직을 독점하고도 국가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검찰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으로 귀결될 것이다.야당에 힘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권 여당이 반성할 수 있도록,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보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혁명적 수준의 선거 결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엉망으로 망가진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휘어버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본래의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제 식구 감싸기에 익숙하여,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기소권과 공소권을 남용하는 검찰 권력의 폭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경기 침체기에 오히려 긴축 재정을 하고 있는 거꾸로 가는 정부의 재정 정책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 이미 카운터다운에 들어간 부동산발 폭탄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를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침체된 내수 경제를 정상화하고, 취약해진 무역과 산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전략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을 넘어, 윤석열 정권에서 친미와 친일 일방 외교로 초래된 손실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다가오는 국제 정세의 변화를 활용하여 대중, 대러 외교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도 준비해야 한다.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항상 있는 일이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이러한 정치적 책동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정치인들과 정당에게 역으로 물어야 한다. 이렇게 나락으로 빠진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이렇게 국제적으로 고립된 우리의 외교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그리고 국민들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 당신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이제는 정치가 답을 해야 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자신들이 약속했던 공약들은 어떻게 추진 되었는지에 대한 숙제를 검사하고,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성적을 매기는 시기가 온 것이다. 4년 만에 단 하루, 국민들이 헌법에 명기된 주권을 행사하는 기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이때라도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선택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하자. 더 이상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농락당하고, 자신의 삶을 침탈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번 선거를 반전(反轉)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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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희 노무법인 벽성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보안사령관 전두광은 그렇게 거침없이 외쳤다. 야만적 힘의 논리를 이보다 극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그 야만의 힘은 12.12 군사반란을 혁명으로 둔갑시켰고, 가담자들은 이후 모든 권력과 이권을 독식하며 줄기차게 나눠먹는다. ‘우리가 남이가’식 독식과 배제로도 부족해 5.18 광주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증오의 씨앗까지 뿌렸다. ◇ 진짜 서울의 봄을 이긴 또 다시 그들만의 봄 인간은 자신의 삶, 자기세상을 끝없이 개선해가려는 욕망을 가진 존재다. 그런 욕망이 세상을 진보시킨다. 가까이는 87년의 6월항쟁, 2017년 대통령탄핵의 역사가 그랬다.권력자들이 나라를 팔아넘기다시피 한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조차 그런 욕망들의 씨앗은 싹트고 있었듯이 진짜 서울의 봄을 되찾기까지 인내로써 저항했던 시민들이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사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욕망들이 득세할 때 역사는 또 얼마나 후퇴했던가. 임진왜란, 일제강점, 군부독재의 쓰라린 역사가 그랬다. 사회시스템은 중심을 잃고 권력의 사유화는 기승을 부린다.소수에 집중되는 권력의 독점은 비단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치, 경제, 노동, 문화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며 결국은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교육, 육아환경까지 위협한다. 책임과 의무를 권위로 잘못 이해하면 그 의무는 권력이 되고 독점의 대상이 된다. 그 동안 양당의 정치권력 나눠먹기에서 적당히 눈치봐가며 변신을 거듭해왔던 검찰이 권력의 중심무대로까지 등장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졌다.후진 국가에서나 있을법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의 악몽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그동안 형식적이나마 중립을 위장해왔던 그 사법, 준사법 권력이 이제 그 형식조차 아예 내팽개치고 권력쟁투의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이제 정치권에서 역량과 실력 경쟁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상대를 제압해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영화 속 전두광식 약육강식이 극성을 부릴 뿐이다. 이처럼 권력의 사유화가 극성을 부리는 동안 노동•민생 현장에서는 신음소리조차 잦아들고 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발의한 간호법, 양곡관리법에 이어 노란봉투법, 방송3법까지 민생현안들을 보란 듯 줄줄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특히 노란봉투법의 거부는 법률가로서 자기모순적인 행위다. 노조법상 교섭의무를 질 사용자 범위를 규정한 노조법 2조는 대법원 판례 법리를 입법화한 것이기 때문이다.대통령이 직접 지명했던 신임 조희대 대법원장조차도 후보 청문회에서 ‘노동자가 실질적 권한을 가진 진짜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힌’ 개념이라면서 위헌적 요소가 없고 그런 법리가 이미 확립돼 있는 만큼 지지한다고 분명히 말한 그 조항이다. 이렇듯 뻔한 진실조차 권력의 손에서 무시되는 민생현장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 곳곳에 드리워진 양육강식의 생태계 산업현장에서는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목숨들 숫자가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좀처럼 산재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날 기미도 없다.하루가 멀다 하고 잔인하게 죽어나가는 젊은 생명들의 안타까운 뉴스에도 담담하다. 상식적인 사회라면 당장 응급처치와 함께 즉각적인 방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그러나 정부는 대책도 없이 그저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의 뜻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권력층 인사들의 자녀나 가족이 그렇게 죽어나가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여유를 부렸을까?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력을 부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람 목숨을 담보한 의사들의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도 이미 용인의 수준을 넘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간호인력 노동의 착취 행태와 구조, OECD 기준 최하위권의 의사 인력으로 의료체계를 움직이는 나라, 그로 인해 현재 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물론이고 향후 의료체계에 보다 심각한 문제가 예상됨에도 그들은 하늘이 준 권력이라도 가진 듯이 행동한다.눈앞에서 사람을 죽이지 않았으니 살인이 아닌가.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력을 부여했는가. 어째서 감히 자신들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먹고사는 문제와 직접 연결된 산업생태계는 또 어떤가. 최근 카카오 등 IT 기반의 기업들이 벌이는 온갖 불공정, 착취 행태는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독점화된 거대 플랫폼들이 택시, 배달, 골목상권까지 곳곳을 누비며 약자들 생태계를 집어삼키는 야만의 힘을 보노라면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말이 진리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수많은 궁색한 변명들이 무심하게 어른거린다. 배달, 숙박, 금융, 택시 등 플랫폼 기업들이 기형적으로 급성장하게 된 것은 IT 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치밀한 준비도, 생각도 없었던 정부의 무능과 잘못된 정책 방향이 맞물려 있다.바로 공유경제 이슈로 시끌벅적했던 문재인 정부로 거슬러간다. 당시 가상•증강현실, AI, 생명공학 등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바람이 일었고 정부는 막연한 불안감에 쫒기 듯 공유경제를 강행했다. 실은 공유경제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결국 택시노동자 3명이 연달아 분신자살하는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 새로운 기술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정부가 체계적인 준비도 없이 대표적 IT 기업인 카카오에 의지해 그들이 내세운 공유경제에 힘을 실어 그대로 밀어붙였던 것이다.그런 취약한 기반의 생태계로 어떻게 기술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세계적인 ICT 기업들의 미래형 기술 발전 양상과도 전혀 동떨어져 성장해버린 지금의 문어발식 카카오의 시작지점은 그렇게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삶의 터전이 무너져가고 있던 택시종사자들의 희생만 강요당하고 새로운 생태계로 이행해갈 정부의 지원정책은 전무했다. 상생자금을 출연하도록 유도하는 일도, 충분한 논의의 시간과 과정도 완전히 차단됐다.이것이 약육강식의 생태계가 아니고 무엇인가. 당시에 섬세한 정책조정과 논의가 충분히 진행됐더라면 플랫폼 경제가 이지경이 되었을까? 의욕만 앞섰던 정책결과에 대해 반성하는 이도 없고 그런 무책임한 정부 행정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 약육강식의 토양에서 아이들은 성장을 멈춘다 이런 약육강식 생태계가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이미 시시각각 단골 뉴스가 되어버린 지도층 자녀들의 학교폭력, 입시비리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악랄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그 부모들의 문제 해결 방식들이다. 자신들의 자녀를 악마로 키워낼 생각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누군가의 능력을 방해하고 가로채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현장은 이미 권력 나눠먹기를 훈련하는 훈련장과도 같다. 친구를 이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 구조다. 성공하면 혁명이 될 수 있다는 바로 그 논리다.그렇게 길러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오면 진정한 실력경쟁이 가능할까? 질투와 권모술수로 상대를 눌러 이기는 방식이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 모든 문제의 방향과 중심에 정작 있어야할 인간은 없고 권력을 향한 욕망들만 넘쳐나고 있다.왜 이지경이 되었을까? 눈 뜨면 볼 수밖에 없는 정치권과 정부 행태가 그런 욕망들의 근원지다. 그럼에도 그런 행태에 대항할 마땅한 대항권력을 갖지 못한 우리사회의 무기력한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이미 지속가능성에 제동이 걸린 사회다. 집단자살 사회라는 수식어로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성의 생태적 기반이 출생과 육아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럼에도 50년 후의 인구가 현재의 2/3로 급감할 것임을 예측하면서 해법은 베이비시터. 주택문제 등 눈앞의 단편적 대책에 머물러 있다. 출산•육아 정책은 일하는 부모들과 연결된 문제다. 다음 세대의 생명력까지 소진시키고 있는 지금의 노동 방식을 어떻게 재배치해 육아의 질을 개선해갈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육아기 이후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환경도 중요한 문제다. 즉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는 한 인간이 살아갈 전체 생애를 고민하게 하는 중대한 일이다.그런데 이런 약탈적 사회 생태계는 눈감은 채 또 다시 값싼 이주 노동자들의 열정페이로, 청년들 주택대출과 같은 얄팍한 시각으로 문제를 대하고 있다. 누가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겠는가. ◇ 또 다른 약탈현장인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권력들, 수요자 중심조직으로 거듭나야 그렇다면 이런 약육강식이 점점 더 강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검찰, 법원 등 국가조직들에서 벌어지는 전관예우에 있다. 