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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윤호창 상임이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해가 바뀌고 총선이 가까워오자, 정치의 계절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생정당을 하겠다는 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50개가 됐으며, 창당준비위원회에 등록한 예비정당도 10개나 된다.창당을 하려면 만만치 않은 과정과 절차, 사람과 돈이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50개의 정당중에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이름이나 들어본 것은 다섯 손가락 내외지만 말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지고 있지만, 정치로 인한 폐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연초에 야당대표에 대한 칼 테러가 일어나더니, 지난주에는 여당 국회의원에 대한 돌멩이 테러가 있었다.정치가 점점 극단화되면서 말로 해야 하는 정치가 몸으로 하는 정치로 변하고 있다. 갈등과 대립, 분열을 조장시켜 온 정치인들의 자기업보, 자업자득이라고도 볼 수 있다.이대로 가면 우리 정치는 더욱 폭력적이고 파괴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제대로 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우리 사회는 민주공화정일까? 우리 사회가 점점 파괴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데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탓이 크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토종씨를 뿌리고 키운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한 씨종자였다.그 씨앗이 우리 땅에 맞는지 어떤지도 모른 채 이식을 당했다. 그래서 1948년 정부를 수립하고 민주공화정을 본격화 한 지 7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 땅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그래도 다른 제3세계에 비해서는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말이다. 민주주의가 제 땅에 뿌리 내리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민주주의는 그 땅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이 좋은 질문을 하고, 그에 맞는 행동과 실천을 해 나갈 때에 성장할 수 있다. 좋은 민주주의자 없이는 좋은 민주주의도 없기 때문이다.출세주의, 경쟁교육, 국가주의, 입시교육, 돈벌이 교육에 매몰된 지난 교육은 좋은 시민을 양성하는 데에 큰 뜻이 없었다. 교육이 출세를 하고자 하는 소수를 만들어 내는 데에 뜻이 있었지, 다수의 건강한 평민을 양성하는 데는 뜻을 두지는 않았다.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교육의 전면적인 전환 없이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제대로 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질문하는 시민을 위해 질문을 하나 해보자.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렇게 시작한다.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과연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을까? 대한민국 헌법1조에 대해 질문을 해본 국민들은 얼마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권은 몇 해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주권이 없다. 국민들의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권리도, 발의한 헌법과 법률에 대해서 국민들이 투표할 권리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사고를 치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권리도 없다.대한민국 헌법1조가 제대로 의미를 가지려면 제③항에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의 권리를 가진다”라는 조항이 들어가야 ①과 ②는 비로소 유미의성을 지닌다. ③과 같은 구체성이 없이는 그저 빛좋은 개살구에 가깝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50개의 정당 중에 지난 연말에 이름을 올린 ‘국민주권당’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아마 이런 문제의식과 질문 때문에 만들어진 신생정당으로 보인다. 이름처럼 국민들의 주권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절치부심의 노력을 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법 개정부터 우리 사회의 정치가 엉망진창, 질타의 대상이 된 것은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정치구조 때문이다. 매년 2월 초에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분석기관인 EIU가 발표하고 있다.매년 발표 결과를 보면, 상위 10개국은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완전연동형은 민심만큼 정당이 국회의원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민심에 밀착하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도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요구로 전체 국회의원의 15% 정도에 해당하는 47석을 가지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들었지만, 두 거대 정당의 횡포로 표류하고 있다.민심이 두려운 국민의힘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처음부터 반대했고, 민심과 권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민주당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북유럽처럼 100% 독일처럼 50%도 아니고, 15%를 가지고도 일부만 비례대표를 적용하는 이상하고 복잡한 제도를 만들었다.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한 북유럽이나 스위스의 정치가 안정되고 사회가 통합된 것은 무게 중심이 아래, 즉 권력이 시민에게 있기 때문이다.오뚜기가 쓰러져도 바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실현된 국가들은 위기를 겪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다. 이른바 회복탄력성이 좋다는 말이다.반면에 무게중심, 권력이 위에 있는 독재국가나 전체주의 사회는 위기에 그대로 무너지고 만다. 독일의 히틀러나 소련의 스탈린 등 역사를 통해서 수많은 사례들을 보아 왔다. 지난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권력을 소수에서 다수로, 위에서 아래에 있는 평민들에게 가지고 오는 역사였다. 역주행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역사의 긴 시선에서 보면 보다 많은 이들이 주권을 가지는 쪽으로 발전해왔다.정치발전의 중요한 계기점에 선 민주당이 시민들의 주권을 강화하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거법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진행해야 한다.미약하나마 국민들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소수정당이 진입할 수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없애고, 과거의 병립형으로 되돌아갈 경우 민심의 강한 역풍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 결국 정치는 시민에게 달려 있다 민주주의 지수조사에서 보는 것처럼, 민주주의의 성취가 높을수록 정치는 안정되고 사회가 통합된다. 스위스처럼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시민들에게 주권을 직접 부여하거나, 북유럽처럼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통해서도 가능하다.시민들에게 주권이 있으면 정치인들은 민심에 어긋한 정치를 하기 힘들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순간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보다 많은 주권을 가지는 것은 안정과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지만, 시민들이 주권을 가지는 것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권력은 아비와 자식 간에도 나누기 힘들다’라는 말처럼 권력은 스스로 독점화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나쁜 권력자를 만났을 때는 독점화의 속도와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권력의 독점화를 막기 위해서는 종횡으로 견제와 균형의 제도를 만들고, 시민들이 주권자의 위치에 당당히 서 있어야 한다.시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확보하고, 주권자의 자리에 서 있지 않으면 주권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주권자의 길은 멀고 험하다.시민들은 당장에 선거법 개정부터, 멀게는 시민주권을 위한 헌법개정까지 끊임없이 주권자로서의 공부와 행동을 해야 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정치업자들이 주권자의 권리를 가로채 갈 가능성이 크다.민주주의를 만들고, 지키고, 키우는 일은 많은 이들의 수고를 필요로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시민 개개인들이 직접 하지 않으면 신도, AI도,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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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 상생사회 일천인선언 상생의 소리단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 퇴행의 한국 정치, 희망이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9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야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연일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제 살기에만 급급해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의 극한 대치로 인한 정치 불신을 완화하고 제왕적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력 행사로 인해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꾸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은 어느 때보다도 간절해 보인다.“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제2항이 사문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발안・국민투표・국민소환과 같은 직접민주정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바램과 열망은 여러차레 물거품이 되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주관으로 2023년 5월 실시된 ‘숙의형 공론조사’(500인 회의) 권고안은 공론조사의 편향성 등을 이유로 여당측이 수용을 거부해 무산되었다.4월 총선이 코앞인데도 여야는 표 득실에만 급급해 아직 선거방식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례대로 총선을 1개월여 앞두고 밀실담합할 것이 뻔해 보인다. 개헌은 더 첩첩산중이다. 1948년 헌법제정 이래 9차례 개헌이 단행되었지만 그때마다 최고 권력자의 의도대로 바꾸거나 정치인들끼리 적당히 타협해 만들어졌다.4・19혁명으로 단행된 3차 개헌(1960)과 6・10민주화항쟁이 이끌어낸 9차 개헌(1987)에서는 국민 여망이 많이 관철되었지만 그렇다고 국민이 주도한 개헌은 아니었다. 2017년에는 국회 개헌특위 산하에 시민 200명~300명을 무작위 추출해 ‘헌법개정 시민회의’를 구성하는 방안이 제안되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그나마 당시 ‘국민참여에 의한 헌법개정 절차에 관한 법률안’(개헌절차법)에 명시된 ‘시민회의’ 역할은 헌법개정안(기초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는 ‘자문’ 수준에 불과했다. ◇ 왜 시민의회인가? ‘국민참여’에서 ‘시민권력’으로 시대가 바뀌었다. ‘국민참여’가 아니라 ‘국민주도’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국정 운영방식도 협치(governance)를 넘어 시민권력(civil power)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세계 곳곳에서 민주적 혁신(democratic innivations)의 이름으로 다양한 유형의 미니-퍼블릭(mini-public)이 시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실험이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다. 한마디로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들로 국회를 구성하는 방식이다.고대 아테네의 민회를 본따 ‘추첨민주주의’, ‘추첨의회’라고도 한다. 기득권이나 정치적 이해구조부터 비교적 자유스러운 시민들로 의회를 구성해 입법권을 부분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기존의 대의제에 도전하는 혁명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시민의회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개헌을 위한 아일랜드(2012, 2016)와 아이슬란드 시민의회(2010-2012),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2004) 및 온타리오주(2006)와 네덜란드 시민의회(2006), 프랑스의 기후위기 시민의회(2020-2021), 지방의회 단위에서 구성된 동부 벨기에 시민의회(2019) 등을 들 수 있다.이 중 아일랜드의 2차 시민의회는 2018년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전면 금지한 수정헌법 제8조를 개정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해외 사례를 보면, 주로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경제위기 타개와 정치개혁을 위해 시민의회 창설을 공약한 뒤 법률을 제정해 발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정당과 정치인이 주도한 선거제도 개혁의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의회 운영이 파행을 거듭한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캐나다, 네덜란드).특히 주류 언론과 기득권 정치세력이 시민의회 활동에 비우호적이거나 권고안 수용을 거부해 제도개혁이 무위로 끝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아이슬란드, 네덜란드).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시민단체들이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이후 주류 언론과 정치권의 견제로 영향력이 퇴조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 시민단체가 연대한 아이슬란드 사례에 주목해야 국내 정치 상황에 비춰볼 때, 국회에서 개헌이나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의회 구성’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점에서 아이슬란드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함의를 던지고 있다.아이슬란드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자 2009년 시민단체가 연대한 앤트힐(Anthill) 주도로 시민의회(National Forum)를 설립했다.