어이없게도 이행해야할 ‘의무’가 ‘권력’으로 둔갑해버린 기현상의 시작지점이다.LH공사에서 드러났던 전관문제, 이해충돌 등 공공기관들의 해묵은 탈법적 관행들도 충격적이다. 공고한 카르텔을 포기할 생각조차 없는 그들이 금속노조의 고용세습 관행을 비판하는 것을 보면 그 몰염치함에 그저 할 말을 잊는다. 이해충돌 방지의무를 무력화시키는 카르텔 악습과 자기밥그릇 챙기는 모든 관행과 법령을 새롭게 뜯어고치지 않으면 건전한 경쟁 생태계는 살아날 수 없다.국민의 세금이 기반인 모든 조직들은 말 그대로 대국민 행정서비스조직이지 그들끼리 잘 해먹으라고 부여해준 권력조직이 아니다. 검찰, 법원, 의료, 교육, 노동 등 모든 조직의 운영원리가 국민이 주체가 되는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기능으로 거듭나야 한다. 온갖 후진적 특혜를 감싸 안고 있는 국회는 어떤가. 이미 국민의 대표기관이라 할 수도 없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총선을 앞둔 지금 밀실에서 또 다시 국민이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거제 개악을 모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민의를 왜곡시키는 선거제도를 악용해 자기 당에 유리한 쪽으로 수 싸움이나 벌이는 퇴행적 행태에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 사유능력을 상실한 사회에 미래는 없다 지금의 우리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이런 권력집단들을 지켜보는 관객이 아니라 주체들이다. 그리고 방치했던 모든 것들을 꼼꼼히 되짚어보는 주체들의 사유이다. 사유하지 않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들로 정치가 굴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 독일의 친위대이자 홀로코스트 실무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공개재판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자행한 엄청난 악행에 대해 죄의식은커녕 상부의 지시와 명령을 따랐을 뿐이며 당시 법을 성실히 이행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한 인간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개념을 발견한다.우리사회를 둘러싼 모든 제도, 관행, 법령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행동할 때의 그 무의식적 행위들에서 수많은 아이히만들이 탄생한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규율사회의 착취방식을 지나 스스로 효율적 성과를 내리도록 자신을 착취하고 있는 이 시대의 위험성을 말했다. 약육강식 강화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정보기술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지점이다.‘관계’가 아닌 ‘연결’로 대체된 지금의 디지털 사회에서 우리의 무의식적 행위들 뒤에 ITC 기업들의 알고리즘이 작용한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역사에서 기술 권력에 대항할 길항권력이 없을 때 인간이 얼마나 처참해졌는지도 방대한 역사적 사실로써 보여주고 있다(권력과 진보,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김승진역). 그 길항권력을 만들어갈 첫걸음이 바로 사유의 확장이다. 최고 권력자들이 어떤 거짓말을 하든 그저 보호하기 급급한 수많은 아이히만들, 규정된 법체계를 무시하면서까지 권력자의 상명하복을 강요했던 채상병 사건, 이태원 참사, 세계 잼버리대회, LH 순살아파트 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진정 무엇을 사유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악행들은 특별한 의도에서 벌어질 때보다 일상에서 사유가 정지될 때 더 많이 일어난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흐르는 내내 나도 그들도 넋 높고 화면만 바라보았다. 비록 영화 한편의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모처럼 스스로에게 사유할 시간을 허락했다.불과 몇 십 년 전 역사였고 지금도 틈만 나면 고개를 드는 한국사회의 야만적 정치권력의 행태. 잠시 상념에 젖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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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김종권 정책연구소 이음 책임연구원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최근에 우리나라의 인구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22년 신생아 수가 25만 명 아래로 줄어들고 합계출산율 0.78을 기록하면서 ‘인구절벽’이라는 용어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다른 한편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22년 17.4%를 차지했고, 2025년에는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척되면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생산성 저하, 노령인구 부양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성장’과 ‘비용’이라는 경제적 측면에서 (초)고령화 사회를 걱정스레 바라보지만, 기대여명의 증가와 가족구조 변화에 따른 노후의 ‘삶의 질’이라는 과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 ◇ 저출산과 초고령, 위기의 한국사회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여명은 82.7세로 고령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65세 이상 독거노인가구가 197만여 가구로 전체 가구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경제활동도 점점 늘어나 2023년 5월 기준 330만 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의 인구의 11.2%에 달하고 있다. 노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돌봄’의 영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는 크게 늘어나, 2013년 40만 명에서 2022년 100만 명으로 2.5배나 증가했다.돌봄 수요가 증가하면서 돌봄 종사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2010년 47만 3천여 명이던 장기요양요원 수는 2022년 62만 6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노인장기요양급여 대상자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면서 장기요양요원 수급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2027년에는 약 7만 5천 명의 요양보호사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통해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을 통해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국내 거주 외국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요양요원 전문성을 강화하고 인식개선을 위한 지원책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방법이 장기요양요원들이 당면한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장기요양요원의 실태를 연구한 한 보고서는 장기요양요원의 90%를 차지하는 요양보호사의 인력 실태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자격취득자의 20% 정도만이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장롱면허’, 요양보호사 유휴 인력이 80%에나 달한다는 것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족 요양을 위해 취득했지만 가족 요양의 필요가 사라진 경우도 있고, 요양보호사의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돌봄 어르신의 상황 변화 때문에 잠시 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가족의 반대로 인해 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떨어져 있어서 요양현장에 다시 서는 것이 두려워서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로 요양보호사가 겪고 있는 열악한 처우와 떼어놓을 수 없다. ◇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돌봄노동 현재의 장기요양요원들의 처우는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장년층과 여성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결부되어 있다.돌봄 영역이 개인적 영역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비공식적인 돌봄 노동이 공식부문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돌봄노동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생계부양자(bread-earner)-돌봄제공자(care-giver)의 이분법적 분업체계 속에서, 돌봄은 클라우디아 골딘이 말하는 이른 바 ‘탐욕스러운 일자리’를 위해 필수적이면서도 희생적인 영역이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 가족 중 누군가가 약간의 희생을 하면, 다른 누군가가 생계비를 벌어 올 수 있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다만 가족 중 누군가를 가족이 아닌 돌봄 종사자로 바꿔 놓은 것일 뿐, 여전히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부가가치 생산의 바깥에 존재하는 영역인 것이다. 대부분의 가사노동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듯이, 돌봄노동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장기요양요원들은 돌봄수혜자를 위해 단순한 수납정리에서부터 어르신의 신체활동과 건강관리, 더 나아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이해와 소통기술까지 다양한 직무교육을 받는다. 일부 ‘가사일’이 포함되지만, 돌봄은 돌봄수혜자의 신체적 활동과 정서적 안정을 돌보는 영역이다.그러나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돌봄수혜자를 위해 ‘허드렛일’을 하는 영역에 머물러 있다.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인식은 진일보하기는 했지만, 돌봄에 대한 인식의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복지부가 국내 거주 외국인력 도입방안이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이 아니라, 신체·정서적인 안정까지 돌보는 일이 돌봄노동인 까닭이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돌봄수혜자와 ‘타인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돌봄제공자의 관계는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허드렛일’에 종사하는 돌봄제공자는 ‘사회 보험의 당연한 수혜자’인 돌봄수혜자에게 항상 ‘을’이다.때로는 호칭이 그 사람의 직업 위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이 ‘아줌마’, ‘어이’로 명명된다. ‘선생님’이나 ‘요양보호사’ 혹은 ‘요양사’라는 호칭을 요청할 시에는 ‘무슨 선생이냐’는 뒷말이 나오기 일쑤다. 전체 노동시장에서는 남성이 56.7%, 여성이 43.3%를 차지하고 있지만, 돌봄노동시장에서는 남성이 8.7%, 여성이 91.3%를 차지한다.전체 노동시장에서는 평균 연령이 47세지만 돌봄노동을 수행하는 요양보호사의 평균연령은 60세로, 절대 다수가 50~60대 여성들이다.이런 점에서 돌봄 영역은 장년 여성들의 일터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젠더화된 시장이다. 전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2/3 수준이라면, 돌봄노동자의 임금은 여성 노동자 임금의 2/3수준에 있다.임금이 노동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짧은 노동시간에서 비롯된 차이도 있다. 여성 노동자의 주당 평균노동시간이 36시간인데 비해, 요양보호사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0시간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낮은 임금 수준을 짧은 노동시간으로만 설명하게 되면 ‘시간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돌봄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수준은 낮은 시간당 임금에서 비롯된다. 더 큰 문제는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10년을 일한 요양보호사든, 1년을 일한 요양보호사든, 신규로 진입한 요양보호사든 받는 보수는 거의 동일하다. 평균 임금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돌봄경제를 위한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장년층의 경제활동은 편견과 차별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직업위세가 낮을수록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더욱 심하다.장년 남성들의 주된 일자리 중 하나인 경비노동자의 하소연 중의 하나는 ‘나이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비인격적 처우이다. 장년 여성들의 주된 일자리 중 하나인 돌봄노동자의 처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대부분의 하소연이 ‘이 나이에 어디서 일을 할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소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노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돌보는 일이 좋고, 돌봄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지를 느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서울시의 장기요양요원 지원기관인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직무향상과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장기요양요원들의 역량강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이다. 