아이슬란드 의회는 이같은 시민사회의 압박에 2010년 헌법회의(Constitutional Assembly)를 설립하는 법률을 제정해 2차 시민의회가 출범하게 된다. 비록 각국의 사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시민의회는 대의민주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동부 벨기에 모델’(2019)은 기존의 공식적인 대의기관(지방의회)과 시민숙의기구(시민의회)가 융합된 형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무작위 추첨으로 구성된 시민의원과 직접선거로 뽑힌 지방의원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에서 정책권고안을 최종 결정하기 때문이다.이같은 방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핀란드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오리건주에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시민주도적 검토’(CIR)는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패널이 법안을 투표하기 전에 사전 심의한 시민검토서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제 우리도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국민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최대 관문인 개헌과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시민의회’라는 지렛대가 필요하다.4월 총선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국민주도 개헌을 위해 시민의회 구성을 공약하라”고 시민사회단체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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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숙 원광대학교 교수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22대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계속 퇴행할지, 한걸음이라도 전진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미디어에서도 저마다 4.10 총선의 정치적 함의와 시대전환적 의미를 피력한다. 집권 중반의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일 수 밖에 없다.검찰 수장이 대한민국 최고권력을 잡은 후 우리는 그 권한이 얼마나 사유화될 수 있는지, 권력의 칼날이 어떻게 행사될 수 있는지를 목도하며, 입법 권력을 통해서라도 현 정권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갖게 되었다.그간 여러 희생과 고난을 감내하며 켜켜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근력이 얼마나 허약했는지, 이제 임계점을 넘어가버리기 전에, 더 많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것이다. 이제 그 때가 되었다. 욕망으로 점철된 정치로 갈 것인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익추구가 아닌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국민들은 진영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진정코 우리 공동체를 한 걸음 전진하게 해줄 정치인을 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권은 몇 해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말고는 직접 행사하는 정치적 주권이 사실상 없다.투표권 외에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권리도, 발의한 법률에 대해서 국민이 투표할 권리도, 공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허튼짓을 하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권리도 없지 않은가. “국민을 하늘같이 존중하고, 범같이 무서워하는” 정치인을 선출하자. 대한민국의 회복탄력성을 기대한다. 1. 안보와 외교! 대한민국이 불안하다 현 정권이 들어선 후, 하루하루가 우울한 뉴스로 장식되고 있다. 온갖 분야의 퇴행과 그로 인한 아우성이 도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가 해법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정권은 ‘입틀막’으로 대응하는데 급급하다.권력을 가진 소수의 섣부른 결정이나 독단으로 인해 국민 다수가 겪어야 할 고통의 크기는 비교 불가하다. 한반도 전쟁 발발 우려가 대표적이다. 물론 복잡한 국제적인 힘의 역학 구도가 맞물리는 사안이지만, 무엇보다도 연일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권력자들의 무모함이 위험천만하다.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합의한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북한도 사실상 그 합의를 파기하는데 이르렀고, 국지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자극은 그야말로 불필요하고 위험하다. 공멸로 가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 가자.출구 없는 압박은 파국으로 가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는 엄혹한 현실이 되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보복과 응징이 먼저가 아니다. 협상력이 아쉽다.먼저 평화와 화해를 위한 실력발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만보다 한반도에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니, 참으로 위험천만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그리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에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린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사회를 가라앉히고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관계, 외교가 불안하다. 이제 북한과 일본의 수교는 날을 잡아놓은 모양새다. 한-쿠바 수교로 인해 속도감이 붙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일본이 북한과 손을 잡는다면 북한의 방대한 지하자원 채굴권을 갖게 될 것이다.그간 한일 관계 복원을 핑계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해온 우리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패싱될 것이 예상된다.또한 미국 차기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북미 관계가 호전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패싱될 것 역시 확실해지지 않겠는가.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외교부 간에 선을 넘는 발언이 오가고 있다. 우리 국방 수장이 우크라이나 직접 군사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후 한러 외교관계도 충돌하게 되고,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편향되었다고 문제삼았다.러시아의 현대차 공장은 러시아 업체에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가 수반이나 장관의 말 한마디로 국익이 막대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 대통령이 반중외교를 공개 선언하면서 대중 수출은 급격히 줄고, 우리의 주 수출품목이던 반도체의 중국내 자급률은 무섭게 성장해서 연평균 3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2년 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중국과의 무역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미일 일변도 외교로 인해 우리 입지가 좁아지고, 결국 국익이 훼손될 일만 남은 것이다. 우리가 위임한 최고권력이 외교 마당에서 고립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2. 언론, 민생, 역사 왜곡! 대한민국이 아프다 언론은 또 어떤가? MB 정권 때부터 언론장악, 언론탄압 장본인으로 비판받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더니, 언론 분야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검찰 출신 대통령 선배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가족과 친지를 동원해서 현 정권을 비판했던 뉴스타파를 제거하기 위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사과 한마디 없다.그는 방심위를 사회적 해악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상식도, 염치도 무너진 세상이 되었다. 작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에 발표된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후퇴했다.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가 결정적이라고 한다. 과학 연구 분야에서 33년 만에 국가 R&D, 연구개발비를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래지향적 기초연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고, 미래 성장 동력을 꺾어버렸다는 평가로 우려가 깊다.태양광 대체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분야도 아우성이다. 부자 감세로 인해, 유리 지갑인 근로소득세는 늘었지만 세수는 바닥 나고, OECD 전망 경제성장률은 최하위권이다.게다가 물가는 천정부지다. 사과 한 개가 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과 가격 하나도 잡지 못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와중에 역사 왜곡까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이어 ‘건국전쟁’ 영화를 띄었다. 3.17의거와 4.19의거, 그리고 제주 4.3항쟁 피해자들의 응어리와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법살인한 죽산 조봉암 선생이 재평가되고 있지만, 국가보훈부에서는 아직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극명하게 대비되지 않은가? 3. 최후의 보루는 국민, 선거 혁명 ! 검찰(정권)은 온갖 권력과 요직을 독점하고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이제 선거를 통해 바꾸고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4.10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이 좌우되는 절대절명의 선택이 될 것이다.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채찍과 경고를 주어야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불안과 무서운 권력의 사유화를 걷어내기 위해서 투표장에 가야 한다.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날로 양산되는 갈등과 불신과 증오를 걷어내기 위해서 지혜롭고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과연 대한민국 각 분야, 정치에서 지성은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것인가. 국제정세는 급변하는데 숙의하고 공론해야 할 많은 국가적 의제들은 어디로 갔는가.권력의 사유화로 인해 절박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하고, 에너지와 시간을 과도하게 소모적인 데 보내야 하는 현실에 조바심마저 든다. 대중적 소구력 있는 사안 만을 염두에 둔 채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이제 우리 공동체 요소요소에서 필수적인 분야와 의제를 다루는 정책 대결을 보고 싶다. 다양하게 열린 선거 지형에서 연대하고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이제 헬조선을 깨고 나가도록 선거혁명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리셋해야 한다.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했다. 영화 『길 위의 김대중』에서 그는 눈물로 국민을 위로한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국민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했다. 선거로 혁명을 일으키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고 끝에 결정한 통합형 비례정당을 통한 준연동형으로 비례성에 따라 각 소수정당에도 원내로 진입할 기회를 줄 수 있어 반갑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타협과 양보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을 타파하겠다고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발족한 ‘개혁신당’은 무엇이 개혁인지 그 철학과 방향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조국신당도 소수의 정치 검찰로부터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출범하였고, 민주화와 공동체 미래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기대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중에서 ‘리셋코리아행동’의 출범은 주목할 만하다. 각 분야 정책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현 정부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황을 꼼꼼히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재정립하는 정책 컨텐츠, 선명한 아젠다가 있어 반갑다. 4. 부디 정치에 철학과 윤리를 기대한다. 소위 보수냐, 진보냐 하는 진영의 문제는 사실상 본질이 아니다. 자칫 이편도 저편도 잘 한 것이 없다는 양비론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영화 『한산』에서 일본군 포로가 고문을 당하다가 이 싸움의 의미는 뭐냐고 이순신에게 절규하듯 묻는다.이순신은 왜적이 침범해오니 싸운다고 하지 않았다. “이건 불의와 의의 싸움이다”라고 말한다. 선명하지 않은가. 양측의 싸움이 아닌 불의와 의의 싸움이라고 임진왜란을 규정한다. 불의에 저항하자. 독일의 사상가 막스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이라는 널빤지 둘을 겹쳐서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만약 이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거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이는 역사적 경험에 의해 증명된 사실이다.최소한 기본 규범이 무너지는 나라는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균형잡힌 사고와 절제된 주장은 정치의 영역에서 핵심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빠른 속도로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를 재건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인기영합 정치보다 제발 컨텐츠가 있는 정책으로 회귀하게 해달라. 정치인들은 공부를 하기 바란다.역사를 그리고 공동체의 윤리와 공공선을……. 『펠로폰네서스 전쟁사』를 곁에 끼고 쇼를 하기보다 그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이제 더 이상 막말로 상대방을 비난하여 얻는 반사이익으로 표를 얻으려 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멈춰 달라. 정치인은 연예인이 아니다. 허영심으로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욕구를 만족하는 정치를 할 것인가. ‘대의’라고 하는 에토스(ethos, 정신)를 살려 공동체에 헌신을 목표로 할 것인가.대중 영합 정치를 지적하는 말이다. 