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장년 여성 돌봄노동자들이 ‘돌봄’을 단순한 일자리(job)가 아니라, 지속적인 일자리(career)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복지부와 우리 사회는 돌봄노동자들의 경력에 대한 인정이 매우 야박하다. 국민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장기요양요원의 장기근속수당은 기본적으로 경력에 대한 인정이라기 보다는 수급문제를 위한 수당의 성격이 짙다.그 마저도 제도적 약점 때문에 효과가 약하다. 기관 근속으로 제한되면서 부득이 기관을 옮겨야 하는 장기 경력자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돌봄노동, 여성과 장년층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 정부, 기관, 시민의 인식 개선이 전제되어야만 장기요양요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돌봄은 장기요양요원들의 행복에서 시작하고 돌봄수혜자의 만족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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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박민식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경제산업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23년 10월 21일 자 한 신문은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참상을 이렇게 전했다. “어제 아내 도론이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가자지구 인근 니르오즈 키부츠에 사는 장모님을 뵈러 갔다. 큰애 라즈는 5살, 작은애 아비브는 2살이다. 아침에 아내에게 전화했는데, 집 안에 테러범들이 있다고 했다.나중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비디오를 봤다. 아내와 두 딸, 장모님이 수레 비슷한 데 실려 있었고, 하마스 테러범들이 이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 하마스 쪽에 요청한다. 제발 가족을 해치지 말아달라. 어린아이를, 여성을 해치지 말아달라. 가족 대신 나를 원한다면, 기꺼이 갈 준비가 돼 있다.”(이스라엘 주민 요니 아세르)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리더니 모든 게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아이들은 내 곁에 있었다. 한 명은 내 발 옆에, 또 한 명은 나와 나란히 있었다. 남동생 사베르는 조금 떨어져 있었다. (…) 아이들을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었다.갑자기 사베르의 외침이 들렸다. ‘나 여기 있다’고 외쳤다. 구조대가 내 목소리를 듣고 안정시키고는 나를 덮은 건물 잔해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3시간 정도 걸렸다.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칼레드도 죽었고, 카이스도 죽었도, 마리암도 죽었고, 아세프는 아직 찾지 못했다.”(가자지구 주민 사프린 아부 다카) ◇ 종교전쟁이 아닌 욕망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예측이 힘들다. 잠시의 휴전 후 다시 격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두 민족의 유혈 낭자한 분쟁은 70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전쟁의 명분도 표면적으로는 정당하기 때문에, 멈추기가 힘들다.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의 오랜 터전을 침탈한 이스라엘로부터 다시 정치적 독립을 획득한다는 명분이 있다.이스라엘은 테러와 학살의 위협을 멈추고 안전한 삶의 터전을 마련한다는 명분이다. 근현대사로만 보면 이스라엘이 침입자이나, 서구 역사 전체를 보면 이스라엘 또한 피해자임을 부정할 수 없다. 더 멀리 가보면 성경에도 팔레스타인과 하마스가 등장한다. 성경에 ‘팔레스타인’은 ‘블레셋’으로, ‘하마스’는 ‘하맛’으로 표기되어 있다. “바드루심과 가슬루힘과 갑도림을 낳았더라.가슬루힘에게서 ‘블레셋 Philistim’이 나왔더라”(창10:14). “아르왓 족속과 스말 족속과 ‘하맛 족속 the Hamathite’을 낳았더니 이 후로 가나안 자손의 족속이 흩어져 나아갔더라”(창10:18). “하맛 Hamath’과 아르밧의 신들이 어디 있으며 스발와임과 헤나와 아와의 신들이 어디 있느냐 그들이 사마리아를 내 손에서 건졌느냐”(왕하18:34). 하마스의 이번 공격의 작전명은 ‘알아크사 홍수’였다. 침공 일도 유대교의 안식일인 7일(토요일)이었고, 유대교 7대 명절 중 하나인 초막절 마지막 날이었다. ‘알아크사’는 이슬람 성전산 전체를 가리킨다.현재 성전산은 이슬람이 지배하고 있다. 7~8세기 건축된 ‘알아크사 모스크’와 ‘황금 돔’이 자리하고 있다. 소유권은 요르단에게 있다, 본래는 솔로몬 왕의 성전이 있던 장소다.솔로몬와의 아버지인 다윗왕이 금 육백 세겔로 산 땅이었다. ‘모리아 산’으로도 불리며 아브라함이 이삭을 희생 제사로 바치려 했던 산이다. 그리고 기독교의 예수가 십자가로 처형된 곳이다. 그래서 전쟁의 본질적 배경에 종교적 의미를 두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전쟁을 명분화 하기 위한 정치적 배경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스라엘의 경우, 건국 이념은 유대교에 바탕을 둔 시오니즘이긴 하지만, 건국을 주도한 세력은 정통파 유대교인이나 하레디들이 아닌, 19세기 서구 세속주의 민족 이념에 영향을 받은 유대 민족주의였다.홀로코스트 같은 유대인 대학살과 폭력으로부터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서구 전역에 퍼져있던 유대인들은 18~19세기 계몽주의와 세속주의의 영향을 받아 상당한 숫자가 유대교 신앙을 포기한다.세속화된 유대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다. 금융 부문의 로스차일드 가문, 사상계의 마르크스, 프로이트와 후설.예술 분야의 말러와 모딜리아니. 자연과학 분야의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이들 중 거의 대다수는 유대교 정통을 떠나 있었고, 마르크스나 프로이트의 경우는 그들의 유일신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던진다.지금은 이스라엘인들 중 상당수가 유대교를 믿지 않는다. 이러한 추세는 디아스포라들 사이에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이스라엘 안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지난 70여 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하마스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과의 전쟁들은 종교분쟁을 명분화한 민족 간 영토와 권력 분쟁이었다.정치적·경제적 이권, 그리고 내분을 잠식하고자 하는 정치적 권력자들의 의도가 종교적 배경을 앞세워 무고한 생명의 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집권을 위한 도구이고, 내정 실책을 묻어버리려는 의도가 크다.11-12세기 십자군 전쟁조차도 본연의 동기는 영토와 이권을 위한 전쟁이었다. 맹자는 “춘추무의전(春秋無義戰)”이라 말한다. 의로운 전쟁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모든 전쟁은 불의한 욕망 때문에 일어난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가자지구 하마스 정당 모두 정치적 입지가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잃은 호전적 지도자들의 모습이다.정권 연장의 한 방편으로 전쟁을 선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러하다. 푸틴의 실정과 정권연장의 욕망이 그 원인이다. 욕망의 배경을 조그만 더 설명하자. 하마스의 공격 전, 이스라엘의 관심은 사법제도 재편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정부패로 인한 기소, 장기집권으로 인한 민심의 이반, 연정 구성의 위기, 총리직 상실시 불가피한 구속의 위기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끊임없이 시위가 발생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안보 강화로 정당화했다. 때마침 하마스의 공격이 일어났다.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나눠져 있다. 각 지구를 통치하는 세력은 다르다. 가자지구는 1987년 무슬림형제단으로부터 시작한 하마스가 통치한다. 이들은 이슬람국가 건설이 목표다.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주축이 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를 앞세워 출발했지만, 권력의 부패로 정권 유지의 위기 상태다. 이스라엘과는 우호적이다.두 지구로 분리된 각 통치세력의 존재는 당연한 경쟁 관계가 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하마스가 이스라엘만큼 싫어하는 것이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대표한다고 인정한 서안지구 자치 정부”라며 “하마스가 무리해 보이는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들의 경쟁 관계에서도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한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이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수교로 ‘네옴시티’ 사업 등을 추진하고자 했다.이로 인한 중동 지역의 반발을 차단하기 위해 사우디는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팔레스타인 처우 개선을 수교 조건으로 포함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가 이뤄진다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위상은 완전히 달라진다.국제사회가 인정한 정부로서 자리매김뿐 아니라 경제적 지원까지 가능하다. 부패에도 불가하고 안정적 정권 유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하마스 입장에선 당연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니파 사우디와 경쟁하는 시아파 이란도 마찬가지다. 결국 권력과 욕망의 유지를 위해 전쟁의 방법이 선택되어 버렸다. ◇ 전쟁을 멈출 수는 없는가? 1932년 10월 30일. 아인슈타인이 프로이트에게 편지를 보낸다. 아인슈타인은 ‘인류가 전쟁을 멈추기 위한 방안’에 대해 프로이드와 이야기를 나누길 원했다. 그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국제연맹의 의뢰로 제가 원하는 대로 수신자를 선택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인간은 전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전쟁은 이 시대에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이지만 종결은 요원해 보입니다. 저의 지식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의 깊은 영역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인간 본능에 대해 심오한 지식을 갖고 계신 당신의 답을 듣고 싶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인류를 전쟁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했다. 그 방안으로 국가들 간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국제기구를 만들고 싶어 했다. 국가 권력을 통제하고 조종할 수 있는 국제기구가 있고, 만약 국가들이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 전쟁을 통한 인류 존망의 갈림길에서 더욱 긍정적인 기대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비록 이상적이긴 하나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일말의 기대를 위해 프로이트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권력을 가진 소수의 결정으로 인하여 다수가 겪어야 할 고통의 크기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권력을 가진 자의 욕망을 막을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전쟁의 위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전쟁으로 이익을 보려는 소수의 탐욕, 증오와 파괴를 열망하는 인간의 이상 심리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프로이드는 아인슈타인의 이러한 열망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그는 본능과 지성 두 가지 면에서 전쟁을 멈출 방안이 있을 것이라 답변한다. 프로이드는 소수 권력집단이 전쟁을 유발하는 이유와 다수의 대중이 이에 호응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본능 때문이라 생각했다.이해관계가 부딪힐 때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습성이고, 권력을 장악한 소수는 이러한 이해의 추구를 위해 전쟁을 유발하는 것은 동물적 본능이다. 이러한 파괴본능과 인간 본능은 억제할 수 있으며, 이는 유대감이라는 것이다.마치 폭력조직의 조직 내 유대감이 어떤 다른 사회조직보다 더 크게 작동하는 현상을 통해서 이러한 견해에 동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넘어선 유대감은 가능한가? 프로이드는 ‘사랑’을 하거나 동일한 관심사를 가져 ‘동일화’를 촉진하는 방법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모든 인류가 서로 사랑하거나 동일한 관심사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로이드는 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제안한 것은 바로 ‘성찰된 지성’이다. 프로이드는 아인슈타인에게 되묻는다. “아인슈타인, 당신 역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왜 파괴적인 본능에 흔들리지 않고 권위의 남용에 분노하는가?”이는 “전쟁으로 생명의 권리는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타인을 죽이도록 강제해서도 안 되며, 인류가 만들어 온 문화와 유산을 파괴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성찰된 지성 때문이다”라고 답한 것이다. 