선거를 통해 세우려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어루만지고, 억울함을 해소해서 정의를 세우고 민생을 일으키는 일이다. 하루가 급하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4월 10일,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 강경숙은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본회의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윈회 위원을 지냈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집행위원, 국무총리실 장애인정책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겸 교육복지위원장, 위기청소년을 위한 ‘한국청소년포럼 나다’ 대표,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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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섭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다가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예전처럼 조금 덜 나쁜 사람이나 이름값을 보고 뽑던 선거, 그래서 선거후 배신을 밥 먹듯 당했던 예전의 선거를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날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유전자를 가진 대한민국 K-시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중세 봉건체제로 전락해버린 이 나라를 원상 복구시킬 위대한 선택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억압과 불평등의 전제왕정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공화정을 세운 프랑스 파리의 혁명 시민들이 ‘바스티유감옥’을 점령한 것과 같은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추락하는 국격, 하락하는 경제, 활기 잃은 사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룬 유일한 나라, K-방역과 한류문화 신드롬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나라였다.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엊그제까지 그런 나라였다고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만큼 국격이 추락하고 경제가 하락하고 전쟁 위험이 높아가고 생기를 잃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그 와중에도 마치 절대왕정국가의 군주와 귀족들처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권력과 자유를 향유하는 특권집단이 국가기관 기관 곳곳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이런 권력에 순응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그 권력에 도전하거나 특권적 제도를 바꾸려는 자는 피아(彼我)를 불문하고 철저히 색출, 척결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감시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그의 또 다른 소설 「동물농장」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자신들을 수탈하던 존스 농장의 주인을 쫒아내고 새로운 권력자가 된 돼지는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로 자신들만의 특권과 탐욕의 기반을 만들고 합리화 하였다. ◇ 정의(正義)가 제대로 정의(定義)되지 않는 사회 ‘특별히 더 평등하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이는 선동과 구호로 다른 동물들을 속여 권력을 잡은 지도자 돼지가 자신들의 거대한 욕망추구를 합리화하려는 말일 뿐이다.소위 나라의 지도자들이라고 하는 권력자들이 쏟아내는 그런 언어유희들을 우리는 매일 눈 아프게 보고 귀 아프게 듣고 있다. 그들은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나 「동물농장」의 돼지들이 만든 특권적 질서를 ‘공정’이라고 부르고, 그런 체제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다.그들만이 누리는 무제한적 권력을 ‘자유’라고 정의하고, 그런 사회를 비판하는 자들을 ‘법치’라는 이름으로 응징한다. 그런 사회가 정의(正義)로운 사회라고 강변한다.공정, 상식, 자유, 법치, 정의라는 오래 전에 확립된 개념들조차 그들에 의해 왜곡된 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를 강요당하는 전근대적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 잦은 루머, 국가 공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 많은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과 비전이 무엇인지, 국가발전 전략은 무엇인지 정권 출범 2년이 지난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더구나 국가의 근간을 흔들만한 외교, 국방, 교육, 노동 정책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채 뜬금없이 제시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나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철회되기도 한다.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고 국가안보와 재난시스템이 마비될 위험이 따를 수도 있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격 실행되었다. 그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이 분분하다.국제적, 국내적으로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 취임도하기 전에 대통령실 이전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은 모르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루머들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그런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자료들이 유튜브나 신문지상에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왕(王)자가 쓰인 손바닥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이 결정적 심증을 갖게 만들었다.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루머가 국정수행과 관련하여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국정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불신과 리더십의 하락, 국정에 대한 국민적 기대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정책 사안들이 이런 불확실한 출처와 불투명한 정책결정과정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한두 가지 정책의 잘못이나 국정운영의 실패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국정의 방향과 전략내용, 의사결정 체계와 결정과정, 정책에 대한 책임 소재 등 국정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이 국민들 사이에 가득하다.윤석열 정부에 대한 이런 의혹과 불안의 정도는 국정수행 평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국정의 판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대한민국을 그야말로 리셋 해야 한다. ◇ 국정수행평가가 낮은 이유, 국정수행 체제가 전근대적이기 때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30%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취임 초반부터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국정수행 평가가 낮았던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다.특히 대통령 취임 초반에는 긍정 평가가 통상 60~70%를 보인다. 심지어 80%를 넘는 대통령도 있었다. 그게 정상이다. 한두 가지 정책을 잘못 입안했거나 국정수행 과정의 부실이 때문이라면 일시적으로 평가가 떨어지다가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국민들에게 인기는 없으나 반드시 해야 할 국가발전 비전을 담대하게 추진하다가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구조 개편이나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개발 억제나, 친환경적 생태 규제에 전력하고 있지도 않다. 그런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국가 재정을 축내면서까지 초대기업에 과감한 감세혜택을 주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범죄 집단처럼 대하고 있다. 비판적인 언론사들을 꼭 집어서 적대시하고, 시장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사설 교육기관이나 강사들을 악의 카르텔로 단정하기도 한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세력을 친 북한 공산주의자로 매도한다. 국민들을 끝없이 편 가른다. 그렇게 지지층의 결집을 통한 지지율 상승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음에도 결과는 이렇게 초라하다.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은 물론이고 지지했던 국민들 상당수조차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체제 전반에 깔려있는 비근대성이 근본적 원인이 아닐까 한다. 조금 과한 평가일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몇 가지 점에서 마치 공화정이 수립되기 전 중세 유럽의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제왕정 체제의 특징이 이 정부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 민주공화국에서 전제왕정 체제로 회귀하고 있는가? 첫째, 주권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있던 전제군주와 같이,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사나 의혹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으며,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야당 국회의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심지어 입·틀·막으로 배제해버린다. 신년 연두 기자회견을 녹화 대담으로 대체하고, 형식적으로나마 몇 달간 시행하던 도어 스테핑도 사소한 이유를 들어 중단해버렸다.대통령의 저속어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대통령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와 사주에 대한 압수수색과 영장청구가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집권 여당보다 많은 지지를 받아 다수당이 된 야당 대표와는 단 한 차례의 공식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 모든 주권이 전제 군주에게 소속된 절대왕정 체제 하에서나 가능한 국정운영 방식이다. 둘째, 경제적, 정치적, 사법적 특권을 가진 소수의 신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 봉건 신분제 사회에는 세 가지 신분층이 있었다.그 중 1%의 인구를 차지하는 제1신분인 성직자와, 2%의 인구에 해당하는 제2신분인 왕족과 귀족이 상층부 특권층을 이루었다. 그들은 국가의 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납세의 의무는 면제받았다.국가 재정이 어려워지는 경우 그들의 땅을 빌어 농사를 짓는 제3신분의 평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을 받았다.따라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권 신분의 존재에 따른 불평등한 세제와 수탈적 국정운영은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 검찰, 중세 귀족처럼 정치·경제에 더해 사법적 특권까지 누려 중세 귀족들은 경제적, 정치적 특권에 더하여 사법적 특권까지 누렸다. 먼저, 귀족들은 일반 법정이 아닌 귀족들만의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이러한 사법제도는 귀족들에게 더 관대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높여주었으며 때로는 법의 엄격한 적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지 내에서 사법권을 직접 행사할 권한이 있었다.따라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법을 해석하여 집행하곤 하였다. 마지막으로, 귀족들은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 자체가 면제되었다.성직자나 귀족들의 사법적 특권은 이들 특권층의 불공정, 불법행위를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제3신분인 평민들에게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위협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부의 대물림에 따른 유사 신분계급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 제도에 의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제한 없이 행사하는 신분이 허용될 수는 없다.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찰이라는 특수한 신분은(물론 일부이기는 하지만) 어떤 권력에도 통제받지 않는 특수계급이 된 지 오래다.특별히, 특수부 출신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통령이 된 윤석열 정부에서는 정부기관과 산하기관, 심지어 정당의 요직까지 검찰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행정부, 입법부, 언론까지 통제하고 사법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최고 권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때로는 선택적 수사와 기소로 정치검찰의 역할을 자처하여 국민들의 불신과 원성을 사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특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수사하여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기도 한다.마치 중세시대 귀족들과 같이 사법처리 특권자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거리낌 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나아가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로 한 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수임한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나기도 한다.또한 이들을 고 연봉 비상임 자문역으로 두고 유사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기업이나 사업가들이 넘쳐난다. 전 현직 검찰이나 그 가족들은 어떤 경우에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였기에 벌어지는 불의한 병리적 현상들이다. 국민들, 특별히 정의롭고 열정 있는 젊은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 국회와 언론의 견제, 감시기능 사실상 무력화 시켜 마지막으로, 삼권분립이 헌법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형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전의 절대왕정국가에서는 입법, 사법, 행정의 세 권력을 모두 전제 군주가 갖고 있었다.그러나 민주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삼권분립으로 국가권력의 분산과 상호견제를 통해 권력자의 국정 농단과 국민주권 침해의 위험을 막고 있다. 