즉 전쟁을 멈출 방법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인간 그 자체, 그들의 지성이 구원의 열쇠일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 지성은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한국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정권 간에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최대한 신속하게 효력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하마스 사태를 보며, 우리에게도 위협이 될 북한의 전선 지역 도발 징후에 대한 감시를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구축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을 통한 방어체제를 염두에 두는 듯하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는 하마스 주장에 따르면 6000여 발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는 1만1000문 이상이다. 전술핵도 가졌다고 봐야 한다.북한의 도발 징후를 아무리 감지한다 할지라도 북한의 전면적 공격에 한국형 아이언돔이 어느 만큼 방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단 한 발을 놓치더라도 치명적이다. 인구 2000만 명이 DMZ 100㎞ 이내에 살고 있다. 정말 방어가 가능하다고 믿는가? 북한은 22일 군사정찰위성을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핵무기를 장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진입 기술 확보는 시간문제다.전술핵 공격잠수함 김 군 옥 영웅 함은 자체 건조했다고 밝힌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적 보완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57 도입도 계획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공군 F-22 랩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기종이다. 전쟁을 위한 준비는 거의 임박한 듯하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와 북한에 대한 응징을 변함없이 외치고 있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다.남북관계의 악화로 많은 합의사항은 무력화됐지만, 마지막까지 작동해 왔던 것이 ‘9·19 군사합의’다. 일부 도발 행위가 있음에도 무력 충돌로 가지 않았다. 전투비행과 군사력 투입도 없었다,그러나 우리 군사 당국의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 정지에 대응하여, 급기야 북한도 22일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합의가 무효화되면, 남북한 사이의 긴장은 국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는 ‘전쟁을 막겠다’가 아니라 ‘응징, 보복하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다. 2007년 이후 계속된 봉쇄와 압박은 이스라엘이 상상할 수 없는 군사모험을 감행하게 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말한다.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으면 항복하거나 내부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하마스 사례가 그러하다.”북한도 다르지 않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은 파국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통로가 열렸다.정부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구도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북·중·러 3각 협력을 부추겨 북한의 생존 공간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다…. 이스라엘 사태는 지도자의 독선과 오만이 국민의 희생을 불렀다. 한국 정부는 그런 과오를 답습하면 안 된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드러난 욕망의 그늘이 우리나라에 비쳐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찰된 지성은 사라지고 욕망만이 남은 우리나라 정치의 끝자락에, 가자지구의 비명이 귓가에 와 닿는다.다음 세대의 희망을 위해, 아인슈타인이 프로이드에 던진 질문과 대답, 그 대답을 찾을 수 있는 성찰된 지성의 지도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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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윤호창 상임이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행복’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철학도, 정치도, 경제도 결국 개개인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에피쿠르스나 제레미 벤담처럼 행복을 자기 철학의 주요 화두로 가져간 철학자들은 많았지만, 행복은 주관적 요소가 강해 사회정책이나 국가운영의 철학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성장과 번영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장경제를 전면화시켰지만, 대다수 개인들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제적인 성장과 물질적인 번영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의 행복감은 증진되지 않았고 오히려 풍요속의 빈곤과 불행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느낀 국가에서는 ‘행복’을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시민들의 행복을 측정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해왔다.금세기에 들어 이런 활동은 더욱 활성화되었고, 2012년부터는 UN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을 정하고,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순위를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이제 10년을 넘긴 국가별 행복도 조사에서 언제나 1,2등을 다툰 나라는 덴마크와 핀란드였다.덴마크와 핀란드가 각각 5번씩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와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5개국(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는 항상 10위안에 랭크되었다. 대한민국은 거의 60위 안팎으로 중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 북유럽이 행복사회가 된 까닭은? 지난 10년간의 검증활동을 통해 보편적 복지국가가 시민들을 행복의 길로 이끄는 지름길임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북유럽이 복지국가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1921년부터 76년까지 4년을 제외하고 50년 이상을 연속 집권한 스웨덴 사민당의 역할을 꼽지 않을 수 없다.스웨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사회의 시스템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세대 이상 일관된 노력을 보여야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스웨덴 사민당의 성공적인 활동이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북유럽 복지국가 모형인 노르딕 모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민혁명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단명은 두고두고 역사의 회한으로 남을 것 같다. 87년의 6공화국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보수와 개혁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사회는 분열되고 국력은 소진해가고 있다.국가의 비전,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사라진 오늘날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이후에 20년·30년집권을 운운했지만, 준비도 실력도 자세도 되어 있지 않았다. 북유럽의 노르딕 모델을 만든 것은 스웨덴 사민당과 탁월한 정치가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수 백년간 북유럽에 흐르고 있던 문화가 있었기에 사실 가능한 일이었다.저변에 흐르는 문화적 코드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북유럽 읽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북유럽의 문화코드를 읽기 위해서는 덴마크에서 출발한 그룬트비의 민중교육사상과 사회적 실천으로 나타난 협동조합을 봐야 한다. 덴마크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유틀란드 반도의 영토를 잃고 약소국으로 전락하자, 그룬트비는 덴마크 사회와 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지적했다. 소수의 엘리트를 지향하는 귀족적이고 허구적인 교육이 아니라, 민중의 삶에 기초한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을 주장하고 평민들의 연대와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제안했다.당시 위기의식에 놓여 있었던 덴마크 사회는 이에 호응했고 인근의 북유럽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오늘 북유럽을 만든 보다 근원적인 힘은 평민교육과 협동조합에 있다고 볼 수 있다.물론 역사를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공평한 분배를 강조했던 바이킹의 문화와 신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던 루터교가 북유럽에 자리잡은 것도 한몫 했다.이런 역사적인, 문화적인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을 20세기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말로 북유럽의 평민문화를 설명했다. 얀테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2.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4.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5.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7.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8. 남들을 비웃지 마라.9.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10.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얀테의 법칙이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을 지향하는 문화가 저변에 흐르고 있었기에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사회민주주의, 보편적 복지국가가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크게 흔들림이 없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만명의 자유 vs 만인의 자유 북유럽 모델을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한국 사회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역사문화와 정치경제적 환경들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수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수입 자체를 완강하게 저항하는 세력들이 많기도 하지만. 우리는 북유럽 모델을 참고하면서 우리 토양에 맞는 실질적인 모델을 실험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난주에 수능이 끝났지만 한국사회를 망칠 주범으로 교육을 꼽는 이들이 많다.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으로는 지금이나 다가올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는 어렵다.흔히 한국의 교육을 19세기 교육관료들이, 20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전면적인 전환이 없이는 우물안 개구리들만 키우거나, 알지도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는 열탕 속 개구리 꼴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것도 마찬가가지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많은, 기존의 대의제로 선출된 권력엘리트들에게 담대한 미래 비젼과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 백년하청에 가깝다.비단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엘리트 대의권력의 해악은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 부상하는 것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정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사회의 정치는 해악 정도가 좀더 심할 뿐이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나 아일랜드의 시민의회가 같은 정치실험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가 제대로 된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만명만 자유롭고, 만인은 불행한 사회’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말만 하면 수십 번씩 자유를 언급하고 많은 이들이 비판하지만, 필자는 그의 자유론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패밀리들이 속한 만명의 자유론이기 때무이다.개인으로서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한 국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차마 가져야 할 자유론이 아니다. 대통령은 만명이 아닌 만인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비젼을 제시하고, 국가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사회가 시도해야 할 것들 –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만든 힘은 소수의 정치엘리트가 아니라, 평민학교·민중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보통의 시민들이 만들어간 것이라 봐야 한다.물론 타게 엘란데르, 올로프 팔메 같은 탁월한 정치가들이 화룡점정의 역할을 했지만, 위대한 평민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북유럽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평민들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행여나’ 해서 기대하지만, ‘역시나’ 하는 행태를 수 십 년간 되풀이 해왔다. 대통령도, 좌우파를 막론하고 선출된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언제나 역시나였다.북유럽을 통해 배울 핵심적인 것은 얀테의 문화 속에 스며있는 ‘자유로운 개인, 평등한 만인’의 정신과 보통의 시민들이 이를 실천하고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다. 마을대학협동조합,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지역정당네트워크, 전국민회와 같은 뜻있는 개인, 단체들이 ‘마을대학, 지역정당, 시민의회’란 화두로 걸고 풀뿌리 지역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기대할 만한 것이 없거나 마음 둘 만한 곳이 없는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부터 시작해볼 만한 일이다. 왜냐면 복지국가, 행복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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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백혜숙 전)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의 후퇴를 불러일으킨다. 신자유주의는 정부 개입 및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여 복지 제도와 정책을 축소시켜 불평등 및 사회적 격차의 확대, 공공영역의 복지시스템 중단 등 다양한 국가적 문제를 유발한다.따라서 신자유주의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하고 사회불안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부유한 나라이지만, 올해 발표된 한국의 행복지수는 전 세계 137개 국가 가운데 57위,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4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한마디로 ‘성공한 나라 우울한 국민’으로 고착되는 듯하다. ◇ 복지국가 후퇴 유발하는 신자유주의 정부 세입 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집권하자마자 대규모 감세정책에 집중했다. 2024년 국세 감면액은 국세 수입 총액의 16.3%인 77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또한 조세 부담률을 2022년 23%대에서 20%대로 줄이고 있다. 건전재정이라는 미명하에 윤석열 정부는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방기하며 세금도 줄이고 재정지출도 축소하는 무책임 재정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민생과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지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조세정책으로 공정하게 세금을 걷어 소득재분배를 하는 것이다.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2017년)에 따르면, 소득재분배(시장소득 지니계수-가처분소득 지니계수) 정도가 개선되면 경제성장률도 함께 오른다. 구체적으로, 소득재분배 정도가 1포인트 개선되면 경제성장률이 0.10%포인트 정도 상승한다고 했다. 한국 조세 경쟁력은 OECD 38개 국가 중 23위로 하위 수준이고, 노인 인구 1천만 시대에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를 달성했다.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란 프레임을 앞세워 뒤로는 부자 감세와 정부 역할을 축소하는 한편, 민생과 복지예산을 줄이며 불평등 완화를 위한 복지영역을 후퇴시키고 있다.투명한 데이터에 기초하여 공정하게 적정세금을 부담시키고 이를 보편적 복지에 지출하는 게 건전재정 정책 아니겠나. 그런 정책을 펼쳐야 우리 사회의 불평등 및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공정세금-보편복지 정책은 기후위기, 사회불안, 식량안보, 저출생, 고령화 등의 국가 현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된다. ◇ 불평등과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최악의 수출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곤두박질쳐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 적자 가구가 작년보다 82만 가구나 증가했다. 최하위 저소득층 20%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중이 62.3%로, 5.1%포인트나 급증했다. 분배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푸는 해법은 소득재분배와 복지안전망의 확충에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한 사회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한다.정부는 지난여름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살인 예고와 흉기 난동 등에 대응한답시고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곳곳에 배치했다. 서현역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하지만 왜 우리 사회에 이렇듯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등장했을까? 왜 세기말적 불안과 공포가 싹튼 것인가. 진지하게 들여다보자. 사회가 건강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병리 현상 아닌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사회불안 요소가 독버섯처럼 자라게 된다. 경찰특공대와 장갑차의 출현은 공포를 조장한다.이런 행태는 육상 보관이라는 해법이 있음에도,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의 해양투기를 강행한 일본의 짓거리와 닮았다. 핵 기지국이 되려는 일본의 시나리오처럼 공멸의 길로 가는 위험을 대량 생산하는 짓과 하등 다른 게 없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편 가르기 신냉전체제에서 사회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게 윤석열 정부다. 실패한 외교정책의 후과가 심히 우려된다. 동맹과 경제를 분리해야 함에도 동맹과 경제를 하나로 묶어버렸다.한・미・일 동맹을 한・미・일 경제화시킨 것이다. 수출 주도의 경제 구조가 고착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내 편 네 편이 어떻게 수출 경제를 뒷받침하겠는가. 편 가름은 질곡으로 작용할 뿐이다.게다가 기후위기가 일상화되었다. 기상이변이 재난으로 닥쳐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가 경제가 추락하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형편이다.저성장 흐름이 지속되어 민생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시대와 역사에 거침없이 역행하는 게 윤석열 정부다. 기형적으로 잘못 태어난 신자유주의 윤석열 정권은 한・미・일 동맹에 기대어 호가호위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2022년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2021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의 부자가 자산의 58.5%, 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하위 50%는 자산을 5.6%만 가지고 있다.또한 탄소 배출에 있어서도 2019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54.5톤을 배출할 때 하위 50%는 6.6톤을 배출하는 매우 불평등한 구조를 보인다.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서 상위 10%는 하위 50%의 삶을 알고 있을까?얼마 전 한덕수 국무총리는 4,800원인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쯤 되지 않았냐”고 해서 뭇사람을 ‘웃프게’ 만들었다. 불평등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하므로 서로 소통하지 않게 되고 서로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결국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망가뜨린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한겨레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불평등의 대가, 누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기조세션3 강연에서 미국 유씨(UC) 버클리대 가브리엘 쥐크만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소수에게 집중된 소득과 부의 힘은 정치적 힘의 집중을 의미하며 소득과 부가 커질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예산 배분과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도 커지므로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원칙까지 훼손할 수 있다.소득과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었다는 것은 다수에게 공평하지 못한 성장을 한 것이며 다수의 몫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또한 불평등은 혁신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분배 및 조세정책 실패로 커진 불평등은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공재 확충 등 공적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 ◇ 다중위기 시대, 대량 생산되는 위험 인류와 지구에 대한 명백한 범죄인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인간이 만들어 낸 위기, 즉 ‘생산된 위험’으로 진화하고 있다.2022년 원전 오염수의 장기간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는 질병관리청의 연구보고서, 2023년 원전 오염수가 생태계에 위협이 된다는 해양수산부 연구보고서는 정책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2023년 10월 5일 시작된 2차 해양투기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4번이나 높게 나왔는데, 일본은 문제없다며 11월 2일 3차 해양투기를 강행했다. 해양환경 및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위험은 대량 생산될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산 식품 수출을 위한 돌파구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활용하고 있다. CPTPP 핵심 국가는 일본이다. 완전 개방에 가까운 CPTPP 회원국 평균 관세 철폐율은 약 96%로, 다른 자유무역협정에 비해 높다.2023년 3월, CPTPP 12번째 회원국인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 독자적인 무역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해법으로 CPTPP를 선택했다. 그래서 후쿠시마 등 9개 현의 식품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의무화했던 수입 규제를 6월 말에 철폐했다.대만은 2021년 9월 CPTPP 가입을 신청했고, 2022년 2월에 후쿠시마를 포함한 5개 현의 식품 수입을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20%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CPTPP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주요 곡물 생산국의 기상악화나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국제 곡물 가격은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지표 ‘엥겔지수’는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낮아지기 마련인데, 우리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국제곡물가 상승, 경기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식료품 가격이 올랐고, 실직자들이 늘어나 엥겔지수가 높아졌다. 2022년 기준, 소득 상위 20% 가구는 식료품비 지출이 전체 지출액 대비 12% 이하인데 반해, 소득 하위 20% 가구는 식료품에 21.4%를 지출했다. 향후 엥겔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고금리 정책 등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시대 철학은 생태적 복지국가다 생태적이란 생물이 살아가는 생활 상태와 관련 있는 것을 말하며, 복지는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생태도시는 사람과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도시를 말한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도시를 국가로 확장하면, 환경친화적인 사회복지 시스템이 작동되는 국가를 생태적 복지국가로 이해할 수 있다.또한 세계적인 글로컬라이제이션 흐름, 국내 저성장 경제 구조가 장기화하는 국내외 정세에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식량위기 등을 반영한 생물 지역 거버넌스(인간만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를 책임지는 통치)를 실현하는 복지국가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엔농민권리선언」 중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생태・친환경농업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을 권리를 농민이 누릴 수 있도록 사회보장 시스템이 운영되는 국가가 생태적 복지국가다.