국민들의 자유와 평등과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증하려면 국가권력이 집중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입법부의 주요 기능의 하나인 행정부 견제와 감시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이 없던 전제 왕정 시대와 닮아 있다.여당 대표 선출에 대통령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국정 파트너인 야당의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도무지 권력행사 외에 국정운영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야당이 발의하여 통과시킨 민생관련 법안들을 그 필요성과 긴급성 여부와 관계없이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무산시키고 있다.대통령과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불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언론은 따져 묻지도 않는다. 제4부인 언론의 자유는 찾기 어렵다. 과거 어떤 대통령, 어떤 정부에서도 이렇게 대놓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킨 적이 없었다. 정부의 주요 개혁정책들은 국회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그런데 야당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것은 집권 5년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 정책들을 일체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모든 국가들이 치열하게 국익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이 때에 윤 정부가 5년 동안 현상유지만 하고 보낸다면 우리나라는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실제로 외교, 안보, 언론, 민생 등 거의 모든 국정 분야에서 퇴행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압수수색과 영장청구 남발로 비판언론을 길들이는 일이 계속된다면 국민주권주의와 민주공화국의 정체를 잃어버리고 후진국 체제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 4.10 총선,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는 출발점이 되야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려면 가장 먼저 검찰 ‘캐비넷’을 떠올리며 두려워해야 하는 공포 정치가 나라의 모든 활기를 잠식시키고 있다.전제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봉건적 구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며 민주공화주의 정체의 기본가치를 져버리는 것이다. 국민주권주의가 위협받고 있다.이제 우리 모두가 각성하고, 이 땅에 민주공화주의 회복을 위해 결연히 나서야 할 때이다.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시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한다면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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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 엔젤스헤이븐 대표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I. 희망보다는 절망이 큰 사회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여 왔다. 경제는 성장했고 국민의 삶은 좋아졌다.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 중진국으로 이제 선진국이 되었다.1955년 1인당 GDP는 64불이었지만, 2021년 3만5000달러로 늘었고, 인구가 5,000만 이상의 나라 중에서는 일본을 넘어 6번째인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고대하던 선진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넘을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일본까지 넘어선 나라가 되었다.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좋을 것이고 더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경제는 성장하여 선진국이 되었지만 선진국 중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어두운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나라였고, 가장 모범적인 발전을 이루어 다른 나라의 본이 되는 나라로 여겨졌다. 그런데 현재는 출산율이 사상 첫 0.65대의 초저출산 국가이고, 그에 따른 초고령사회로의 이행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되었고, 태어난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왜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대한민국은 목표를 향해서 나아갔다. ‘하면된다’는 신념으로 나라를 발전시켰고, 선진국이 되었다. 선진국이 빠르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중요한 가치들을 “선진국이 된 다음”으로 미루었다.행복하기 위해서 행복을 미루었다. 경제가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모든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단 될 사람, 될 기업을 밀어주는 것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동력이었다.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을 향해 나아갈 때, 교육은 개인에게는 계층상승의 도구였고, 국가와 기업에게는 양질의 노동력과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기능을 충실히 담당해왔다.학교와 가정, 사회, 국가의 경쟁과 성장중심의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는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를 발전시켜왔던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시스템,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구조와 시스템은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기제이다.선진국이 되기 위해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법과 제도 시스템(교육과 복지시스템)등을 열심히 들여와 형식은 거의 모두 갖춘 나라가 되었다.그러나 선진국이 100년 이상을 거쳐 사회적 합의와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 낸 여러 가지 가치와 철학은 우리 사회에 제도와 시스템을 움직이는 내적 가치로 스며들지 못하였다. 특히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통한 시민의식의 성장이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서 선진적인 제도와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유럽의 가치가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인 양 이념 안에서만 머물고 기계적으로 수용되었을 뿐이다.우리 사회가 이제 기존의 권위주의 시스템과는 다른 가치와 철학에 기초한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나타났지만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그리고 그러한 사회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은 사실 최근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10년 이상 쌓이고 쌓여서 분출하는 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교실붕괴’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다. 체벌이 제도적으로 금지된 이후 학생에 대한 규율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방식은 없었다.학생에 대한 지도는 교사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일 뿐, 교사를 가르치는 교대와 사범대에서 교사의 자질로서 길러질 공식적인 내용이 된 적이 없다. 다시 말해서 권위주의 사회를 벗어난 민주국가에서 체벌이 아닌 민주적인 규율과 훈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교육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다.학생인권헌장 이전에 민주적 교육이 무엇이고, 민주적 규율과 훈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지침, 혹은 공감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교육개혁은 없었다.서울대를 누가 갈 것인가를 정하는 수시, 정시 논쟁만 있었을 뿐 학교가 무엇을 해야하고, 우리의 아이들, 소년들, 청년들은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그를 위한 교육개혁의 논의는 없었다.그러는 동안 70%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학교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었다. 필자는 학교의 실패와 가정의 실패로 인한 희생자들에게 관심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 느린학습자, ADHD를 가진 아동 및 청소년의 증가, 학교폭력, 아동학대, 청소년 자살율의 증가, 도박과 마약의 증가, 묻지마 범죄, 자립준비청년....과거와는 다른, 적어도 2000년 이전, 20세기의 한국과는 다른 사회적 문제가 우리의 아이들, 청소년들,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한국사회의 핵심적 문제로 만성화되었다. 2. 대한민국이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풀어간다. 첫째는 처벌강화이다. 학교폭력이나 묻지마 범죄, 촉법소년 등 다양한 자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처벌이 되었느냐에만 관심을 갖는다.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정인이 사건)이 난 후 우리 사회는 가해자인 양부모에 대한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 후 다른 아이가 학대로 사망하면 정인이에게 주었던 관심의 수십 분의 1로 줄어들고, 또다시 몇 달이 지나 사망하면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다. 누구의 죽음이 자극적인가 아닌가에만 관심을 갖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쓰면 그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치부한다. 제대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고 그에 기초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담당자를 만들고,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등으로 재정을 투입한다. 예를 들어 학교현장에 학교폭력의 문제, 학부모와의 갈등이 심화되자 교육청에서 내어놓은 해결책은 학교마다 담당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이다.상근 변호사는 아니지만 댓가를 받고 법률적인 자문과 상담 등을 해주는 방식으로 답을 찾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원인을 찾아서 그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라는 수단으로 교육 재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항상 문제가 생기면 모든 언론이 나서서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그리고 희생양을 찾아서 조리돌림을 하고 난 뒤, 모두가 잊는 과정을 반복한다.여론이 대중적으로 분노를 일으키고, 또 공감을 일으키게 되면 바로 해답을 찾아야 하므로 가해자의 처벌에 집중하고, 재정 지출을 통해서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3. 성장 중심의 사회가 낳은 희생양 생각해보자. 은둔형외톨이, 느린 학습자 문제, 묻지마 범죄, 아동학대, 학교 폭력, 그리고 저출산, 고령사회 등 우리의 현재 문제 중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필자는 우리 사회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미루어왔던 과제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넘어왔기에 현재의 문제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대한민국은 성장, 성과, 경쟁을 통해 사회를 빠르게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을 위해 희생시킨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선진국이 되어 기쁜 우리는 글을 쓰는 50대(또다른 의미의 586)가 가장 수혜를 입은 세대이고, 청년세대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으로 체념하는 사회가 되었다.좋은 일자리도 없고, 미래가 더 좋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한다.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한국 경제가 더 성장해서 3만 5천 불에서 7만 불이 되는 길일까?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위의 문제는 돈이 없어서 생긴 것일까? 돈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해결 방안이 아님을 이미 지난 10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만 더 쓰면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계속한다.물론 돈을 쓰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하지 못하고, 상관관계에 따른 부수적인 부분에 돈을 쓰고, 미봉책만 남발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우울한 미래를 그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밖에 없다. 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렇게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고 전에 없던 문제들이 나오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사회이다. 공부를 왜 하는가? 왜 열심히 사는가? 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이다.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가? 남보다 잘 살기 위해서이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재정적으로 풍부해서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지향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바꾸어 보자.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삶은 무엇인가? 답을 할 수 없다. 다시 돈에 대한 질문으로 회귀한다.최저생계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들로 모든 것이 정리된다. “돈”이 문제의 시작이자 해결책이다. 경쟁과 성공, 서열, 낙수효과, 부정적 의미로는 각자도생! 이러한 개념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기본적인 담론이다.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고, 국민들 모두의 목적이 되었다. 돈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임에도 그 수단이 목적이 된 사회가 되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행복하지 않은 사회가 된 것이다.GDP를 올리는 것이 최고선인 사회에서 그것과 연결되지 않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고,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고, 돈을 써서 해결하면 되는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졌다.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고, 힘들다고 여러 신호를 보냈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제, 하찮은 문제로 여겨지고, 일탈이나 혹은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어 왔다.은둔하고 고립되고, 고독사하고, 자살하고, 아니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고, 그것이 쌓여서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행복도가 가장 낮은 나라, 초고령, 초저출산의 국가가 된 것이다. 4. 경쟁과 의존 그사이에 살 자리 만들기- 한국 교육의 방향 전환 문제의 근원을 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경쟁이 중요한 사회원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경쟁시스템은 필요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핵심 원리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경쟁만이 최고의 선이 되는 사회, 경쟁을 통한 부의 획득이 최고선이 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민해야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성공과 경쟁과 함께 협력과 연대,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는,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담론의 형성이 만들어져야 문제는 해결된다.이런 고민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면 빠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은 지금과는 다른 행복한 사회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의사, 변호사, 공무원, 교사, 대기업 회사원...이러한 직업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얻을 수 있는 20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일자리로 여겨졌고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가 부러워했던 한국식 교육으로 가능한 것이었다.제조업을 통한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공으로 한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21세기가 되어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AI와 로봇의 시대에서도 한국산업은 세계적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대한민국은 국가 간 경쟁, 개인 간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기에 경제성장과 산업혁명에 맞는 ‘창의적 사고’를 해야하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교육의 과제라고 한다.그러나 ‘시험’이라는 경쟁을 통해서 서열이 정해지고 그에 따른 사회적 지위를 정당화해주는 교육의 사회적 기능은 이제 수명을 다 했다. 필자는 국가나 산업의 필요에 따른 인력양성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는 현재의 교육체제가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해야 현재의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기존의 경쟁시스템을 해체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시스템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경쟁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이기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경쟁에서 성공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이라면, 경쟁하지 않고 사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교육목표가 경쟁을 통해 산업과 사회구조에 필요한 인력양성만을 두는 것에서 벗어나 모두를 위한 교육, 즉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는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능력이 있는 학생이든, 능력이 없는 학생이든, 느린 학습자이든,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교육으로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경쟁하지 않고도 자신의 건강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가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머리가 좋은 학생, 노력하는 학생,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 부모에 의해서 항상 준비된 학생만 학교의 교육 대상이 되어야 할까?일방적 강의 – 시험 – 성적을 통한 서열정하기는 현재 실패한 한국 학교 교육의 기본틀이다. 누가 시험문제를 많이 맞추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적 경험은 무엇이고 교육을 통한 개인의 성장은 무엇인가는 현재 한국 교육의 관심사가 아니다.오히려 느린 학습자, 경계선, ADHD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문제아동(청소년)”으로 낙인 찍히고, 교육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오히려 더 많은 교육적 과제가 있음에도 공식적 교육에서는 배제되고 격리되고 열패감과 부정적 감정, 잘못된 상호작용으로 가득 차 학교를 떠나거나 억지로 졸업하게 된다.적어도 학생 중 40%는 학교에서 아무런 교육적 경험을 하지 못한다. 즉 자신을 성장시키지 못한 채 학령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는 것이다. 존중받지 못하고, 서열을 정하는 공부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학교에서 사회성을 배우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의 아동과 청소년기라고 할 수 있다.느린 학습자에 대한 고민을 왜 학부모가 해야하는가? ADHD의 문제를 갖고 있는 아동의 문제를 부모가 치료해야 하는 것이 맞는가? ADHD로 학생이 가진 어려움이 판정되면 학교 교사는 더 이상 자신의 교육대상이 되지 않는 것처럼 아이들을 다룬다.논쟁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사회의 장애학생의 비율은 1.7%이다. OECD 국가의 장애학생의 비율은 8~15%이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 모두를 학습장애로 보고 지원한다.초등학교 때부터 칼을 든 아이에게 교육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95조의 예산이 과거보다 1/4로 줄어든 학생들에게 쓰이는 데, 돈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란 대학 입학이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교육을 받는 학생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의미한다.학생의 성장이란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를 행복을 경험하면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과 청소년기에 사랑받고 존중받고 성장한 후 성인이 된 대학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청소년기는 행복하면 안된다는 전제 하에 학교 교육이 만들어져 왔다. 경쟁상대가 같은 학급의 친구이고, 놀면 안 되고, 잠도 많이 자면 안 되고, 행복과 여유는 대학에 들어간 후에 경험하라는 것이 학교 교육의 기본 담론이었다. 시험과 성적을 통한 서열 정하기와 지식 중심, 과목 중심의 학교 교육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행복하지 않은 사회이기에 자신의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된다고 본다.행복을 미루다보니,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것을 미루고 살라는 사회시스템은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가 3만5000달러의 선진국에서는 다른 가치를 미루고 오로지 경쟁과 성장 중심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은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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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원꿔주기’, ‘꼼수제명’, ‘위성정당’, ‘비례대표 셀프공천’, ‘친명횡재 비명횡사’, ‘윤핵관’ 등 우리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고 보게 되는 말들이다.요즘 정치를 보면 그야말로 요지경이요,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후보등록 5일을 앞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정당 기호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위성정당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뚝딱뚝딱 창당이 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인데 선거의 본 취지와는 무관한 말들만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공직선거법상 '선거 1년 전까지는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이 법을 만든 국회는 수십 년간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뿐만이 아니다.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선 정작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법 자체를 형해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규칙을 만든 선수가 제 손으로 그 규칙을 농락하는데 앞장선 꼴이 됐다. 대놓고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표명한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위성정당을 그토록 비판했던 이재명 대표와 소수정당,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온갖 명분을 가져다 붙이면서 위성정당을 버젓이 창당하고 셀프공천하는 모습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현재 정치권, 언론계, 시민사회 모두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 지역소멸 대응, 지역주의 완화, 다양성을 증진하는 선거제도로 바꿔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선거제도 개혁은 국민의 명령이지만 안타깝게도 선수가 게임의 룰을 만드는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국민의 명령을 들을 리 만무하다. 지난 해 4월에는 20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려 더불어민주당 54명, 국민의힘 38명, 비교섭단체 8명으로 총 100명 의원이 선거제도 관련 발언에 나섰다.그리고 이후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를 개최했고 KBS 생중계도 진행했다. 500명의 시민참여단 투표결과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질문에 숙의 전 27%에서 숙의 후 70%로 43%포인트 증가했고, ‘국회의원 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숙의 전 65%에서 숙의 후 37%로 하락했다.국민 집단지성에 의한 결정은 국회의원 300명이 결정하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탁월한 결과를 도출해내면서도 사회적 갈등을 원활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실제로 스위스, 대만은 국민투표를 통해서 매년 평균 1% 화력발전량 감축, 화력발전소 신설 및 확장 중지, 일본 후쿠시마 및 4개 지역 농산물 수입금지 유지, 민법을 통해 동성 간 혼인 관계 보장, 원자력발전소 운영 중단 규정한 ‘전기법’ 조항 폐지(탈원전 정책 중단) 문제 등을 결정한다. 스위스는 1년에 4회 정기적으로 국민투표가 진행되고 6개월 정도 충분한 토론과 숙의 기간을 거친 후 투표에 들어간다. 대만 국민투표법은 만 18세 이상 유권자 수 0.01%가 모이면 투표에 상정할 안건에 대해 서명을 시작할 수 있고, 1.5%의 서명을 얻으면 국민투표에 부쳐진다.비용 등 효율성 측면을 고려하여 선거가 치러질 때 함께 진행되고, 이 때 결정된 안건에 대해서는 2년간 반하는 정책을 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직접민주주의 헌법개정을 하자는 적극적인 요구들이 분출되고 있다. 헌법 1조에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 등을 중요한 개념으로 추가하자는 주장도 있고, 헌법 40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헌법 40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를 "입법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직접 또는 그 대표자를 통하여 입법권을 행사한다"로 개정하자는 것이다. 선거, 헌법개정, 공직선거법, 연간 예산, 기타 주요한 법령 등은 국민투표를 통해서 결정하고 그 외의 것들은 지금과 같이 대의정치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몇 명을 뽑을지와 같은 중요사안은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한 보수, 진보, 중도를 아우르는 범시민사회계에서는 정치개혁과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움직임과 목소리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민의회’는 기존의 지방의회, 국회와 별개로 존재하는 제도로 선거가 아니라 추첨에 의해 뽑힌 시민대표들로 구성된다.무작위로 뽑혔기 때문에 어떠한 이익집단들로부터도 자유로운 수백 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자치단체와 국가의 중대한 현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활발한 토의와 충분한 숙의를 통해서 결론을 내리는 시스템이다.유럽 여러 나라들에서 법으로 제도화되어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시민의회 등 정치개혁을 위한 국회토론회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직접민주주의’, ‘지역정당’, ‘지역자치’의 가치에 동의하는 전국의 지역정당들이 연합하는 ‘직접민주지역자치당’이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이들은 대한민국 최초로 '직접민주주의'와 '지역정당'을 새로운 정치 아젠다로 내놓고 있으며, 중앙이 아닌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최초의 정당, 직접민주주의로 운영하는 최초의 정당이 되어 정치문화를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회가 작동하지 못하면 주권자로서 국민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 시민의회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도입은 국민주권과 국회의 신뢰 회복,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개헌과제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많은 정당과 후보자들이 직접민주주의 아젠다에 관심 갖고 관련 정책을 내놓기를 바라며 선거 이후 구체적인 개헌, 법제화 논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세력이라면 이번 총선에서 직접민주주제와 현재의 대의민주제를 적절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민주주의를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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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윤호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상임이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4월 10일 열리는 22대 총선이 본격화되었다. 