농민이 공익적인 농사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를 인정하고, 농민이 창출한 가치만큼 보상을 하는 것이다. 스위스의 국민 대부분은 농촌 유지, 안전한 먹거리 생산, 생태환경 보전 등 국토 및 농산물 가치를 높이는 농민에게는 경제적 보상이 뒤따라야 하고, 농민 삶의 질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스위스 농업정책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발굴하고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개발과 제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생태적 복지국가에서 도시라는 공간, 그리고 도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복지는 농촌 공간 및 농민과 연결되고 확장되어 나타난다. 공공의료에 이은 공공식료(食療) 시스템으로 농민의 권리 및 도시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먹거리로 농민 복지와 도시민 복지를 연결하는 공공식료 시스템 관리통합 플랫폼이 구축되고, 가락시장을 포함한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은 농민의 가격 결정권을 존중하여 계약재배된 식재료를 공급하는 물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복지 재원은 우선 총량부터 부족하다. 복지 예산과 지출 자체가 적은 것이다. 그럼 어떻게 생태적 복지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탄소를 줄인 만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탄소 화폐를 도입하면 된다. 농촌에서는 경축순환농업체계를 마을 단위로 구축한다. 공동자원화 설비를 갖추고 축산 분뇨를 퇴비 액비로 만들어 경종 농가에 지원하고, 경종 농가는 이를 조사료 재배에 사용하고, 재배된 조사료는 다시 축산농가에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농가에는 탄소 배출권을 지급한다. 공공에서는 생산・유통・소비의 전 부문을 아우르는 농업(생태) 분야 전문 탄소 거래 시장을 설치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곳에서 탄소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고, 스위스처럼 농민과 농촌에 탄소 배당을 할 수 있게 된다. 도시에서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접근성을 강화해 먹거리 기본권이 보장되는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및 지역 내 직거래 유통 체계가 활성화된다. 이런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공동체 지원 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이다.농민이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소비자(공동체)가 농산물의 대가를 미리 지급하고 수확기에 농산물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탄소 화폐가 지급된다. 도시와 농촌은 다시 농업과 복지가 결합된 ‘케어 팜(Care Farm)’으로 이어진다. 케어 팜은 사회적 돌봄을 농장에서 실현하는 치유 농업 형태의 복지 시스템이다. 네덜란드의 케어 팜은 여러 기관(정부, 판매처, 복지기관, 의료기관, 지역공동체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촘촘한 시스템 덕분에 탄탄하게 운영된다. 탄소 화폐를 매개로 생산-유통-소비-폐기-치유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공공식료 시스템은 생태적 복지국가의 초석이다.‘국가는 국민의 집’이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세계적 복지국가로 자리매김한 스웨덴처럼 굶는 사람이 없도록, 누구나 맘 편히 건강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의 밥상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식료 시스템의 핵심이다.국민 밥상을 책임지는 공공식료 시스템이 작동되는 생태적 복지국가는 기후위기・식량위기의 시대 철학을 반영한 국가 경영전략이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그리는 선도적 국가경영 전문가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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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재 부동산학 박사/세대별 주거전략연구소 소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지난 5월 전세사기에 관한 기고문 이후 5개월이 지난 최근 또 다시 수원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하였다. 정부의 각종 대책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 진다.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서 과감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전세사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 주위를 맴돌 것이다. 어설픈 대책이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을 무디게 하고 불필요한 내성만 키운다. ◇ 전세사기, 주거 빈곤 계층의 생성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전통적인 주거취약계층으로써 피해를 당하는 즉시 주거 빈곤계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또한 이들이 마련한 전세금의 대부분은 자기자본이 아닌 가족이나 친지의 도움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금융기관으로 빌린 타인자본으로써 부채상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다.피해자의 대다수가 청년들로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사회에 미치는 충격과 악영향은 장기적이고 후유증이 또한 예상을 뛰어 넘을 것이다.희망을 품고 열정을 쏟아야 할 미래의 시간들이 한 순간의 봉변에 의해 자신을 책망하고 사회를 원망하면서 국가를 불신하는 상황들이 크고 작은 사회문제가 생길 때마다 함께 누적되면서 확대될 것이다. 필자의 진단으로 전세사기의 근본적인 문제는 급격한 시장상황에 따라 보증금 제도의 허술한 상황을 사악한 자들이 헤집고 들어와 범죄행각을 벌이는 것이 본질임에도 정부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지난 5월에 제시한 대안에 대해 핵심적인 부분을 다시 상기해 본다. 일정 금액이하의 전세 계약(예시: 3억 원)시에는 전세 보증금액을 일정비율(예시 : 60%)로 제한해야 한다.감액된 보증금액(예시금액 3억 원의 40%인 1억 2천만 원))은 관련 법 규정에 따라 보증금의 월세 전환율에 따라 월세로 지불하게 한다. 즉, 일정금액(3억원) 이하의 전세계약에서는 100% 전세 보증금을 60% 전세 보증금으로 제한하고 기존의 40%에 해당하는 보증금은 월세로 받게 하는 소위 ‘반전세’계약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이견도 충분히 예상된다. 가장 큰 논쟁거리가 세입자의 월세 부담 증가와 임대인의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주장일 것이다.여기에 대해 반박하면, 현재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전세지원금을 월세로 대체하여 지원된다고 생각하면 임차인의 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마련해야 할 전세 대출금 규모가 줄어드는 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줄어드는 전세지원 대출금으로 통화량이 축소되고 물가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이 밖의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순기능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이다. 솔직히 과거 전세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정부의 거침없고 대대적인 청년전세자금 지원 때문이라는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그리고 임대인의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약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주택임대차보호법령 등 많은 법조문을 통해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이 존재하며 보증금이 채무의 성격을 고려할 때 채무를 사전에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한 아침 방송에서 어떤 진행자가 전세사기에 대한 방안으로 전세보증금 전액을 강제로 예탁시키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비하면 필자 안이 훨씬 더 실효적이다.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다면, 전세 보증금의 일부(예시: 40-50%)를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가령 보증금이 3억 원의 전세의 경우, 2억 원은 현행대로 현금으로 임대인이 현금으로 받고 1억 원은 보증보험 증권으로 대신하는 것이다.지금도 유사하게 보이는 제도가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이다. 하지만 필자의 제안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HUG의 전세보증보험은 보증금 전액을 현금으로 임대인에게 지급한 후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불이행시에 주택보증보험공사가 대신해서 보증금을 반환을 주는 것이다.처음부터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50~60% 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보증보험증권으로 지급하는 것과 확실히 구분된다. 제안의 실행단계에서 임대인은 일부 월세를 부가할 수 있고 보증보험증권 발급 수수료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만 큰 비중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세사기 등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올해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지난해 보다 7배 증가한 1조 3281억 원이며 올해 말 순손실 예상액은 3조 4천억으로 예상된다고 한다.현 전세제도는 공공기관까지 관여하여 국고 손실을 입히는 주된 원인이 되었으며 과다 하게 전세가격을 평가하였다는 이유로 다수의 감정평가사가 징계를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현 전세제도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되는 보다 분명한 이유이다. ◇ 새로운 주거 빈곤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는 주택 소유 노인들 전통적인 주거 빈곤층은 전세사기 피해자처럼 여러 이유로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주거환경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인 좋은 주거환경을 갖춘 지역에서 반듯한 주택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주택이 있음으로 해서 실질적으로 비곤한 삶을 살아야 하는 계층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소득 없이 높은 가격의 집만 소유한 노인세대들의 이야기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상황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폭락의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아직도 일정 수요가 남아있는 주택시장을 제외한다면 상업용, 공업용, 사무용 부동산 시장은 분명히 하락하고 있으며 이들 시장 간에 영향관계를 고려할 때 곧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시간의 문제이다.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었는데 주택가격이 즉각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 아마도 하락하면 절대 안 되는 이해관계자들이 합심하여 온 힘을 다해 가격하락에 대한 방어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이런 저런 이유로 폭등시기에 올라간 주택의 가격(특히 공시가격)은 좀처럼 현재의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는데 있어 시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의 책임을 물어 현 정부는 부동산 세금정책에 있어서는 매우 온건한 방향으로 조세정책을 전환하였지만 개별 가계가 체감하는 부동산 조세부담은 적지 않다.특히,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노인계층에 있어서 집 소유로 인한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외형적으로는 중산층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실지 주거로 인한 빈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전통적인 주거 빈민층과 달리 이들을 ‘신 주거 빈민층’으로 표현하고 싶다. 주택을 소유하기 때문에 빈곤계층으로 분류되는 점에서 전통적인 주거 빈민계층과 매우 대조적이다. 초고령 사회가 진행되고 경제상황이 팍팍해지면서 이러한 노인들의 주거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집값 폭등 현상이 쓸고 간 예상하지 못한 여파이다. 상황을 좀 더 구체화 해보자.대략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4~5인 가족이 함께 거주하던 널찍한 주거공간에 이제는 노인부부 내지 홀로 남겨진 노인 한 사람만이 남았다. 간단한 청소조차 힘겨운 공간은 이전과는 달리 사용하지 않은 방의 보일러를 잠글 수밖에 없다.아파트 가격이 두 세배가 올랐다는 주변의 부러움도 잠시 뿐 아파트 관리비도 오르고 주택 세금도 그 옛날처럼 가볍지 않다. 집을 유지하기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 명의의 주택의 세금문제를 자식들에게 부담시키고 싶지는 않다.그래서 이미 오래 전에 노후대비 비상금을 조금씩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눈치 빠른 자식들은 그래도 말로는 ‘사시는 동안 맘껏 쓰시라’고는 하지만 별 도움이 안 된다. 