지난 22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었고, 28일부터 13일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선거가 즐거운 정치축제의 될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선거는 죽기 아니면 살기,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all or nothing) 도박판이다.대한민국 정치는 4류라는 모독을 오랫동안 받아왔지만, 스스로 바꾸고 혁신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보내고 있다. ◇ 정치, 선진국과 후진국을 오가는 힘 촛불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 코로나 대응 등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눈 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회자되더니, 이번 정부에서는 ‘눈 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떠돈다.스웨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공개한 ‘민주주의리포트2024’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2년 17위에서 올해 30단계나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주요행사마다 자유를 수십 번씩 외쳤지만, 연구소는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국 중의 하나로 지목했다. 항간에 떠돈 ‘눈 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바뀐 것은 정권 교체 말고는 없었다. 큰 재해가 일어난 것도, 전염병이 창궐한 것도 아니었다.정치가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생생한 증거고,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라는 공자의 말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였다.정치가 한 사회를 선진국이나 후진국으로 만드는 강력한 힘이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정치를 언급하기를 꺼려하고 불신과 냉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 여의도 국회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까? 국민들에게 정치가 불신과 냉소의 대상이 된 데는 믿음의 한계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을 통해 수많은 희생을 겪은 끝에 민주주의 초석을 다졌지만, 87년 양 김씨의 권력쟁투로 인해 정상적인 민주화의 길을 놓쳐버렸다.이후에도 시민들은 최선의 다해 민주주의 정부를 세웠지만, 대부분의 민주개혁정부는 시민들의 소망과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지난 박근혜 정권의 퇴행을 보다 못해 1700만의 시민들이 엄동설한 거리를 지키면서 촛불시민혁명을 이뤘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문재인 정부가 국회에서 의석수가 부족해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한다고 호소하자, 압도적인 다수를 만들어주었다. 2년 뒤 지방선거에 좀더 힘이 필요하다고 하자,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힘을 몰아주었다.하지만, 그와 같은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고 다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제대로 된 국가와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시민들은 크게 좌절했고 상심했다. 몇 번의 상처를 경험한 시민들은 이제 좀처럼 정치를 믿지 않는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진보개혁세력에 압도적 지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선뜻 마음을 내진 못하고 있다.윤석열 정부의 퇴행이 워낙 심해 이를 심판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진보개혁세력이 제대로 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고 있다.윤석열 정부에 의해 가족파탄을 경험한 조국대표와 조국혁신당이 제대로 된 심판과 혁신을 하겠다고 하자, 다시 조금씩 마음을 여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한 한국사회는 총선 결과에 크게 상관없이 많은 혼돈과 어려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범야권이 헌법개정을 할 수 있는 200석이 넘지 않는 한 대통령의 독선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은 없고, 200석이 넘어 헌법개정과 탄핵을 시도할 경우에는 한국사회 정치는 이판사판 난장판을 보여줄 것이다.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죽이겠다는 데에 가만히 있을 정치세력이 어디에 있겠는가? ◇ 범시민사회가 제안한 정치개혁과 개헌 지난 목요일 국회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정치개혁토론회가 열렸다. ‘정치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 총선이후 개헌과 정치개혁 과제 추진방안’이라는 주제로 진보·중도·보수의 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해 정치개혁을 논의했다.많은 정치개혁 토론회 중의 하나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념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사회에서 진보·중도·보수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이제 한국사회는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정치개혁은 정부·여당도, 야당도, 시민사회도 독자적으로 하기 힘든 과제다. 사안마다 심각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지난 37년 전에 만들어진 87년 헌법이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다고 7~80%의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이 동의하지만, 막상 헌법개정을 하자고 하면 정치권은 모두 꼬리를 내리고 만다.선거법과 정당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많은 논의가 이뤄졌지만, 제대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온탕에 든 개구리처럼,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한국사회는 변화와 개혁에 무뎌진 채 추락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필자도 이 상태로는 총선 이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양당은 서로 발목을 잡으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시민단체들은 바른 목소리를 내지만 힘이 없고, 보통의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냉소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다시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악순환을 무한반복하면서 양극화, 저출산, 지역소멸, 경기침체, 고령화 등 복합위기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는 점점 헤어나오기 힘든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 총선 정당과 후보는 여의도 정치의 한계를 인식하고 ‘시민의회’ 도입을 약속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의미 있었던 것은 ‘시민의회’를 도입해 헌법개정·정치개혁을 모색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복지국가 칼럼에서도 몇 번 시민의회 도입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난맥을 돌파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은 여의도 국회의 한계를 보완할 ‘시민의회’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는 훨씬 덜 하긴 하지만, 유럽에서도 대의제에 대한 불신들이 있어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시민의회’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대의정당 간의 대립, 엘리트주의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숙의 민주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시민의회를 도입해 사회적 쟁점을 진단하고 해결하자는 혁신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주도 개헌과 정치개혁, 시민의회로 돌파하자」 참조 : https://naver.me/GsPyDog1) 한국 사회처럼 극단화된 이념과 정치 세력간의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는 유럽보다도 훨씬 더 숙의·직접민주주의에 기초한 시민의회가 필요하다.직접민주주의가 사회갈등을 유발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직접민주주의가 발달한 스위스의 사례만 보더라도 사회통합의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직접적인 이해관계당사자가 아닌 시민의회에서 헌법, 선거법, 정당법에 대한 개정안을 만들고 국회에서 수용여부를 판단하라고 하면 현재의 난맥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축구경기의 게임룰을 선수들에게 맡겨두면 제대로 된 규칙을 만들 수 있겠는가?적어도 게임룰에 대해서는 현명한 제3자가 나서서 만들고 선수들은 수용여부만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민심이라는 팬들의 열광을 받으며, 입법노동을 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22회 국회에서 ‘시민의회법’을 제정하고, 시민의회를 도입하겠다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들리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322121406190) 현재의 우리 국회가 가지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안을 찾겠다는 긍정적인 현상이다.하지만, 시민의회는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도입을 말하지 않으면 현실화되기 쉽지 않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을 맞이해 각 정당과 총선 출마후보자들은 기존 여의도 정치가 가지는 한계를 인식하고, 한국사회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의회 도입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선언해주기를 바란다.시민사회는 이런 공약을 발표하고, 선언을 하는 후보자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낼 것이다. 공약으로 발표하고, 정책으로 선언하고자 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 22대 총선, 한국사회 추락과 부활의 갈림길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을 만들지 못하면 추락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독재화로의 퇴행을 막지 못하면 한국사회는 그동안 쌓았던 산업화와 민주화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새로운 혁신은 지난 2년 경험한 윤석열 정부에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확인되었고, 기존의 여의로 국회로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새로운 혁신은 3·1운동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오면서 항상 새롭게 만들어 온 보통의 시민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위정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을 때면 분연히 일어나 지키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K-정치와 문화를 만들었다.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위대한 대한민국 시민들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시민의회’라는 자리를 깔아주는 일이다. 제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 점만 인식하고 약속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제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이런 공약 제시와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는 풀뿌리부터 주민의회·시민의회를 만들어가는 일을 해야 한다.여의도 국회와 정치권이 이전투구 속에서 가장 아프고 심각하게 피해를 입는 이들은 엘리트 기득권들이 아니라 가장 약하고 힘없는 이들이다. 사과 1알이 만원하고, 파 1단이 4~5천원하는 현실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고통받는 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지역을 중심으로 스스로 조직화를 해나가야 한다. 다른 대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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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김영철 마을대학협동조합전국연합회준비위원장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지난 5월19일 일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주간에 <일하는 예수회> 정기총회와 모임이 열렸다. <일하는 예수회>가 광주에 모인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우리 모임은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노동자와 도시빈민을 위한 교회운동이었던 민중교회운동에 참여해 왔던 목회자들의 모임이다. 민중교회운동은 광주민중항쟁에서 큰 영향을 받아 시작됐다. ◇ 한국민중항쟁의 고유성은 종교적 열정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 떠났다가 밤차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고 광주로 향했다. 프로그램을 보니 주제강사가 김상봉교수였고, 본인의 저서인 <영성 없는 진보>라는 책을 중심으로 강의한다고 했다.사실 그 글은 김교수가 지난 10월에 경남대 K-민주주의연고소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논문으로 발표되었을 때, 어느 분이 카톡에 올려준 원고를 보고 프린트하여 읽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언젠가 깊이있게 논의해 볼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터여서 반가웠다. 고속버스로 내려가는 중에 2년 전 광주다일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기념 강연회에서 ‘교회, 정치를 말하다’는 강연을 유투브로 들으며 내려갔다. 2시간 30분 가까이 강의와 질의응답이 진행된 내용을 통해 강사의 주된 관심과 강조점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광주에 도착해 약속된 식당에 도착하여 김상봉교수와 직접 대면하여 처음으로 인사했다. 