부모로서 마지막 자존심이면서 그래도 집 한 채라도 온전히 물려주고픈 부모의 마음으로 그냥 하루하루를 버틴다.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평균적인 주택소유 노인의 삶을 묘사해 보았다. 다소 감상적이고 냉소적인 표현이 있을지라도 이런 상황의 노인세대는 지천이다. 그런데 국가는 이런 노인들을 중산층으로 구분하여 각종 노인복지정책에서 제외하고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67개 행정제도의 기초자료로 사용된다고 하니 부동산이 얼마나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인지는 집을 소유한다는 이유 때문에 제외될 경우에는 확실히 체감된다. 주택을 소유하기 때문에 여생을 빈곤하게 살아야 하는 비애는 한 개인의 결단만으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변화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유난히 주택소유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의식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영역이 되었기 때문이다.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게 우리나라에도 일부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다른 생계수단이 별로 없지만 집은 소유하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에서는 ‘주택연금’이란 역모기지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신청자격은 주택가격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12억 원 이하이어야 한다.지금처럼 주택가격이 급등한 서울의 경우에는 매우 제한적이지 않을 수 없다. 주택금융공사가 만들어진지 20년이 지난 현재 점차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급등한 주택가격 상황에서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직접적인 주택세금도 문제이지만 연동되는 건강보험료와 관리비 부담도 적지 않다. 노인은 주택을 소유함으로 인해 국가가 지급하는 노인복지수당 등 각종 혜택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노인들의 입장에서 경제적 빈곤화와 더불어 심리적 박탈을 불러오게 만든다.그렇다면 집을 소유한 노인들의 주거문제 및 주거복지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까?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첫째, 노인들의 주택과 관련한 여생에 대한 가치관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 즉, 자신은 온갖 고생을 감수하면서 주택을 자식들에게 온전히 물려줄 생각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높아진 집값 덕분에 보금자리 수준을 넘어서는 막대한 부의 또 다른 이름인 주택을 자식에 물려준다고 해서 자식의 삶이 순간은 모르겠지만 결코 영원히 행복해진다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행동이 자식의 능력과 의지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염려해야 한다.노인정이나 만나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상의해 보면 십중팔구는 비슷한 얘기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자식들이 둘 이상이라면, 부모의 재산문제로 생전에 명확히 법적으로 정리해 놓더라도 상상하기 싫은 자식들 간의 다툼을 예상해야 한다.그래서 노인들은 앞으로는 생전에 주택문제로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주거형태와 주택을 맞게 바꾸어서 쓸 만큼 충분히 쓰고 아프면 좋은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노년의 삶을 편안하게 보내기를 고민하고 힘써야 한다.역모기지 같은 제도와 여러 대안들에 대해 공부하고 찾아다녀야 한다. 그리고 생각과 계획의 구체화를 위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 자신의 지금과 미래의 삶에 어울리는 지도 냉철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이런 과정에서 아마도 가장 핵심적인 사항으로 주택의 크기와 위치가 문제가 될 것이다. 주택의 크기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 할 것이고 위치(입지)도 상당부분 애매할 수 있을 것이다.결론적으로는 지금의 집을 팔아서 노인의 삶에 맞는 크기로 줄여나가고 새로운 주택의 위치도 주된 활동 지역이나 병원 같은 노년생활에 필요한 시설로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이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여러 사례들을 통해 생각해 보면, 노인층일수록 도심에 거주하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아마도 역세권과 같은 대중교통(특히, 지하철)이 있어 이동이 원활한 지역에 사이즈가 작은 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합당할 것 같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문제인 기존 주택의 매각으로 인한 차액의 관리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관리 면에서 핵심어는 ‘안전성’과 원칙적으로 ‘임의 해지 불가’의 금융상품 내용이 되어야 한다. 이 상품을 통해 노인들은 생존 시까지 매월 생활비조로 일정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둘째, 이제는 정부 등 공적기관의 역할이다. 노인의 변화된 주택계획에 맞춰 새로운 제도와 관련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의 주택금융공사의 역모기지 상품에 기초하여 변화된 노인 주택시장 상황을 적극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개선의 핵심으로 대상자를 집을 소유하고 있는 노인 전체를 원칙적 대상자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역모기지 방식이 매월 고정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개선방향에는 병원비와 같은 큰 목돈이 들어갈 경우를 상정하여 필요시 지급금액을 달리하는 금융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특히, 기존의 노인주택의 매각 차액금의 은행 위탁상품에 대한 임의해지 금지라는 취지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병원비와 같은 목돈은 은행에서 직접 병원으로 지급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즉, 정부는 노인들의 주택 매각 차액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기획해서 출시해야 한다. ‘노인특별금융상품’으로 명명하여 기금형태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인주택 문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려면 주택산업에도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다. 30평대의 아파트를 팔아서 10평~15평대의 작은 평수의 소위 ‘노인특화주택’으로의 이주바람이 불 것이다.지역적으로는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건립되어야 맞다. 이들 거점지역에는 노인계층의 집단거주 상황을 고려하여 긴급 요양 및 의료체계가 부대시설로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현재는 역세권 활용으로 청년주택 건설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노인특화주택 건설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인들이 매각한 기존의 아파트는 새로운 민간공급주택으로 기능하여 주택시장에 매물로 공급될 것이다.이들 공급물량은 자녀를 양육하고 사회활동을 왕성히 수행해야 할 기성세대의 수요로 채울 것이며 대규모 신도시 개발형태의 공공주택 건설의 공급형태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 저출산은 이민을 낳고 이민은 주거 빈민을 낳는다 주거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정권의 성격을 따지지 않고 자주 방문하여 해답을 찾으려는 국가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이다.우리나라 서울시 면적보다 조금 큰 국토면적에 총 거주인구는 2023년 6월 기준하여, 592만 명으로 작은 나라이지만 국민들의 주거복지 수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알려져 있다. 주거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대체적으로 자가 소유 비율, 공공임대주택 공급 비율, 민간임대주택 공급 비율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공적시스템에 의해 지원되는 자가 소유비율이 매우 높고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한편,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필수적인 기본적인 주거문제는 인종이나 국적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한 국가 내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그렇지만 현실에서 거의 모든 국가가 자국민과 비자국민을 주거문제에 있어서는 차별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 국가와 복지가 제대로 갖추어진 사회일수록 그 간극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주거복지 최상의 선진국 싱가포르의 경우는 어떨까? 전체 인구의 61%인 361만 명이 국민이고 나머지 39%인 231만 명은 외국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국인 중에서 영주권자인 54만 명과 국민을 합한 415만 명을 전체 거주인구에서 제외하면 177만 명이 외국인 노동자에 해당된다고 예상할 수 있다.이들 외국인 노동자의 주거문제는 주택관련 통계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 국민들의 주택 보급율이 90% 이상이지만 실제 거주 전체 인구의 29.8%에 해당하는 177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의 주거실태는 자국민의 그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열악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거정책 모범국가 싱가포르의 어두운 이면이다. 최근 들어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2년 11월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이 213만 4천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우리나라 총인구(5,173만여 명)대비 4.1%를 기록했다. 이들 외국인의 59.8%인 127만 5천여 명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는 20%(42만 6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서울에만 42만6000여 개의 주거공간을 외국인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거실태는 어떠할까?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싱가포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독주택의 비율이 더 많은 서울은 주거난맥 상황이 더할 것이 추정된다. 지옥고(지하실,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 새로운 주거빈곤층을 위한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을 흔히 국가의 위상을 표상하는 지표로 GDP(국내 총생산), 1인당 GNP(1인당 국민소득) 등의 수치가 거론된다. 여기에는 인간의 기본 삶을 위한 ‘먹고, 입고, 잠자기’와 같은 기초적인 항목은 당연히 문제가 없음을 전제로 할 때 의미를 가진다.기본이 빠진 상황에서 다른 어떤 현란한 수치들은 필수적인 항목에서 과락이 발생한 것과 유사하다. 세계 10대 강국반열에 올랐음을 자부하는 수도 서울에 공식 용어로 ‘비주택’이 존재한다.주택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주거로서 거주하고 있는 공간을 말한다. 어째서 정부는 ‘비주택’에 국민들과 사람들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절박한 심정으로 해결의 의지가 없는지 항상 궁금하다. 우리사회 고질병의 한 가지로 큰 사건이 생길 때마다 되풀이되는 단골 구호가 있다. ‘재발방지’ 라는 말이다. 예전에 어떤 정치인이 ‘나 같은 불행한 군인은 다시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라고 하면서 자신의 후임으로 군인출신을 적극 옹립하였던 모순된 행동처럼 ‘재발방지’라고 말하는 정부 책임자는 없었으면 한다.주택과 주거문제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항상 정부는 주택문제 해결 수단으로 주택조세 정책카드를 꺼내곤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발상은 돈이면 뭐든 다 해결된다는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관료의 서랍 안에 들어있는 뻔한 주택정책이 아닌 창의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주택과 주거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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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강서구 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되었지만,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다. 