나중에 우리 모임 장소인 5.18교육장에서 강의 전 대화하다 보니, 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학번에 기독학생회(SCA)와 기독청년회(EYC) 활동을 한 것을 알고 정말 나와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알고보니 내 고교동기와 대학동기임을 알고 한 다리 건너는 친구가 되기에 더 반가웠다. 김교수는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자신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자신의 삶과 결부하여 담담하게 알려주었는데, 너무나도 공감이 가고 새로운 깨우침을 얻는 것과 같은 통찰력을 얻었다.본인이 십 수년 전에 광주에 내려오면서 연구하게 된 5.18의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면서 민중항쟁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이를 점차 한국의 근대 민중항쟁의 역사(부마항쟁, 전태일열사의 분신, 4.19혁명, 4.3제주민중항쟁, 동학혁명)로 확장해서 살펴보니 ‘한국민중항쟁의 고유성이 종교적 열정에 뿌리박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믿음이 새로운 윤리와 실천을 낳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운 최제우가 시작한 동학에서 이를 잘 볼 수가 있다. 영성이란 세계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이웃에게 확대하여 하나됨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바로 종교적 열정이 바탕이 되어 영성에 기초한 사랑으로 사회를 변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진보운동, 왜 힘을 잃어가고 있나? 하지만 무신론적 사회과학에 기초한 세속적 운동은 이러한 영성을 갖추지 못하여 점차 메말라지고 권력투쟁에 매몰된다는 것이다. 영원한 진리에 기초한 운동이 아니여서 보편적 지지와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진단이다.그런데 이러한 진보적 영성은 종교 간의 차이도 뛰어넘는다. 김교수는 유교에 영향받은 최제우, 천주교에 영향받은 안중근, 불교에 영향받은 만해 한용운, 그리고 기독교에 영향받은 전태일의 영성이 일맥상통한다고 보며, 이들의 영성은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의 깊은 영성을 나타내 준다고 강조했다.유대인들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고백할 때, 한국인들은 최제우의 하나님(상제), 한용운의 하나님(님), 전태일의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의를 들으며 두 가지 생각이 났다. 하나는 민중교회를 하면서 우리가 많이 하던 이야기이다. 지역주민들이 민중교회의 탁아소(어린이집)나 공부방(지역아동센터)과 같은 프로그램에는 참여하면서도 왜 교인으로는 나오지 않을까?이를 좀 더 확대하면 카톨릭이 주류이고 해방신학의 본거지라고 할 라틴아메리카에서 보수적인 성령운동 개신교가 판을 치는 것은 무슨 현상일까?앞에서 김교수가 지적했듯이, 진보적인 기독교운동이 영성보다는 사회과학적인 운동론에 매몰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나 자신을 비롯한 민중교회 동역자들이 본래 출발한 종교적 영성을 소홀히 하고 사회과학이나 세속적 운동론에 경사되어 한계를 보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8,90년대 기독교운동에서도 일반운동론과 기독운동론의 조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물론 조화를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도 했지만 점차 종교적 열정에 소홀하게 되었고, 결국은 기독교운동의 고유성보다는 일반운동의 보조적 운동으로 전락한 것은 아닐까?개인적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교회목회보다도 마을운동과 교육운동을 통한 새로운 에큐메니칼 선교에 참여하면서 내가 느낀 것 중의 하나는 교회의 소중함이다. 마을에 들어가보니 교회에서와 같은 종합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기가 힘들었다.사실 교회에서는 좋은 설교를 듣고, 성가대에 참여하여 노래를 부르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교인들간의 친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인적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마을에는 그러한 전인적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기 어려웠다.그래서 교회적 훈련방식이 대단히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를 김교수의 핵심적 주장과 연결해 보면 모든 사회운동이 기본적으로 종교적 영성에 기초해야 온전해진다는 것이다. <일하는 예수회>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다보니 기독교중심적으로 말했지만, 사실 김교수의 본래 주장은 진보운동 일반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논문 제목은 바로 “한국민주주의의 위기”였다.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의 위기, 특별히 진보의 위기를 영성의 결핍에서 기인한 것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과거 진보신당에 합류해 강령 기초 작업을 한 바 있다.그런 경험을 포함해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 진보정치를 겪으며 ‘영성의 부재’가 진보정치를 실패로 이끌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영성과 함께 했던 우리의 사회운동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영성, 좁혀서 말하면 ‘종교적 영성’이 이끌어 온 역사이다. 19세기말의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이라는 종교적 영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항쟁이었고, 3·1운동도 믿음깊은 종교인들이 대표로 참여해 이끈 거족적 항쟁이었다.“19세기 이래 다른 나라에서는 진보적 정치 행위가 세속주의에 의거하고 있었던 데 반해, 이 나라에서는 종교적 신앙이 혁명적 진보운동의 토양이 됐던 것”이야말로 한국 근현대민중운동사의 고유한 특성이다. 이러한 종교적 영성으로 일한 대표적인 두 사람을 저자는 전태일과 서준식으로 예를 든다. 전태일은 어린 여공들의 고통을 보다 못해 자신의 한쪽 눈을 팔아 착취없는 작업장을 세우려 했고, 그 꿈이 좌절 당하자 자신을 불사르는 희생으로써 그 고통을 세상에 알렸다. 서준식은 1971년 재일교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17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서준식의 <옥중서한>은 영성이 종교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텍스트다. 유물론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서준식은 옥중에서 기독교성서를 읽으면서 예수를 “소외되고 신음하는 세상 사람들의 해방을 바라는 자”의 모범으로 발견한다. 그는 “유물론적 영성”의 전범이 되었다.그런데 1980년 이후 진보운동은 이러한 전태일과 서준식이 걸었던 영성의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리어 목적이 선하다는 확신이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을 무차별하게 정당화하는 가치 전도에 빠지게 되었다.급기야 한국의 진보정치는 영성을 잃어버리고 권력투쟁에 함몰하고 말았다. 이제 이러한 진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는 영성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교수의 개인적 결심과 같이 믿음의 회복이 필요한 시대요, 교회나 사회적으로 새로운 믿음, 새로운 케리그마가 필요한 시대임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그런 면에서 기독교 운동이나 민중교회가 일반운동과 새로운 사회운동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교회가 가장 사회적 지체그룹으로 치부되지만, 우리가 가진 민중 영성에 기초한 새로운 믿음을 회복한다면 막힌 사회운동을 뚫어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생각이 들다보니 3시간30분이나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로 내려가 몇 시간 보내고 심야버스로 인천으로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충만하다.강의를 통해 얻은 새로운 통찰력이 내 개인과 <일하는 예수회>, 나아가 한국진보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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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봉석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노인복지위원장 사)복지마을 대표이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열망과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뉴스에서는 야당압승, 여소야대, 데드덕, 특검, 검찰개혁 등과 같은 말들을 연신 쏟아내고 있다. 작년 나라살림은 87조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의 우리나라 상황은 지옥불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세정책에 따른 재정부족은 여러 분야에서의 예산삭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부세, R&D, 복지, 서민지원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편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목숨까지도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저출산ㆍ고령화는 심각의 단계를 넘어 국가존립의 문제로까지 되어가고 있다.출산율이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전년대비 0.06명이 줄어든 것이다. 수명은 반대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평균 약 0.4세씩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된다.태어나지도, 죽지도 않는 사회다. 고통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복지ㆍ돌봄공약을 제시하였다. ◇ 저출산 해법, 여전히 제자리다 거대양당이 내세운 저출산 관련 공약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저출산 공약비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보는 바와 같이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떤 보고서에서는 저출생 대책으로 연간 23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계획의 구체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어느 쪽의 공약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여당의 남성출산휴가 의무화, 육아휴직급여 인상, 부모급여 등은 지금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더욱이 인구부가 출산율을 높이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납득할 수 없다.이미 오래 전부터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어왔다. 문제는 전담기구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금지원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의 정책은 여당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실효성 있는 정책인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있다.즉, 대출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하고, 최소 1명의 아이를 낳아야만 원리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이는 지금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결혼을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비로소 대출이 필요한지 여부도 고려된다는 것이지, 대출받아 집 한 채 얻자고 결혼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지금의 세대가 성공이나 성취보다는 개인적 자유 내지 취향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결혼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이나 양육에 따른 자기계발기회 박탈에 대한 거부감 등에서 기성세대의 사고와는 다른다는 점을 보여준다. 때문에 협소한 지원정책만으로는 저출산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저출산의 당사자는 아이다. 그런데 여당의 공약에서는 종전의 부모급여를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야당도 18세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빼면 부모들의 출산동기를 북돋아줄 여지는 거의 없다.때문에 이에 관한 정책이 마련ㆍ실행될 필요가 있다. 즉, 미혼출산에 대한 지원,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개선, 적절한 양육환경 마련을 통한 부모의 경제적 부담해소나 일ㆍ가정양립 및 여가권 확보, 기업에 대한 지원, 의료ㆍ교육 등 부문에서의 지원 등과 같은 방안도 반드시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이 낳아는 줄테니 키우는 것은 국가가 하라는 것과 같은 수준에서 요구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종합적 관점에서의 출산정책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단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 고령화의 그늘, 빛이 보이지 않는다 노인정책도 마찬가지다. ▲ 노인정책 비교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양당이 내놓은 노인에 대한 공약을 보면 이들 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서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아마도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이용률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여러 효과가 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일응 타당해 보인다.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에 적합한 것인가 하는 데는 의문이다. 지금의 노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노인의 4고(苦) 즉, 질병ㆍ빈곤ㆍ고독ㆍ무위가 아닐까. 그 중에서도 빈곤과 무위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제 노인을 복지의 수혜자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안된다고 본다.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수명의 증가 속에서 이분들이 사회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이제는 생산주체로서의 노인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때의 생산주체란 일자리나 사회활동과 같은 복지적ㆍ공익적인 것을 넘어 취업ㆍ정년연장ㆍ창업 등 많은 부문에서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과 더불어 돌봄대상으로서의 노인문제도 함께 들여다보고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예방에 대해서도 보다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실버타운이나 장기요양수급권 확대 모두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라면 역시 왜 하느냐일 것인데, 어느 쪽이든 예방이라는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실버타운은 이른바 지역사회계속거주(AIP)가 어렵다는 것을, 수급권 확대는 되도록 요양서비스인정범위를 늘리겠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즉,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가정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관련기술을 개발ㆍ적용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장기요양진입속도를 늦춰 스스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와 같은 고려가 있어야 하겠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 돌봄과 지방소멸, 아무런 방안이 없다 이는 2019년까지 일본 북해도 지역의 인구유출에 따른 의료기관 감소상황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 홋카이도 상황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저출산ㆍ고령화와 관련하여 나타나는 직접적인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지방소멸이다. 지방소멸의 원인은 일자리ㆍ여가ㆍ교육ㆍ문화 등 다양하다. 하지만 돌봄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과정이나 나타나는 결과는 매우 단순하다.돌봄제공인력의 유출은 돌봄인프라 붕괴를 촉진하는데 이것이 지방소멸이며, 반대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나가는 곳이 대도시나 그를 둘러싼 외곽인데 이를 도시고령화라고 한다. 그런데 양당 모두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한 목소리로 지방소멸이 문제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앞서 언급한 저출산이나 고령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분명한 선행의제가 있다 총선에서 내놓은 교육, 청년, 국방, 기후, 에너지, 주거, 교통 등등에 관한 공약 모두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앞서 다룬 의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그래야만 우리가 맞딱드리게 될 경제, 산업, 국방, 노동, 주거, 복지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방향과 비전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제시가 가능해진다. 금번 총선에서 그 대상이 누구였느냐와는 관계없이 심판선거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표출된 의사는 분명하다. 따라서 국회는 이러한 민의를 잘 따르면 된다. 다만 그 때문에 미처 놓친 것들도, 세심히 살펴보지 못한 것들도 분명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전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늦은 것 또한 결코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는 흔들림 없는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것만이 우리 사회가 살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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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봉 상임대표(SDG더나은세상) 한울림교회 목사 [출처=복지국가소사이어티]노자 17장에 보면 “태상(太上)은 하지유지(下知有之)하고, 기차(其次)는 친이예지(親而譽之)하고, 기차(其次)는 외지(畏之)하고, 기차(其次)는 모지(侮之)라”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를 백성(百姓), 지금 시대로 말하면 국민(國民)들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구절이다. ◇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태상(太上)은 하지유지(下知有之)하고! 태상(太上)이란 가장 높은 지위란 뜻인데 문맥으로 보면 가장 훌륭한 지도자쯤이 되겠다. 세상을 다스리는 지도자 중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그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백성들이 잘 모른다는 얘기다.세상은 태평성대(太平聖代)요, 생활은 넉넉하여 근심이 없으니 구태여 다스리는 자가 누군지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다. 지도자도 시시콜콜 세상사에 관여하지 않는다. 세상이 저절로 질서 잡혀 돌아가기 때문이다.혹 조금 삐꺽거리고 어긋난다고 할지라도 무리하게 억지로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툼이나 시비가 일지 않는다. 위무위즉무불치(爲無爲則無不治), 무위로써 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기차(其次)는 친이예지(親而譽之)하고! 다음으로 쳐 줄 수 있는 지도자는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다. 백성들은 그를 가까이하려 하고 받들어 준다. 그의 치적에 대해 칭송하고 감사한다.지도자를 잘 뽑아 나라가 편안해졌다고들 한다. 그가 한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는 하나 시비와 다툼의 소지를 가진 것들도 있다.아무리 유능하고 훌륭한 지도자라 할지라도 100가지를 다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 중 몇 가지라도 백성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누구는 불평을 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분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기차(其次)는 외지(畏之)하고! 이보다 못한 지도자는 아랫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두려워서 고개를 조아리고 복종할 수밖에 없다. 자기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응징한다.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통치하기 어렵다. 심복이라 할지라도 눈 밖에 나면 살아남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 지도자의 카리스마는 남아있다. 그래서 주변에는 그나마 충성스런 자들이 존재한다. 기차(其次)는 모지(侮之)라! 마지막으로 제일 하급의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경멸을 당하는 자다. 백성들이 경멸하는 이유는 그가 무도하고 거짓되기 때문이다. 백성들을 사랑하지도 나라를 위하지도 않는다. 그 속에는 다만 권력욕만 불타고 있을 뿐이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권력을 쥐어야 한다. 권력을 쥐고 나서는 그 권력을 빼앗길까 조바심을 낸다. 측근도 믿지 못하고 늘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나라와 백성을 팔아먹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나라 근 현대사를 통하여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평가해 본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아니 우리나라 역사 전체를 통틀어 태상(太上)에 해당되는 지도자가 있을까? 전설 속의 성군인 단군왕검이나 세종대왕쯤이 그에 속할까? 백성들이 가까이 여겨 진심으로 받든 지도자도 손에 꼽을 듯하다.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어떨까? 친이예지(親而譽之)에 해당하는 지도자는 몇이나 될까? 외지(畏之)나 모지(侮之)한 지도자만 만났다면 우리 백성들은 참으로 불행한 세월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 4.10 총선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이번 4.10 총선에서 야권에 189석이라는 압승을 안겨준 국민들의 선택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근 현대사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독재정권에 대항하며 많은 피를 흘렸다.그러면서 4.19, 5.18, 6.10, 촛불혁명을 통해 독재와 파쇼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결과가 외세와 정치권에 의해 도로아미타불 되는 경험을 반복해 왔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의 축적이 이번 표심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촛불혁명을 이루며 우리 국민들이 가진 바램은 근현대사의 질고가 되었던 외세의 간섭을 물리치고 자주와 통일을 향해 가는 민주 정부의 완성이었을 것이다.그 바램의 결과가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 180석의 민주당 압승이었다. 그러나 5년 뒤의 결과는 0.73% 차이의 대선 패배였다. 나는 이 결과가 선진국 진입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 하나 이뤄내지 못한 나약한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분명한 의사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 선거에 뛰어들게 된 이유 2020년 11월에 나는 내 인생에 중요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43년 동안 해왔던 시민운동의 자리를 내놓고 대선과정에 참여해야겠다는 것이다. 1977년 감리교청년회 운동을 시작한 이래 나는 목사로서 풀뿌리 시민운동을 지속해왔다.정치와는 일정의 거리를 둔 채 사회변혁을 위해 복무하려고 애써왔다. 지역시민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선거 때마다 유권자운동본부 등을 구성하여 17차례 선거감시, 정책제안, 낙천 혹은 좋은 후보 지지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에는 우리 사회 미래의 최대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직접 선거에 뛰어들게 되었다. 특히 이낙연씨를 둘러싼 세력들의 행태를 보며 우리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컸었다.그래서 옛동지들을 규합하여 15개월간의 대선 대장정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무너져 가는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이번 총선에도 관여했다.지역의 동지들과 함께 일선에서 활동한 것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면서 나는 밖에서는 보지 못했던 정치권 내부를 들어다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 총선 승리의 요인 이런 과정을 통해 이번 총선이 주는 의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총선 승리의 요인을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전 세계가 칭송할 만한 민주시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잘 보여 준 일대 쾌거라 할 수 있다.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윤 정부가 6.29 또는 10.26 사태를 야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6.29 전략은 한동훈을 등판시켜 5공화국 말기의 노태우 6.29선언처럼 반전을 일으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0.26 사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해 미수 사건으로 비교될 수 있었다.만일 이재명 대표가 천운으로 살지 못했다면 야권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고 총선 역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도 한몫할 것으로 보였으나 민주시민의; 역량은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우려는 북풍 공작이었다. 간첩 조작 또는 북한과의 국지전 등 전쟁의 위협으로 총선을 치루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하지만 한반도 전쟁을 불러올 수도 있었던 3월 한미연합훈련은 사상 유례없이 조용히 치러졌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총선 막판까지 계속된 촛불대행진도 윤석열 정권 심판의 열기를 끌어 올렸고, 이재명 대표의 선거연합 결단도 총선 승리의 계기가 되었다. ◇ 총선 이후,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총선 압승 이후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아마도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는 헌법개정을 통한 제7공화국의 탄생일 것이다. 이를 통해 적폐청산과 민생회복, 평화통일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본다. 첫 번째는 정치권의 대오각성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윤석열 탄핵과 헌법개정을 위해 야권 200석 이상을 기대했던 국민들 가운데는 ‘대승이라는데 뭔가 찝찝하다’는 반응이 있다.하지만 나는 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는데도 별 성과 없이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지켜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아마도 국민이 이룬 성과를 정치인에게 몽땅 양도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야권에 189석을 준 것은 탄핵과 헌법개정 역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할 수 없으니 국민들의 명령을 따르라는 경고인 셈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권력자가 아닌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도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22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부터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행정부(모피아 등)나 사법부 등 타 분야 특권도 폐지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또 4년 임기 동안 의원 1인당 50억 원 이상의 혈세가 지원된다는데, 그 경비를 대폭 줄여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현재의 국회의원 예산 범위 내에서 지역구의원 300명, 비례대표 300명으로 증원하면 좋겠다. 세 번째는 헌법개정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국민발안권, 국민소환권,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권, 주민자치 기본권 등 헌법개정과 마을기금 법제화 등 주민자치법 개정, 시민의회법 제정 등을 해야 한다. 네 번째는 선거법을 개정하여 지역정당을 허용하고, 지역 주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민주적 공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위원장의 사천 등 공천과정에서의 횡포를 완전히 막아야 한다. 특히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국가 과제를 헌법정신 속에 못 박아야 한다.그래하여 과거 청산을 통한 새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총선 이후,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법을 무시하는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다시는 발호 할 수 없도록 촛불 국민들은 계속 행동에 나설 것이다.다음 대선에서는 국민들이 대통령이 누구인지 관심갖지 않아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최상의 지도자가 뽑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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