진교훈 후보의 당선으로 강서구 구민들이 승리한 것은 분명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 당의 패배라는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 강서구청장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민주당의 승리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선거 전(前)에도 또 선거가 끝난 지금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진교훈 후보의 득표율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의 방법과 조사 대상의 차이는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 국민의 힘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비슷하거나 오차범위 이내에 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를 자신의 승리로 생각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를 경계해야 하고, 떨어지는 낙엽도 철모쓰고 맞는다는 제대 말년 병장의 몸조심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는 확실한 것은, 민주당이 앞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얻었다는 것 뿐이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또 강서구 보궐선거 이겼다고 해서 민주당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정권을 내어주어서 죽지 않아도 될 159명이 이태원에서 희생되었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해서 대낮에 청주의 지하차도에서 수 십 명이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수장(水葬)을 당했다고 원망하는 국민들도 보듬어야 한다.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아서 여전히 집값은 오르고, 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다. 2찍들에게 책임을 묻고 윤석렬 정부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국민들의 상처가 너무 크고, 피해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듯이, 민주당이 잘못해서 정권을 내주었고, 그 때문에 국민들이 고생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을 불식시킬 구체적인 전략없이, 내년 총선을 치루는 것은 힘들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까지 찾을 수 없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을 그대로 하다가는 내년 총선은 물론, 이어지는 대선에서의 답도 정해져 있다. 참패(慘敗)하거나 잘해야 석패(惜敗)가 될 것이라고 본다면 너무 심한 것일까?냉철한 공천과 치밀한 선거 전략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를 살기기 위한 각종 법안과 정책을 배치하는 등 총선을 넘어, ‘26년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27년 대통령선거를 관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윤석열의 실패에 기대서는 미래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사상 최악의 실정(失政)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는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정치적 의도로 무리하게 발급된 구속영장이 마침내 기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감도는 그리 좋아지지 않고 있다. 9.19 군사 합의의 일방적 파기를 언급하는 등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지원으로 앞으로 러시아와 할 수 있는 통상과 협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말도 않되는 대북정책과 외교 정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반등의 조짐이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내심 기대하던 반사이익은 없었다. 윤석열의 실정으로 반사이득을 얻을 거라는 기대는 깨끗이 버려야 한다.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그리고 윤석렬 정부의 실패가 앞으로도 계속되지도 않을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로 정신을 차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의 의원들과 이번 선거 패배를 기회로 삼아 당내 투쟁을 할 것이다. 김 행 여가부 장관 후보를 사퇴시켰듯이, 이준석과 유승민도 끌어안고 수도권에 청년 인재를 대거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집권 여당이 더 이상 자살골을 넣고 있을 바보들도 아니다.용와대와 국민의 힘 지도부가 바뀌지 않으려고 해도, 내년 선거의 위기감이 그동안 입 닫고 눈치 보고 있던 보수 세력들의 목소리들을 현실 공간으로 불러낼 것이다. 이미 하태경 의원이 해운대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적어도 변신에 관한 한 국힘당은 대학생이고 민주당은 초딩 수준이다. 황교안이 이끌었던 태극기 국힘당을 대선을 앞두고 오세훈, 이준석, 윤석열의 당으로 변신했듯이, 국민의 힘 당은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면 또 다시 신비한 변신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 이재명 대표가 안동에서 출마하라 무엇을 해야 내년 총선에서 이길수 있을 것인가? 또 민주당은 남은 6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먼저,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다.당 대표부터 의원들까지 “기득권 내려놓기 대회”를 해야 한다. 험지로, 험지로 내려가는 대열이 민주당에서 자발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반성도 없고, 혁신도 없는 지도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고, 이길 수도 없다. 혁신(革新)은 못해도 최소한 변신(變身)은 해야 한다. 바꾸는 척이라도 해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비록 적은 표의 차이였지만, 국민의 힘 당이 이긴 것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한 오세훈의 재활용, 30대 청년 당수 이준석의 기용, 그리고 적군이었던 윤석열의 발탁, 경쟁 후보 안철수 포섭 등, '변신의 승리'였다. 혁신의 핵심은 혁신공천이다. 민주당도 역대 최대 규모로 혁신공천을 해야 한다. 다선의원들의 험지 공천, 정책 전문가들을 발탁하는 유능 공천, 열성 당원들의 요구가 아닌 여론조사에 따른 과학공천, 정치 공천이 아닌 민생공천, 이런 것들이 공천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도 놀라고 힘들 만큼, 물갈이 규모를 키워야 한다. 임명직 최고위원 등의 주요 당직들을, 현 지도부에 비판적인 의원들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 있다. 그런다고 당권이 비명에 넘어가진 않는다. 이미 이재명을 중심으로 하는 구심점은 확보되었다.지금 누가 이재명을 대신한단 말인가? 그리고 '독주(獨走)는 독약(毒藥)'이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민주당이라고 이기는 방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손에 쥔 것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 당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출마하겠다는, 그래서 TK의 온상인 대구 • 경북에서 출마하여 선거판을 뒤흔들어 놓는 <안동역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자.김부겸 전 총리에게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을 위해 대구에서 출마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대구와 경북에서 동시 출마하는 과감한 동진(東進) 전략을 발표해 보자.지도부와 중진들이 먼저 나선다면, 전략 공천에 대해서도 반발이 없을 것이고, 당내 경선도 치열하게 진행되어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이 선출될 수 있을 것이다. ◇ 험지에 출마하는 분들에게는 가산점을 주자 PK 지역의 경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으로 이반(離反)된 민심들이 이번에는 국민의 힘 당이 아닌 후보를 찍고 싶다고 하는데, 정작 민주당에는 찍을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적어도 지역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의 후보는 내보내야 하는데, 당선이 불확실한 곳이라 여전히 나가겠다는 사람이 없다. 내년 선거에서는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다음 선거에서는 유리한 위치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총선에서 떨어지면 몇 년 동안 거들터 보지도 않다가, 대선이 다가오면 갑자기 내려와서 표를 모아 달라고 요청하고, 또 그 다음 총선에서는 당사자가 알아서 하라는 소모적인 방식으로는 좋은 후보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는 국민의 힘 당에게 빼앗긴 시 • 도지사 자리를 찾아올 후보군이 없다. ‘26년 지방선거는 ’27년 대선의 전초전이다. 국민의힘당 시 • 도지사, 국힘 시장과 군수를 그대로 두고 또 다시 대선을 치를 것인가? 험지 출마가 지선 시도지사 후보군을 키우는 대선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험지로 나가는 다선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의 시도지사 공천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자.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험지에서 출마하여 일정 정도 이상의 득표를 하는 후보에게는, 그다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에서 획기적인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을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다면, 떨어질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도전하겠다는 분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장관 출신들도 있을 것이고, 연고는 있지만 수도권에 안정적인 지역구를 가진 다선 의원들이 자진해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 총선전략이 아니라 집권전략이 필요하다 중도층이라고 불리는 국민들은 국민의 힘당도 싫지만, 민주당의 뻔뻔스러움에도 이를 간다. 돈 봉투, 성 범죄, 정책 실패, ‘내로 남불’의 과거를 진솔하게 반성하는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쑈 라고 폄하되어도 좋으니, 무릎 꿇고, 과거와 절연하겠다는 다짐 대회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말로 그치는 반성은 역효과만 초래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믿지 않는다. 관계자 처벌, 즉 자진해서 떠나게 하고, 과감하게 공천에서 제외해야 한다. 행동이 따르는 반성, 이것이 승리의 제1의 조건이다. 코로나 방역도 성공하고, 남북관계 개선도 이루어내는 등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왜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심판 투표를 했을까?국민들이 심판 투표를 한 이유는 문재인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집값도 잡고, 매일 매일 이어지는 나의 삶도 개선해주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만들어 주고, 노인들에 대한 부양 부담도 줄여주는 등 촛불혁명의 요구를 받아 안고, 좀 더 잘해 주기를 바랬는데, 그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몸으로 느껴지는 반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변신을 하자. 반성도 공천으로 증명할 수 있다. 꼬일대로 꼬인 외교를 풀 수 있는 인재, 파탄 난 경제를 살리고, 피폐해진 민생을 구해 낼수 있는 유능한 정책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공천해야 한다.민주당이 싸우기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일도 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중도가 돌아오고 무당층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싸우는 민주당에서 '일하는 민주당'으로 변신해야 한다. 수권능력이 있는 정당,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줄지어 있고, 언제라도 집권하면 바로 정책들을 실행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권력투쟁이 아닌 민생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내부적으로는 공천 혁명을 추진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노동∙복지 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필요한 경우 적들과도 대화와 타협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실제로 민주화 이후의 전국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야당일 때 확실하게 승리를 거둔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탈퇴 환골의 혁신과 변혁이 없다면, 다음 선거결과가 지금의 의석수 보다 나아지는 것이 쉽지 않다.내년 4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구체적인 나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집권 여당을 도와주면 강경파가 반대하고, 국힘 지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걱정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질 것을 염려하는 기우(杞憂)다.남은 국회의원 회기 중이라도 적극적으로 챙기려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쌈박질에 진절머리난 중도층,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 기권했던 유권자들이, 정치를 복원하려는 민주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의 숭리의 기준은 과반을 넘기는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좀 더 의석수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개헌선을 확보하는 것도 아니다.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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